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령이 항시 구체의 모습으로 있는 것이 아님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나비의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 광경은 처음 본 탓인지 그 모습을 보며 많이 놀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리아와 함께 있는 동안 레반테아가 많은 성장을 이룩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함께 있던 사람으로서 대견하다는 생각 역시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속으로 밝게 혼잣말을 한 마디 하였다.
  '어느덧 이 아이도 성장하였구나,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완연한 인격체로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면서 이제 레반테아를 단순히 전투형 개체로서 다루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때가 되면 그것 아니 그가 좋은 인격을 가지기 위한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어린 아이를 돌보는 일을 계속 해 왔다지만 그래도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에 에르시아에게 도움을 받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때, 그런 나의 왼편 곁에서부터 에르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레반테아도 이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거야?"
  그 무렵 에르시아는 어느덧 나의 좌측 근처로 다가와 있으면서 자신의 소정령 보라카스를 두 손으로 안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의 왼편에서 나비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날개를 파닥이는 레반테아로 시선을 향하다가 그에 관한 언급을 한 마디 하기 시작하였다.
  "언제 이렇게 컸어, 이 아이가? 레반테아와 보라카스는 가까운 자매와 같은 데다가 보라카스가 레반테아의 언니 격이었는데, 어떻게 된 거야, 유네아?"
  "어찌하다 보니 이렇게 됐어." 이에 그 내막을 에르시아에게 자세히 알리기 곤란했던 나는 그렇게 화답을 할 뿐, 달리 그에게 말을 건네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넘어가려 하는 나의 노력은 에르시아가 바로 나의 의도를 알아차림으로써 들키고 말았다.
  "유네아, 뭐 숨기고 있는 것이지!?"
  뭔가 놀리는 듯한 목소리를 내어 나에게 말을 건 에르시아. 하지만 그 이상의 말은 나에게 건네지 않았다. 그 역시 내가 말을 하지 못하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음을 내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탓에 몰랐다 치더라도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이어서 하기도 했다.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겠지, 그래서 말 하지 못하는 것 아니야?"
  "응." 그리고 내가 그렇게 간단히 대답을 하자, 에르시아는 잠시 말없이 비행만을 행하다가 갑자기 밝게 목소리를 내면서 그런 나의 뜻을 이해한다는 생각을 바로 드러내려 하였다.
  "하지만, 그러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 말할 수 있지만 말을 못하는 사정이라면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겠어? 여태껏 지나온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기가 많이 난감해졌다든가, 아니면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해 설명하기 힘들어서 그러하다든가, 이런 식일 것이라고 생각해."
  그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바로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왜 그에게 아무 말도 못하는지 그 의도를 대략이나마 알아차리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그런 나의 추측과 관련된 물음을 건네었지만 에르시아는 다른 말 없이 비행을 계속하기만 하고 있을 뿐, 다른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인형 병기들이 다가오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해 그 질문에 관한 대화는 사실상 끝이 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하얀 무늬가 짙게 깔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 맑아 새파란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던 하늘의 색이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하늘의 전역에 깔려 있던 무늬 역시 점차 희미해져 가면서 어느 순간에 이르렀을 때가 되자 그림판 위에 지우개를 대고 있었던 것처럼 말끔히 지워져 사라지고 있었다.
  점차 어두워져 어느덧 감색을 띠기 시작한 하늘 그 하늘 위로 세니티아에서는 극 지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형상들이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그 형상은 새나 구름의 형상을 이루기도 하고, 어떤 형상은 마치 날개를 접고 하늘을 나는 천사와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새하얀 색을 띠는 형상도 있어서 천사와도 같은 모습과 결부되어 정말 하늘에서 천사가 날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하늘이 숨기고 있었을 별들의 모습도 하나씩 나타나고 있었다. 그 성계의 별들은 세니티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그 크기도 몇 배 가량 컸으며, 더욱 밝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더욱이 색도 다른 성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청록색, 녹색이 있고, 새파란 별들의 모습도 많이 보여 세니티아에 있을 때보다 어린 별들이 많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런 곳이라면 성계의 위치는 은하계의 어느 나선팔들 중 하나이리라, 새파란 별, 하늘색 별들은 은하계의 나선팔에 많이 있기 때문에 나선팔 근처의 별에 있어야 파란 별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미사일 혹은 선으로 위협을 가하는 병기들을 넘어, 이들을 거느리는 배를 한 척씩 격침시켜 나아가면서 전진을 거듭, 어느덧 탑들 위에 자리 잡은 포대들을 격추시켜, 그 형체들을 깨뜨린 끝에 그 너머로 포대들이 하나씩 거대한 선을 그리며 장애물을 만들어 내는 곳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에르시아는 이제 상처의 상태가 많이 괜찮아졌는지 이전보다 더욱 평안히 날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에르시아, 이제 괜찮아진 거야?"
  그 때, 내가 그렇게 건네는 물음에 에르시아가 곧바로 그렇다는 화답을 한 이후에 이제는 거의 나아 아무렇지 않게 활동을 할 수도 있다고 자신의 상태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나는 "다행이야." 라는 말을 건네고, 그에 이어 충고의 말을 한 마디 그에게 전하려 하였다.
  "다음부터는 향하고 있지 않은 방향에도 주의해, 그러다가 또 이전처럼 다칠라."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수정 도시의 거리에서부터 이상한 느낌이 다가와 오른쪽 뒤로 물러나니 그런 나의 눈앞으로 잠시 후, 대량의 빛들이 날아오는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바로 물러나지 않았더라면 반드시 큰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 그 상황에 대해 놀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에르시아에게 충고를 했는데, 그게 별로 좋은 일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이후, 조용히 비행을 행하다가 탑 꼭대기의 포대들을 격추시키고, 그에 이어 공중의 포대들을 하나씩 파괴시키는 동안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이전에 공장 지대에서 만났던 이들, 그러니까 리레아와 레야라 그리고 리아레안과 루마 이들의 행방이 어떠할지에 대한 의문이 바로 그것. 하지만 그 의문을 그저 품기만 할 뿐, 에르시아에게 달리 물음을 건넬 수는 없었다.

수정 도시 - 서부 거리
  시간이 밤으로 가고, 그 밤이 이제 중기를 향해 다가가면서 하늘의 감빛도 점차 짙어져 가고, 그에 반하는 듯이 빛을 발하며 하나의 형상을 이루는 천들의 색도 점차 선명해져 가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하늘 위의 어딘가에서는 앳된 여성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분명 하늘 높은 곳의 어딘가가 그 근원이며, 하늘에 머무르는 이가 있어 그 노래 소리를 전파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했지만 그 소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나에게 주어져 있을 리는 없었다.

  그렇게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고 별과 빛의 형상이 그에 반하여 점차 밝아지고 있을 무렵, 포대들을 지나치고, 건물들 사이를 지나가며 부유를 하는 수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늘색을 띠는 빛을 내는 전차들이 미사일로 대공 사격을 가하는 광경을 보고, 미사일들 사이를 지나쳐 부유하는 전차 군집을 향해 다가가 이들을 하나씩 격추시켜 나아가려 하였다.
  이어서 대로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길 위의 대형 전차들, 그 전차들을 레반테아를 이용해 파랗게 빛을 발하는 곡선으로 제거해 나아가는 동안 뒤에서는 에르시아가 자신의 소정령 보라카스를 이용해 저공 비행을 행하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비행선 모양의 비행체들을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하얗게 빛을 발하는 칼날로 하나씩 궤뚫으며 이들을 격추시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건물 위에서 뛰어내리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갑주형 병기들이 등에서부터 발사하는 미사일들을 피해내며 에르시아가 내려온 병기들을 향해 보라카스를 이용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파랗게 빛을 발하며 여러 나뭇가지들이 달린 나무 줄기들을 내려 보내어, 그 파랗게 빛을 발하는 나무 줄기가 가하는 충격이 병사들의 몸을 구성하는 수정을 깨뜨려 이들을 산산조각 내어 갔다.
  지상의 병기들이 최후를 맞는 모습은 공중에서 격추된 이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감이 있었다, 공중의 병기들은 깨어진 유리 조각들이 그대로 빛으로 변화하면서 산화해 갔던 것과 달리, 지상의 개체들은 깨어져 흩어진 이후, 빛을 잃으면서 바닥에 떨어진 조각들이 도시의 바닥을 이루는 수정과 동화되어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가고, 마침내 자그마한 수정 조각으로 변하고 있었다.
  "하늘에는 오로라, 땅에는 수정...... 이런 광경은 그저 상상 속 나라에서나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무렵, 에르시아가 잠시 여유로운 상황 속에서 건물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그렇게 나에게 말을 걸고 있더니, 이윽고 나를 불러 수정 건물들의 모습을 잠시 지켜봐 달라고 부탁하였다.
  "수정 건물들? 그 건물들은 갑자기 왜?"
  갑자기 에르시아로부터 그런 부탁을 듣고 그에 대해 의아해 하면서도 무언가 이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에르시아가 위치한 곳으로 시선을 향해 그 주변 일대의 광경을 가만히 보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하늘에서 내리는 작은 빛들과 감빛 하늘 아래로 펼쳐진 옷감들의 빛이 그대로 수정들에 전해지며 수정들이 형형색색을 띠며 무색과 흰색으로만 일관하던 거리의 모습을 화려하게 꾸미고 있었다.
  "두 번 다시 이런 곳을 찾을 수 있으려나."
  그 광경을 보며 나는 그렇게 조용히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그 말 그대로, 왠지 모르게 이와 같은 광경을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바로 들었기 때문이었다.
  "행성 이름을 알고 있다면 찾아갈 수 있을 가능성이 생겨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 그런 나의 이야기를 듣고서 행성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행성의 이름을 혹시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렇다! 라미샤 양이나 이리나에게 행성의 이름을 물어보는 건데!!!'
  그 말을 듣고서 나는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전에 지나쳤던 공장 지대가 있는 행성, 그리고 별들이 그림을 그리는 행성의 이름처럼 그 행성 역시 이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이전의 두 경우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겠지만 이리나 같은 경우에는 다른 성계로 가 본 적이 있고, 라미샤나 6 자매를 비롯한 성계인들이 자신의 성계에 이름이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행성의 이름을 알아낼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쉽다, 이름을 알았다면 요피아 님을 통해 어떻게든 갈 방법을 마련할 수 있었을 텐데."
  이에 의외로 아쉬움의 감정을 가볍게만 표현하는 에르시아. 다시 들를 수 없는 곳이 된다 할지라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요피아는 좌표 지점을 알아낼 때에 행성의 이름을 참고로 하는 경우가 있음을 알린 이후에 이전에 자신이 찾아갈 곳을 탐색할 때에 기록에 남은 이름을 통해 찾은 적이 있다는 언급을 이어서 한 바 있었다. 이후, 그는 어둠에 물들여진 채, 오로라의 색채가 수정에 반영되어 화려하게 꾸며지는 도시의 모습을 가만히 둘러보다가 다시 앞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말을 걸려 하였다.
  "그 모습을 기록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리고 그런 장치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느냐고 묻는 에르시아. 이전부터 그는 하나의 광경을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으나, 그 실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으며, 그저 그 기록 수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때가 있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 모습이 어떠한지는 알면서 하는 말이야?"
  "아니." 그러자 에르시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바로 그렇게 답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혹시 그런 수단을 다른 성계에서 찾을 수 있다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그래야 궂이 물감이나 필기구를 가지고 오지 않아도 광경을 기억할 수 없잖아."
  라고 말하고서 나에게 혹시 레반테아에게 광경을 기록하는 수단이 있지 않느냐고 물음을 건네었다. 물론 내가 거느리는 레반테아에게 그런 것이 있을 리는 없었다.

  이후, 대화가 중단될 무렵, 나는 에르시아가 머무르고 있는 좌측 인근을 대신해 우측 인근 구역으로 고개를 돌려 그 광경으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 그 너머의 모습이 어떠할지를 바로 지켜보려 하였다. 물론 좌측 인근의 건물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사실상 좌측 인근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 광경을 한 동안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리는 나의 눈앞으로 뜻밖의 상황이 다가오고 있음에 대한 놀람의 감정을 바로 품게 되었다.
  그 무렵, 나의 눈앞으로 우측에 위치한 주택으로 활용되었을 3 층 건물로서, 바로 앞에 보이는 하늘색 오로라의 빛을 받은 수정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의 옥상에 금색을 띠며 빛을 발하는 날개를 접은 채, 하얀 옷과 푸른 치마를 입은 사람의 형상이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아직 자그마한 모습에 불과했지만 그렇게 서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 정체가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리아레안 님이시잖아, 이 곳에 계셨던 건가.'
  그러면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루마 역시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를 찾을 일에 대한 기대감을 슬그머니 꺼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곧 리아레안이 근처에 있다고 해서 루마가 그런 그와 함께 있으리라는 보장을 바로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루마에 대해서는 리아레안을 만날 수 있게 된다면 바로 그에게 물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때, 먼 앞에서부터 길이만 하더라도 내 키의 3 배에 이르며, 파랗게 빛을 발하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중형 전투 병기들이 길의 우측에 위치하고 있는 건물들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할 때가 되자 갑자기 금색 날개를 등에 달고 있던 이가 그 날개를 펼치면서 날아오르더니 본래는 보이지 않던 활을 보이게 하면서 자신의 머리 위로 금색을 띠는 소정령 비슷한 물체가 떠오르도록 하더니, 이어서 활에서부터 금색 빛으로 이루어진 화살을 연신 쏘아 보내며, 그 화살로 병기의 머리 부분을 맞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그를 도와주기 위해 손을 쓰려 하였지만 이미 병기들은 머리에 화살을 맞아 폭파되고, 이어서 두 날개가 금색을 띠는 구체에서부터 방출되는 금색 빛 줄기에 의해 관통되어 날개를 잃은 채, 파랗게 빛을 발하며 추락하고 있는 중이었기에 내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대략 짐작은 하고 있으면서도 정말 내가 예상하고 있는 그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의 근처로 다가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라? 거기 계신 분, '유네아 린' 님 아니에요?"
  그리고 병기들이 바닥에 부딪쳐 깨어질 무렵, 나를 향해 돌아서서 다가오려 하는 그의 모습. 그는 확실히 이전에 만났던 리아레안의 모습이 맞았다-머리에 달고 있는 노랗게 빛을 발하는 별로 꾸며진 머리띠의 모습을 통해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오랜만이에요, 페카르(Fecar) 성계에서 헤어진 이래로 다시 만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어서 금시초문이라 할 만한 이름을 언급하며 간만에 만난 일에 대한 인사를 행하는 리아레안. 그리고 자신이 머무르고 있던 건축물을 지나쳐 30 여 기의 중형 전투 비행기들을 에르시아가 앞장서서 소정령 보라카스를 이용해 파랗게 빛을 발하는 나뭇가지들을 계속 방출하며 격추시켜 나아가는 동안 그 뒤를 따르는 나의 우측에 머무르는 채, 나와 함께 길을 가면서 나에게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전에 지나쳤던 로저 아저씨와 에딘이 머무르고 있던 그 행성의 이름이 페카르였대요."
  이야기를 이어가며 첫 번째로 들른 외계 행성의 이름이 페카르였음을 알리는 리아레안. 그리고 후일 루시아로부터 정보를 얻어 그 행성의 이름을 알아낼 수 있었음을 행성의 이름을 알아낸 경위로써 언급한 다음에 세니티아로부터 3 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이라고 그 곳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나의 모습을 보며 문득 나와 동행을 하였던 에딘의 존재를 떠올렸는지,
  "혹시 에딘 님께서도 유네아 님과 함께 계신가요? 혹시 유네아 님과 현재 헤어져 계신다면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세요?"
  라고 묻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물론 나는 에딘의 정체를 알고 있었으며, 그가 어디에 있는지 역시 바로 알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의 정체를 밝힐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저 수정 도시의 서쪽 구역에 있는 어느 집 안에 머무르고 있다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는 정도로 그의 소재지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리아레안은 바로 알았다는 듯이 화답을 한 다음에 곧바로, 하나의 부탁을 전하려 하고 있었다.
  리아레안은 나에게 동행하도록 하면 안 될 것인지를 묻는 것으로써 부탁의 뜻을 전하려 하고 있었다. 그 역시 수정 도시에서 일어난 이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나섰으며, 내가 수정 도시로 오신 일 역시 그와 분명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어서 나와 그의 행동이 같은 목적을 가지리라는 추측을 하면서 동행의 제안을 하였을 것이다.
  "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같이 가도록 하지요, 에르시아도 리아레안 님께서 저와 동행하시는 모습에 대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나 역시 병기들이 갑자기 나타난 것에 대해 같은 목적을 가지며 비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수정 병기들의 출현에 대해 그 근원을 잡아내려 한 것이 그 목적. 이는 에르시아의 요청에 의한 일인 만큼, 에르시아 역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같이 갈게요, 저도 무작정 앞으로 나아갈 따름이기는 하지만 목적은 일단 같으니까요."
  그 무렵, 에르시아 역시 비행체들의 격퇴를 마치고서 나를 향해 다가오며 리아레안과 다시 만났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누군가 범상치 않은 사람을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하에 나에게 다가왔다가 나의 곁에 리아레안이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음이 그 계기. 처음에는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하였지만 그를 알아본 이후로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말을 한 이후에 '잘 부탁한다' 라는 말과 함께 리아레안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후, 그가 앞장서고 나와 리아레안이 그 뒤를 따르는 삼각 대열을 이루는 채로 3 사람이 오로라의 빛을 그대로 비추어 형형색색을 띠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건물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속도를 내어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러고 보니, 이 곳으로 일린 님, 그리고 라이마 님께서도 오신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혹시 그 분들의 모습을 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이후, 어디선가 그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지, 나와 에르시아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그들의 모습을 본 적이 없던 나는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통신이나마 교환을 했던 에르시아는 바로 통신을 한 적이 있다고 답을 하고서 처음 도시로 들어올 당시에 그들이 수정 도시의 북쪽에 이르고 있었음을 알렸다.
  "그렇다면 그 분들께서는 지금 도시 중심부로 진입해 오셨겠네요."
  이에 리아레안이 그렇게 현재의 정황에 대한 추측의 발언을 전할 무렵, 에르시아가 그런 그에게 어떻게 일린, 라이마의 행방에 대해 알게 되었느냐고 물음을 건네자, 그는 그 답으로써 내가 짐작한 대로, 이전에 수정 도시에 이를 무렵, 이들이 북쪽 구역에서부터 수정 도시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을 스쳐 지나가는 듯이 본 적이 있다는 답을 그에게 전해주었다. 그리고 당시 보았다는 그들의 모습에 대해,
  "무척 급하게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 계신 듯해 보였어요, 무언가 찾으려 하는 것이 있어서 그러하였던가."
  라는 추측의 발언을 이어서 전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기는 했지만 잠깐 보았을 따름이며 그들과 연락을 취하 적이 없어 그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음을 밝힌 다음에 그들과 연락을 취했다는 에르시아에게 그들이 급하게 길을 나아간 사정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급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그 분들께서 하신 적이 없으니."
  그리고서 그들을 혹시라도 만나게 될 때가 오면 그들은 도시 중앙에서 누군가와 대치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며 관련된 정보를 알아내든가, 그렇게 해도 정보 수집이 불가능하다면 사건 직후, 그들을 직접 만나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겠음을 리아레안에게 알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바로 부탁한다는 화답을 그에게 전하는 리아레안.
  "그러면 부탁해요, 에르시아 님."

  이후, 일행은 내가 앞장서고 에르시아가 바로 우측 곁에 머무르며 리아레안이 그 뒤를 따르는 역삼각 대형을 이루면서 비행을 행하기 시작하여, 그러면서 나와 에르시아가 동시에 앞장서며 몰려오는 인간형을 이루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대형 비행 병기들을 격추시키는 역할을 맡아 갔다.
  그러면서 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니 고대 이전의 시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정교한 기계 병기의 모습을 정확히 모사한 것처럼 보여, 이들이 본래 기계 병기였음을 그들 자신이 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비롯한 비행 병기의 대열을 돌파하며 앞길을 거듭 나아가다가 이들의 대열이 더 이상 위협을 가하지 않는 곳에 이를 무렵, 뒤따르고 있던 리아레안이 나의 우측 곁에 이르고 에르시아가 그 대신에 나의 뒤쪽 위에 이르려 하고, 이어서 에르시아가 나의 곁에 이른 리아레안을 향해 시선을 향하면서 하나의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이 곳은 야스모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서 현재 자신은 은하계의 나선팔에 위치하고 있다고, 자신의 위치에 관한 언급을 건네는 에르시아. 이에 처음에는 달리 할 말이 없는지 침묵으로써 그 질문에 답을 하는 리아레안. 그러다가 무언가 다시 떠올랐는지 차분히 고개를 앞으로 향한 채, 그 물음에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답을 하고 있었다.
  "이 곳은 요피아 님께서 마련하신 경로 외의 성계이기는 하지만, 야스모르 성계와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에요. 두 성계 간의 거리는 1.5 광년 정도. 빛으로 1 년 반 가야 할 정도이기는 하지만 성계 간 거리로서는 상당히 짧은 축에 속하는 편이에요."
  "그 정도로 가깝다면 거의 다 왔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러자 바로 밝게 표정을 지으며 물음을 건네는 에르시아. 그러자 리아레안은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그렇지요." 라는 말로써 화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바로 인접한 성계로 갈 수 있는 문이 있다면 바로 야스모르에 이를 수 있음을 알리고서, 그에게 하나의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유네아 님이 어떻게 야스모르에 이르려 하는지는 알고 계시지요?"
  "예." 이에 에르시아는 바로 그 물음에 답을 하면서 도로시아 그리고 작은 요정인 크세비아를 위한 일 아니냐고 바로 그에게 되묻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분들도 참 대단해요, 바르코스의 군단이 괴멸되었다고 해서 바르코스의 모든 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 군단에 의해 자신들의 고향이 생명의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그런 곳임은 아직 변하지 않았을 텐데, 그 곳에 이르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잖아요. 더욱이 도로시아와 크세비아는 세니티아에 바르코스의 괴멸을 요청함으로써 바르코스에 사실상 적대 선언을 하기까지 했는데......."
  라고 바르코스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옛 파라일라로 돌아가려 하는 도로시아 그리고 크세비아의 면모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리아레안은 밝게 목소리를 내며,
  "저도 그 이야기를 들었어요." 라고 나와 함께 있으면서 도로시아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음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이후에 자신도 그런 면모가 마음에 들어 나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도로시아를 야스모르에 이끌고, 그와 더불어 그들이 잃어버린 고향을 재건하는 데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바르코스의 군단을 멸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이 나와 함께 여행에 나선 이유를 밝히고 있었다.
  바르코스 군단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싶어하였던 나와는 다른 면모로서, 확실히 천사다운 면모를 가지는 생각이었다. 선을 위해서라면 멸망을 부르는 행동이라도 선을 해치는 존재를 배제하기 위해 나설 수 있다라고나 할까. 그런 그의 면모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사티사 역시 공감하고 있을까, 바람의 사당으로 돌아가 사티사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한, 모를 일이었다.
  그 무렵, 이전까지 비행체들을 격퇴하는 역할을 맡았던 에르시아에 이어 내가 앞장서서 비행체들와 지상의 병기들을 격퇴하는 역할을 맡아 건물 위에 설치된 기둥 위에 구체가 달린 형상을 이루며 빛으로 이루어진 나뭇가지들을 사방팔방으로 그려내는 역할을 맡는 장치와 길 위에 놓여진 거포가 장착된 차량들을 격퇴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차량들은 전후로 움직이기를 반복하면서 거포에서부터 빛을 뿜어 그 빛에서부터 발사된 앞 부분이 뾰족한 수정 조각들을 파란색, 보라색을 띠는 연기와 함께 발사하고 있었다.
  그 빛을 발하는 푸른색, 보라색을 띠는 연기들이 하늘을 향해 선을 그리면서 마치 하늘에 드리워진 빛으로 이루어진 천을 가르는 듯한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연기의 일부는 한 곳에 뭉쳐지면서 마치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구름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별들 사이로 빛을 발하는 구름들이 모이니 그 광경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우주 공간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성운의 모습이 구현되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있었다. 물론 스스로 빛을 발하며 부정형 별의 모습과 같은 면모를 드러내는 성운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했다.
  그 '성운' 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포탄들의 뾰족한 모습을 이들을 피해가는 동안 조금씩 바라보면서 이들이 본래는 금속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리라는 추측을 통해 본래는 금속판까지 궤뚫고 그 안의 사물들을 파괴하기 위해 쓰인 포탄이었을 것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본래는 전차의 장갑마저 바로 뚫어 파괴시킬 수 있는 물건인 만큼, 고속으로 상승하여 구름을 만들어 내는 그 수정 탄에 맞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해 다행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런 포탄인데, 맞으면 몸에 구멍이 났을 것 아냐.'
  이러한 생각을 하며 나온 혼잣말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에르시아 그리고 리아레안-천사라 할지라도 그런 포탄에 맞으면 분명 위험했으리라-의 모습을 둘러보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들 모두 날개를 계속 움직이며 포탄들을 요리조리 피해가고 있었다.
  "저런 구름에서 비가 내리면 무슨 색을 띨까."
  병기들을 격추 혹은 격파시키면서 이들이 발사하는 탄환을 그렇게 지켜보고 있을 무렵, 나의 우측 곁으로 움직인 에르시아가 자신의 바로 앞에 나타난 '성운' 의 모습을 보면서 에르시아가 문득 궁금해진 것에 관한 언급을 그렇게 하고 있었다.
  "평범한 물의 색 그대로가 나오지 않을까."
  물론 구름의 색이 빛에 물들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구름의 색일 뿐, 구름 자체의 성질이 변했을 리는 없기 때문에 당연히 투명한 색의 비가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답을 할 무렵, 리아레안 역시 뭔가 말을 건네려 하였으나, 끝내 그 일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그 요인은 한 가지.

수정 도시 - 중앙 구역 서부
  하늘에 드리워진 천들의 빛이 도시에 비추어지며 수정 도시의 모습이 화려하게 꾸며진 광경을 감상하면서 앞길을 나아가다가 거대한 수로와 그 수로를 가로지르는 화려하게 꾸며진 수정 다리를 지나칠 무렵, 갑자기 레반테아가 붉은 빛을 발하며 깜박이면서 위험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음을 나에게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먼 앞에서부터 다가오기 시작하니, 그것은 하나의 붉게 빛나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대형 전투 비행 병기의 일종이었다. 한 쌍의 커다란 삼각 날개가 동체에 장착되어 있으며 각 날개마다 중간에 하나씩 길다란 팔각 기둥처럼 생긴 장치가 장착되어 동체까지 이어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물체로서, 배처럼 생기기는 했지만 배라고 칭하기에는 애매하고, 전투 비행기라 칭하기에는 거대했지만 그래도 그 특성 자체는 전투 비행기에 가까워 전투 비행 병기라 칭하고 있음을 알려둔다.
  최대 길이가 내 키의 5 배 즈음 되어 보이는 그 전투 비행 병기는 좌우 두 부분의 끝 부분에 있는 배기 장치에서부터 붉은 불꽃 형상의 빛을 방출하면서 고속으로 나에게 접근해 오고 있었고, 그러는 동안 그 병기에서부터 포악한 느낌을 주는 남자 악마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거기 너희들! 더 이상 앞길을 나아가려 하지 마라!!!"
  그러는 동안 일행의 대열은 앞을 내가 맡고 있었으며, 그 뒤의 왼편에 에르시아가 나의 바로 뒤쪽 먼 곳에 리아레안이 위치하는 삼각 대열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하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그 비행 병기와 먼저 마주치게 되었고, 그러면서 그의 발언에 화답할 새 없이 바로 그를 향한 공격에 나서려 하면서 에르시아에게 지시를 내렸다.
  "에르시아는 뒤쪽을 부탁해, 적어도 배기 기관 두 개만 격추시켜 줘, 그 정도만 해 주면 돼, 알았지?"
  그리고 에르시아가 배의 뒤쪽으로 나아가고 이어서 리아레안이 날개짓을 하며 하강, 이어서 건물들과 근접한 채, 비행 병기의 '아랫배' 에 해당되는 부분을 노릴 즈음, 홀로 비행 병기의 정면과 마주보게 된 나에게서 하나의 무언가 의심을 하는 듯한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너는 누구지? 어디에서 본 듯한 모습인데?"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