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두 손으로 검을 쥐고 있는 채, 투명한 하늘빛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을 즈음, 나렐의 손에 연두색 빛이 그의 몸체 안으로 파고들어 몸체 사이마다 연두색 빛을 발하도록 하고, 그러는 동안 구체 안의 요동치는 빛은 점차 약해져 가면서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었다. 그 때, 일린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나의 우측으로 뛰어오며 다급히 외쳤다.
  "이런 행위를 지금이라도 당장 막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물론 나라고 위험한 행위일 것임을 모를 리 없을까, 하지만 그의 그런 모습을 이제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의 행동은 이미 저지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제는 그가 말한 대로, 그의 몸체를 깨뜨려서라도 제오의 힘이 폭주하는 현상만큼은 막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는 일단 가만히 있어줄 것을 당부하는 말을 건넬 뿐, 달리 그에게 말을 건네지는 못하였다.
  이에 일린은 어찌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는지 바로 라이마를 향해 다가가서 일단 밖으로 나가자고 말하였고, 이에 라이마는 알았다고 화답을 하면서도 천장의 통로는 막혔는데 어떻게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다른 통로가 있을 거야, 공간의 내벽 일대를 둘러보며 살펴 보자고."
  그러자 바로 그렇게 화답으로써 하나의 권유를 하는 일린. 그 이후, 그는 라이마가 가지 않으면 자신이라도 갈 것임을 알렸고, 이에 라이마는 알았다고 화답을 한 이후에 곧바로 일린을 따라 첨탑의 자신이 머무르던 부분, 그 건너편을 향해 뛰어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레반테아를 통해 자신들은 탈출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가겠음을 알리고서 그에 이어지는 말로써, 천장은 막혔지만 급한 상황 하에서 탈출하기 위한 통로 같은 것은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기대를 바로 드러내는 발언을 하였다. 그리고,
  "유네아 양, 그러면 앞으로 있을 일을 부탁할게요, 무사해주세요."
  라고 당부의 말을 건네는 것으로써, 통신을 끝내고, 그러는 동안 일린은 뒤따르는 라이마와 함께 나의 시야에 닿지 않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러는 동안 눈앞의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제오의 힘이자 육신 그 자체이기도 한 초록색 빛은 나렐의 몸 속으로 파고들면서 그의 몸체 역시 초록색을 띠며 빛을 발하도록 하고 있었으며 그렇게 제오가 나렐에게 파고들고 있음을 알리려 하는 듯이, 날개의 테두리 역시 초록색을 띠는 빛을 발하려 하고 있었으며, 가슴에서도 초록색을 띠는 희미한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가 생성되려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기운이 더 이상 흡수되지 않을 즈음, 첨탑 위의 구체에는 더 이상 제오의 기운은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이윽고 어둠 속 공간의 정적을 깨뜨리는 듯이 날카로운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지며 나를 놀라게 한 하나의 광경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제오의 육신을 봉인하는 도구로서, 첨탑 위에 머무르고 있던 수정으로 이루어진 구체가 비워진지 얼마 지나지 않을 무렵에 한 차례 소리를 일으킴과 동시에 깨어지며 산산조각이 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깨어진 구체의 조각은 자그마한 하얀 빛으로 변해가며 바닥에 떨어지며 소멸하였다.
  깨어진 것은 첨탑 위의 큰 구체만이 아니었다, 그 주변의 엷은 하늘색을 띠는 빛을 발하던 구체 역시 빛이 점차 불안정하게 깜박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탑의 몸체까지 일제히 깨어지며 하늘색 빛을 주변 일대로 퍼뜨리는 광경을 보이다가, 그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깨어진 유리 파편 역시 하얀 빛으로 변하며 바닥에 떨어져 그 모습을 한 무리씩 감추어 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렐의 몸체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해, 그 흉부의 어깨와 맞닿는 부분에 초록색을 띠며 빛을 발하는 팔면체 형의 결정이 생성되면서 그것을 중심으로 초록색 빛을 발하는 무늬가 마치 갑주를 장식하는 듯이 그려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투구를 비롯한 전신의 테두리 부분에 무늬가 그려졌다. 그와 더불어, 날개 테두리의 초록빛 역시 이전보다 훨씬 강해지고, 갑주의 몸체 역시 환하게 빛을 발하면서 그 빛에 의해 주변 일대의 어둠이 환하게 비추어질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제오의 육신까지 받아들이는 지경에 이른 나렐의 상태는 심상치 않아 보였다. 몸체의 빛은 상당히 불안정하게 깜박이고 있었으며, 전기의 기운이 전신을 휘감는 모습이 간간이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칫하면 그 힘을 견디지 못한 채, 파괴될 수도 있는 상황. 그런 목숨을 내건 행위는 일전에 언급한 대로, 그저 나를 시험하기 위한 일이었다면 그 명분은 목숨을 내건 행위를 위한 것으로서는 정말 사소하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겨우, 저런 이유만으로 그런 짓을.......!'
  그런 생각을 하며 그의 모습에 대해 그렇게 혼잣말을 건네는 나. 그러나 나렐은 그런 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오의 육신을 받아들인 모습을 보인 채로, 자신의 두 눈을 짙은 푸른색을 띠며 빛나도록 하면서 은빛을 띠는 날카로운 칼날과 같은 3 쌍의 날개를 펼치고 등에 장착된 장치에서부터 불꽃을 일으키며 부상해 가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공중에서 격전이 이루어질 것임을 예상하고 자리에 앉았다가 바로 힘차게 뛰어오르면서 날개를 펼치고 그러면서 나렐을 향해 접근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 순간,
  "자아, 이제 네 힘을 나에게 보이거라." 목소리의 변동 없이 명령을 내리는 듯이 말을 건네면서 날아오르기 시작하는 나렐. 이후, 그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곧바로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검상의 무기를 앞으로 내밀어 그 끝에서부터 빛이 방출되도록 하였다, 그와 동시에 초록색 빛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줄기가 초록색 빛을 띠는 덩굴 줄기에 휘감긴 듯한 모습을 보이며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이런 공격을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갑작스럽게 다가온 상황이었던 탓에 자칫하면 직격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 공격을 보고 바로 피하려 하였지만 피하기도 전에 이미 빛이 나의 근처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손에 들고 있는 검으로 잠시 동안이나마 막아내는 편이 보다 낫다고 생각하면서 검의 몸체가 빛에 직격하도록 하면서 그것으로써 잠시나마 공격을 막아내었다가 검을 버리면서 몸을 피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검이라면 얼마든지 다시 주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잠깐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검신을 드는 순간, 검신에 부딪치기 시작하는 빛. 이윽고 빛으로 이루어진 기둥이 벽에 부딪친 듯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검신이 위치한 곳에서부터 주변 일대로 확산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 동안 빛이 유지되고, 그 빛이 검신에 부딪쳐 주변 일대로 확산되어 가고 있었다지만 그 정도면 어지간한 금속제 검보다 훨씬 강한 듯 했으니, 해당 공격에 대한 대응 역시 달라졌다. 한 동안 가만히 버티고 있다가 직선 공격을 유지하게 되었을 때를 노려 그 때 몸에 이어 검이 빠져나가도록 하는 대응이 바로 그것이었다-오랫동안 버티고 있어야 하기에, 보통의 검으로는 불가능한 대응 방식이다-.
  그런 방식으로 나렐의 선공에서 빠져나간 이후, 이번에는 내가 반격을 개시, 오른손에 든 검을 내린 채, 레반테아를 불러낸 이후, 그 레반테아를 왼손으로 움켜잡으면서 소정령에 나의 기운을 주입, 나의 기운까지 받은 그것이 파랗게 빛나는 대량의 곡선들을 그려내도록 하기 시작하였다. 곡선의 끝에는 하나씩 파랗게 빛을 발하는 별이 있어서 끊임없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그 공격을 회피하려 하는 나렐. 하나씩 추적해 가는 곡선들을 공간의 중심, 그 주변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큰 원을 그리며 피하면서 그와 동시에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검상 무기를 휘두르며 초록색 빛을 띠는 짤막한 나뭇가지들을 계속 만들어 자신의 전방 일대로 흩뿌리고 있었다. 상하 여러 방향으로 한 번씩 계속 흩뿌려지는 초록빛 나뭇가지들, 그 나뭇가지들을 틈새로 움직이거나 흩뿌려지지 않는 곳으로 피해가면서 첨탑을 중심으로 그가 움직이는 방향의 반대 방향-반 시계 방향-으로 자그마하게 원을 그리며 공격을 이어가려 하였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곡선을 그리는 별들을 계속 피해 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가, 그의 원이 반 즈음 그려졌을 무렵, 추격해 오는 별을 피해가던 나렐이 반격으로서, 검상 무기의 총구가 나를 향하도록 한 이후, 세 방향으로 초록색 빛을 발하는 덩굴 줄기를 그려내어 각 덩굴 줄기들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 빛들의 궤적이 나의 근처에 이를 무렵, 재빨리 그 우측 근처로 나아가면서 곧바로 나렐을 향해 돌진 개시, 그에 이어 그가 어찌할 틈도 없이 그의 몸 근처로의 접근을 시도, 그러는 동안 나를 향한 공격에 열중하고 있던 나렐의 가슴에 박힌 결정에 레반테아를 박으려 하였다, 나의 기운이 전해진 레반테아가 몸에 박힐 경우, 그 형체의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며 몸에 파고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리면서. 그러는 동안 잠시 동안이나마 혹시 몸에서부터 방출되는 미사일 등의 방출에 대비하기도 하였지만, 이상하게 그런 모습을 보이려 하지는 않고 있었다.
  나렐 역시 몸을 움직여 그런 나의 공세를 피하려 하였지만 그런 그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최대한 팔을 뻗어 레반테아를 결정에 박으면서 회피 시도는 실패, 결국 결정이 위치하고 있을 자리에 레반테아가 자리잡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게 되었다.
  그에 이어, 결정에서부터 빛을 발하는 기둥이 발사되었으나, 레반테아가 위치한 곳을 비켜가 레반테아 그리고 내가 위치한 곳을 비켜가는 두 갈래 빛 기둥이 결정에서부터 방출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물론 그 결과로 인해 나는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을 수 있었다.
  이후, 나렐이 미사일을 발사해 나를 향해 초록빛 꼬리를 그리며 날아가려는 기세를 보이자, 나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곧바로 퇴각, 그러면서 레반테아에 힘을 가해 떨어지면서 레반테아에 의해 나렐의 몸에 정착된 바람의 기운이 폭발하여 그로 인한 충격을 그가 받도록 하고, 그에 이어 그 몸에서부터 초록색을 띠는 전기의 기운이 일어나는 동안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미사일들은 계속 곡선을 그리며, 나에게 근접해 오고 있어서 위험한 상황은 끝나지 않고 있었다.
  '받아랏!!!' 그러자 나 역시 나도 모르게 다급히 소리를 내면서 레반테아를 이용해 별들을 그려내고, 이어서 붉은 화염이 나의 눈앞에서 마치 꽃처럼 피어나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화염 꽃이 사라지며 일어나는 검은 연기, 다행히도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나는 화상 하나 입지 않고 있었다.
 
  이후, 나와 상당히 거리를 두게 된 나렐을 향해 다시 한 번 별들을 내보내기 시작하자, 나렐은 뭔가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이들을 회피하려 하면서 첨탑 바로 위의 천장으로 나아가려 하였고, 그와 함께 유리와 유리가 서로 마찰을 일으키는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여, 천장의 문이 열렸음을 알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렐이 자신의 몸에 들어간 제오의 힘을 이용해 천장의 문을 열어낸 모양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열린 천장 너머로 올라가려 하였는지 천장을 향해 날아가는 나렐의 모습이 나에게서 끝없이 멀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천장 너머로 나아가는 나렐이 그려낸 연두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을 피해내기 위해 계속 원을 그리면서 빠르게 비행하면서, 그를 따라 천장 너머로 나아가며, 나렐을 추격해 가려 하였다.

수정 도시의 거탑 - 알현의 회랑
  천장의 문이 열리고, 그 너머로 돌입해 들어가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일명 '알현의 회랑'. 다시 그려지는 초록색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이 구성하는 도형들을 하나씩 통과해 가며, 나는 나렐을 계속 추격해 나아갔다. 도중에 급강하하는 수정으로 만들어진 전투 비행기들의 추격이 이어지기도 하였으나, 작은 비행기였던 데다가 강공 기세를 드러내지 않아-거의 길을 막는 수준이었다- 큰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통로를 열어 그 너머로 사라지면서 격렬히 불꽃을 일으켰을 나렐은 한참 동안 회랑을 따라 상승하고 있으면서도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그것을 통해 그가 이미 나와 상당히 거리를 두고 있었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마음이 급해진 탓일까, 날개를 움직였다. 그러면서 속도를 가능한 최대 수준까지 급격히 높이면서 그와의 거리를 가능한 한 좁히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의 손이 움직이며 검의 날끝이 나의 뒤를 향하기 시작하였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 쓰려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 도망친 것일까, 나렐.'
  그러면서 그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를 찾아내려 하였지만 그의 모습은 계속 추격해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그런 상황 속에서 이미 탑을 탈출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 순간, 눈앞의 아득히 먼 곳에서부터 한 무리의 초록색 빛으로 이루어진 덩굴 줄기들이 마치 촉수가 뻗어 나오는 듯이 나를 덮치려 하기 시작하였다. 전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졌을 그 빛들, 그 모습을 보며 혼잣말을 가만히 중얼거렸다.
  '분명 나렐이 보낸 것일 테다.'
  그리고 곡선을 그리며 나에게 다가오는 이들을 하나씩 피해가, 그 틈새 사이를 돌파하면서 상승을 이어갈 무렵, 이번에는 초록색 빛으로 이루어진 가시덤불과 같은 줄기들이 대량으로 엮어진 채, 그런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려 하고 있었다. 이에 나는 다급히 좌측 위로 움직여 피하다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줄기 하나가 나의 왼쪽 어깨를 관통하려 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검을 휘둘러 검신이 그 빛을 막아내도록 하였다. 다행히도 검신에 닿자마자 그 빛 줄기는 막혀버린 듯이 사라졌다.
  이후, 세 번째로 초록색을 띠는 전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작살들이 나를 향해 무작위로 낙하해 오기 시작하였으며, 그 낙하하는 작살의 무리까지 피해가며 상승을 거듭하다가 작살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무렵, 나의 눈앞에는 어느새 도시의 밤하늘이 그 모습을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탑의 꼭대기에 도달할 무렵, 그런 나의 바로 앞에는 마치 땅에 머무르고 있는 듯이 두 발을 내딛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나렐이 세 쌍의 날개를 펼치고 오른손으로 잡고 있는 검상의 무기를 내리고 있는 채, 파랗게 빛을 발하는 눈동자를 뜬 모습을 보이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용케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여기까지 온 모습을 보니, 과연 그대야말로 그 검의 주인임을 확실히 알 수 있겠더구나."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검의 주인으로 어울리는지 그 여부를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발언을 이어가려 하는 나렐. 그리고 잠시 후, 남은 이야기를 이어가겠음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그의 길고 긴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동안 의문이 드는 것이 생겼다, 에레아 신의 종자들이 어떻게 자신들이 섬기는 자의 뜻을 일방적으로 따를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동안 에레아 신은 어디에 있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기한 의문에 대해 나렐은 바로 화답을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하였다.


  그 이야기는 내가 이전에 들렀던 성계의 악마였던 '하워드 풀턴' 이 어떻게 소녀들을 희생시키고, 어떻게 주니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녀가 사악해졌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주니아의 사악한 인격은 다름 아닌 엘리시온을 멸망시킨 '에레아' 의 인격 중 하나였다.
  그런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나렐이 어떻게 그것에 대해 알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이야기는 이어져 또 하나의 화제를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라미샤 그리고 이리나가 찾으려 한 수정 도시가 '대변혁' 이후, 그 형상을 유지할 수 있었음은 금속 세포가 열기를 견디면서 수정으로의 변질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역이 파괴되었음을 생각해 보면 금속 세포에 의해 변질된 것들 중에도 '대변혁' 으로 인해 소멸한 이들이 더 많아, 반드시 금속 세포에 의해 사물들이 수정으로 변하면서 형체 유지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고서 이제 일련의 이야기를 모두 마쳤음을 밝히는 나렐. 이야기를 자신이 어떻게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을 쓰러뜨릴 수 있다면 밝힐 수 있도록 하겠음을 알리며 다시 공세를 이어가기 시작, 이번에는 두 손으로 무기를 잡은 채, 무기의 끝에서부터 붉은색으로 변한 빛을 일으키고 있었다-그러는 동안 나렐의 몸을 감싸는 빛 역시 붉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빛에서부터 나를 향해 대량의 불꽃들이 방출되기 시작하자 그것들을 피해 반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나. 그러는 동안 내가 예상한 대로, 불꽃들의 대열이 그런 나를 추격해 오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약간 흩어져 착탄 범위가 넓어지면서 위협이 가중되기는 하였으나 그렇게 큰 가중은 아니었다. 그렇게 비행을 이어가면서 나는 그가 다른 공격 수단을 활용하지 않고 있음을 바로 알아차린 후, 그를 나선을 그리는 방식으로 서서히 그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날 즈음, 공격 방식이 변경되어 5 혹은 6 개씩 붉은 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덩굴에 감긴 모습을 보이는 가느다란 기둥들이 방출되어 주변 일대로 확산하면서 나렐을 향해 접근해 오는 나에게 위협을 가하려 하였지만 그 간격 자체가 그렇게 좁지 않아 바로 피해내면서 나렐의 바로 앞까지 접근해 올 수 있었다.
  별로 위협적이지 않은 공격, 그 공격을 헤쳐 나아가고서 바로 그의 앞으로 접근, 그에 이어 아직 그가 상황 수습을 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공격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검을 한 번이나마 활용해 보려 하는데 그 때 나렐이 그런 나를 향해 돌아서서 검상의 병기, 그 날 부분으로 내가 내리치는 검을 막아내려 하였다. 하지만 아직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오른손으로만 검을 잡은 채, 왼손으로 레반테아를 잡으면서 그 레반테아에서부터 격렬히 빛을 발하는 나뭇가지가 그려지도록 하여, 그 나뭇가지가 투구에 직격하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는 무언가 반격의 시도를 행하려 하였지만 투구에 나뭇가지가 부딪치고 이어서 폭발과 함께 대기의 기운이 파란빛 연기와 같은 형상으로 주변 일대로 퍼져가면서 그 충격에 의해 뒤로 밀려나며, 공격 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기회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공격을 위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레반테아를 다시 손에서 떼어내고, 그로 하여금 나렐의 가슴 한 곳에 박힌 결정을 공격 목표로 정하도록 한 이후에 그 공격 목표가 된 결정을 향해 계속 곡선을 그리도록 할 것을 지시하면서 나 자신 역시 그가 내미는 무기를 향한 공격을 준비해 나아가려 하였으나, 뜻하지 않게 일어난 나렐의 반격으로 인해 그 일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었다.
  공격을 준비하는 나에게 다가오는 나렐의 포구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 붉은 빛 줄기, 하얗게 빛을 발하는 회오리에 휘감긴 채, 다가오는 그 기둥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바로 놀라면서 우측으로 움직였다, 그로 인해 공격이 중단되었음은 물론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회피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나에게 포구의 빛에서부터 곡선을 그리며 다가오는 붉은 빛들이 나를 덮치려 하고 있었다. 이에 나는 나 자신부터 파랗게 빛을 발하는 별들을 내보내고, 그러면서 레반테아 역시 빛들을 계속 내보내 이들을 막도록 하였고, 그로 인해 잠시 동안 파란 빛을 띠는 기운과 붉은 빛을 띠는 기운이 상호 충돌하면서 새하얀 빛을 일으키며 작은 폭발이 잇달아 일어나 나와 나렐 사이에 잠시 동안 새하얀 별들의 무리가 생성되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렇게 한 동안 별들이 생성되는 광경이 펼쳐지는 동안 갑자기 나렐이 나의 왼편을 통해 뒤로 나아가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그가 급습을 노리고 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막아야 할 붉은 빛을 발하는 기운이 많았기에 당장에 대책을 내세울 수는 없는 형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많은 기운을 막아내야만 여유가 생길 수 있었기에 더욱 속도를 내고, 기운도 가능한 많이 들여 나에게 다가오는 이들을 최대한 저지하려 하였다.
  그러다가 다음으로 기운이 나타날 때까지 여유가 생기고, 그와 더불어 나렐이 오른손에 들고 있는 도구를 이용해 강하게 찌를 기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기회가 왔다고 판단을 내리며 그가 근접했다고 생각할 즈음에 뒤로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시도를 행하여,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 몸을 눕힌 채,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나렐이 광선을 피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후, 나는 나렐의 투구를 향해 뛰어내려 그의 투구를 뛰어내리면서 아래로 뻗은 왼발로 한 번 짓누르고 그에 이어 공중제비를 돌다가 그의 바로 앞에 이르렀을 때, 공중에 바로 뜨려 하면서 뛰어내릴 때 뻗었던 왼발을 들어 그 왼발로 옆차기를 가해 나렐의 등에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그 당시는 나렐이 붉은 빛을 발하는 기운을 피하기 시도, 그 일보 직전인 상황이었기에 그 경직은 나렐에게 바로 영향을 주고 있었다, 기운의 무리가 그대로 나렐의 몸에 격돌, 폭발하면서 타격을 가한 것이었다.
  이후, 뒤로 밀려나다가 나를 향해 돌아서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기회가 왔다고 판단을 내리며 두 손으로 검을 들어 결정을 그 검으로 찌르기 위해 돌격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