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나렐의 양 어깨 부분, 그 중앙에 생성된 붉은 구슬이 격렬히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그 붉은 기운이 덩굴 줄기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가슴의 붉은 결정에 기운을 주입하는 듯한 광경을 보이고, 이후, 붉은 결정이 핏빛을 띠며 달아오른 듯한 면모를 보이면서 주변 일대로 격렬한 붉은 빛을 퍼뜨리려 할 즈음에 결국 한계를 넘어선 기운이 그대로 밖으로 폭발해 가는 광경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폭풍은 나렐의 신장만한 직경을 드러내며 전방으로 격렬히 분출, 전방 일대를 휩쓸어 가는 듯한 면모를 보이고 있었으니, 언젠가 들었던 고대 세니티아에 있었던 문명의 몰락 시에 나타났던 '재앙의 빛' 이 그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그 광경을 지켜보며 잠깐 동안이나마 하고 있었다.
  돌격을 행하는 동안 라이마는 그러한 형태의 공격을 나렐이 행할 것임을 바로 예측한 듯이 돌진을 멈추면서 좌측으로 급히 움직여 붉은 빛을 발하는 폭풍에서부터 벗어나려 하였으나, 근처로 거의 다가올 즈음에 갑자기 자신을 덮쳐오는 빛을 라이마는 차마 피해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새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방호막을 만들어 내어, 그 방호막으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파괴의 빛이 자신과 그 주변 일대에 닿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렐의 몸에 주입된 제오의 기운이 강대했던 탓일까, 자신을 중심으로 빛의 흐름이 우회하도록 하는 빛의 방호막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하려 하였다. 자신의 몸에 품은 기운을 들여 그 빛이 방호막을 깨뜨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행동이었으리라.
  이후,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무렵, 빛의 흐름도 사라지고 그와 동시에 방호막 역시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어 사라졌다. 그와 더불어 라이마는 다시 자신을 향해 총기를 겨누고 총구에서부터 분출되는 붉은 빛의 흐름을 피해내면서 양쪽 어깨의 붉은 빛을 발하는 구슬에서부터 자신을 향해 곡선을 그리는 붉은 빛의 무리를 참격으로 빛을 끊어내는 듯한 공세로 막아내면서 나렐을 향해 전진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검의 빛이 계속 밝아져 가며 그것을 칼날이 감내하지 못하는 듯한 면모가 나타나고 있었지만 라이마는 그런 검의 면모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게 접근한 이후, 라이마는 검을 쥐는 오른손을 높이 들어 그의 머리, 바로 위로 뛰어오른 이후에 그를 내리치려 하는 듯이 하강해 나아가려 하였고, 이에 나렐은 자신의 무기에 있는 칼날로 자신을 내리치려 하는 검의 날을 막아내어, 그로 인한 날과 날의 마찰에 의해 하얀 불꽃이 발산하는 광경이 나타나도록 하고 있었다.
  검과 검이 부딪치는 대치는 한 동안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렐은 라이마의 공세에 집중하고 있었으며, 라이마 역시 그런 나렐의 방어와 반격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듯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공세의 시작은 라이마였으나, 점차 서로 대등해지더니, 마침내 나렐이 사실상 라이마를 밀어붙이는 상황으로 전개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렐은 더욱 강한 공세를 펼치려 하면서 자신의 눈앞에 있는 상대에 온 신경을 기울이려 하는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하다보니 자연히 그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향할 수 없게 되었고, 그의 주변에 일어나는 현상을 보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라이마는 이미 자신의 소정령 라파라엘을 나렐의 우측을 통해 시계 방향으로 곡선을 그리며 뒤로 보내고 있었으며, 일린 역시 자신의 소정령을 라파라엘과 함께 나렐의 뒤로 보내고 있었으나, 이 역시 나렐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나렐에게 밀리고 있는 동안 라이마는 라파라엘을 통해 모종의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소정령 간의 신호 통신이었던 탓에 나렐이 이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리고 한 번 라이마의 검에 자신의 무기로 강타를 가한 나렐이 그에 이어 그를 찌르려 할 기세를 보이자, 라이마는 곧바로 퇴각을 개시, 그에게서 멀어지려 하였다-그러는 동안 검을 놓치다가 다시 잡는 듯한 모습을 라이마가 보였다-. 그 속도는 상당히 빨리 어느새 이들 사이의 거리가 10 메타르에 이를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그렇게 라이마가 자신에게서 멀어지자마자 나렐 역시 자신의 등에 장착된 장치에서부터 붉은 불꽃을 일으키며 그를 추격해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그 움직임은 직선으로서 장치의 좌우 위치에는 어떠한 변함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이야, 일린, 소정령들에게 일제 명령을 내려!"
  그 때, 그렇게 바로 지시를 내리는 라이마. 그와 함께 라이마를 따라 나렐의 뒤를 쫓던 이르티샤 그리고 라파라엘의 모습이 변화하기 시작, 그에 이어 등에 장착된 장치를 향해 한 무리의 하늘색 불꽃과 새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들이 날아오며 나렐의 등에 장착된 장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나아가려 하였다.
  이후, 어느새 그 장치로 소정령에서부터 분출되었던 불꽃과 빛이 일제히 꽂히니, 그에 이어 장치에 꽂힌 모든 것들이 일제히 폭발하면서 그 충격에 의해 나렐이 라이마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그 기회를 놓칠세라 곧바로 그렇게 자신을 향해 날아가는 나렐의 몸체에게 접근, 곧바로 공세에 들어가는 라이마, 우선 가슴에 박힌 붉게 빛나는 결정을 향해 다가가 그 결정에 두 손으로 거꾸로 쥔 검의 날을 박아 넣어 폭발의 충격에 의한 나렐의 움직임을 저지시키는 모습부터 보이고 있었다.
  칼날이 박힘에 의해 붉은 연기의 격렬한 분출과 함께 깨지는 결정. 그리고 그에 이어 붉은 빛을 발하는 연기가 몸에서부터 마치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이 격렬히 방출되는 광경이 나타났으며, 그에 이어 양 어깨의 중심에 생겨난 붉은 구체를 한 번씩 베어 이들의 형체가 참격에 의해 깨지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렐의 등 부분은 잇달아 일어난 폭발에 의해 격렬한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장치에 장착되어 있던 3 쌍의 날개 중 좌측의 3 개는 이미 부서졌으며, 우측에도 중앙의 한 날개만 무사할 뿐, 아래쪽 날개는 반 즈음 부러져 있었다. 위쪽 날개는 이미 없어진 상태였다.
  이후, 라이마는 뒤로 물러나 5 메타르 정도 그와의 거리를 두려 하면서 검의 끝이 나렐을 향하도록 하였다. 5 메타르 정도의 거리를 돌진, 그 기세로 결정이 깨어진 부분에 일격을 가하려 하기 위한 행동이었으리라. 그리고 내가 예상한 대로 바로 돌진을 개시하려 하는 그 때, 검의 날에 모인 빛이 불안정하게 깜박이는 듯한 광경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보며 라이마가 두 손으로 검을 쥐어 그것이 나렐을 향하도록 한 채, 혼잣말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대로 이렇게 앞을 향하도록 하면 되는 건가."
  이후,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검에서부터 폭풍이 분출되어 나렐을 향할 것임이 틀림없었다.

  한편, 그렇게 상황이 전개되는 광경을 라이마 그리고 일린의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동안 나는 마리아 에르세레즈의 그를 향한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 가능성이 향하는 대로 행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을 내리고 있었으며, 그 가능성을 열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라이마의 검이 나렐을 향할 무렵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그를 죽이지 않으면서 제오를 그에게서 분리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는 하나의 방안을 떠올리고, 그 때가 그 방안을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을 내리면서 바로 라이마를 향해 다가간 다음에 그의 행동을 저지하려 하였다.
  "라이마 양, 기다려요!""
  이에 놀라면서 자신의 왼편 근처로 다가온 나를 향해 돌아서는 라이마. 이어서 그는 나에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무슨 일이냐고 바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무슨 일이시지요, 제가 여기서 가만히 있어야 할 이유라도.......?"
  그런 그의 물음에 나는 바로 나렐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으면서 나렐에게서 제오를 분리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는 하나의 수단이 떠올랐음을 알리며 그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 때 라이마가 이전에 그가 건네었던 말을 토대로 나의 행동에 의미가 없음을 알리며 나를 말리려 하였다.
  "하지만 그는 이미 죽음을 선택했어요, 게다가 무슨 수단을 활용하든 그는 이제......."
  확실히 그러하였다. 이미 그는 자신의 몸으로 파고든 제오의 기운에 의해 서서히 잠식되어 가고 있었으며 눈동자까지 붉어진 이상, 이제 그 상태는 돌이킬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된 이상, 그를 제오에게서 해방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력으로 나렐의 몸체를 파괴하는 것만으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며, 일린 그리고 라이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실제로 그것 외에는 없었다.
  물론 나 역시 그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마저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시 부탁의 말을 건네어, 내가 한 번이라도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을 행할 수 있도록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말로써, 한 번만 시도를 할 것이며, 그 시도가 실패하면 그 이후 나렐의 처우는 일린 그리고 라이마에게 맡기겠음을 알리며 청을 하자, 라이마는 그런 나를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며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좋아요, 그렇다면 한 번만 당신께 모든 것을 맡겨 보겠어요, 하지만 한 번 뿐이에요, 그 시도가 실패하면 저 그리고 일린에게 모든 것을 넘기셔야 해요."
  "예, 약속할게요." 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당부에 화답을 하고, 그제서야 일린 그리고 라이마는 각자의 소정령을 이끌고 수정 도시의 탑을 향하는 방향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그들이 나의 곁을 떠나가는 모습을 본 이후, 다시 나렐의 피의 색을 띠며 조금 더 상태가 심각해지면 폭주할 기세를 드러내는 기운에 감싸인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고서 나는 조금씩 그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나 혼자 자신의 곁으로 올 무렵, 나렐은 투구 사이로 붉게 빛을 발하는 눈을 보이며, 자신에게 다가온 나에게 물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제오의 사념에 더욱 강한 수준으로 잠식된 탓인지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더욱 남성적이며 기괴하게 변해 있었다.
  "무슨 의도로 나에게 다가오는 건가. 무엇을 위해 나를 이대로 두는 건가, 답하거라."
  "한 가지 가정에 의한 일을 할 거야, 나렐."
  그렇게 나렐이 물음을 건네는 것에 바로 화답을 하는 나. 그리고 일린 그리고 라이마와 나렐이 대치하는 도중에 생각을 거듭하면서 행하였던 가정이 무엇이었는지를 그에게 밝히려 하였다.
  "일전에 나와 닮은 누군가가 나에게 자신의 분신이라 밝힌 바 있다, 아마도 그 누군가는 '에레아' 로 추앙을 받게 된 그런 존재였겠지. 그렇다면, 나 역시 '본래는' 에레아의 화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할 수 있을 거야."
  "그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렇게 내가 가정한 바가 무엇이었는지를 밝힌 이후, 그가 건네는 물음에 그의 앞에서 행할 일이 무엇인지를 온전히 드러내려 하였다.
  "내가 에레아의 화신이라고 가정한다면 너의 몸에 파고든 제오를 제압하고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일 역시 가능하다는 추측도 할 수 있을 거야, 그 일을 시도하겠다는 것이지. 그 일이 가능하다면, 제오의 육신을 너에게서 빼내어, 나의 손 위에 올려놓도록 해 보겠어."
  이에 그런 나의 뜻을 믿지 못하는 듯이 한 번 웃는 목소리를 내는 나렐.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나에게 비웃는 목소리를 내면서 물었다.
  "그런 일이 가능하리라고 진정 믿는 건가."
  그 물음에 나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붉은 기운을 피워 올리고 있는 결정 혹은 구슬의 흔적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으면서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 나렐의 흉부 중 결정이 위치하고 있던 부분에 그 손바닥이 닿도록 하였다. 그 흔적에서는 여전히 붉은 빛을 발하는 기운-아마도 폭발과 함께 노출되기 시작한 제오의 기운일 것이다-이 끊임없이 분출되고 있었으며, 그 부분에 손바닥이 닿다보니 그 손바닥으로 직접 그 기운이 닿게 되었다.
  강한 전기의 기운을 직접 만졌을 때의 느낌이 이러할까, 전기의 기운이 가하는 특유의 강한 고통이 손에서부터 계속 전해져 오고 있었다. 그 느낌은 손에서부터 오른팔로, 그에 이어 심장이 위치하고 있는 곳까지 전달되었으며 그에 이어 몸의 곳곳으로 그 기운이 퍼져가고 있으면서 전신에 고통이 가해지는 효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고통뿐만이 아니라 열기에 의한 고통까지 가해지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지옥의 밧줄에 묶였을 때의 기분이 그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지경에 이르렀으나, 그런 고통이 가해지면 가해질 수록 더욱 강하게 붉은 기운을 움켜잡으려 하면서 주문의 영창을 시도하려 하였다.
  그렇게 고통을 감내하면서 주문의 영창을 강행하려는 순간,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였으며, 한 남성의 단말마가 나의 귓가에 들려옴과 동시에 손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열기 그리고 전기에 의한 고통이 갑자기 없어지기 시작할 무렵,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 고통의 진원지였던 손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그 조짐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주문 영창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갑자기 하늘색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하늘색 빛을 발하는 기운이 결정이 위치하고 있던 곳을 통해 그 주변 일대로 마치 뿌리를 내리는 듯이 파고들더니, 잠시 후, 그 뿌리를 중심으로 붉은 기운이 점차 흡수되어 가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운은 나의 손으로 접근해 오면서 하늘색 기운으로 변하며 나의 손으로 흡수되어 가고 있었다.
  '기운이 흡수되어 가고 있어, 어떻게 된 거지?'
  그 현상은 분명 내가 만들려 하였던 그런 현상으로서, 이전에 나렐에게 밝힌 가정대로라면 나타나야만 하는 그런 현상과 비슷하였다. 하지만 그 기운은 나의 몸 안으로 흡수되어 나의 일부처럼 변해가고 있었으며, 나 자신의 의지와 전혀 관계없었다는 점에 있어서 이러한 현상은 내가 예상했던 바와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마치 그 기운이 나의 몸에 반응하여 나의 사고와 상관없이 바로 이끌려 가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런 현상 속에서 나는 혹시 손이 나렐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에 강하게 힘을 가해 손이 나렐에게서 떨어지도록 시도를 행하였을 때, 그렇게 그의 몸에서 나렐의 손이 떨어지며 그 몸에서부터 나온 붉은 기운이 곡선을 그리는 혜성의 무리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나의 손에 다가가, 손에서 발하는 빛의 색과 같은 하늘색을 띠며 손으로 계속 흡수되어 가는 광경을 만들어 갔으니, 그 모습이 마치 자석으로 쇳가루가 이끌려 붙어 가는 모습과 같았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손에는 어떤 고통도 가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손에 기운이 이끌려 가면서 묘한 기분이 마음 속으로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었다, 마치 잃어버렸던 나 자신의 일부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느낌이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마음 속으로 파고들려 하고 있었다.
  한편, 나렐은 몸 속에 파고든 붉은 기운이 점차 나에게 옮겨지면서 변질되는 동안 두 손을 내리고 머리를 뒤로 젖힌 채, 떨고 있으면서 계속 단말마에 가까운 고통의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나렐의 몸에 파고든 제오에게서 나오는 듯 싶었다-. 오른손에 쥐어진 무기가 손이 그것을 잡는 힘을 잃으면서 공중에서 추락하였음은 물론이었다.
  "라이마, 저기를 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 무렵, 나의 먼 우측에 머무르고 있던 일린에게서 다급히 라이마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에 이어 라이마가 일린에게 바로 화답하는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나도 잘 모르겠어, 무언가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에는 틀림없는데........"
  그렇게 라이마 역시 자신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 그 현상에 대해서는 달리 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나는 그 기운이 제오의 '육신' 이었음을 상기하며 하나의 의문을 품으려 하고 있었다, 제오의 기운에 나의 신체가 반응했음은 곧 내가 제오의 '배우자' 였던 에레아와 모종의 관련이 있음을 의미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었다.

  그렇게 생각이 이어지고 있을 동안, 그에 관계없이 일어났던 현상이 마무리지어지는 순간이 다가왔다. 더 이상 나에게 하늘색 빛을 발하는 기운이 흡수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었으며, 나의 바로 앞에 떠 있던 나렐은 어느덧 기운을 잃은 채, 팔과 다리 그리고 머리까지 힘없이 아래를 향한 채, 공중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투구 사이로 보이던 눈 역시 보이지 않게 되었음은 물론이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오른손이 여전히 하늘색 빛을 발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손을 올려 나의 눈앞으로 옮기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나는 그 손으로 시선을 향하며 불안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이 나에게 가하는 부정적인 영향은 하나도 나타나지 않고 있었지만 그 기운이 나의 몸 속에 전해진 일에 대해 불길함이 느껴지고 있었던 것이 그 주요한 원인이었다, 나렐이 자신의 몸에 제오의 기운을 주입한 이후로 의식이 점차 망가지기 시작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 역시 불길함에 있어서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마음 속으로 품으며 의식을 잃은 나렐의 몸체 부근에 이른 이후, 오른손을 높이 들어 빛을 발하는 그 손이 하늘을 향하도록 하였다. 그러자 또 하나의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여, 손에서부터 하늘색 빛을 발하는 기운이 생성되어 그것이 마치 별이 커지듯, 점차 커져 가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아무래도 그 때 모았던 기운이 내가 손을 하늘로 향하면서 하늘을 향해 보내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의 의지에 반응하며 기운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겠지? 그렇다는 것은........'
  그러는 동안 나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오른손으로 하늘빛 기운이 계속 모여 어느덧 그 직경이 내 키의 1/3 정도에 이르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하늘의 별로서는 상당히 작은 크기였지만 나에게 있어서 나렐의 몸에 파고들었던 제오의 기운이었던 그 별은 매우 큰 별이라 칭할 만해 보였다.
  별이 커져가고 있는 동안 나는 별이 더 이상 커지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려 하였다, 나의 몸 속에 깃든 제오의 기운이 완전히 빠져나갔을 때를 기다려, 그 때가 왔을 때, 그 기운을 처리해 소멸시키기 위한 일이었다, 제오의 힘이 얼마나 강대한지는 상관없었으며, 그것이 나렐과 마찬가지로 나를 파멸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배제를 해야함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커다란 별을 내 손에 올린 이후, 나는 곧바로 일린 그리고 라이마가 위치하고 있는 곳, 그 인근을 향해 돌아서려 하였다. 그 인근의 높은 곳으로 별을 보내기 위한 일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별을 올린 손을 가능한 뒤로 젖혔다가 다시 앞으로 움직이면서 별을 전방 위쪽으로 던져 보냈으며, 그와 함께 하늘색 빛을 발하는 거대한 구체가 대각선 위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다행히도 그것은 일린 그리고 라이마에게 부딪치려 하지는 않았다.
  일린 그리고 라이마가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별을 던져 올린 것에는 이유가 있었으며, 곧바로 라이마에게 다가가 검을 얻기 위함이 그것이었다. 그 이후, 나는 그 의도대로 라이마를 향해 가능한 빠르게 비행해 나아가, 그의 앞에 접근해 왔고, 그러면서 그에게 외쳤다.
  "라이마 양! 검을 저에게 주세요, 빨리!!!"
  그러는 동안 일린 그리고 라이마 역시 내가 일을 행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다급히 요청을 행하자, 바로 자신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그 검의 자루, 그 끝을 잡은 채, 자루가 나의 눈앞에 보이도록 하였다. 이후, 나는 그 자루를 오른손으로 잡은 다음에 라이마가 검에서 손을 떼려 하자마자 검을 내린 다음에 다른 말없이 이들을 지나친 이후, 이미 탑의 상공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별을 쫓으려 하였다.

수정 도시 - 중앙부 상공
  라이마를 지나친 이후, 나는 뛰어오르기 위해 지면에 앉은 듯한 자세를 취하다가 곧바로 그 반동으로써 높이 뛰어오르며 날개를 다시 펼쳤다. 그리고 급격히 가속을 행하며 별이 위치하게 된 탑의 상공, 그 높은 곳에 이른 별과의 거리를 좁히려 한 끝에 마침내 별이 탑을 지나치고, 그 너머로 나아가며 더 높이 날아가려 할 즈음에 별과 3 메타르 정도의 거리를 둘 정도로 그 거리를 좁히게 되었다.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었으나, 그 당시의 가속한 대로라면 별의 앞에 이르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나의 예상대로 내가 별의 바로 앞에 이르게 될 때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그 별의 바로 앞에 이르러 그 모습이 눈앞에 가득히 보이게 된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검을 움직여 그 끝이 나의 왼쪽 어깨 그 뒤를 향하도록 하고 있었다, 검을 강하게 휘둘러, 바로 앞에 있는 별이라 칭하고 있던 그 구체에 강타를 가하기 위한 일이었다.
  잠시 시간이 지났을 때, 검은 그대로 별의 '적도' 에 해당되는 부분 근처를 지나가고, 그와 함께 피가 튀는 듯이 하늘색을 띠는 무수히 많은 작은 불꽃들이 주변 일대로 퍼져 가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중 일부는 나에게 닿았으나, 나에게 어떤 상처 하나 주지 못한 채, 그대로 소멸해 갔으며, 나머지는 검의 면에 닿아 검이 더욱 강하게 빛을 발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 일이 있은 이후, 검의 빛이 더욱 강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나는 별에서부터 3 메타르 정도 거리를 두면서 라이마가 이전에 행한 바 그대로 검을 두 손으로 잡은 채, 그 칼날의 끝이 깊은 상처 자국이 난 하늘색 별을 향하도록 하고 있었다, 라이마가 할 수 있었던 일을 지금 시작하려 한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칼날의 끝으로 모이려 하는 순간,

  그 순간, 새하얀 빛을 발하는 기운으로 이루어진 길다란 기둥이 하늘색 별의 상처가 난 부분에 격돌, 그와 함께 그 별의 표면을 뚫고, 중심으로 파고들더니, 마침내 별을 궤뚫어 그 너머로 나아가는 상황의 전개가 순식간에 일어나는 모습이 나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는 동안 검은 여전히 하얗게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그와 더불어 빛 역시 기세를 잃지 않은 채,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칼날이 빛을 잃음과 함께 빛이 서서히 희미해져 가다가, 마침내 그 빛이 거의 사라질 무렵이 되자 빛에 의해 관통을 당하면서 하얗게 빛을 발하던 별이 결국 빛이 가한 기운을 견디지 못한 끝에 주변 일대로 자신과 검에 의해 가해진 모든 기운을 일 순간에 주변 멀리까지 흩날려 갔다, 마치 자신의 기운을 감당하지 못한 별이 자신의 모든 것을 주변 멀리까지 흩날려 가는 듯이.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으면서 나는 이제 끝났다는 판단을 내리며 두 손으로 잡고 있던 검을 다시 오른손으로 잡으며, 그 날이 나의 우측 하단을 향하도록 검을 내렸다.
  그 무렵, 마치 별이 폭발하기라도 한 듯이 하늘을 떨게 할 정도의 굉음이 주변 일대까지 울려 퍼졌으며, 그 굉음과 동시에 별 그리고 검에 포함된 빛에 의해 생성된 기운이 주변 일대로 흩어지면서 감색을 띠는 밤하늘의 한 곳에 밝은 하늘색 빛을 발하는 하나의 '성운' 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