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시 - 남부 선착장
  어느덧 시간도 많이 지나고, 꽃을 구경하는 일도 이제 끝내, 마리아 에르세레즈 그리고 아니스와도 헤어져서 다시 도시 남부의 선착장으로 홀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루시아가 다루고 있는 배가 머무르는 그 건너편의 배가 머무르는 곳, 그 끝에 홀로 두 무릎을 세우고 두 다리를 모으는 자세를 취한 채로 두 무릎 위에 두 팔을 포개 올리는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러면서 어느새 새하얀 별들이 모여 마치 하늘의 저편 너머에 있을 살기 좋은 땅을 찾아 나아가는 철새들의 무리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풍경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을 즈음, 나의 등 뒤로 자그마한 발걸음 소리가 점차 나에게 가까워져 왔고, 이에 나는 잠시 고개를 돌려 누가 걸어오고 있는지를 보려 하였다. 작은 소리를 내고 있으니 분명 벨치아와 함께 왔을 아이들 중 한 명이나 마리아일 듯했다.
  잠시 후, 나의 우측 근처로 다가오는 소녀, 그는 다름 아닌 마리아였다. 그는 붉은 상의와 주황색 치마, 그리고 검은색 양말과 갈색 신을 신은 모습을 보이는 채로 나의 곁으로 다가오더니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하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한참 자고 있어야 할 마리아가 무슨 이유로 밖에 나와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그에 대해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특히 이번에 밖에 나온 그의 얼굴 모습에 은근히 짙은 어둠이 깔려 있어서 그가 모종의 사유로 인해 불안함의 감정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불안함의 근원을 내가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리아, 무슨 일이니, 무언가 걱정이 되는 것이 있어?"
  "아니오." 이에 바로 그렇지는 않다고 화답을 하는 마리아. 하지만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불길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이유도 모르게 그 감정이 깃들어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불길한 예감이 들어 그로 인해 잠을 설쳤을지도 모른다고 그에 대한 추측을 하기도 하였다.
  "혹시 앞으로 무언가 나쁜 일이 생길 것 같니?"
  그러면서 마리아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마리아는 처음에는 "그건 아니에요." 라고 바로 답을 하였으나, 조금 시간이 지났을 적에는 그 대답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졌는지, 곧바로 "아닐지도 몰라요." 라고 대답을 바꾸면서 불안의 감정을 이전보다 분명히 드러내려 하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불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감정의 근거가 없는 이상, 어떻게든 그 감정을 계속 마음 속에 품고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였다, 원인 모를 불길한 예감이 결국 실제의 불길한 운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일단 그를 달래는 행동부터 취하려 하였다.
  "그 불길함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
  "...... 예, 없어요." 그 물음에 떨리는 목소리를 내어 답을 하는 마리아. 하지만 한참 머뭇거리다가 대답을 하였기에 본래는 있었는데,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대답이 진심에서 나오는 답인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그러면서 어쩌면 마리아가 앞날에 대한 악몽에 시달려 그로 인해 불길한 예감이 든 탓에 마음이 우울해졌을지도 모른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혹시 악몽 같은 것에 시달린 적이 있어?"
  이후, 나는 화제를 바꾸어 '악몽' 에 관해 물었다. 이에 그렇다고 바로 답을 하는 마리아. 그러면서 자신이 어느 어두운 숲에서 한 무리의 '무언가' 에 의해 쫓기다가 늪지 앞에서 길이 막혀 절망에 빠지는 꿈 속에 있었던 적이 있음을 밝히고서 7 세 당시의 일이었다고 그 꿈 속에 있었을 때가 언제인지를 대략이나마 밝히려 하였다. 그리고 너무도 선명히 그 꿈이 떠올라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랬었구나."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본격적으로 악몽이 미래의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뜻을 전하려 하였다.
  "그런 악몽은 당장에는 불길한 느낌을 전해주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운명에 영향을 직접 주거나 하지는 않아. 실제로 칼에 찔려 죽는 꿈을 꾸었다고 해서 그 꿈에서처럼 현실에서도 칼에 찔리리라는 보장은 결코 나타나지 않잖아. 적어도, 주변의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에 관한 꿈이라면 그 일은 너에게는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거야."
  그리고 악몽은 대개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어두운 감정이 잠들고 있는 동안 구체적으로 떠올라서 생긴 것임을 알리고서 그런 부류의 꿈이 예지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서, 내 주변에 있던 사람의 예를 거론하기 시작하였다.
  "내 친구 중에 공포스러운 꿈에 시달린 사람이 한 명이 있었어. 몇 년 전에 악마의 눈을 하고 총을 든 병사들에게 숲 속에서 쫓기는 꿈 속에 있었던 적이 있었대. 그 병사들은 입가에 피를 바르고 있었으며 주변 일대에 잡아먹히고 남은 사람의 뼈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그 병사들은 사람들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그 시체를 잡아먹는 그런 사람 형상을 한 괴물들이었던 거야."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괴물들에게 습격을 당하고, 또 시체에서부터 풀이 자라나 죽은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한 열매가 열리는 괴상한 풀들 사이를 걷는 꿈 속에 있었지만 그것이 불길함을 의미한다 할지라도 실제로 그에게 불길한 일이 일어나거나 한 적은 그 이후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나타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그것에 관해 꿈이 사람의 삶이나 운명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에 의해 나타난 일일지도 모른다고 언급하였다.
  "정말, 그러할까요." 그 때, 마리아가 이전에 비해 조금은 밝아진 목소리를 내며 묻자, 내가 곧바로 미소를 지으면서 "그러하지." 라고 말하고서 그러하기에 앞날에 대해 섣불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이후, 마리아가 조용히 앉은 채,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토끼 모양 인형을 꺼내 두 손으로 가슴에 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런 그에게 다시 한 번 물었다.
  "혹시 어머니께서 불길한 일에 처하실 것이 무서워서 그러는 거야?"
  "예, 어머니께서 혹시 제가 집에 오기 전에 무언가 일에 처할 것 같기도 해요."
  이에 바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며 답을 하는 마리아.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마리아가 악몽 속에 있었다면 그 원인으로 무엇이 있는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그러면서 어머니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안 된다고 말을 하고서,
  "어머니께서는 단 하나뿐인 딸 아이가 자기 자신으로 인해 마음에 병이 드는 일을 원치는 않으실 거야. 그러니까 괴로워하면서까지 그 분께 대한 걱정을 하는 일까지는 하지 말아 줘."
  라고 말하며, 그런 그가 불길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충고의 말을 건네려 하였다. 이에 마리아가 정말 나의 뜻을 받아들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가 "알았어요." 라고 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행동에 대해 안심하려 마음을 먹었다. 그 이후, 다행스럽게도 마리아의 얼굴에 머무르고 있던 어두운 표정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었다. 나의 말을 들으면서 불길함의 감정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리고 얼마나 더 시간이 흘렀을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일행이 머무르고 있는 여관을 향하기 시작하자 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우측 곁에 머무르며 이전에 그러하였던 것처럼 그의 오른손을 나의 왼손으로 잡으면서 함께 여관을 찾아 걸어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마리아 에르세레즈와 함께 있으면서 있었던 일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 이야기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마음이 어두워진 마리아의 마음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상호 간에 말없이 길을 걷다가 갑자기 마리아가 "생각났어요!" 라고 말하더니 왼쪽 주머니를 왼손 안에 넣고, 그 손으로 왼쪽 주머니에서 하늘색 빛을 발하는 구체를 꺼냈다. 그것은 내가 마리아에게 혹시나 있을 일을 대비해 맡겨두었던 '레반테아' 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정령, 내가 가지고 있던 그 정령이 바로 그것이었다.
  "레반테아로구나. 고마워, 마리아. 주지 않아도 되는데."
  이후, 나는 레반테아를 두 손으로 받은 다음에 그것이 다시 나에게 소속되었음을 확인한 다음에 명령을 내려 다시 사라지도록 하고서, 마리아에게 물었다, 마리아 에르세레즈 혹은 마리안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여인이 그의 앞에서 레반테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정령을 꺼낸 적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예! 그 분께서 그러셨어요. 레반테아의 모습을 보시면서 그 언니께서 저에게 자신도 같은 성질과 이름을 가지는 소정령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그것을 제 앞에 내미셨어요, 자신도 8 세 즈음에 레반테아를 어떤 천사로부터 받아서 계속 간직하고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그러면서 각자 다른 세상에 사는 두 사람이 완전히 같은 물건을 가지는 현상에 대해 무척 신기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고 그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마리아. 그리고 그 역시 어렸을 적에는 어머니와 단 둘이서 가난한 환경 속에서 살았으며, 병에 걸린 어머니를 치유하기 위해 여러 곳을 헤맸다는 사실을 들으면서 자신이 겪은 일이 생각나 무척 놀랐다는 이야기 역시 하였다.
  물론, 나는 이야기를 통해, 마리아와 마리아 에르세레즈-마리안-이 겪은 일이 자세한 단계로까지 나아가게 되면 차이가 생기기는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리아가 만난 이는 '사람' 이었으나,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만난 이는 '천사' 였다. 물론 천사였을 테니, 적어도 나 같은 이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것. 하지만 아직 어린 마리아가 그런 자세한 생각까지 할 수는 없었을 테니, 마리아 에르세레즈의 8 세 시절 과거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꽤 많이 놀랐을 것이다.
  이야기가 이어지고 한참 시간이 지나, 여관 바로 앞의 공원에 이르자, 그 곳의 의자에 앉으려 하면서 마리아가 쉬고 싶다는 말을 하였다. 이에 나 역시 그의 왼편에 앉아 그와 함께 휴식을 취하려 하였으며, 그러면서 여관이 눈앞에 있었지만 마리아가 발이 아프다기에 마리아의 발 상태가 어느 정도 나아질 때까지 잠깐 동안만 머무르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지루해져서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의 가로등에 머무를 무렵, 마리아가 그런 나를 부르려 하였다. 아무래도 내가 자신과 멀리 떨어지려 하니, 그럴 일이 없으리라 믿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나를 불렀으리라.
  나는 그 심정 역시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그런 그의 부름에 곧바로 응하여 마리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마리아는 이전의 어두움에서 벗어나 상당히 밝은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으며, 인형을 안는 모습이 마치 아이를 안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기도 하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고 있다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완쾌되고, 이후에도 무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 속에 드리워진 어둠을 걷어내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으리라.
  이후, 내가 그의 우측 곁에 앉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날 무렵, 마리아가 갑자기 나에게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 알려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나는 마리안과-마리아 에르세레즈와- 마찬가지로 외지에서 온 사람일 따름이라고 나에 대해 소개를 하면서 그 정도로만 알고 있어도 된다는 언급을 하였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 대답에 결코 만족하려 하지 않았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자세히 알고 싶다면서,
  "이렇게 계속 도움을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궁금했어요,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
  라고 말을 하더니, 이어서 자신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바로 드러냈다.
  "유네아 언니께서는 왠지 보통 사람들 같지 않아요. 사람이 아니라 천사 같아요, 예쁘시면서 마음씨까지 착하신 분이세요, 언니께서는. 그래서 왠지 인간이 아니라 하늘에서 오신 분이실지도 모른다고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나에게 계속 물음을 건네려 하는 마리아.
  "유네아 언니, 정말 천사님이시지요?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 그것을 밝히기 부끄러우시니까 날개도 감추시고, 제 앞에서 외지에서 온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시는 것이지요? 그렇지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놀람의 감정으로 인해 눈을 크게 뜨며 그런 마리아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의 마음 속으로는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12 년 전, 8 세 즈음에 레반테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정령을 '천사' 로부터 받았다고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사실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언급한 '천사' 는 실제의 '천사' 가 아니며, '레반테아' 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정령이 유일한 존재임을 상기하면서, 마리아와 마리아 에르세레즈의 관계에 대해 의외로 깊은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것을 통해 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그 생각을 나는 선뜻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 생각을 억누를 수 있는 근거를 나는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그래도 마리아가 아직 어려, 그런 나의 심정을 잘 보지 못하고 있음이 그나마 다행이었으며, 그것을 통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아닌 것이 확실하다고 바로 화답을 할 수 있었으며, 이후, 마리아는 다른 말없이 내가 천사가 아닌 것에 대해 믿지 못하는 심정을 드러내려 하는 듯한 물음을 건네려 하고 있었다.
  "그러면 유네아 언니는 천사가 아닌 거예요?"
  이에 마리아가 다시 한 번 물었을 때, 나는 "그렇지." 라고 화답을 하고서 어떻게 내가 인연도 없는 이를 위한 천사가 될 수 있겠느냐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그는 "그렇군요." 라는 화답을 하는 마리아.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천사' 같다는 믿음을 계속 간직하고 있었는지, 그래도 나는 천사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하고서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에 가면 천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나에 대해 밝게 목소리를 내어 말을 건네려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잠시 시간이 지난 이후, 마리아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이전 때처럼 내가 그의 오른손을 왼손으로 잡은 채, 동행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내가 여관에 어느 정도 가까이에 이르렀을 무렵, 나의 귓가로 나의 모습에 대해 몇 마디 말을 건네는 마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네아 언니께서는 정말 예쁘신 분 같아요. 그래서 새하얀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시고."
  그에 이어 그래서 나에 대해 부러움을 갖고 있음을 바로 드러내는 마리아. 그러면서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나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물론 나는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어서 딱히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그는 아직 어리고, 그래서 적어도 아름다운 면모를 분명히 갖추려면 어느 정도의 성숙함이 필요함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아직 어린 마리아에게 필요한 것 하나 정도는 바로 말을 해 줄 수 있었다.
  "아직 마리아는 어리니까,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 그러니까, 마리아는 이제 겨우 꽃눈에서 깨어나기 시작한 작은 꽃봉오리에 불과하다는 의미이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 점차 성숙해 가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꽃봉오리가 점차 자라나 꽃잎이 열리면서 진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완연한 아름다움을 갖출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에 이어,
  "물론 그 성장 과정을 거치는 동안, 너 자신도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점차 성숙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거야. 그렇다고 해서 어렸을 때의 순수한 마음까지 버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니, 그런 것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할 거야, 분명히."
  라고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말을 건넨 다음에 우선은 꽃봉오리가 꽃으로 피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처럼 기다림의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렇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그리고 잠시 후, 그에 이어 마리아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해 묻자, 나는 이전에 내가 만났던 마리아 에르세레즈의 모습을 떠올리며 바로 답을 하였다.
  "완전히 어른이 될 때까지라면 12 년 정도이겠지?"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해요!?" 12 년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마리아는 그 기간이 얼마나 긴 지를 알고 있었는지 바로 나에게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내가 기다림을 이어가다 보면 5 년, 10 년이 생각지 못한 사이에 지나갈 때도 있음을 상기하면서 그에 대한 답을 하였다.
  "기다림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가 그 때가 모르는 사이에 오겠지."
  그리고 12 년이라는 세월에 대해 그가 놀랐음을 감안하여 적어도 8 년 정도 기다려도 아름다움을 갖출 때가 올 수 있다는 언급을 하여 8 년이면 부담 가지지 않고 기다려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길다고 느껴지겠지만, 그만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를 언젠가 깨달을 수 있는 때가 반드시 오리라고 '어른이 되고, 성숙한 아름다움을 갖출 수 있는 때' 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해 줘, 그러하다 보면 너도 점차 어른이 될 때가 올 거야. 물론 나도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내 말이 항상 옳지는 않겠지만,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기다림' 이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일 거야, 분명."
  그러자 마리아는 비로소 알겠다고 화답을 하고서 어른이 되어, 어머니를 대신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림 속에서 항상 노력하겠다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었고, 그 이후로 여관에 이를 때까지 나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말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이후, 여관으로 돌아오면서 마리아는 내가 머무르는 방의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걱정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잠은 잘 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때는 13 시 30 분. 아침이 오기까지 4 시간 30 분 남은 때였다.

14 시 - 여관 내부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 어느덧 새 하루가 올 때까지 4 시간 남은 때가 왔다. 하루가 24 시간이라면 5 시간 정도 남았을 시기. 그 시간 동안 나는 어느덧 깊이 잠든 마리아의 모습을 침대 곁에 위치한 의자에 앉은 채, 지켜보면서 나는 이제 나도 하루 일과를 마쳐도 되겠다고 판단을 내리고서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의 왼편 구석에 위치하고 있는 냉동고에서 물병을 꺼내 그 병을 통해 물을 조금 마신 이후에 물병을 냉동고 안에 넣었다.
  이전부터 나는 잠을 자기 전에 차가운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찬 물을 마셔 몸 속까지 개운해지고 나서야 잠이 잘 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평상시에 마을에 머무르고 있을 때에는 인근의 샘으로 걸어 그 샘의 물을 마시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하는 것이 일상처럼 되어 있다. 그 때마다 에르시아는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으냐고 묻고는 했고, 급기야는 극지의 얼음에서 구해 온 물을 몇 병 마련해 와 냉동고 안에 넣어두어 내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한 적도 있다.
  그래도 이번에는 냉동고가 주어져 있고, 그 냉동고를 통해 찬물을 마실 수 있어서 물을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물병을 다시 냉동고에 넣었다. 그리고서 다시 의자로 다가가 의자를 돌려 침대 왼편의 벽 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창가를 향하도록 한 채, 의자에 자리를 잡고 의자 위에 웅크려 앉는 자세를 취하는 채로 창 너머로 보이는 밤하늘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전날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어느 할머니가 눈앞에 보이는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에는 다음날 아침에 본의 아니게 여러 아이들과 노인들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사람들과 함께 아침을 맞이하게 될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항상 그러하지는 않지만, 때로는 왠지 모르게 운명이 가는대로 모든 일이 전개되어 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주로 별 다른 생각 없이 택한 결정이나 행한 일이 그대로 큰 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을 때에 그런 느낌이 마음 속으로 자주 떠올라 온다.
  이번의 경우도 그러하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특별한 생각 없이 어머니의 약을 구하고 싶어 하는 마리아를 도와주기 위해 길을 나섰을 따름인데, 어쩔 수 없이 의사의 진료를 그의 어머니가 받도록 하고, 그 진료비를 구하기 위해 나서다가 여러 일을 겪었고, 그러면서 자그마한 일이 큰 일로 이어지게 되었던 탓이다.
  그 날 하루에 있은 일로 학교의 선생인 벨치아 그리고 학생들을 만나 인연을 맺고, 마리아 역시 학교의 학생들 중 몇과 인연을 맺게 된 일. 학생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어느 조직과의 싸움에 휘말리게 된 일, 그리고 그 와중에 나의 것과 비슷한 소정령을 가지는 어느 젊은 여인을 만나게 된 일이 있다. 이 모두 마리아를 만나 약을 구하기 위해 도시로 가면서 생겨난 일들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그 당시의 여행에서의 일에서만 겪은 것이 아니다, 이후에도 나는 생활을 거듭하면서 한 가지의 일이 주어지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를 계속 겪었으며, 그 중에는 그 한 가지의 일이 수많은 현상의 시동 역할을 행하는 경우도 몇 번 있었으며, 때로는 나 혼자 하던 일을 그런 사유로 인해 에르시아와 함께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그 때마다 에르시아는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나쁜 일이 있을 때마다 다른 반응을 보였다-.
  때로는 하나의 일이 여러 일들이 일어나게 하는 시동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런 현상은 하나의 스위치와도 같아서 그 스위치가 작동하고 나면 기계 바퀴들이 스위치와 연결된 선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그에 영향을 받아 잇달아 움직이는 듯이 하나의 현상에 이어 여러 현상들이 순차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이것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을 때에는 좋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나오는데 반해, 나쁜 결과를 불러오면 자신의 선택에 관해 후회를 하고, 때로는 운명을 탓하기도 한다, 주로 나쁜 결과가 나올 때에 운명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일을 위한 스위치는 눌러야 하겠지만, 좋지 않은 일을 위한 스위치는 누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대개 그런 일들은 사소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것이 큰 일을 위한 복선인지의 여부는 감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운명에 의한' 일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으리라.

  가만히 생각에 잠긴 채, 의자에 앉아있기 시작한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레반테아가 나의 몸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깜박거리는 듯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성계에 없는 이로부터의 연락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연락이 왔음을 확인한 이후에 그 연락을 받았고, 그러자마자 나에게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세니티아에 머무르고 있을 에르시아의 목소리였다.
  "유네아로구나, 일행과 떨어져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무사해서 다행이네."
  "오랜만이네, 에르시아." 그러자 나는 그런 에르시아의 인사에 바로 화답을 하고서 결국에는 한 곳에서 합류하기 마련이기에 언젠가 일행과 합류할 때는 반드시 오게 되리라는 말을 건네었고, 현재도 일행에 속해있는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이 머무르는 곳에 있으므로 항시 낯선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지만은 않다고 나의 상황에 대해 이어 언급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지 않을래?"
  그러자 내가 그 곳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는지 그렇게 나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는 에르시아. 이에 내가 다소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면서,
  "꼭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해?" 라고 묻자, 그가 그 답으로써 그래야 내가, 그리고 나와 동행하는 이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알아내고, 그것을 리라 그리고 이리샤에게 알려, 그들이 일행에게 관련된 소식을 전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알려달라고 다시 한 번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반드시 알려야 하는 상황. 그 상황 하에서 나는 에르시아에게 최대한 자세히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려 하면서 우선 내가 우연히 '마리아' 라는 이름을 가지는 어린 소녀가 어머니의 병 치유를 위해 나서는 모습을 보고 그를 도와주기 위해 도시의 약국을 찾아 약을 마련하려 하였지만, 결국 하지 못한 채, 의사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차별받는 지역에서 거주하는 마리아의 막대한 진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느 학교의 학생들과 교사에게 도움을 받게 되었음을 알리고, 그 대가로 그들과 함께 마리아를 데리고 여행을 하게 되었음을 알렸다.
  "그러니까, 지금은 학교의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지?"
  "응, 이외에 노인 분들도 함께 오셨어, 전부 어려운 형편 하에서 여행을 하지 못하다가 학교 교사의 제안을 통해 겨우 여행을 하게 된 사람들이고, 학교 교사 역시 20 일 분의 생활비를 내어 이들 모두가 여행과 함께 문화 행사 참여도 할 수 있도록 했대."
  "꽤 좋은 분이시네, 20 일 분 생활비를 내야할 정도라면 그 곳은 분명 자그마한 우유 한 병도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소위 '고귀한 도시' 라 칭할만한데 말이야."
  이후, 잠깐 동안의 대화가 이어진 이후에 에르시아가 나에게 다시 물었다.
  "그건 그렇고, 마리아라는 여자아이의 어머니께서 병에 걸리셨는데, 그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무슨 병이기에 그래? 큰 병이야?"
  "큰 병이라면 큰 병일 수도 있는데, 폐렴이야. 그로 인해 몸져누우셔서 생명이 위독하셨대."
  "폐렴이면 어지간한 규모의 병원에서는 치료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병은 아니잖아! 그런데 얼마나 많은 돈을 요구하고 다니기에, 그 일가가 치료비를 전혀 마련하시지 못하시는 거야!?"
  병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마자 발끈한 듯이 외치는 에르시아. 그 이후, 내가 그 일가가 '차별받는 지역' 에 속해 있어서 통상의 20 배에 달하는 치료비를 지불하게 되었음을 알리자 그야말로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외쳤다.
  "말도 안 돼!!! 암만 그렇다고 쳐도 사람의 생명이 오가는 일인데, 그 정도로 돈을 내라고 하면서 치료 안 하면 안 되는 거잖아! 그 지역의 사람들은 사람도 아니라는 거야, 뭐야!!!"
  그리고 그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내가 그 답으로써 신체를 지킬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는 각서를 써야 하며, 그것을 통해 매춘 시설 등지로 팔려가거나 군사 훈련 시의 총알받이 혹은 장기 적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그 상황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이후, 나는 그로 인해 마리아 일가가 치료비 부담을 지지 않도록 어떻게든 노력해 보았지만 그 일은 결국 실패하고, 치료비 마련을 위해 학교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된 것이라고 내가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된 이유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마리아가 그런 일에 처하지 않기 위함이겠지?"
  이어서 에르시아가 나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넬 때, 나는 다른 말없이 "응." 이라고 간단히 대답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고, 그러자 에르시아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더니, 다소 어두워진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유네아도 참, 마음이 그래서...... 여자아이 하나를 위해 고생이 많다, 정말로."
  그리고 끝까지 가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아무튼 잘 끝내고 무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부탁이나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질문해 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처음에는 없다고 답을 하려 하였으나, 갑자기 마리아 그리고 마리아 에르세레즈라는 이름을 가지는 두 사람의 관계에 관한 에르시아의 생각을 듣고 싶어져 그에 대한 부탁의 말을 건네려 하였다.
  "에르시아, 갑자기 묻고 싶어진 것이 있는데, 물어도 돼?"
  "물론! 이야기 해 봐!"
  이후, 나는 그에게 '마리아 에르세레즈' 라는 젊은 여인과 만나게 되었는데, 그의 과거 이야기 중에 마리아의 현재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음을 알렸으며, 그가 자신의 것과 미묘한 차이점을 가지기는 하지만 이름도 자신의 것과 같으며 사실상 같다고 볼 수밖에 없는 성질을 가지는 소정령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리고 그는 12 년 전의 사건을 탐사하기 위해 자신의 세상이 12 년 전에 겪은 일을 그대로 보이는 '평행 관계를 이루는 세상' 으로 왔음을 알렸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하나의 세상이 또 다른 세상의 과거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는 일이 가능한지에 대해 그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하나의 세상이 또 다른 세상의 과거를 보일 수 있다고? 그런 일이 가능하기는 한 거야?"
  이에 그러할 리 없다는 듯이 그렇게 화답을 하는 에르시아. 그리고 세니티아식 소정령의 이름은 고유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고유한 소정령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는 말을 하였다. 그와 더불어 마리아 에르세레즈라는 인물이 정말 '공간 이동' 을 했다고 함부로 장담할 수도 없다는 언급을 하면서 마리아 그리고 마리아 에르세레즈의 나이가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 물었다.
  "마리아의 나이는 8 세. 그리고 마리아 에르세레즈 양께서는 자신의 나이를 언급하시지는 않으셨지만, 그가 과거에 겪은 일의 시점이 일치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20 세일 거야, 아마도."
  이후, 나의 대답에 관해 에르시아는 그의 정체에 관해 알고 싶다면 어린 시절 사진을 갖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또 그것도 아니라면 그의 어린 시절과 관련된 물품을 하나 보여 달라고 부탁해 보라고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왠지 그는 자신의 추억과 관련된 물품을 하나 정도 소지하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그에 관한 자신의 추측을 드러내려 하였다.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숨기려 하는 의지를 그가 드러내고 있다면 그의 정체에 관해 조금 의심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어서 그는 나에게 마리아 에르세레즈의 정체에 관해 그렇게 언급을 하고서 자신은 마리아 그리고 마리아 에르세레즈라는 이름을 가지는 두 사람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관해서는 자신은 직접 만나본 적이 없고, 추측이 가능한 근거도 마련하지 못해 잘 알지 못하고 있음을 밝힌 다음에 그 정체가 어떠할지의 여부는 스스로 판단해 달라고 말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알린 대로의 일을 하다 보면 조금이나마 파악이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조언을 하면서 이야기를 마쳤다.

  그 이후, 에르시아는 다시 한 번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의 말을 전하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인사를 하면서 통신을 종료. 그러면서 레반테아 역시 나의 눈앞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렇게 대화가 끝나자마자 나 역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마리아가 잠들고 있는 침대 그 옆의 바닥에 이불을 올려놓은 다음에 그 이불을 덮으면서 잠을 청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