그러다가 갑자기 급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저 그런 느낌이 들었을 따름이라고 화답을 하는 벨치아. 그 때, 나는 벨치아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함부로 장담을 할 수 없어 움츠러들었기에 그런 행동을 취했으리라고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나를 향해 먼 앞에서부터 왼손에 등불을 하나 들어 그 등으로 주변 일대를 붉게 밝히고 있는 채로 붉은 코트를 입은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다가오고 있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왜 벨치아가 갑자기 당황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바라보는 앞에서 함부로 그에 대한 추측을 드러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벨치아 선생님이시로군요, 주무시지 않으세요?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과 함께 하려면 일찍 주무셔야 할 텐데."
  이후,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에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서 벨치아를 부르는 목소리를 내는 마리아 에르세레즈. 걱정의 뜻을 드러내고 있는 그의 목소리에서는
  그러자 미소를 띠며 괜찮다고 화답을 하는 벨치아. 그러면서 그에게 한 번 정도는 밤을 샐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밝은 목소리로 그 대답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기대감과 밤하늘 아래로 보이는 수많은 아름다운 광경들을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인해 잠이 쉽게 찾아오지 않고 있다고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잠이 오지 않는 이유' 로써 언급하면서 그에게 물었다.
  "에르세레즈 씨께서는 이런 경험 없으세요, 밤이 와도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잠이 오지 못하는 경험 말이에요."
  무언가 사정으로 인해 밤을 지샌 적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음을 건네려 하는 벨치아. 그러자 그는 차분히 미소를 짓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는지 다소 어두워진 목소리를 내면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그에게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있긴 있어요, 이렇게 즐거운 일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지만."
  "일로 인해 밤을 지새셨나 봐요." 이후, 벨치아가 가슴 언저리에 두 손을 모은 채, 자신의 바로 앞에 위치한 마리아 에르세레즈에게 우울함의 느낌을 전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물음을 건네자 그 답으로써 "그렇지요." 라는 화답을 하고서 조용히 한숨을 내쉬더니 다리의 왼편 난간을 향해 돌아서고서 그에 이어지는 발언을 드러내려 하였다.
  "때로는 저에게만 중요하다고 여길만한 것으로서 시간을 들여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그리고서 나와 벨치아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학계에 중요한 논문을 발표해야 할 일이 있었다고 자신이 이전에 한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서 생각 외로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밝힌 다음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정도로 자신이 밤을 지샌 일에 대해 알고 있으면 그만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이후, 그는 내가 위치한 곳을 향해 돌아서더니 뒷짐을 진 채, 나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마리아와 함께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궁금하지 않느냐고 물은 다음에 자신과 동행해 줄 것을 당부한 이후에 그리고 자신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면 그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알려주겠다는 말을 이어서 건네려 하였다.

  벨치아와 헤어지고, 마리아 에르세레즈와 다시 만난 이래로 그와 함께 다리 위를 걸어 다리 중앙의 분수대까지 걸어가며 그로부터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어린 소녀와 만났을 때의 이야기가 하나씩 나에게 전달되어 왔다. 그 중에는 항시 어두울 것만 같았던 마리아에게 의외로 밝은 면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며, 그에 이어 그는 이야기를 통해 마리아가 항시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울 뿐만 아니라 시련이 다가올 때마다 그것을 참고 견디어 낼 수 있는 인내 역시 확실히 가지고 있음 역시 알 수 있었다고 그에 대한 소개를 하고서,
  "이런 아이들은 대개 고통이나 괴로움에 무감각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내면에 그 아픈 감정들을 삭히는 경향을 보이고는 하는데, 마리아라는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달랐어요. 고통이나 괴로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알고 또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항시 마음 속에 두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지요. 언젠가 있을 밝은 나날에 대한 바람이 그 괴로움을 잊게 만들었으려나요."
  그러다가 중앙의 분수대에 이르자마자 그 분수대의 가장자리에 나를 향하면서 앉았다.
  그러나 마리아 에르세레즈는 분수대의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서 무언가 나에게 이야기를 하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당장에 나에게 할 수 있는 말로 무엇이 있는지 잘 떠올리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뭔가 유네아 양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 무엇이 있는지 잘 떠오르지 않네요."
  그리고 그 예상대로 마리아 에르세레즈는 왼손을 머리 왼편에 올린 채로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음에도 잘 떠오르지 않아 말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면서 그 말을 떠올리고 있는 중임을 알린 이후에 여러 생각들이 마음 속에 한 번 오가고 있는 동안 마리아와 만나면서 나에게 '전해 줘야지.' 라는 생각을 하며 전하고자 한 말이 있었음에도 금방 잊어버리고 말았다고 그 말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이유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일단 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려 하였지만 -다행스럽게도-그 시간은 그렇게 오래 소요되지 않았다. 한 동안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던 그는 손을 내리고 고개를 들더니 '아, 맞다!' 라고 약간 높아진 목소리로 말을 하고서 나에게 주머니 안에 넣어둔 물건이 있음을 상기하면서 겨우 떠올릴 수 있었다고 자신이 잊고 있었던 사항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그러다가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 그는 나에게,
  "유네아 양, 마리아에게 무언가 선물 같은 것, 주셨지요?"
  라고 마리아에게 내가 주었던 것에 관한 언급을 하면서 물음을 건네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그는 자신이 앉았던 분수대의 한 부분에서부터 일어나면서 이전에 나를 만났을 적에는 내가 곁에 데리고 있지 않았다 할지라도 내가 무언가를 품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고 나에 대한 말을 하고서,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있음을 알렸다.
  이후, 그는 이는 내가 그것을 다른 누군가에 넘겼기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리라고 나에 대해 자신이 느낀 바에 설명을 하더니 나의 바로 앞에서 자신의 코트, 그 오른쪽 주머니로 시선을 향한 채로 그 주머니에 오른손을 집어넣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 이거다.' 그리고 잠시 후에 주머니에서부터 무언가를 꺼내어 오른손에 쥔 채, 그것의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었다. 이후, 손바닥을 펼치면서 온전히 드러나는 형체. 그것은 밝게 빛을 발하면서 어둠을 비추는 구체와 비슷하게 생긴 형상이었다.
  그렇게 형체의 모습이 드러날 무렵,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내가 소지하고 있다가 마리아에게 넘겨주었던 소정령 '레반테아' 와 닮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탓에 잠시 놀람의 감정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 모습은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레반테아' 의 모습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서, 내가 갖고 있던 소정령보다 더욱 밝게 빛을 발하면서 또, 더욱 선명한 색을 띠고 있었다.
  레반테아와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지만, 더욱 선명하면서 밝은 색을 띠는 외형을 가지는 데에 자그마한 빛들을 주변 일대로 발산해 가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하늘과 구름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이 하늘색 그리고 하얀색을 띠고 있으면서 손바닥 주변으로 자그마한 '별들의 세상' 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런 소정령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것이 빛의 기운을 품은 소정령이리라 판단을 내리면서 다른 한편으로 어떻게 세니티아 인도 아닌데다가 인간이기까지도 한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소정령을 손에 넣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 그에 대한 물음을 건네려 하는데,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그 전에 나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그 소정령 이름이 '레반테아' 였던가요. 제가 가진 것 역시 이름이 '레반테아' 였지요."
  그리고 바람의 기운과 빛의 기운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소정령이라고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마리아 에르세레즈.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놀라고 말았다, 소정령은 각자 고유한 이름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소정령이 소멸하지 않는 한, 그 소정령의 이름은 다른 소정령이 가질 수 없는 것이 세니티아의 소정령 이름이 부여되는 원칙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임의로 그것의 이름을 그렇게 칭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것을 얻은 경위에 관한 설명을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우선 어떻게 얻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을 어떻게 그가 얻었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번 여쭈어 볼게요, 그 레반테아라는 것을 마리아 양께서는 어떻게 얻으신 거예요?"
  "이야기 자체는 길어질지도 모르지만 과정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요."
  그 물음에 마리아 에르세레즈는 우선 그런 방식으로 나에게 그 과정이 복잡하지 않음을 나에게 알린 다음에 그에 이어 분수대를 향해 돌아서서 분수대의 연못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돌고래의 상이 물을 뿜고 있는 광경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는 채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제가 '레반테아' 라는 이름의 소정령을 받은 때는 지금으로부터 12 년 전, 그러니까 제가 살던 곳이 이 곳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던 그런 시기였어요. 당시 저의 나이는 마리아와 같은 8 세. 어머니께서 몸져 누우셔서 그로 인해 약을 찾아다니던 그 때였어요."
  그 발언을 시작으로 레반테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정령을 갖게 된 계기에 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는 마리아 에르세레즈. 이후, 그는 조용히 하늘로 시선을 향하더니 그 하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담담한 목소리를 내며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어머니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약재를 마련하기 위해 마을 인근의 초원 곳곳을 돌아다니기를 반복하다가 끝내 약을 찾지 못한 채, 마을로 돌아가려 하던 마리아. 그러다가 마을로 다시 돌아왔을 때, 그는 마을 인근의 한 풀밭에서 투명한 날개를 가진 천사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마리아는 그를 두려워하였으나, 그의 온화한 모습에 겨우 두려움의 감정을 풀고, 그와 가까워지면서 그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천사는 자신과 동행하면서 도시로 나아갔으며, 그 곳의 약국에서 마리아의 사정에 대해 밝히고, 그것을 통해 약을 얻어오려 하였다. 도시의 인심이 야박할지언정, 아이들의 사정까지 고려하지 않을 이는 없으리라는 믿음이 바탕이 된 판단에 의해 나온 행동이었으리라. 물론 도시에서는 본인 혹은 그 가족에 의해서만 약을 얻을 수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사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나서야만 했다, 자신은 '차별대우를 받는 지역' 출신으로서 자신이 나설 경우 약을 받지 못하거나, 받는다 할지라도 막대한 돈을 요구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천사는 자신의 의지로 약을 받아올 수 없었다. 그 대신, 그는 마리아와 헤어진 이후에 곳곳을 돌아다니며 후일 자신의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된 교사가 소속된 학교 측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으나, 정작 마리아가 절박해진 심정에 의해 신체의 소유권을 내주는 각서,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채, 서명을 하였음을 알아차리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마리아의 어머니는 마리아가 알 수 없는 어디론 가로 보내졌으며, 두 번 다시 살아서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 소식을 마을 사람들을 통해 듣게 되면서 마리아는 깊은 슬픔 속에서 절망하고 있는데, 그 때 자신을 도우려 하였던 천사가 마리아의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후, 그는 자신을 통해 마리아를 알게 된 학교의 여성 교사를 소개하고, 이후에 마리아와 직접 대면하면서 이제 고아가 되어버린 마리아에게 하나의 선물을 주려 하였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가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 마리아가 자기 자신을 잔혹한 손길에서부터 지키도록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천사가 자신에게 건네었던 것. 그것은 작은 소정령으로서 당시 그는 그것을 '마리아의 의지가 위험을 알리면 바람과 번개가 정령에서부터 나타나 그를 지켜줄 것이다' 라고 그것에 관한 소개를 하였다.

  "그것이 지금 제가 손에 들고 있는 레반테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정령이에요. 당시에는 짙은 하늘색을 띠는 빛과 비슷한 모양새를 이루고 있었지만 지금에 이르면서 색이 많이 짙어졌네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이후, 이야기를 마치면서 오른손의 손바닥 위에 레반테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정령을 올려놓은 채, 그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으면서 조용히 미소를 짓는 마리아 에르세레즈. 그리고서 그는 소정령을 건네받기 전에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음을 밝힌 다음에 그것에 관해서는 다음에 설명하겠음을 알렸다. 이후, 그는 12 년이 지난 이후, 평행 세계라 칭해지는 곳에서 마리아의 모습을 보면서 12 년 전 당시의 자신과 닮은 그 모습에 대해 놀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행여 자신과 비슷한 운명에 처해질지도 모르는 마리아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리고서 그는 마리아에게 하나의 당부만을 전했을 따름이라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고서 그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나에게 알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때, 마리아에게 자신이 전해주었다는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

  때로는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도 있고, 때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앞길을 걸어야 할 때도 있어. 물론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에 그저 가슴이 답답할 때도 있을 거야, 물론 슬픔의 감정을 가질 수는 있을 거야, 그것마저 가지지 않는다면 아무 생각이 없거나 정신적 성장이 덜 된 존재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픔 속에 생겨난 그러한 감정에 억눌린 채 자기 자신을 비틀어서는 절대 안 돼, 꿈꾸는 것이 있으면 그 꿈을 향해, 그리고 희망을 바라고 있다면 그 희망을 향하는 마음을 항상 지켜가면서 슬픔을 이겨내야 할 필요가 있을 거야.

  이후, 마리아에게 그는 다행스럽게도 그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어 보인다고 말하고서, 그에 이어 살아가면서 사람의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어떤 시련 속에 있더라도 희망을 지키며 슬픔이 있더라도 그것을 견디고 극복할 수 있는 마음가짐만큼은 변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그에게 부탁했다고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 당부에 마리아가 어떤 화답을 했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물론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대략이나마 짐작이 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떤 반응이 그로부터 나왔는지에 대해 분명히 알아내고서, 마리아에게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 것이었다.
  그러면서 곧바로 마리아 에르세레즈에게 마리아가 어떤 말을 전했는지에 대해 물음을 건네는 나. 그러자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그 답으로써 무척 희망적인 목소리를 내며 답을 했음을 우선 밝히고서 그에 이어지는 이야기로써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해 알리려 하였다.
  "그 당부 반드시 잊지 않겠다고, 그리고 그 당부대로 어떤 시련이 다가오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슬픔을 극복해 가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그렇게 말을 했어요. 물론 그 아이는 당시 제가 그 아이를 바라보면서 했던 생각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자신이 한 행동, 그 결과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지 못했는지, 이야기를 마치면서 그는 분수대의 왼편에 앉아 하늘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한 채, 나에게 물었다.
  "유네아 양, 제가 한 행동, 과연 잘한 일일까요."
  그리고 그에 이어 다시 물음을 건네는 마리아 에르세레즈. 그 물음에서 그는 마리아가 자신과 대화를 하였을 때, 그대로의 마음가짐을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나에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 때, 뒤에서 한 소녀의 목소리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나를 대신해 하고 있었다.
  "어른이 되면 어렸을 때와 다른 방식의 사고를 당연하게 할 수밖에 없겠지요. 어린이일 때, 소년일 때, 청년일 때 그리고 어른일 때마다 사고 방식의 전환기가 한 번씩 생겨나니까요."
  그러면서 나와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위치한 곳으로 다가오는 이의 모습. 그는 이전에도 몇 번 만난 바 있는 이로서 푸른색을 띠는 민소매 상의와 짧은 스커트 그리고 하늘색 케이프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연두색 긴 머리카락을 가진 머리 위에 하늘색 접시형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채로 오른손에 큰 활을 들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도로시아의 옛 친구들 중 하나로서 아니스(Anis) 라는 이름을 가진 이였다.
  이후, 나의 모습을 보면서 밝게 미소를 지으며 "오랜만이네요." 라고 간단히 인사말을 건네는 아니스. 그 때, 마리아가 그의 모습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그런 그에게 곧바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처음 뵙겠어요, 그런데 유네아 양과는 이전부터 아는 사이였나요, 잘 아시는 분처럼 말씀하시네."
  "이전에 몇 번 인연을 맺은 적이 있긴 있었으니까요."
  그러자 이전에 자신이 보인 모습에 대해 밝게 목소리를 내면서 그렇게 이유를 밝히는 아니스. 그리고서 자신에 관한 소개를 간단히 하기 시작하였다.
  "처음 뵙겠어요. 저의 이름은 아니스. 야스모르라는 이름을 가지는 성계의 왕국인 파라일라에 사는 이들 중 한 명으로서, 배에 타고 있을 도로시아와는 절친한 사이예요."
  소개를 하면서 배에 도로시아가 타고 있음을 알리는 아니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더욱 놀란 것은 나였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아니스가 배의 사정에 관해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있었음을 그가 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어떻게 배에 도로시아가 타고 있음을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자, 그 답으로써 그러할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화답을 하는 아니스.
  "이전에 도로시아가 배에 타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 적이 있어서 그래요."
  그리고 오른손의 손바닥 위에 올리고 있던 소정령 레반테아를 두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려 하는 모습을 보이는 마리아 에르세레즈에게 시선을 향하더니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 물음을 건네고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나는 그 답으로써 다른 세상에서 온 사학도로서 12 년 전에 일어난 사건의 진상에 관한 탐구를 시도하면서 12 년 전 당시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세상인 그 세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지켜보기 위해 온 이라고 그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그래요?" 이에 놀라는 목소리를 내는 아니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하다는 감정을 드러내려 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평행 관계를 이루는 두 세상들 중 하나가 다른 세상의 과거 모습을 그대로 표출한다라니, 그런 일이 우주에서 정말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요?"
  그리고서 평행 관계를 이루는 두 세상의 모습이 서로 비슷하다 할지라도 연대를 일치시킨다 하여도 두 세상의 모습이 서로 닮지는 않는 것이 원칙 아니었느냐고 묻고서, 이전에 세니티아의 어떤 현자로부터 그에 관한 이야기를 이전에 들은 바 있음을 밝힌 다음에 그 이론이 틀리지 않는다면 한 세상의 모습이 또 다른 세상의 12 년 전 모습을 반영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러니까, 이 곳의 모습을 통해 한 세상의 과거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라 칭할 수 있어요. 평행 관계에 있는 두 현상이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만약 두 현상이 일치하는 경우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라고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는 아니스. 그러는 동안 나는 잠시 마리아 에르세레즈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의 놀라면서 당황하고 있는 표정을 바로 읽어내려 하는데, 그 때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그 말을 끊으면서 하나의 화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였다.
  "도로시아 양과는 절친한 사이라는데, 언제부터 친한 사이였나요?"
  "꽤 어렸을 때부터였어요. 6 세부터였던가, 그랬었던 기억이 나요."
  이후, 아니스는 마리아 에르세레즈의 의도를 파악했는지, 그러하지 못하였는지 태연히 그 물음에 화답을 한 이후에 세 명의 친구가 서로 함께 지내면서 행복했던 나날을 보냈기에 자신을 포함한 세 명의 친구들은 서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음을 밝히는 이야기를 바로 드러내었다.
  그리고서 아니스는 본래의 화제 돌아가겠음을 알리면서 나 그리고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으면서 그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음을 알린 이후에 왼손으로 오른 팔목을 가볍게 잡으려 하면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차분히 목소리를 내며 하기 시작하였다.
  "아이일 때 가졌던 마음가짐이 어른이 되면서 사고 방식의 변화를 겪으며 그에 영향을 반드시 받을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렸을 때의 결심이 어른일 때에 반드시 사라지거나 흐릿해지는 것은 아닐 거예요."
  그리고 그에 이어, 자신은 사상가가 아니기에 그 생각이 반드시 옳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겠지만, 마리아 에르세레즈라는 이름을 가진 이의 걱정 어린 목소리를 들으며 그런 그를 위로할 수 있는 한 마디 말을 건네고는 싶었다고 자신이 나와 그에게 말을 내건 일에 대한 이유를 드러내고서 자신의 생각에 대한 근거로서 그에 관한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저도 이제 어른에 가까워진 나이가 되었지만 어렸을 때 가졌던 우정을 항시 간직하려 하고 있어요. 그만큼 저에게 있어서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겠지요, 그 우정이라는 것이."
  이후, 그는 분수대를 거쳐 일행을 지나치려 하면서 말을 이어 나아갔다.
  "그 생각이 저의 우정을 향한 마음과 비슷하다면 분명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가 에르세레즈 양과 같은 나이가 되어서도 분명 유지될 것이라 생각해요. 아니, 그러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일행을 온전히 지나쳐 뒷모습을 보이는 채 서서히 멀어져 가기 시작하는 아니스. 그러는 동안 마리아 에르세레즈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그의 뒷모습이 자그마하게 보이기 시작하였을 무렵, 다시 자신이 향하고 있던 분수대의 왼편을 향하기 시작하더니 왼손을 가슴 언저리에 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내가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무슨 일인가 싶어 그에게 그 일에 관해 물었다.
  "왜 그래요? 무언가 불안한 일이 있었다가 없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별 일 없어요." 그러자 그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밝게 목소리를 내어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그 대답에 이어지는 말로써 자신이 어린 마리아와 헤어지기 전에 한 이야기를 마리아가 들어주기는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마리아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자신이 그에게 바라고 있었던 점들을 잊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에 대해 항시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자신에게 다가온 아니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걱정을 덜 수 있게 되어 그로 인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라고 이전의 일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었다.
  이후, 마리아 에르세레즈는 자신이 들고 있던 소정령인 '레반테아' 를 이제는 그것에 어울리는 이에게 건네고 싶다는 말을 드러내었다.
  "어렸을 때에는 세상의 험악한 면에서 피할 수 없을 때마다 이 정령의 힘을 필요로 했어요, 무엇보다도 저 자신을 지켜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어른이 되었고, 저도 이제 저 자신을 어떻게든 지켜낼 수 있게 된 이상, 이 정령은 이제 필요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이 레반테아를 원래의 소유주인 천사님께 돌려드리려고 해요."
  하지만 12 년 전에 헤어진 이래, 그 천사를 자신은 다시 만난 적이 없었으며, 12 년 동안 하늘나라에서 수많은 이들을 겪으며 어쩌면 그 천사는 자신을 잊었을지도 모른다고 그에 대한 자신의 추측을 하면서 그래서 하나의 부탁이 있다고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두 손의 위에 올려놓은 레반테아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나의 바로 앞에 서서 레반테아가 놓여진 두 손을 앞으로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며 한 가지 부탁이 있음을 알리는 마리아 에르세레즈.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정령을 당신께 맡기려 해요."
  그리고 이제 자신은 천사를 볼 수 없는 나이가 되어 그 때의 천사에게 직접 이 정령을 돌려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천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존재인 나라면 그 때, 저를 도와주셨던 그 천사를 만날 수 있을 수 있으며, 더욱이 나와 같은 심성을 가진 이라면 자신의 부탁을 바로 들어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그렇게 부탁을 나에게 전하게 되었음을 알리면서 그 부탁에 관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그래서 당신께 이렇게 부탁을 드리는 거예요, 그 부탁 들어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마리아 에르세레즈는 천사를 만나고 12 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영적인 존재를 볼 수 없게 된 탓에 천사를 찾을 수 없게 되어 천사와 어느 정도 가까운 존재인 나에게 그가 받았던 레반테아를 돌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었던 것. 그러나 그가 믿는다고 해서 내가 그 일을 그 믿음대로 해 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으나, 그가 그렇게 간절히 부탁을 하니 나 역시 그것을 거절할 수 없었고 결국 나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어, 레반테아를 받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같은 성질을 가지는 소정령을 마리아에게 준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린 것이기 때문에 그 레반테아를 돌려받아 두 레반테아가 공존하게 될 경우에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기 않게 되어 이들이 공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리아 에르세레즈에게는 마리아에게 레반테아를 넘길 일이 생기면 그 때 받도록 하겠음을 알리면서 그 때까지는 그저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에 마리아 에르세레즈는 알았다고 화답을 하고서 반드시 기다리고 있겠다는 발언을 나에게 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