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도시 - 거탑 정상
  탑의 정상은 거대한 팔각형을 이루고 있었으며 그 위로 육면체를 이루는 거대한 유리로 만들어진 발판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변두리에는 하나씩 가느다란 탑이 세워져 있어서 그 탑의 꼭대기에 붙어있는 길쭉한 팔면체를 이루는 물체 중심이 파랗게 빛을 발하고 있어서 탑의 꼭대기 부분을 나름 화려하게 꾸며주는 역할을 행했다. 그 발판뿐만이 아니라 정상의 네 귀퉁이에도 3 개씩 삼각형을 이루며 가느다란 탑이 세워져 있어서 꼭대기 부분이 파랗게 빛을 발하며 어둠을 비추는 역할을 행했다.
  그 발판의 한 가운데 부분에는 네모난 모양새를 이루는 하얗게 빛을 발하는 테두리가 자리 잡고 있고, 그 테두리 안에 하얀 빛으로 거대한 독수리와 번개 모양의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발판의 오른쪽 부분에 올라서 있던 일행 중 왼편에 자리잡고 있던 루마가 바로 옆에 있던 리아레안에게 그 문장이 무엇인지 알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문장, 엘리시온의 신, 제오를 상징하는 문장 아니에요? 제오의 상징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독수리와 천둥이었다고 하던데."
  "그 이야기, 혹시 누구에게 들었어요?"
  이후, 리아레안이 자신이 전혀 몰랐을 이야기에 대해 루마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자, 루마가 그 답으로써 이전에 마을에 사는 어떤 정령으로부터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바 있음을 밝히고, 제오의 문장이 그려져 있는 만큼, 중요한 시설이 그 문 안에 들어있을 것이라는 추측의 발언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 역시 유리로 이루어진 탑의 측면을 따라 비행을 이어가다가 마침내 탑의 정상 그 부근의 상공에 이르고서 문의 바로 위에 이르려 하는데, 그 때 지면에서부터 루마가 나의 존재를 알아차렸는지 나를 향해 고개를 들더니, 바로 손을 높이 흔들며 나를 맞이하려 하는 것이었다.
  "유네아 양, 오랜만이에요~~!!!!"
  이에 나 역시 지면에 이르러서 나에게 인사를 건넨 루마에게 답례를 하자고 마음을 먹는데, 나의 왼편 곁에 이른 에르시아가 갑자기 나를 부르더니 먼 앞에서 일린 그리고 라이마로 추정되는 이들이 오고 있음을 알리려 하였다. 그러자 나 역시 그들에게 시선을 향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곧바로 그 방향을 향해 돌아서, 먼 건너편에서부터 두 사람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를 향해 다가오는 두 사람의 모습, 에르시아가 언급한 대로 왼편에는 일린 그리고 그 오른편 앞에서는 라이마가 날아오고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푸른 외투 혹은 하얀 옷을 입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나, 라이마의 경우에는 이전과 한 가지 다른 면이 있었다. 왼손에 그가 손에 쥐고 있던 감색을 띠는 칼날을 가지는 검을, 그리고 오른손에는 이전에는 가지고 있지 않았을 하얗게 빛을 발하며 세모꼴을 이루는 날카로운 날을 가진 검을 쥐고 있었다.
  '저 물건이 이전에 나렐이 건네었을 그 검인가.'
  유난히 새하얗게 빛을 발하는 물건, 이전에 나렐과 대치를 하였다가 그가 놓아둔 것을 받아 들었다니, 나렐이 탑 정상에 꽂아두었던 그 물건이었으리라. 그러나 나렐이 놓아두었다는 그 검, 적어도 그 칼날의 모습만큼은 나렐과 같은 이가 아무렇게 취급할만한 그런 물건 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 빛이 이전에 언젠가 보았을 '성스러운 빛' 혹은 요정의 숲에 돌아다니면 볼 수 있는 '생명의 빛' 이 발하는 새하얀 빛과 거의 같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나렐로부터 받은 검이라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그가 언젠가 어떤 성자로부터 받았을 성스러운 빛을 발하는 검이라고 멋대로 추측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그들이 다가오는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무렵, 내가 탑의 정상 부근에 이를 무렵까지 들려왔던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그와 동시에 하나의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이제 그 진실과 대면할 때가 되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탑 정상의 문을 열어 놓겠다. 그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오라, 단 네가 들어온 이후부터 '모든 일' 이 끝날 때까지는 문이 열리지 않으니, 그 점은 염두해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군."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좌우로 밀려나는 듯이 문의 두 부분이 열리고 그와 함께 문 너머의 공간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수정으로 이루어진 기둥의 내벽에 일정한 간격으로 직선이 벽면을 따라 사각형을 그리고 벽면마다 2 개씩 수정으로 이루어진 몸체 안에 파랗게 등이 밝혀져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본래는 어둠 속의 공간을 둘러싸는 내벽에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벽면마다 2 개씩 달린, 총 8 개의 등으로 이루어진 대열이 빛을 발하며 어둠을 비추는 역할을 행하고 있었겠지만 건축물이 수정으로 이루어진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공간이 더 이상 어둠 속에 있지 않은지라 큰 역할 자체는 상실한 모양이었다.
  "비록 문이 저절로 열리기는 했지만, 일단 저는 여기서 기다리기로 하지요. 왠지 제가 관여해서는 안 되는 일 같아서요."
  그 때, 리아레안이 자신은 관망하고 있겠음을 알리며 그 이유를 밝히자, 루마 그리고 예즈라 역시 지켜보는 것으로써 앞으로 행할 일에 대한 방향을 잡았다. 그 이후, 예즈라가 혹시 문제가 생겼을 경우, 건물의 외벽부터 차례로 벽을 깨뜨려가며 진입 통로를 만들어 내는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음을 밝혔다.
  "본래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유리로 이루어진 건물인 이상, 충격을 가하면 깨지게 되어 있으니, 벽을 깨뜨려서 진입하는 일 역시 가능하겠지요."
  이에 나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그런 수고가 없도록 하겠음을 밝힌 다음에 곧바로 탑 정상의 중심에 열린 공간을 통해 그 안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기 위한 준비를 행하였다.
  '그래, 이번 일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바가 있다면 최대한 알아내도록 하자.'
  이후, 나는 탑의 정상의 우측 앞 부근 상공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그렇게 혼잣말을 한 이후, 탑의 정상을 중심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다가 마침내 한 바퀴 원을 그리게 되었을 때, 그 원의 중심으로 나아간 다음에 곧바로 급강하를 개시, 그 탑의 내부로 바로 진입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소정령 레반테아 역시 그 모습이 변이되어 잠시 동안 구체의 형상에서 파랗게 빛을 발하는 작은 새의 모습으로 변화해 나아가고 있었다.
  진입해 들어온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다. 일린 그리고 라이마 역시 탑의 내부로 나의 뒤를 따르면서 들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들어온 이후, 갑자기 문을 이루는 유리가 세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진입에 반응한 듯이 탑 정상의 문이 굳게 닫힌 것이었다.

수정 도시의 거탑 - 중앙 회랑
  수정 도시의 '궁전' 에 해당되었을 거탑. 이제 그 거탑의 수직 통로를 통해 하강하며 내부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 통로는 '중앙 회랑' 혹은 '알현의 회랑' 이라 칭해지며 알현의 회랑이라는 별칭을 가진 통로답게 그 너머의 공간은 '옥좌의 공간' 이라 칭해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처음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며, 이후에 예즈라로부터 관련된 정보를 얻어서 알 수 있었다.
  통로의 먼 아래, 그 끝에는 초록색을 띠는 동전 크기만한 빛이 별빛처럼 반짝이고 있었으며, 그 주변에는 마치 둘러싸는 듯이 엷은 파란색을 띠며 그보다 더 작은 빛이 반짝이며 중심에 위치한 초록색 '별빛'을 둘러싸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왠지 모르게 그 빛을 발하고 있을 구조물이 본래의 '중심' 이 아닐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진정한 중심을 덮는 '덮개' 의 역할을 그 구조물이 하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그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하강을 이어갈 무렵, 갑자기 아래에서부터 빛들이 생성되더니, 각 빛에서부터 한 무리의 갑주형 병기들이 무기를 오른손에 하나씩 손에 쥐며 날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갑주의 모습이 이전까지 보아왔던 갑주의 모습과 조금 차이가 있을 뿐, 큰 차이를 갖지 않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갑주의 외형은 바르코스 군단에서 보아왔던 것과 많이 흡사했으며, 실제 갑주가 만들어진 양식이나 제식 무장으로 추정되는 검 그리고 총기의 모습은 그야말로 바르코스 양식이라 칭할 정도로 이전까지 보았던 바르코스의 병기들이 보였던 모습과 일치했다. 다만, 외형의 세밀한 점에 있어서는 이전까지 보아왔던 갑주의 모습과 차이가 있었으며, 그 차이가 주로 갑주나 총기의 화려한 장식 혹은 흉부의 독수리가 돋을 새김되어 있는 문장이었기에, 그 모습을 보면서 이는 곧 이들이 보통 병기들과는 다른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나의 우측 근처에 이르렀던 일린이 그 모습을 보면서 이들에 대해 나와 같은 추정을 하고 있었는지 관련된 이야기를 나에게 하고 있었다.
  "이들은 확실히 바르코스의 병기들과 그 모습이 비슷해요, 거기에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있는 정도가 다를 뿐이지요. 아마도 이들은 바르코스에서 중요하게 여기어지는 이들의 모습일 거예요."
  이후, 그 말에 이어 바르코스의 군주를 호위하는 역할을 맡는 병사들, 즉 '친위대' 에 속한 병사들의 모습일 것이라고 그들에 대한 추측을 하는 일린. 그러면서 비록 이들은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으며, 강력한 무구가 주어져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병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큰 부담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바로 그들에 대한 추측의 발언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들이 나에게 거의 다가올 무렵이 되자마자 내가 레반테아로 하여금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늘색을 띠며 빛을 발하는 원형 고리를 그려서 보내며 그 고리들이 병기의 팔이나 목을 쳐서 이들이 분리되도록 하였다.
  다가온 이들은 총 12 명. 이들 중에서 3 명은 머리가 잘리거나 두 팔 전부 혹은 일부를 잃고, 그 중의 일부는 주 무장을 들고 있던 팔을 잃었지만 남은 팔이 있는 이는 부 무장으로 쓰이는 권총을 손에 들고 그대로 나를 향해 다가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병기들과 더불어 아직 무사한 모습을 보이는 1 기의 병기들까지 이윽고, 바로 앞에 보이는 나의 근처를 향해 접근을 개시, 이어서 화려하게 장식된 총의 총구에서부터 연속으로 총탄들이 발산하는 듯이 발사, 넓은 착탄 범위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써 나 그리고 일린 등에게 큰 위협을 가하려 하고 있었으나, 결국에는 유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아무 차이가 없어 총포를 가지고 앞장섰던 이들은 결국 1 기씩 차례로 격추되고 깨어지면서 그 유리 조각을 흩뿌리며 소멸해 갔다.
  이어서 다가오는 이들은 각자 다른 색을 띠는 빛을 발하는 유리로 이루어진 날카로워 보이는 검을 들고 있는 갑주 병기들. 그 병기들이 곧바로 나를 향해 돌격해 오는 기세를 보일 때, 갑자기 등 뒤에서 한 무리의 빛으로 이루어진 작살들이 날아와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온 4 기의 병기들, 그 가슴 바로 위에 하나씩 박히려 하고 있었다. 그 중 대다수는 갑자기 날아온 작살의 기세에 곧바로 가슴이 꽂혔으나, 왼쪽에서 두 번째에 위치하고 있던 병기만큼은 바로 그 공세를 막아내려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것은 손에 든 방패를 관통함과 동시에 팔목까지 잘려가는 모습만을 보일 따름이었다.
  병기들의 몸체를 관통한 이후, 작살들은 그대로 폭발하면서 병기의 몸체에 상처를 가했고, 그러면서 몸에 각자의 색을 띠는 불꽃을 마치 기화한 피가 분출하는 듯이 분출해 갔으나, 그렇게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지 아무렇지 않은 듯이 나와 일린이 위치한 곳, 그 근처로 몰려오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린, 물러나 있어! 이들은 내가 처치할 테니까!"
  그 때, 라이마가 일린에게 그렇게 외치더니 이어서 일린이 뒤로 물러나고, 이윽고 그를 대신해 라이마가 나의 우측 근처에 이르려 하였다. 그러더니 자신이 오른손에 쥐고 있던 하얗게 빛을 발하는 검으로 중앙에 위치하고 있던 이들 중 하나로서 앞장서서 나의 근처에 이르려 한 병사를 내리치려 하자, 그 병사가 자신의 검으로 라이마의 그 칼날을 막아내려 하였다.
  그러자 수정에서 일어나는 빛 혹은 기운에 반응이라도 하는 듯이 두 칼날이 부딪친 자리에 격렬히 빛이 발생하고, 이어서 그 빛과 함께 충격이 가해졌는지 병기가 손에 쥐고 있던 검이 유리가 깨어지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고, 그에 이어 유리 조각들이 빛으로 변하며 주변 일대로 흩뿌려지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에 놀라기라도 한 듯이 앞장서서 공격을 가하려 한 병기는 움찔하는 듯이 뒤로 물러서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놀란 이는 병기뿐만이 아니었다, 놀라기는 라이마 역시 마찬가지여서 그 역시 검을 깨뜨린 자신의 오른손에 쥐어진 평범한 전사의 검에 빛이 가해진 듯한 모습을 보였던 하얗게 빛을 발하는 칼날의 모습을 한 동안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 달리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탓에 한 동안 네 전사들과 라이마 그리고 일린 간에 한 동안 정적이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 역시 검이 어떤 성질을 가지기에 수정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금속제 무기로도 쉽게 깨뜨릴 수 없어 보였던 그 검을 일격에 깨뜨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는 생각을 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병기들이 검이 갑작스럽게 보인 위력에 놀란 듯이 한 동안 멍하니 공중에 머무르기만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을 바로 공격할 기회가 왔다는 생각을 우선시하고 있었다.

  이후, 나는 공격할 기회가 왔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곧바로 레반테아로 하여금 멍하니 머무르고 있는 병기들을 공격 목표로 정한 다음에 그에 이어, 레반테아가 계속 파랗게 빛을 발하는 나뭇가지들을 그려내며 공격 목표가 된 이들을 차례로 공격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잠시 후, 공간의 중앙 부분을 사이에 두고 벽 건너편에 머무르고 있던 4 기의 병기들은 파란 덩굴이 가하는 힘에 의해 타격을 받으면서도 그에 굴하지 않고, 다시 행동 개시, 각자 손에 들고 있던 검으로는 라이마의 검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는지, 전부 검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이더니-그렇게 버리고 나면 다시 가져갈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잠시 후에 부 무장으로 활용하고 있던 수정으로 이루어진 포를 두 손으로 들어 각자의 포가 빛을 뿜어내도록 하고 있었으니, 그 광경을 보며 각각의 빛에서부터 거대한 기둥이 하나씩 방출되리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내가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각 포에서 그려진 거대한 빛이 점차 커지더니, 이윽고 잇달아 울려 퍼지는 폭음과 동시에 각각의 빛이 터지면서 빛이 위치한 곳마다 파편들이 전방 멀리 날아가는 것처럼 빛에서부터 유래되었을 빛으로 이루어진 자그마한 조각들이 여러 방향으로 흩뿌려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에 라이마는 말은 없었지만 갑자기 덮쳐오는 위험에 대해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며 일린이 뒤에서 가하는 하늘색 빛을 발하며 구형을 이루는 방호막을 만들어 내, 그런 그를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흩뿌려지는 빛으로 이루어진 조각들의 대열 그 가운데가 비고 있음을-두 병기들씩 각자 상당히 거리를 두며 공격했기 때문이었다- 알아차리고 그 틈새로 파고든 이후에 한 손에 하나씩 대기의 기운이 빠른 속도로 모여 손을 감싸는 하얗게 빛을 발하는 구체와 같은 모습을 이루도록 하고 있었다.
  이어서 병사들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생각될 무렵, 우선 검을 잃은 병사와 그 바로 우측에 위치한 병사를 향해 하나씩 구체를 보내고, 그에 이어 레반테아로 하여금 새의 모습으로 변신한 채, 좌우에 위치한 병사들을 향해 3 개씩 파란색 빛을 발하는 곡선을 그리도록 하였다. 그 몸체에 타격을 가하도록 지시를 내리면서 직접 이들 사이를 움직이며 교란 행동을 그가 취하도록 하기 위한 일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수박 크기만 하게 커진 하얗게 빛을 발하는 두 구체들이 하나씩 각자가 목표 삼은 병기를 향해 날아가고, 그러는 동안 병기들이 하나씩 나를 향해 포탄들을 흩뿌리는 모습을 보이려 하자, 재빨리 곡선을 그려 이들의 우측으로 우회, 그리고 뒤로 돌아서서 우선 왼편에 보이는 병기의 오른팔과 오른편에 보이는 병기의 각 등 한 가운데에 손을 얹어, 각 손에서부터 파란 빛이 날카로운 뿌리처럼 갑주의 면 안으로 파고들도록 하면서 그와 동시에 빛이 품은 전기의 기운 역시 대상이 된 병기들의 몸 속 깊은 곳으로 파고들도록 하기 위한 시도를 행하기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레반테아가 제 역할을 행하고 있는지를 보려 하였고, 그러면서 나는 새의 형상을 하고 있는 채, 열심히 나의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입에서부터 파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 줄기를 그려내며 그 덩굴 줄기로 타격을 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왠지 그 광경을 직접 보니 그것만으로는 모자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이번에는 일린에게 요청을 가해 두 병기들에게 타격을 가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후, 빛이 점차 커지고 그와 더불어 빛 역시 밝아지면서 가하는 힘이 강해져 갔고, 이윽고 그로 인해 충격에 의해 각자의 포가 앞을 향하도록 하고 있던 병기들이 포를 든 손을 내려놓고, 그러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될 무렵, 하얀색 빛을 띠는 구체들이 그런 병기들의 각 흉부를 향해 하나씩 날아오는 광경이 눈앞에 나타나면서 마치 거대한 빛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은 광경을 눈앞에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중요하다, 잘못하면 그 빛에 나도 휩싸이게 돼!'
  "유네아 양, 위험해요!!!" 그 때, 나의 먼 건너편에 있던 일린의 다급해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지만 구체가 나의 근처로 다가올 때까지 전기의 기운으로 병기들을 잡아두려 하였던 나는 기다려 달라고 바로 당부의 말로써 응답하고 있었다. 빛이 바로 근처로 다가올 즈음에 손을 떼고 전기의 기운이 병기들의 등에 빛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을 즈음에 뒤를 향해 돌아서면서 하강을 하며 이들에게서 이탈하려 하였다.
  그 무렵, 그런 나를 향해 이번에는 이전에 마주친 병기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을 4 기의 갑주형 병기들이 발사하였을 초록색 빛을 발하는 불덩어리가 나를 향해 집중적으로 날아오는 광경이 그런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이미 그들은 나의 바로 근처에까지 이르고 있었으니, 조금만 더 늦었다면 바로 포탄에 직격당하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당시 나는 하강 중이었지만 처음에는 나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포탄들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하강을 시도하면서 나 자신이 무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직격에 의한 폭발까지 각오하고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뜨거운 열기가 나를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만 올 뿐,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대기가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그 소리에 곧바로 뒤를 향해 돌아보니 구체가 폭발, 그로 인해 대기의 기운이 주변 일대로 퍼지면서 병기의 몸체가 폭발의 충격에 의해 해체되어 그 조각이 주변 일대로 흩어지고 있었다.
  그 때를 같이하여 좌우에서도 병기들이 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고, 그 소리에 잠깐 놀라 좌우를 둘러보니 이전에 폭파된 두 병기들의 좌우에 하나씩 위치하고 있던 병기들이 빛을 발하는 불꽃을 발산한 채, 주변 일대로 파편들을 흩뿌리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들 역시 일린의 소정령인 이르티샤에서부터 이루어지는 하늘빛 화염 공세 그리고 라이마의 소정령인 라파라엘을 통해 이루어지는 한 번 목표물에 꽂힌 이후에는 폭발하는 성질을 가지는 빛에 의한 공세가 계속 이루어지면서 하나씩 격추되었으리라.
  그렇게 4 기의 갑주형 병기들이 폭발하여 그 형체를 이루던 유리 조각이 통로의 깊은 아래쪽으로 흩어진 이후, 레반테아가 새의 모습을 보이는 채, 나의 오른편 곁으로 돌아올 때가 되자, 다시 한 번 나의 아래쪽에서 4 차례의 폭음이 잇달아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고,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바로 아래를 향해 시선을 향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려 하였다.
  이후, 나는 나를 향해 하나로 모이면서 다시 한 번 날아오는 4 개의 초록색 불꽃들을 발견하고 그 너머로 움직이며 피해내면서 하강을 개시, 머리가 아래쪽을 향한 채, 급강하 시도를 행하면서 왼손에서부터 파랗게 빛을 발하는 초승달들을 그려내 그 초승달들이 아래로 내려가도록 하면서 머리부터 올라오는 병기들을 향해 각각의 초승달들이 급격히 직선을 그리며 내려오도록 하였고, 이어서 하나씩 병기들이 초승달 그리고 하늘색 빛을 발하는 날카로운 고리에 닿는 광경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유네아 양, 현재 괜찮지요? 혹시나 해서 그 때, 한 번 그 모습을 보았을 때, 그 모습이 온전하셔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무렵, 다시 나의 곁에 이른 레반테아가 빛을 발하면서 그와 동시에 라이마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 나에 관한 언급을 바로 행하는 목소리를 내려 하였다. 이에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바로 화답을 하고서 통신을 종료, 그러면서 뒤따라 다가오면서 손에 하나씩 큰 구경을 가지는 대형 총포를 손에 쥐고 있는 갑주형 병기들과 마주해 나아가려 하였다.
  총구 부분의 직경이 큰 총포로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듯한 면모를 갖추고 있는 보이는 무기를 오른손에 하나씩 쥐고 있으며, 부가 무장으로서 각종 도검을 갖추고 있는 그 병기들은 나의 바로 앞에 이르자마자 전방 일대를 포위하면서 각자의 총구가 나를 향하도록 하며 위협을 가하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이에 나는 다시 바로 서면서 전방을 포위하는 이들과 마주하려 하였다.
  이윽고 나의 바로 앞에 나타난 이들이 각자 손에 들고 있던 총구에서부터 불꽃이 뿜어지며 나 그리고 바로 뒤를 따르고 있었을 라이마-처음에는 그 존재를 몰랐다-가 위치하고 있는 전방을 향해 대량의 초록색 혹은 빨간색을 띠며 빛을 발하는 불꽃들을 총포 발사 시 특유의 폭음과 함께 발사해 나아가려 하였던 것이었다.
  이외에도 이들은 한 번씩 각자의 몸에서부터 10 여 발의 수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꼬리 부분에 불꽃을 일으키는 미사일들을 발사, 그 미사일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나 그리고 자신들의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는 일린 그리고 라이마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고 있었다. 이에 나는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는 자그마한 수정 미사일들을 파랗게 빛을 발하는 별을 이용해 하나씩 격추시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일린, 라이마는 각자 나의 좌측 그리고 우측 먼 곳에 위치하려 하더니, 그에 이어 이들이 다시 손에 총포를 들려 할 때에 각자가 이들 모두를 공격 목표로 정하고, 이어서 자신들의 소정령인 이르티샤 그리고 라파라엘에서부터 각자 빛으로 이루어진 존재들을 그려내 그 존재들이 병기들의 몸체에 닿도록 하여, 잇달아 발생하는 별의 기운을 품은 빛 그리고 불꽃에 의한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이들 중 왼쪽 가장자리의 병기와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위치하고 있던 병기가 손에 닿은 기운의 폭발과 함께 총기를 놓치는-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위치한 병기를 자세히 보니, 폭발에 의해 총기를 들고 있던 왼손의 손가락이 부서져서 그로 인해 총기를 놓친 듯 싶었다-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러자 총기를 놓치지 않은 이들은 각자 일린과 라이마에게 그리고 총기를 잃은 이들은 오른손에 하나씩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일으키는 장치를 들고 있으면서 나를 향해 돌격해 오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나와 마주하게 된 이들은 총기를 잃은 두 명의 병기들. 하지만 베기 위한 무기만 남았다고 해서 병기들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들은 각자 10 여 발씩 꼬리에서부터 불꽃을 일으키는 미사일들을 발사하며 선 위협을 가했고, 이들을 격추시키는 동안 검을 쥔 이들이 불꽃을 지나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려 하고 있었다.
  '갑자기 발사되는 미사일들을 이용해 시간을 끌려 한 것이었던가.'
  갑자기 발사된 미사일을 막아내느라 돌격해 오는 이들에게 신경을 미처 쓰지 못했던 나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서 이들의 공세에 바로 대처를 행하려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한 방향으로만 계속 움직이려 하고 있었고, 그 특성을 이용하면 위기에서 바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서 바로 상승한 다음에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는 듯이 공간의 중앙에 이른 이후, 나는 돌진을 미처 멈추지 못한 이들의 바로 등 뒤를 바라보며 이들의 등 한 가운데를 공격 목표로 정한 후, 레반테아가 파랗게 빛을 발하는 별 20 여 개를 그려내도록 하였고, 이어서 별들은 10 여 개씩 목표가 된 이들의 등 한 가운데를 향해 각자 빛을 발하는 선을 그리면서 다가가려 하더니, 이들이 바로 나를 향해 돌아서려 하자, 곧바로 이들의 정면에서 우회, 곡선을 그리면서 등 뒤에 박히는 모습을 보였다.
  등 뒤에 박히면서 파란 빛을 발하며 폭발하는 별들, 이윽고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게 되었는지, 각자의 등 부분에서 한 차례씩 격한 불꽃이 분출되고 그 폭발에 의한 충격으로 등 부분만이 아니라 흉부까지 파쇄되면서 남은 부분들이 파란색 그리고 보라색을 띠는 불꽃에 휩싸인 채, 공간의 깊은 아래쪽으로 추락해 가기 시작하였다. 그 와중에도 파쇄되고 남은 부분은 유리 조각들을 마치 토해내는 듯이 방출하면서 점차 해체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좌우에서도 유리로 만들어진 조각상이 깨어지는 소리와 함께 병기들의 파편이 자그마한 유리 조각들과 함께 낙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더니 잠시 시간이 지난 이후, 이들은 이전에 추락해 가고 있던 병기들의 파편과 함께 그 모습을 감추어 갔다. 아마 점차 깨어져 흩어진 이후, 다른 병기들과 마찬가지로 자그마한 빛의 무리로 변화하면서 사라져 갔으리라.

  그렇게 병기들이 사라진 이후, 사실상 큰 위협을 가하는 적들이 전부 사라지자, 나는 다시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 급강하를 개시하였다. 물론 자그마한 병기들이 전방에서부터 몰려오며 위협을 가하기도 하였으나, 레반테아가 블러오는 파랗게 빛을 발하는 초승달에 관통 당하는 이들의 위협은 그렇게 크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무런 부담 없이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 하강을 이어가며 그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공간의 가장 깊은 곳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다만, 내벽에 붙어있는 장치들이 개방되면서 장치들이 그려내는 푸른 빛으로 이루어진 덩굴 줄기가 만들어 내는 십자가와 커다란 정사각형, 사다리꼴과 9 개의 정사각형 무리, 그리고 별 모양과 여러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그물 모양을 발견하고 선과 선 사이의 공간을 통해 이들을 통과하면서 마침내 도시에서의 마지막 목표가 될 다섯 개의 별빛이 자리잡고 있는 곳에 이를 수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