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어, 곧 시작할게, 충격을 가하였으면 곧바로 통신을 통해 어디로 움직였는지를 바로 알리도록 할 테니까, 그 방향으로 공격해 들어가도록 해, 알겠지!?"
  "좋아! 이제 공격 시작을 하면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가급적이면 빨리 준비를 해!"
  이후, 각자의 소정령, 레반테아와 보라카스를 통해 상호 간 연락을 마치고서, 나는 에르시아가 부탁을 한 대로 바로 폴룩스의 정면을 향해 계속 서 있으면서 레반테아를 기운을 모으고 있는 왼손에 올려놓으며 그 역시 기운을 평상시의 3 배 이상 강하게 끌어 모으도록 하기 시작하면서 그와 더불어 날개를 이전 때보다 더욱 빨리 파닥이도록 하고 있었다, 대기의 기운이 더 빨리 소정령에 끌어 당겨지기 위한 일이었다.
  그러는 동안 가만히 있을 폴룩스가 아니라서 동체와 날개 사이에 장착된 장치의 각 끝에서부터 하얀 빛이 모이도록 하더니, 잠시 후, 그 각 끝에 모인 빛에서부터 빛으로 이루어진 굵은 기둥을 방출하는 광경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그 직경이 상당히 컸지만 재빨리 피하지 못한 탓에-대기의 기운을 끌어모으는 것에 신경을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빛으로 이루어진 기둥 사이로 들어가 위험을 피하는 정도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대기의 기운이 잘 모아지지 않고 그와 더불어 이미 손에 모았던 기운까지 빠져나가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이제 시작할게, 준비는 끝났지!?"
  그 때,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곧 돌진을 시작하겠음을 알리는 에르시아.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뒤에서부터 바람 가르는 소리와 대기 사이의 격렬한 마찰음이 울려 퍼지는 소리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커져가고 있었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에르시아도 참!'
  그 소리를 들으며 별로 신통치 않은 상황 속에 에르시아가 돌격해 오고 있음에 그에 대한 야속함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에르시아에게 상황에 대한 연락을 잘 취하지 못한 탓에 에르시아가 그 상황에 대한 인지를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리며 어떻게든 상황 해결에 나서기 위한 시도를 행하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바로 폴룩스의 위로 오르며 대기의 기운을 다시 끌어 모으기 시작하였다, 역시 정면에서부터 다가오는 빛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레반테아가 그 와중에 대기의 기운을 무리하고 있으면서도 계속 품고 있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고도를 높여 폴룩스의 바로 위에 이른 이후, 나는 어떻게 그것에 충격을 가할지에 대한 구상을 마치는데, 그 때 마침 바람 가르는 소리와 대기의 마찰이 이루어지는 소리가 동시에 격렬히 울려 퍼지며 그와 동시에 위험을 감지한 듯한 폴룩스가 우측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와 동시에 내가 위치하고 있던 곳을 향해 돌진해 들어가는 하나의 물체, 그 모습이 마치 새파란 덩굴에 휘감긴 채, 긴 꼬리를 그리며 하늘색 빛을 발하는 거대한 돌풍 하나가 돌격해 들어오는 것 그 자체였다.
  그렇게 돌풍이 빛으로 이루어진 덩굴과 함께 돌격해 오는 동안 주변의 공기 역시 반응을 일으켜 마치 해상에서 고속으로 돌진해 오는 하나의 물체가 있어서 그 주변 일대로 물이 파도가 되어 밀려 나가듯이 대기의 기운이 주변 일대로 밀려나 마치 파도처럼 밀려 나아가며, 에르시아의 바로 우측에 위치하고 있던 폴룩스를 파도처럼 밀려간 대기의 기운이 거세게 덮치는 광경이 이어서 나타났다.
  '그래, 바로 시작하자, 기다려, 에르시아!'
  그러자 나 역시 바로 일격을 가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왼손에 쥐고 있던 레반테아를 두 손으로 쥐면서 두 팔이 폴룩스를 향하도록 뻗었다. 그리고 잠시 나의 뒤로 물러났을 에르시아를 향해, 고개를 돌려 대기의 기운에 휘감긴 에르시아가 내가 위치하고 있던 곳, 저 멀리로 날아갔다가 곧바로 U 자를 그리며 돌아서는 모습을 보고, 다시 폴룩스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외쳤다.
  "바람의 별이여! 폭풍, 뇌명과 함께 사악한 자를 멸하라!!!"
  그리고 잠시 후, 레반테아에서부터 빛을 발하는 구체의 모습이 그려지더니, 점차 그 모습이 커져가고 그와 더불어 나 자신에게 모였던 빛의 기운이 파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의 모습으로 화하여 거대해져 가는 구체를 휘감아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밖으로 분출된 바람의 기운이 구체를 둘러싸는 하늘색 빛을 발하는 거대한 고리로 변해가며 마치 하나의 거대한 행성을 만들어 가는 듯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윽고 에르시아가 다시 돌격해 올 즈음, 그 '행성' 의 직경이 내 키와 거의 비슷해지고 있었다. 그러하다 보니, 폴룩스의 공격이 그 행성으로 인해 막힐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행성이 생성된 이래 어느 정도 커지면서 그것을 방패로 활용할 수 있게 되기는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제 때가 왔다고 판단을 내린 나는 레반테아와 나 자신이 끌어 모은 대기의 기운으로 만들어 낸 거대한 '행성' 을 두 손 높이 들어 올리며 폴룩스를 향해 던질 기세를 드러내면서 격렬히 목소리를 내어 외쳤다.
  "간다아------------앗!!!!"
  그 외침과 동시에 폴룩스를 향해 낙하하기 시작하는 거대한 행성. 그 행성은 이윽고 바람의 기운이 만들어 낸 하늘색 빛을 희미하게 발하는 폭풍, 그리고 번개 줄기에 실린 채, 점차 가속해 가며, 그 동체의 중심으로 직격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폴룩스의 몸체와 격돌하는 행성. 그와 함께 대기의 기운을 하나로 뭉치는 역할을 해 주었던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막' 이 해체되면서 대기가 무너지는 듯한 격렬한 음색과 함께 주변 일대로 빛을 품은 대기의 기운이 일시에 해방, 그와 동시에 폭풍과 같은 기세로 타점 주변의 넓은 일대까지 하늘색 빛을 품고 있던 대기의 기운이 퍼져 나아가려 하였으며, 그와 동시에 새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나뭇가지 역시 그 주변 일대에서 계속 생겨나며 마치 하늘을 찢는 것과 같이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충격이 상당히 강력했는지 폴룩스의 몸체 자체는 크게 부서지지 않았지만 충격이 일어난 폴룩스의 몸체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충격이 꽤 심했는지 폴룩스는 마치 움찔하는 듯이 뒤로 물러나려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충격 이후 나타난 가장 중요한 광경은 그것이 아니었다.
  충격이 있은 직후, 폴룩스의 윗면에 그렇게 작다고 말할 수 없는 구멍 하나가 생겨났다. 폴룩스의 동체 자체에는 그렇게 크다고 말할 수는 없었으나, 크기 자체는 사람 하나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돌격해 가는 에르시아가 들어가 파고들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에르시아!!! 폴룩스의 위쪽에 구멍이 났어, 동체 위쪽의 중심!!! 그 부분으로 어서 들어가!!!"
  이후, 나는 에르시아에게 큰 목소리로 다급히 폴룩스의 상태를 알렸고, 이에 에르시아 역시 크게 목소리를 내어 알았다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 폴룩스를 통과했던 돌풍이 다시 U 자를 그리면서 폴룩스를 향해 돌진 처음에는 고도를 높여 그 위로 나아가더니 곧바로 그것의 구멍이 난 부분을 향해 더욱 가속도를 내어 돌격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마치 그 표면을 관통하고, 그에 이어 그 안으로 파고들 기세를 보이려 하는 듯이.
  그리고 잠시 후, 거대한 창의 날이 판자에 꽂히는 듯한 기세로 폴룩스의 구멍난 표면 그 안으로 내리 꽂히는 모습을 보이는 거대한 돌풍. 이어 그 돌풍이 계속 폴룩스의 표면을 파고들어 깊숙한 안쪽으로 계속 밀려 들어가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하였으며, 그와 더불어 주변 일대로 하얀색 그리고 푸른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덩굴 줄기 및 가느다란 나뭇가지들이 격렬한 마찰음과 함께 길게 퍼져 나아가는 광경 역시 하늘색 빛을 발하는 대기의 기운이 발산되는 동시에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됐다, 이 정도면 성공이야!'
  그 모습을 보며 이전보다 밝아진 목소리를 내며 혼잣말을 한 이후, 폴룩스의 몸체에서부터 사출된 비행체들이 나를 향해 몰려오기 시작하자, 이들 일체를 공격 목표로 정하고, 목표가 된 이들을 향해 파란색 빛을 발하며 곡선을 그리는 별들을 하나씩 그려내는 것으로써 기습을 위한 시도 자체를 저지하는 방식으로 그 공세에 대응을 행하려 하였고, 잠시 후, 공격 대상이 된 이들이 반격에 의해 격멸, 깨어진 개체가 하얀 불꽃과 함께 유리 조각을 주변 일대로 발산하면서 공격을 가하려 한 개체들이 하나씩 사라져 가려 하였다.
  그 무렵, 폴룩스 역시 위험에 처한 것에 반응하려는 듯이 시가지의 건물 위로 대량의 수정으로 이루어진 비행체들이 나를 비롯한 일행이 위치한 곳으로 날아오르는 광경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 때에 폴룩스의 하단 갑판이 깨어져 유리 조각을 흩뿌리면서 그와 동시에 에르시아가 하늘색 빛을 발하며 마치 혜성처럼 긴 꼬리를 그리는 돌풍과 함께 그 동체를 궤뚫고 하강해 가는 광경이 눈앞에 나타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뿐만이 아니라 카스토르의 격침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을 루마 그리고 폴룩스가 위치한 곳 부근에서 행동을 개시, 그와 더불어 나와 에르시아의 시도를 행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예즈라 역시 하늘색을 띠는 별들과 혜성들을 자신의 소저령인 '아르카니바' 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불러오면서 대량으로 몰려오는 개체들을 격추시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에르시아가 일으킨 돌풍이 나를 향하면서 폴룩스가 동력원이 폭파되기라도 했는지, 중심 부분에서부터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를 내며 하얀 불꽃을 계속 일으키며 폭발해 가고, 그 충격으로 인해 폴룩스의 몸체 전체가 한 번씩 위, 아래로 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중심에서의 폭발은 계속 일어났으며, 동체 중심의 동력원에 이어 그 주변 일대까지 열기에 휩싸이기 시작했는지 주변 일대에까지 불꽃이 터져 나오며 수정으로 이루어진 표면이 깨어져, 그 깨어진 틈새에서부터 하얀 불꽃이 터져 나오는 기세가 눈앞에 드러났으며, 그로 인해 폴룩스의 표면 역시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그렇게 내부에서부터 불꽃이 폭발과 함께 분출되면서 폴룩스는 충격에 저항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있었으며, 그 외형 역시 충격에 영향을 받으며 부속 장치들이 파괴되고 표면이 점차 갈라지고 깨어지며 산산조각이 나기 직전의 상태에 이르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큰 충격을 받을 시에는 산산조각이 날 지경으로 동체 전체가 갈라지고 갈라진 틈새에서부터 연기와 함께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내부 장치의 계속된 파괴로 인해 더 이상 무기의 발동을 행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가속을 하지 않는 채-못하는 것이겠지만- 계속 동쪽 방향으로의 비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어느덧 자신을 감싸고 있던 소정령 보라카스를 왼편에 두고 있던 에르시아가 왼편, 그리고 내가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그것을 따라가며 추격을 이어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공격을 지원하고 있던 루마 그리고 예즈라는 예즈라의 '리아레안이 머무르고 있는 탑 근처에서 잠시 폴룩스가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겠다.' 라는 말을 남기면서 그가 머무르고 있을 뾰족탑이 위치하고 있던 곳 근방으로 날아가, 나 그리고 에르시아에게서 멀어지려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설마 했지만 정말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을 줄은....... 그래, 나의 패배다."
  이후, 폴룩스에게서 심하게 다친 듯한 느낌을 주는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러자 왼편에서 비행을 이어가고 있던 에르시아가 그런 그에게 물었다.
  "배가 파손된 것이 승무원의 상태와 직결되어 있지는 않을 텐데. 설마, 네가 그 병기 전체의 인격체인 건가!?"
  아무래도 에르시아는 그 안에 사람이 있을 경우, 사람을 파괴되기 일보 직전에 놓여있을 폴룩스의 밖으로 불러 그로부터 병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끄집어내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을 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인격체는 폴룩스라는 수정으로 이루어진 병기의 몸체에 융합되어 있었으며, 그래서 에르시아의 병기 안에 있을 사람을 끌어내기 위한 행동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그 때, 리아레안 그리고 루마와 함께 뾰족탑에 머무르고 있던 예즈라가 에르시아의 바로 위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루마는 뾰족탑의 바로 아래층에 앉아 있었으며, 리아레안은 그 우측에서 금색 날개를 펼친 채, 뾰족탑의 꼭대기를 안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전에 모습을 드러내었던 카스토르, 그리고 지금 이 곳의 폴룩스. 이들 모두 옛 엘리시온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라카다미아(Rakadamia) 의 왕비였던 레디아(Redja) 에게서 태어난 쌍둥이 아들 아니던가. 그 두 아들과 한 명의 딸인 엘레노아(Elenoa). 이들 모두는 엘리시온의 천공신 '제오(Zeo)' 가 커다란 흰 새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레디아와 통정하였고, 그로 인해 태어난 알에서 나온 아이들이었지."
  그리고 세니티아에서 만났던 병기인 칼리스토(Callisto), 페카르에서 만났던 이아스(Ias) 그리고 이 곳의 레디아(Redia). 모두 그 제오와 통정을 했던 여인의 이름이 아니더냐고 물은 다음에 그 병기들의 이름이 한결 같이 그러한 유형의 이름을 활용하고 있음은 곧 제오를 받드는 무리가 그 군단 속에 있어서 그러할 것임을 알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의 발언을 바로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흐음...... 우리 군단에 대해 무언가 많이 알아차린 것이 있기는 한 모양이군. 그래, 확실히 그러하다. 우리 엘리시온 군단은 전능하신 제오 신의 뜻에 따라 옛 엘리시온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움직이는 전사들이다."
  이후, 자신들이 누구인지 대략 알아차렸다고 추측을 하였는지, 바로 자신들의 정체에 관한 언급을 행하는 목소리를 내는 폴룩스. 그리고서 그는 에르시아 그리고 예즈라의 모습이 마치 엘리시온 군단의 정체에 대해 어떻게든 알아내려 할 모양이라고 그들에 대한 추측을 하더니, 그들을 비웃는 목소리를 바로 내려 하였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가,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나를 부서뜨리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이미 나는 너희들에 의해 파쇄되기 직전의 상태에 놓였는데."
  그리고 에르시아 등에게 마치 그들이 그렇게 원하고 있다면, '자비' 를 베풀어 주겠다는 듯이 자신을 비롯한 군단이 어떻게 움직이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 줄 수 있다는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있었다. 그 때, 에르시아가 그 답으로써 그렇다면 바로 이야기를 해 보라고 화답을 하였다. 그리고 죽어가는 적에게 받는 모욕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도 좋다는 발언을 그에게 드러내고 있었다.
  "하하하...... 꽤 크게 마음을 쓰는 아가씨로군, 보통 사람 같으면 자기 자존 때문에라도 어떤 이야기도 나에게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인데 말이다."
  "나도 들을 생각이 있다, 폴룩스."
  그 때 자신 역시 들을 의사가 있음을 바로 밝히려 하는 예즈라. 그리고 그 이유로써 한 마디 발언을 하니, '제오' 의 명령을 받는 병사로부터 들을 수 있는 가치 있는 발언은 하나도 없기는 하지만 '병사' 인 폴룩스가 제오로부터 어떤 명령을 '입력' 받았는지에 대해 알아낼 가치 정도는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었다.
  "그러한가. 그렇다면 좋다, 그 말대로 어떠한 사명을 받았는지에 대해 알려주도록 하지."
  이후,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하나의 발언을 나를 비롯한 일행에게 전하려 하는 폴룩스. 그리고 잠시 후, 그로부터 별로 기분 좋게 들을 수 있을 리 없는 이야기가 나의 귓가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나를 비롯한 엘리시온의 전사들은 태어나면서 위대한 제오 신으로부터 하나의 사명을 받은 바 있다. 그것은 바로 위대한 엘리시온의 역사가 다시 쓰여 지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주역이 되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은 영광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위대한 전언을 듣고, 그 전언에 따라 전투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폴룩스는 나의 모습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여, 그 모습을 보며 누군가의 모습을 느낀 바 있음을 언급하는 목소리를 내려 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리 없었고, 그러면서 그 말이 무슨 의미를 가지느냐고 바로 묻는 목소리를 내고 더 이상 그에게 아무 말도 건네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폴룩스에게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와 내가 잘 모르고 있을 하나의 이야기를 해 주겠음을 알리려 하였다.
  "엘리시온의 가장 위대한 신으로서 엘리시온에 영광을 안겨 주었던 찬란한 모든 영웅들의 아버지이신 분, 그 분이야말로 '제오' 신. 엘리시온은 이 위대한 신을 '천공의 왕' 으로서 받들며, 그 분, 그리고 그 분의 뜻에 따르는 11 명의 신들과 함께 세상을 이끌어 나아갔다. 그리고 또 다른 위대한 신으로서, 엘리시온에 사는 만 가정들의 행복을 주관하신 분이시자, 만인의 첫째 어머니이신 분이 계셨으니, 그 분이야말로 '에레아(Erea)' 신이시다. 제오 신의 배우자로서 만인의 진정한 어머니라 칭해지셨던 분이셨지."
  에레아, 그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가 바로 그 때였다. 엘리시온의 천공 여왕으로서, 천공 왕인 제오의 배우자였다는 존재로서, 가정과 여성의 안위를 맡던 신. 본래는 엘리시온 12 대 신들 중 한 명이었으나, 그 병사는 제오와 11  명의 신을 언급하면서 에레아를 따로 두는 듯한 분위기로 말을 하고 있어서 그 대우가 다른 존재들과 다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처음에는 알 수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전한 이후,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 정도라는 언급을 하는 폴룩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갈라진 틈새에서부터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이 하나씩 발산되고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원이 그에 이어 그 동체를 둘러싸는 듯이 그려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이야기가 남았는지 목소리를 더 잇는 폴룩스.
  "그리고...... 엘리시온 중앙 지역이 아닌 교외 지역에서 제오께서는 '요비스(Jovis)' 그리고 에레아는 '유네아(Junea)' 라는 이칭을 갖고 있었지. 그렇게만 알고 있으면 될 것이다."
  그 이후, 그의 엘리시온에게 주어질 영광이 성계의 정령들을 비롯한 적들에게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하나의 발언과 함께 폴룩스의 몸체에서부터 빛이 퍼져 나아가더니 한 차례 폭음 그리고 거대한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며 깨어지는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불꽃이 그 형체를 깨뜨리며 발산, 마치 폭발하는 기세를 일으키는 듯이 퍼져 나아가다가 별빛처럼 변해 가는 유리 조각들과 함께 불꽃 역시 그 형상이 희미해지며 하늘의 일부가 되어갔다.
  그렇게 레디아에게서 비롯되었다는 폴룩스 그리고 카스토르 모두 하늘의 일부가 되어 사라지면서 인근에 활동하고 있던 여타 병기들 역시 깨어졌으며, 그로 인해 잠시 동안 정적의 시간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수정 도시 - 중앙 구역 인근
  그 무렵 에르시아의 소정령 보라카스로부터 통신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 통신의 근원은 다름 아닌 이전에 헤어진 이래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이들 중 하나인 라이마.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이전에 비해 다급해지면서 에르시아가 통신 요청에 응답하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 저예요, 에르시아. 지금 어디에 계세요, 무슨 일을 하시고 계신 거예요?"
  그러자 목소리를 높이며 화답을 하는 라이마. 그리고 그를 대신해 일린이 화답을 이어가며 자신과 라이마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해 알리는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지금, 이전에 탑에서 마주쳤던 이름이 뭐더라......"
  이전에 나 역시 만났던 갑주형 병기를 만났음을 알리려 한 일린. 그러다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는지 잠시 머뭇거리는데, 그 때 라이마가 그 이름을 알려주면서 바로 이름을 칭하며 소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래, 맞아! 나렐(Narel)! 나렐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병기가 수정 도시 중심가에 위치한 가장 높은 탑 부근에 머무르고 있다가 저희들과 대치를 하고 있어요. 그 탑 꼭대기에 한 자루의 하얗게 빛을 발하는 검을 꽂아 놓고, 자신을 이기면 그 검을 주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전의 명령에만 따르던 잔인한 성격을 갖추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는 언급을 하면서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갑주형 병기를 관리하면서 성격에 변화가 생겼지만 마리아의 곁을 탈주한 것을 보면 근본적인 기질만큼은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바로 나렐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병기에 대한 추측의 발언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마리아 에르세레즈와 함께 있으면서, 생명의 빛에 의한 작용까지 받은 이후로 그에게서 해방되었다지만, 결국 바르코스에 의해 만들어진 병기로서의 기질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듯 싶었다. 이는 그가 인간으로서 살아가기를 바라왔던 마리아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였겠지만 전사로서의 본능이 오랫동안 그의 심성을 침식하고 있었다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는 것이었기에, 이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후, 일린은 그가 소지하고 있던 검 등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고 라이마가 전한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는 만큼, 다음에 혹시 만날 일이 생기면 알리도록 하겠음을 나에게 전하면서 통신을 끊으려 하였고, 그에 이어 통신을 마친 보라카스 역시 그 모습을 감추어 갔다.
  그러는 동안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채,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에레아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나의 이름과 같았음에 대해 엘리시온 측이 나에 대해 자신들과 무언가 연관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 그것에 관한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한참 동안 고민으로 인해 달리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지만 결국 나를 괴롭히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 간주하면서 더 이상 고민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이 나의 존재를 알 수 있었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결국 나는 엘리시온이 바르코스와 연계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임의적인 추측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것이 확실한 추측은 아니었기에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려 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에르시아에게 일린 그리고 라이마의 소재지에 대해 물음을 건네었다.
  "중심가에서 가장 높은 탑의 꼭대기라고 말씀하셨지?"
  "응, 나도 그렇게 들었어." 이에 에르시아는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도시의 중심 구역에 이르렀을 때에는 가장 높은 탑을 같이 찾도록 하자고 나에게 제안의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 무렵, 뾰족탑에 머무르고 있던 리아레안이 날개를 펼친 채로 나와 에르시아 그리고 그 주변에 머무르고 있던 예즈라 그리고 루마의 뒤를 따르면서 나를 불렀다.
  "유네아 님, 상태는 괜찮아요? 두 차례씩 격전을 치르셨는데."
  그러는 동안 마리아 에르세레즈가 탑승하고 있었을 비행기는 카스토르가 사라진 이래로 다른 어딘가로 사라졌는지 그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그와 제대로 다시 만날 기회는 결국 주어지지 않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