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시다고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런 말을 건네는 이리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볼 뿐, 달리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라미스라 칭해질 법한 아주 짧은 소매를 가지는 하얀 원피스 차림을 하고 갈색을 띠는 등까지 내려가는 머리카락을 가진 어린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유네아 언니, 왜 그래? 왜 놀라?"
  마치 그 이름에 금방 친해지기라도 한 듯이 나의 이름을 부르며 묻는 소녀. 그러자 내가 당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한 채, 웃는 표정을 지으면서 예상 외의 일이 일어나 조금 놀랐을 뿐이라고 답변을 하였고, 이에 이리나가 라미스에게 다그치는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손님 분을 당황하게 만들면 안 돼지, 라미스."
  그러자 정말로 라미스라 칭해진 소녀가 미안하다고 화답을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라미샤가 환하게 웃으며 자신과 이리나가 앉은 자리 옆에 에마렌, 에리사 그리고 쿠아라가 앉아 있고, 건너편에는 카에린, 피레스 그리고 라미스가 순서대로 앉아있다고 자리 배치를 했음을 밝히고서 혹시 몰랐느냐고 물었다.

  "이리나 양께서는 주로 무슨 일로 집을 비우시나요?"
  이후, 그럭저럭 분위기를 바로잡을 무렵에 내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고, 그 물음에 라미샤가 답으로써 중대한 일이 있어서 오랫동안 집을 비우고 있었어야 했다고 그가 집을 비운 경위에 관한 언급을 답으로써 한 이후에 그 일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리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말아달라고 항시 당부를 해서 나에게는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음을 알렸다.
  "얼마나 중요한 일이기에.......?"
  그 이야기를 듣고 이리나가 상당히 중요한 일을 맡게 되면서 그 일에 대해 어떤 발설도 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라미샤가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선뜻 그 비밀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리나가 자신의 일에 대해 라미샤에게 발설을 하지 못하게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 그에 대한 물음을 하나씩 건네려 하였다.
  "혹시 이리나가 집에 올 때마다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하던가요."
  "아니오." 이에 바로 간단히 답을 하는 라미샤. 그리고 당시의 현 상황에서만 그렇다고 화답을 한 이후에 여태껏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솔직히 발설을 하던 이리나였지만, 이전의 일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그 일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자신조차 왜 그러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음을 알린 다음에 무언가 깊은 비밀이라도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스럽기도 하다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는 동안 시선을 돌려 이리나의 모습을 보았을 때, 이리나는 그저 식사에 열중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던 탓일까, 모를 일이다. 그러다가 잠시 후, 할 수 있는 말이 생겼는지 다시 고개를 들고 나의 모습을 보며 말을 건네는 이리나.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제가 말씀드릴게요, 여기 있는 이들에게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일이라서 그래요, 말하기라도 하면 저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몰라서......."
  이에 자신의 사정을 밝히는 이리나. 그리고 활짝 미소를 지으며 라미샤에게 화제를 바꾸어 보지 않겠느냐고 화답을 하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러자 라미샤도 그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는지 좋다는 화답을 하고서 이리나에게 무엇에 관해 말해보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이후, 한 동안 6 자매에 관한 이야기라든가, 마을에서 있었던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으며, 나도 그 중 일부는 공감되고 있어서 대화에 바로 끼어들 수 있었다. 그러다가 은근슬쩍 모험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하면서 이리나는 인근에 위치한 큰 도시의 중앙 도서관에서 본 문서에 관한 이야기로써 '중앙의 도시' 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혹시 그 중앙에 위치한 수정 도시에 대한 이야기야. 그 곳에 대한 하나의 소문이 있대."
  "무슨 소문?"
  "그 도시의 지하에는 기나긴 통로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 통로를 걸어가다가 지하의 중앙 구역에 이르다 보면 고대인들이 숨겨놓은 금단의 사물들을 찾을 수 있다고 하더라. 그것을 세상 사람들이 함부로 알지 못하도록 그 존재를 기록 등을 통해 알고 있던 사람들이 '보물' 이 있다고 알리고 있었지만 그 보물이 실제로는 고대인들이 현세에서는 금기시될 법한 여러 사물들이라는 거야."
  "고대인의 보물에 대해서는 나도 그렇게 짐작을 했어, 대개 '보물' 이라고 명시하는 존재는 함부로 세상에 밝힐 수 없는 물건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활용되는 표현이라잖아. 그런데 그런 금단의 사물들을 찾아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개중에는 정말 세상에는 다시 나오면 안 되는 그런 물건들도 있다는데."
  "그래도 어떻게 생겼는지는 궁금하잖아, 어떻게 생겼는지 그 모습이라도 봐야 그 물건이 정말 세상에 다시 나오면 안 되는 존재인지에 대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이후, 이리나는 잠시 그릇을 비우려 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나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한 가지 제안을 하겠음을 알리며 나에게 물었다.
  "유네아 님,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그 '보물' 을 찾는 일을 도와주시지 않으시겠어요? 도시의 서쪽 건너편의 수역, 그 중심에 있는 수정 도시, 지하로 가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저 그리고 라미샤와 함께 그 지하 구역으로 유네아 님께서 가 주셨으면 한다고 부탁을 드리려 하는 거예요."
  그 때, 이리나의 바로 옆에 앉아있던 아이로서, 에마렌이라는 이름으로 칭해졌던 큰 여자아이가 이리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혹시 잊은 것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에 이어 셋째로서 건너편 의자에 앉은 쿠아라가 앳된 목소리를 내며 그에 대한 언급을 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라미샤 언니는 이전에 우리들과 함께 페이란(飛丹, Feilan) 에 간다고 했잖아, 언제 갈 거야?"
  '페이란?' 이름만 들어보았을 때, 왠지 모르게 고대 라넬리스에 있었던 문명의 언어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러면서 그 문명의 모습을 그 도시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바로 할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 나는 에마렌을 비롯한 소녀들이 일전에 라미샤로부터 페이란이라는 곳으로 여행을 가자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고, 그것을 토대로 그 곳에 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리라고 에마렌 등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맞아, 페이란에 가자는 약속을 했었지, 잊고 있었네. 이리나가 집으로 돌아오면 그 때에 페이란이라는 곳으로 가자고 약속을 했었는데."
  그러자 라미샤는 겨우 기억이 난 듯이 무언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 대한 화답을 하고서, 잠시 곤란함의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돌려 이리나의 모습을 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에게 물어, 무슨 일을 먼저 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내려 하는 라미샤.
  "이리나, 어떻게 하지? 어디로 먼저 갈까?"
  이에 이리나 역시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였는지 그저 머리 위에 오른손을 들어 머리카락의 오른쪽 부분을 어루만질 뿐, 다른 행동은 전혀 취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바가 있었는지 라미샤에게 당시의 시각이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라미샤, 잠시 알고 싶은 것이 있어, 현재 시각이 어느 정도인가에 관한 것인데........"
  "지금은 11 시 15 분 즈음 되었을 거야."
  그리고 본래는 아침 일찍부터 나가기로 했는데, 일정이 늦어버려 그 일은 곤란하게 되었음을 에마렌에게 밝힌 다음에 페이란으로 가는 일은 내일 꼭 하도록 하겠음을 알렸다. 그리고 그 대신에 간만에 수정 도시로 가지 않겠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바로 그에게 물음을 건네는 에마렌.
  "저희들도 같이 지하로 가는 거예요? 소문을 들었는데, 수정 도시의 지하는 괴물들이 살고 있어서 무척 위험한 곳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수정 도시의 지상에 에마렌을 비롯한 아이들이 머무르도록 할 테니까. 수정 도시의 지상은 안전하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야."
  이에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어 답을 하는 라미샤. 그리고 이리나에게 에마렌 등과 함께 있으면서 지상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넨 다음에,
  "아이들은 아직 그 모습을 본 적이 없잖아, 이런 일이 그들에게 큰 경험이 되어 줄 거야."
  라고 타이르는 듯이 목소리를 내며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마치 칭얼대는 듯이 라미샤의 뜻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려 하는 이리나.
  "하지만 수정 도시의 지상 부분은 이미 가 봤잖아, 같은 곳만 둘러보라는 거야, 나만?"
  "아직 가 보지 않은 곳이 분명히 있을 텐데, 예를 들면 중앙의 호수 구역이라든가."
  "그런가?" 이에 이리나는 달리 할 말이 없었는지 금방 말을 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곧바로 그에게 다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에마렌 정도면 다른 5 명을 잘 보살필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에마렌도 마냥 어린 아이는 아니라고."
  "에마렌이나 에리사 정도면 문제는 아니겠지만, 문제는 쿠아라 이하의 아이들이야, 그 아이들이 에마렌이나 에리사가 잠시 한 눈을 파는 틈에 무언가 일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지! 그러다가 길을 잃기라도 하면 여행하는 의미가 없잖아."
  "...... 그렇기는 하네." 이에 이리나는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했지만 그것을 잘 표현하기 힘들었는지 금방 라미샤의 의견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건너편에 있던 쿠아라, 카에린 그리고 피레스에게 알려, 그 날에는 수정 도시를, 그리고 그 다음 날에 페이란이라는 곳으로 갈 것임을 알렸다. 그러자 특유의 앳된 목소리를 내며 그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는 쿠아라.
  "이린 언니, 수정 도시에는 수정 마차도 있는 거야?"
  "있을지도 모르겠네." 이에 그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답을 하는 이리나. 뜬금없어 보이는 물음이었지만 실제로 가능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없다고 답을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내가 이리나에게 정말 수정 마차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려 하였고, 이에 이리나는 정말로 '없지는 않다' 라는 답을 하는 목소리를 나에게 내었다.
  "마차는 아니지만, 수레에 해당되는 것의 모습이라면 있었어요. 목적은 흔히 알려진 마차의 모습과 비슷해요, 고귀한 사람을 태우기 위한 것이라고 할까."
  그리고 그에 이어 흔히 알려진 마차의 모습은 아닐 것임이 분명하다는 언급을 이어서 하는 이리나. 그러자 쿠아란에 이어 피레스가 물음을 건네어 그렇다면 정말 마차라는 것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 피레스. 이에 라미샤는 환하게 웃으며 "그 말은 일단 사실이겠지." 라고 화답을 한 이후에 흔히 알려진 마차의 모습은 분명 아니리라고 답을 하였는데, 이에 피레스가 다시 한 번 물어 그 마차의 모습은 어떠한지에 대해 묻자, 이번에는 이리나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 화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은 직접 도시에 가서 보면 될 거야."
  이어서 수정 도시에 있으면서 여태껏 아이들이 보지 못했을 사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하겠음을 밝히는 것으로써 앞으로 그가 하게 될 일에 관한 설명을 행하였다.

  이후,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에 식사는 차분히 마무리가 되고, 이어서 다른 아이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방으로 들어갈 즈음에 이리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들을 정리하고 큰 그릇 위에 작은 그릇들을 쌓고, 가장 나중에 놓인 작은 그릇 위에 식기들을 올린 다음에 이들을 두 손으로 들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주방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조용히 식탁 위에 앉아있기만 하다가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식탁 안으로 밀어넣고, 그에 이어 발걸음을 옮기어 식탁 부근의 창가에 기대어 서 있으려 하였다.
  '에르시아는 어디에 있으려나, 혹시 나를 찾으려 나가는 것은 아니겠지?'
  그러는 동안 나는 그렇게 에르시아의 사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 레반테아를 불러와 그 레반테아를 통해 에르시아에게 통신을 전하려 하였다. 그러자 그 통신에 에르시아가 반응을 한 듯이 반짝이기 시작하는 레반테아. 그리고 잠시 후, 그에 이어 에르시아의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네아, 무슨 일이야? 지금껏 연락 하나 없더니."
  "어디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가 궁금했을 뿐이야."
  연락에 응하고서 나에게 대뜸 물음을 건네는 그 목소리에 답을 하는 나. 이에 에르시아는 "그래서 물은 거야?" 라고 화답을 한 이후에 자신이 위치한 곳에 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여, 현재 데르 샤라인을 떠나 비행선을 통해 페이란으로 가고 있음을 알리려 하였다.
  "그렇다면 지금 데르 샤라인에는 없는 거지?"
  "응, 딱히 갈 곳이 없다면 흥겨운 분위기가 있다고 알려진 페이란으로 갈 줄 알았지, 또 근래에 페이란에서 무슨 행사 같은 것이 열린다니까, 유네아라면 그것에 관심을 둘 줄 알았어."
  이후, 페이란에 행사가 있음을 알리기까지 하는 에르시아. 그런 그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행사 같은 흥겨운 일이 있으면 관심을 가지는 경향을 두고 페이란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하다보니 왠지 그런 추측을 한 에르시아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그 언급에 관한 나의 생각을 바로 드러내려 하였다.
  "하지만 나는 페이란에 없는데. 지금 데르 샤라인에 와 있어."
  "그랬어? 가지 않는 건데, 아쉽다. 페이란과 데르 샤라인은 바다까지 건너야 할 정도로 먼데."
  이에 아쉬움의 감정을 바로 드러내려 하는 에르시아. 그리고 페이란에 올 일이 혹시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는 있다고 바로 답을 하고서 내일 중에 오도록 하겠음을 알렸다. 그러자 에르시아는 "알았어." 라고 답을 한 이후에 그에 이어 하나의 부탁을 전하려 하였다.
  "페이란으로 오면 연락해 꼭, 부탁이야."
  그리고 잠시 후, 에르시아가 통신을 끝낸 것에 반응하여 다시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는 레반테아. 이제 내 곁으로 돌아온 지도 반 하루 정도 지났을 텐데, 이미 나에 대한 적응을 거의 끝내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런 레반테아가 사라질 무렵, 나는 페이란의 행사가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그래서 에마렌, 에리사 등이 페이란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들에 대한 추측을 할 수 있었다.
  이후, 더 시간이 지났을 무렵, 식탁으로 다가오는 이리나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설거지를 하면서 손 역시 깨끗하게 씻었는지 손의 색이 유난히 밝은 듯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그렇게 식탁 근처로 오고서 그는 창가에 기대어 서 있던 나의 모습을 보더니 눈을 크게 뜨면서 혹시 밖으로 나가고 싶은지에 대해 물었고, 이에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한 그 말에 다소 놀라며 내가 그렇다고 답을 하자, 그가 밝게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인 이후에 나에게 청하였다.
  "그러면 같이 나가요, 저도 마침 밖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그리고 아직 에마렌이나 에리사, 쿠아란 등이 방에 머무르려 하고 있는 동안에 하고 싶은 말도 있음을 알리면서 먼저 현관을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그를 따라 현관으로 나아갔다가 곧바로 그가 열어놓은 집의 대문을 통해 밖으로 나아갔다.

데르 샤라인 서부 거리 -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에 관한 이야기이겠지요?"
  집 밖으로 나아가, 근방의 긴 의자, 그 중앙 부분에 앉아 있으면서 그 바로 왼편 곁에 앉아있던 이리나에게 물음을 건네는 나. 이에 이리나는 그렇다고 화답을 하고서 이제 그 비밀에 관해 조용히 밝히려 한다는 자신의 뜻을 드러내려 하였다. 이후, 나에게 하나의 물음을 건네는 이리나.
  "혹시 이런 목소리,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이전 때와 전혀 다른 느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는데, 이 목소리는 이전에 내가 지나쳤던 어떤 성계에서 만났던 소년의 목소리, '에딘'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나를 '주니아' 라 칭하며, 같은 이름을 가졌던 이와 닮았다고 여기고, '누나' 라 불렀던 그 소년의 목소리였다.
  "어라? 이 목소리는 이전에 한 번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리고 내가 데르 샤라인에 이르기 전에 어떤 공장 지대에 이르러 그 곳에서 나를 자신이 알던 누나와 닮은 이로 칭한 이가 있었음을 밝히고서-에딘에 관한 이야기였다-, 꽤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그 모습을 바로 떠올릴 수 있음을 밝혔다. 이에 활짝 웃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이리나. 그 이후, 다시 본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 목소리에 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였다.
  "실은 그 에딘이 바로 저였어요, 유네아 님께서 성계에 이르실 때까지 저는 에딘의 모습으로 있으면서 주니아라는 분과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지요. 머물렀던 기간은 1 년 반 정도가 되겠네요."
  "뭐어!?" 이에 나는 그저 놀라는 목소리를 낼 뿐, 달리 행동을 취할 수 없었다. 누가 보더라도 소년과 같았던 에딘이 실은 여자아이일 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후, 그런 나에게 이리나=에딘은 나에게 이전에 한 번 성계에서도 본래의 모습을 보인 적이 있음을 밝히며 기억하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물론 알고 있었다, 경찰국에서 만났던 긴 머리카락의 여자아이. 그리고 로저와 드와이트 라빈 형사 역시 실은 자신이 여자아이였음을 알아차리고 있었으며, 자신이 소년으로서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음을 나에게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에 이어, 또 다른 이유가 있음을 밝히는 이리나.
  "더 풀턴의 제물로 제가 간택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이기도 해요, 로저 아저씨께서 제가 주니아와 같은 비극에 처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소망을 그런 목적을 내세우시면서 가지셨겠지요."
  그리고 드와이트 라빈의 경우에는 자신의 남장을 권고하기까지 했다는 언급을 하는 이리나. 그러면서 일전에 입었던 하얀 드레스는 자신이 드와이트 라빈에게 선물로써 받은 의상이며, 자신이 여성이었음을 잊지 말아줄 것을 바라며 라빈이 건네었을 것이라고 그 의상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떠나면서 남겨두기는 했지만, 그래도 라빈 형사께서 잘 간직해 주시겠지요."
  "하지만 옷만 남겨져서는 아무 의미가 없을 텐데......."
  이에 이리나는 라빈 형사는 언젠가 자신의 딸이 태어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언급을 하고서, 그에게는 한 명의 부인이 있으며, 나이 차가 12 년이나 된다고 그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격무에 시달리다가 뒤늦게 결혼한 이래로 라빈 형사는 부인을 극진히 아끼고 있으며, 그를 통해 자신의 아이를 보고 싶다는 소망을 나에게 밝힌 적도 있음을 알린 바 있음을 이어서 밝혔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그렇게 태어나게 될 드와이트 라빈의 아이가 딸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스러웠고 그러면서 그 감정을 드러내는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하지만 그 아이가 정말 딸이 될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직접적인 근거는 없어요." 이에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화답을 하는 이리나. 그러다가 그에 상반되는 이야기로서 일전에 주니아로부터 하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음을 밝히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 그것을 통해 라빈이 여자아이를 보게 되리라는 예언을 들은 바 있음을 알렸다.
  "하나의 예언이 있었어요, 주니아 언니께서 저에게 전해주신 것인데, 라빈 형사께서 언젠가 아름다운 여자아이를 자식으로 두게 될 것이라는 그런 이야기였지요. 주니아 언니께서는 당시, 그 전언을 두고 어느 늙은 점성술사로부터 들은 라빈 형사에 관한 예언이라고 소개하셨지만, 제가 아는 바로 거리 근방에 늙은 점성술사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요, 그래서 저는 그 예언에 대해 주니아 언니께서 어떤 방식으로든 예언을 직접 듣고서 저에게 그 예언을 전해주시지 않으셨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기사, 라빈 형사를 직접 만나지 않았는데, 점성술사가 그에 대한 확실한 예언을 할 수 있었을 리는 없겠지. 그러하니 그 예언은 초월적 존재가 라빈 형사의 모습을 지켜보며 주니아를 통해 세상에 전해주려 하였다고 봐야 할 거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에딘?"
  자신도 모르게 그를 '에딘' 이라 칭하는 나. 이렇게 자신의 가명을 진짜 이름처럼 칭하는 나의 모습을 두고 복잡한 생각을 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지으며 에딘, 아니 이리나는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고개를 돌린 채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갔다.
  "주니아 언니께서 실제로 저에게 그 예언을 할 때,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 뜻은 신의 뜻일지도 모른다고. 정말 신의 뜻일지는 알 수 없지만, 신비로운 존재가 그 세상에 있어서 그 존재가 주니아 언니께 그 이야기를 전해주려 하였고, 그것을 주니아 언니께서 신으로 간주하셨을 거예요."
  그리고 나에게 에딘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가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혹시 놀라지는 않았느냐고 묻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이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할 뿐, 다른 반응을 그에게 보이지 못했다. 에딘과 이리나의 모습에 비슷한 점을 전혀 찾지 못한 와중에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그 이야기 자체만으로 '어째서' 라는 생각에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
  이후, 그는 다시 눈앞에 펼쳐진 거리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며 거리의 모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음을 건네었고, 이에 내가 그것에 대해 되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나는 이 곳에 줄곧 살았을 너의 감상이 더 듣고 싶은데."
  "아직, 도시의 모습을 보며 느낀 바가 없는 거예요?"
  이에 놀라는 모습을 보이며 나에게 물음을 건네는 이리나. 당연할 수밖에, 나는 도시에 온 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았는데, 도시에 대한 특별한 감상을 가질 수 있을 리가.
  "아직 반나절도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특별히 느낄 수 있는 바가 있겠어."
  그러자 이리나는 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잠시 보이더니, 그에 이어 시간이 지나고 도시의 모습을 온전히 볼 기회가 생기면 그 때에 감상을 남길 기회가 있을 테니 그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이들이 에르시아를 만난 적이 있음을 '그제서야' 상기를 하고서 그에게 에르시아를 만난 일에 대해 물음을 건네기로 결심하였다, 그가 그들에게 무언가 알아낸 바가 있는지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있잖아, 에딘." 그러면서 습관적으로 그를 자꾸 에딘이라 부르는 나. 그 실수에 대해 당혹해 하면서도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에르시아-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에 관해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나와 비슷한 옷차림을 한 이와 만나면서 있었던 일로 무엇이 있었느냐고 말하면서.
  "그 사람, 유네아 님과 다른 사람이었어요?"
  "그럼." 이에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였다. 그리고 나의 친구로서, 한 때 나와 여행을 함께 하기도 했지만 사정이 생겨 고향에 남고, 나만이 여행을 계속 잇고 있었음을 이어서 밝혔다. 그 이후, 우연한 계기가 되어 그가 나를 찾기 위해 성계에 이르렀음을 알리자, 이리나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어쩐지 옷차림이 뭔가 다르다 싶었어요, 제가 예상했던 그 옷차림은 아니었는데."
  그러다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이더니, 갑자기 무언가 알아낸 바 있는지 혹시 그 옷차림을 한 사람이 내가 아니었느냐고 바로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면서 이전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증거가 확실치 않아 그런 결정을 보류하고 있었음을 밝힌 이후에 이후 나를 만났을 때에는 유심히 보지 않아 바로 상기할 수 없었지만 나와 함께 있으면서 내 옷차림을 자세히 본 이래로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음을 밝혔다.
  "그러하니?" 이에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진실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올 것이 왔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자 역시 자신의 추측이 옳았음을 밝히다가 하나의 의문을 품은 듯이 눈을 크게 뜨며 수정 도시에서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그 이유를 물으려 하였다.
  이에 사실대로 그 일에 관한 언급을 한 나. 그러자 이리나는 그런 일이 정말 가능하느냐고 묻고서 일전에 마법으로 모습을 감추는 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들었지만 그 사례를 본 일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고 밝히면서 몰랐을 때에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모습을 감춘 이가 있었음을 알게 되니,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에 대한 느낌을 나에게 전하려 하면서,
  "그 사람이 혹시라도 자신이나 라미샤를 해치기 위해 나타났다면 어떠하였을까요, 그것을 생각하니."
  라고 그 이유를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이에 나는 그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써 답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심정이라면 나 역시 이해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 심정을 반영하는 말을 하고 싶기도 하였지만 적당히 말을 하면 곤란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대화가 정리될 무렵, 문이 열리며 에리사와 쿠아란, 그리고 카에린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각각 감색을 띠는 허리 아래까지 내려가는 긴 생 머리카락과 감색의 허리까지 내려가는 머리카락과 갈래진 것으로서, 목까지 내려가는 두 머리카락, 그리고 허리 아래까지 내려가는 감색 머리카락을 가지는 소녀들로서, 하얀색을 띠는 짧은 소매를 가지는 상의와 푸른색을 띠는 무릎까지 내려가는 치마를 입은 이가 에리사, 그리고 펑퍼짐한 하얀 셔츠 그리고 하얀 바지와 푸른 허리띠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갖추고 있는 여자아이가 쿠아란, 그리고 푸른색을 띠는 소매 없는 넓은 셔츠와 몸에 붙으며 발목까지 내려가는 바지, 그리고 그 위에 덧입은 푸른색 뒷치마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이가 카에린이었다.
  이들 모두 이리나에게 할 말이 있는지, 이리나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에 이어 오른손을 높이 내밀며 이리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내는 에리사.
  "이리나 언니! 이리나 언니이!!! 라미샤 언니가 불러요, 이번 여행에 관한 이야기래요!!!"
  "여행을 어떻게 즐겁게 보낼 지에 대한 논의를 하자니까, 어서 오라고 말했어요. 그러니까 빨리 오세요!!!"
  그러자 그에 이어 다른 방식으로 이리나를 집으로 불러오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쿠아란. 처음에는 차분히 부르는 듯 하더니, 갑자기 격해진 목소리로 외치는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꽤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다-반전의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물론 이후 만나게 되는 엉뚱한 면모를 가지고 있던 가에린이나 생김새에 비해 먹보였던 피레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