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비행선처럼 보이지만, '수호자의 검', 아론다이트의 핵이기도 했거니와, 이전부터 자신의 주변으로 빛을 발생시켜, 나에게 위협을 가한 존재인 만큼, 그것을 제압하는 일은 만만하지는 않아 보였다. 그러나 그 비행체가 처음부터 강세를 펼치지는 않아서, 나와 접근해서 마주치자마자 좌우에서 한 무리의 하늘색 빛으로 이루어진 길다란 작살들을 좌측 그리고 우측에 자리잡은 하늘색 빛을 하나씩 이용하여 발사, 그 작살들이 나를 향해 집중되도록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 작살들은 좌측 그리고 우측에 위치한 빛에서부터 6 개씩 만들어져, 내가 위치한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나, 하나로 집중되어 나아갔기에 집중되는 방향만 짐작해서 그 곳을 피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나, 좌우에 위치하던 한 쌍의 빛이 사라지고, 그와 더불어 그것의 주변 8 방향에 하나씩 주황색 빛을 발하는 자그마한 구상 구름이 생성되더니, 각 구름이 시계 방향으로 돌며 주변 일대로 자그마한 불덩어리를 흩뿌리며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넓게 퍼지는 그 자그마한 불덩어리들 사이를 파고들며 조심스럽게 이동, 그렇게 위험을 피해 가며, 비행체의 머리 부분을 공격 목표로 정해, 그 부분을 향해 레반테아가 파랗게 빛을 발하는 곡선들을 2 개에서 4 개까지 그려내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시계 방향으로 돌며 뒤로 후퇴, 그러는 동안 구름이 주변 일대로 흩어지면서 그와 함께 구름에서부터 한 줄씩 10 ~ 15 개의 화염탄들이 모여 자신의 주변 일대로 흩어져 가고 있었다.
  여러 방향에서 나를 향해 집중적으로 포탄이 모여 이루어진 짧은 줄들이 방출되면서 그 위협이 나에게 압박이 되고 있었다, 뒤에서부터 날아오는 화염탄들에 앞에서 날아오는 화염탄들까지 한 번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신경을 쓰려니 신경을 향한 강한 자극이 누적되어 마음에 압박이 가해져 온 것.
  '제발, 빨리 끝났으면...... 하지만 역시 곤란하겠지?'
  그러는 동안 계속 이어지는 압박에 대충 마무리지으며 끝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에게 다가올 지경에 이르고 있었으나,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는 몰라도 이러한 공세는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좌우 그리고 전후에서 계속 몰려오는 동안, 비행선 자체는 거의 무방비와 다를 바 없는 상태에 이르고 있어서 그 특성을 이용해 비행체의 바로 앞에 이를 때마다 소정령 레반테아를 이용해 바람의 기운을 분출, 그 강하게 집속된 바람의 기운이 그대로 비행체를 강타, 그로 인해 비행체가 충격파 속에서 격하게 흔들리며 뒤로 밀려나도록 할 수는 있었다.
  틈만 나면 행하는 이러한 공세 속에서 결국 비행체는 두 번째 공격 방식을 포기했는지, 바로 자신을 둘러싸던 빛을 발하는 작은 구름들을 없애고, 이어서 다홍색 빛을 발하는 작은 구름 4 개가 주변을 감싸도록 하면서 공세를 가하기 시작, 이어서 구름이 좌우에 2 개씩 직선 상으로 배치되더니, 이어서 비행체의 바로 앞에서도 자신의 크기만한 직경을 가지는 붉은 빛이 생성되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이후, 각 구체에서 붉은 빛이 하나씩 선을 그리더니, 선이 그려지는 곳마다 하나씩 붉은 기둥이 분출되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특히 자신의 크기 만한 직경을 가지는 구체에서는 그 직경의 거의 2 배만한 크기를 가지는 거대한 화염 폭풍이 전방의 멀리까지 분출되고 있었다. 그 기세는 강한 데다가, 불꽃이 나아가는 속도 역시 빨라 화염에 휘말렸다가는 날아가면서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을 노릇이었다.
  그 폭풍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으나, 문제는 주변에 위치한 화염 기둥으로 주변 일대를 돌며, 화염 기둥 사이를 피해 가는 나에게 위협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화염 폭풍이 사라질 무렵, 내가 중앙으로 파고들어 그 머리 부분을 향해 나 자신이 직접 바람의 기운을 소모해, 그 바람의 기운이 하늘색 빛을 발하는 거대한 폭풍의 형상을 이루도록 하면서 비행체의 머리 부분을 강타하도록 하였다.
  폭풍이 비행체의 머리를 강타하면서 폭풍이 머리에 부딪칠 때마다 연속으로 하얗게 빛을 발하는 충격파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그 폭풍에 부딪친 채, 움직이지 못하면서 비행체는 충격파에 의한 강타를 계속 당하기만 할 뿐, 달리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오고 있었다.
  그 12 회 가량 연속으로 충격파에 의한 강타를 받은 이후, 비행체는 그 충격으로 인해 회전하면서 뒤로 멀리 밀려났다가, 배기 기관에서부터 불을 격렬히 뿜어내며, 다시 C 자를 천천히 그리면서 자신의 위치를 고정시키려 한 이후, 다시 한 번 나를 향해 돌진, 그와 함께 10 여 발씩 미사일들을 발사, 이 미사일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나에게 나아가, 내가 이들에게 바로 부딪치도록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레반테아에서부터 곡선을 그리는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칼날들을 만들어, 그 칼날들이 미사일에 부딪쳐 공세를 상쇄시키고 있었다. 이어서 그 비행체가 노랗게 빛을 발하더니, 그 빛에서부터 8 방향으로 하나씩 포탄이 방출되면서 그와 함께 좌우에서부터 거리를 두고 파랗게 빛을 발하는 세 개의 구체들이 각자 삼각 대열을 이루면서 그 모습을 드러내, 이어서 각 구체가 빛을 발하며, 시계 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며 세 개의 푸른 불꽃들이 나를 향해 곡선을 그리며 천천히 다가오는 공세를 드러내려 하였다. 그 불꽃들은 바람의 기운으로도 막을 수 없었기에 위협이 되는 불꽃 사이로 파고드는 방식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이후, 비행체는 갑자기 나에게 부딪치려 하는 듯이 돌격을 감행하기 시작, 그 기세를 보자마자 바로 좌측으로 다급히 움직이며 그 돌진을 피해낼 수 있었다. 이어서 크게 타원을 그리면서 비행체는 계속 미사일들을 발사해, 그 미사일들을 나를 향해 날려보내고, 이에 내가 그 미사일들을 곡선을 그리면서 파괴해, 그 공세를 저지하는 형태로 대응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어서 날개와 동체 사이의 두 부분에서 하나씩 붉은 광선이 그려져 좌우로 움직이기 시작, 그 움직임이 빨라 바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급히 움직이며 피해 가야만 했다. 그 움직임 도중에 광선에 몸이 닿을 것 같은 예감이 계속 들었음은 물론이었다.
  처음에는 바로 피해낼 수 있었으나, 후에 광선이 각 장치 당 그려내는 선의 수가 두 줄기로 늘고, 또 나를 향해 한 무리씩 붉은 광선의 무리를 곡선을 그리면서 방출하다가, 주변 일대가 다홍색을 띠는 빛을 발하는 작은 구름이 생겨나, 그 빛에서도 2 줄기씩 선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이 선들과 그 사이로 파고드는 곡선을 피하는 일이 어려워지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다, 계속 움직이는 비행체와 그 주변을 돌아다니는 구름이 각자 다른 방향, 다른 시간에 그려내는 2 쌍의 광선과 그 사이로 나를 향해 파고드는 곡선을 그리는 붉은 빛을 감당하기 힘들어진 것.
  비행체의 장치에서부터 발사되는 선과 그 사이로 파고들며 집중하는 한 무리의 곡선을 피해내기 위해, 비행체의 우측면으로 움직이려 하는데,
  "아앗!!!" 그 때, 갑자기 왼쪽 어깨의 뒤로 강한 뜨거움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그 뜨거움은 곧 송곳 같은 것이 나를 강하게 찌르는 듯한 느낌으로 이어지면서 나의 어깨 뒤로 무언가가 나를 찔렀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뒤쪽에 있던 빛을 발하는 구름에 의한 일이었다. 비행체의 우측면으로 움직이는 동안, 그 부근에 있던 구름이 공격을 하지 않고 있다가, 그 때가 되어서야 공격을 하여 나의 뒤를 노려, 선으로 찔렀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은 아니라서 한 번 움찔한 것에 반응이라도 한 듯이 이번에는 비행체의 우측 장치가 나의 배 부근을 관통하는 선을 그려내, 다시 한 번 아픔을 가하고 있었다.
  "크윽......!!!" 달리 말이 나오지 않았다, 뭐라 말을 하고 싶기는 하였으나, 아픔이 심해, 말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아, 뭐라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 그러면서도 그 구름이 있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를 하고 있었다, 한 번이라도 뒤를 돌아볼 수 있다면,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을.
  '그래도 레반테아가 있어서 다행이야, 이 와중에도 반격을 가할 수 있으니.'
  이후, 나는 레반테아에게 사실상 모든 공격을 의존하게 되었다, 앞뒤에서 가해지는 고통을 도저히 감내할 수 없었던 탓. 그러면서 치유의 술법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 술법이 열기 그리고 관통에 의해 생겨난 상처를 서서히 낫게 해, 상처에 의한 아픔을 덜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비행체는 자신의 주변을 돌아다니던 구름을 없애고, 상처로 인한 괴로움을 치유의 술법을 통해 겨우 참아내고 있는 나의 주변을 돌다가 나의 좌측 뒤쪽에 이르러, 그 곳에서 자리를 잡고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꼬리를 그리는 원통처럼 생긴 물체들을 내보내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갈색을 띠는 그 물체들은 나의 바로 앞으로 옆면에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검은 선이 그려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난 것이란 이들은 '폭탄' 이라 칭해지는 물질의 일종이었으니, 당연히, 이들이 모이는 광경을 보면서, 계속 머무르고 있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그래, 이것은 분명 그 물질의 일종일 거야, 예전에 저렇게 생긴 통을 본 적이 있어.'
  이후, 이렇게 혼잣말을 잇고서, 곧바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바로 이들의 위로 통과, 그와 함께 비행체까지 통과하여, 그 뒤를 향해 나아가, 레반테아를 통한 공격을 가할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잠시 후, 내가 비행체의 바로 위에 이르면서 그 비행체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비행체의 바로 위에 노란 빛을 발하는 구름이 생성되더니, 그 구름에서부터 노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에 감싸인 빛 한 줄기가 발사되어 나를 향해 다가오면서 눈앞이 그 빛으로 번쩍이려 하고 있었다.
  '하마트면 큰일날 수 있었어, 저 빛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 빛이 날아올 시점에서 비행체를 관찰하기 시작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두 눈이 빛으로 번쩍이자마자 다급히 뒤로 움직이면서 나의 눈앞으로 빛 기둥이 덩굴에 휘감긴 채, 하늘을 향해 솟아나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면서 빛 기둥에 의해 상처를 입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아직인가, 아니면 이제 시작인 것일까.'
  하지만 빛 기둥에 의한 공세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비행체가 갑자기 나의 뒤로 나아갔다가 U 자를 그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다시 나에게 다가오면서 가는 궤적마다 노란 빛으로 이루어진 구름을 만들었고, 그 구름들마다 나를 향해 노란 빛으로 이루어진 덩굴에 휘감긴 빛 기둥을 뿜어내, 각 빛 기둥이 그려지기 시작할 때의 내 위치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고 있었다.
  '많아! 이 모든 것들이 하나씩 나를 집중한다니.'
  계속 피하려 한다 하더라도, 나를 향해 하나씩 집중되어 날아오는 기둥들을 전부 안전하게 피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빛이 나의 눈앞을 덮치고, 이어 그 빛이 나를 휩쓸 듯한 기세를 몇 번 구경해야만 했다, 다행히도 팔이나 어깨 혹은 가슴 등을 스치는 정도로 끝났을 뿐, 나 자신만큼은 무사했다.
  옷이 찢겨진 것은 특별한 문제도 아니었으나, 더욱 심각한 것은 열기에 의한 상처였다, 파괴를 위한 빛이었던 만큼, 각각의 기둥들은 열기를 가득히 품고 있었고, 이로 인해 옷이 찢겨지고 몸의 일부가 빛에 스치면서 심하게 달아올라 아픔을 느낄 정도에 이르게 된 것.
  격렬한 아픔과 뜨거움이 동시에 느껴지고 있었으나, 비행체의 주변에 있는 동안에는 가만히 있을 여유란 없었고,  그래서 일단은 뒤로 물러나, 상처를 회복한 다음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 최선이라 칭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나 가만히 있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이대로 물러갔다가는 그 아론다이트의 '핵' 이 바르카디아 요새로 도망치는 것을 영원히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예상과 달리 비행체는 그 지역에서 이탈하지 않고 있었다. 바르카디아 요새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나와 계속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좌우에 두 개씩 파랗게 빛을 발하는 구상의 구름을 만들어 내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드러내려 하는 그 비행체의 모습을 보고 있는 동안, 곧바로 어떠한 의미에서는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비행체는 점차 나를 향한 접근을 이어가, 더 시간이 지났을 때에는 상호 대치를 행할 때에 둔 거리만큼 나의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이후, 그 구름에서 내가 이전에 보았던 그대로 구체마다 6 개씩 파랗게 빛을 발하는 칼날들이 날아오며, 나에게 위협을 가하니, 좌측 그리고 우측의 모든 구체들이 동시에 공세를 개시,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결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아픔을 참아가며 상황에 대한 대응을 개시하였다, 이러는 동안 치유의 술법이 점차 효과를 얻기 시작했는지 그 아픔이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었지만, 아픔이 조금씩 약화되는 정도였을 뿐, 당장에 아픔이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한 동안은 그 아픔을 계속 참아내야만 했다.

  비행체가 처음으로 보인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의 무리, 이들은 각자 다른 방향에서 날아왔기에 위협 효과는 이전에 비해 컸으나, 사실상 한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었고, 나의 뒤에서 날아오는 것은 없었기에 그 위협은 이전에 비해 크지는 않았다.
  공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 추측한 바는 있었다, 처음에는 도주하려 하였으나, 자신의 공격에 의해 부상을 당하고,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 모습을 보며, 그 기회에 완전히 제압해 놓겠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이러한 공세에 대해 나는 곧바로 집중되는 이들의 칼날이 모일 때마다 모이는 지점의 좌측 혹은 우측으로 가는 일을 반복하면서 공격 그 비행체로 공격 목표를 정해, 목표가 된 비행체를 향해 파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 줄기를 이용해 즉각적인 반격 공세를 가하려 하였다.
  그 제압을 위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 의도를 가지고 행동을 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행동을 취하고 있음에 대해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치유의 술법에 의해 상처가 회복되면 바로 강하게 역공을 가할 기회도 주어지리라고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다친 상태라 긴장을 조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이전까지의 공세가 반복되는 상황이 계속 나타난다면, 그 승산은 어쩌면, 나에게 있을지도 몰라.'
  그러한 판단을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칼날을 내보내고 있던 구름이 사라지면서, 그 때를 같이하여 비행체를 상하 방향으로 둘러싸는 6 개의 자주색 구름으로 이루어진 작은 구체들이 6 방향으로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와 동시에 덩굴손이 뻗어 나오기 시작, 나를 향해 모이면서 마치 나를 붙잡으려 하는 듯이 각자의 끝을 마치 손을 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움직이고 있었다.
  얼핏 생각하면 이전부터 내가 줄곧 맞이하던 적의 공세 중 하나인 곡선을 그리며 유도를 행하는 미사일들의 무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그 미사일들과는 차원부터가 달라, 파괴할 수 없을 뿐만이 아니라 근본답게 순식간에 빠른 속도로 나를 덮쳐와 가만히 있으면 잡힐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었으며, 그래서 '위험하다!' 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달리 생각하는 일 없이 바로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가 곧바로 비행체의 우측으로 나아가면서 그 위협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구름들이 만들어 내는 칼날들의 움직임을 통해, 나는 그 비행체가 칼날로 나를 찌르려 하는 행동을 취하다가, 그에 이어 화염탄으로 화망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던 나에게 드러난 그 구름들이 만들어 내는 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멀리서부터 나의 근처까지 다가올 법한 기세를 드러내던 덩굴들의 모습은 나에게는 뜻밖의 것이었으나, 이런 이들의 움직임에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이전보다 더욱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이들의 공세에 대처를 행해 나아갔다.
  이런 이들의 움직임을 보며 바로 이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는지에 대한 추측을 할 수 있었다. 이들은 타격을 가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붙잡아 비행체로 끌고 오기 위한 행동을 취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상대를 감으면서 덩굴들이 가할 전기의 기운에 의한 고통은 그 부가 요소였을 것이다.
  그 덩굴에 잡히지 않으려면 최대한 빨리, 그리고 계속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했다-같은 방향으로 비행을 하고 있다가는 결국에는 잡힐 수밖에 없었다-. 평상시처럼 움직였다가는 거리를 벌리지도 못하고, 바로 이들에게 잡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유. 그러면서 처음에는 달리 생각하지 못한 채, 이들이 나에게 접근했다는 느낌을 받자마자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바로 다급히 대각선을 그리면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반복해 나아갔다, 이들의 추격을 피하는 데에는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덩굴 줄기들이 어떻게 나를 추격해 오는지를 알 수 없었기에 이들이 어떻게 나를 쫓아오는 지를 제대로 알 수 있을 리가 없었고, 그로 인해 불안함이 더욱 가중되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는 일은 어떻게 상황이 이어지는 지를 알아,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일인데, 그런 일을 하지 못하게 되니, 급격히 나아가는 개체들에 의한 불안감을 해소할 방법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레반테아가 그 비행체의 표면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전 때처럼 목표가 된 비행체를 향해 파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을 그려내, 그 덩굴들이 비행체의 표면을 찌르도록 하였고, 나의 다급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레반테아는 그런 나를 따르면서 내가 요구한 대로 몇 줄기씩 덩굴을 그려내, 그 날카로운 끝이 비행체의 표면에 박히도록 하고 있었다. 다만, 급하게 움직이고 있었기에 그 덩굴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히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이런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3 번째에 이르고, 비행체의 좌측 근처에 이를 무렵, 나의 앞으로 나를 스쳐 지나갔을 덩굴의 끝에 달린 덩굴손이 나의 바로 앞에 보이고 있었다. 자칫했으면 잡힐 수도 있었던 상황, 이런 상황을 알아차리며 놀라는 심정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레반테아에게서부터 나아갔을 파란 덩굴 줄기와 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을 보라색 덩굴 줄기가 교차되는 광경이 비행체의 모습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후, 다시 한 번 구름에서부터 그려지기 시작하는 덩굴 줄기, 이번에 나아가는 수는 이전보다 더 많은 9 줄기였다.
  그 덩굴 줄기들이 비행체를 우회 통과하면서 나를 향해 다가오자마자 이를 피해내면서 이전 때처럼 파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 줄기가 비행체에 박히도록 하면서 나의 좌우에서부터 다가와 나를 덮치려 하는 덩굴들의 움직임을 비행체의 하단을 통과하는 것으로써 피해내며, 이들이 하나로 모이도록 하였다, 이런 덩굴들은 하나로 모이도록 하는 편이 피하는 데에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이전의 것도 그렇고, 이후 등장한 9 개의 줄기 역시 그저 사라질 때까지 피하기만 할 뿐, 이들의 공세에 대해 막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보라색 줄기의 굵기는 내가 보내는 파란색 줄기의 굵기, 그 3 배 가량. 이 정도면 내가 만들어 낸 줄기가 그 줄기에 부딪치는 순간, 소멸하기만 할 뿐, 상쇄는 불가능했다, 이러한 사정은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곡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특성은 다르지만 각각의 줄기가 가하는 힘 자체는 거의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생물적 한계가 있을 리 없었기에 비행 방향을 전환할 때마다 급속도로 꺾이며 다가오는 보라색 빛으로 이루어진 덩굴 줄기들이 3 번째로 발사, 12 개의 줄기들이 6 개씩 앞뒤에서 비행체의 바로 아래에 머무르고 있던 나를 향해 곡선을 그리며 다가오기 시작하자, 다시 비행체 위로 C 자를 그리면서 오르면서 앞뒤로 몰려와, 나의 근처로 다가오는 덩굴 줄기들이 하나로 다시 모이도록 하는 행동을 취하였다.
  이후, 이들이 나의 바로 위에서부터 나를 향해 모이려 하는 순간, 비행체 주변의 구름에서부터 하나씩 새로 그려진 덩굴 줄기들이 바로 아래에서부터 나를 쫓아오고 있는 모습을 확인, 그와 더불어 이들이 나를 붙잡기 위해 한 곳에 모이리라는 판단을 내리면서 이들 사이에서 도망치기 위한 행동 개시를 준비하였고, 그러다가 이들이 급격히 움직여 각자 한 번 꼬인 곡선을 그리면서 나의 바로 앞과 뒤에서 다가올 기세를 드러내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이들의 수직 위로 움직이면서 하나로 모인 그 보라색 빛을 발하는 덩굴들의 움직임을 따돌려 나아갔다.

  '지금이다!' 그리고 다시 이들이 모였을 때가 기회라고 판단을 내리면서 비행체를 휘감는 듯한 비행을 행하며, 덩굴 줄기들이 비행체를 그 움직임을 따라 휘감도록 하였다. 그렇게 비행체에서부터 그려지기 시작한 덩굴을 향해 나아가다가, 그 꼬리에 이르게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반격을 가할 기회가 왔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됐다, 이제 제대로 된 반격을 가할 수 있게 됐어!'
  사실상 겨우 찾아온 강력한 반격을 가할 기회. 이러는 동안 열기에 의해 일어난 상처 역시 치유의 술법에 의해 서서히 사라져 가면서 그 시점에 이르러서는 거의 회복되어 있었고, 의상 역시 사실상 본래의 모습을 거의 되찾아가고 있었으니, 공격을 위해 이보다 더 좋은 기회란 있을 수 없었다.
  이렇게 겨우 얻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곧바로 그 뒤쪽의 배기 장치로 접근해 가려 하였으나, 그 시점에서 갑자기, 이렇게 반격을 가하던 나에게 있어서 뜻밖이었던, 아니 생각하고 있었어야 했던 일이 그 때 발생하고 말았다.

  비행체의 꼬리 부분으로 다가갈 무렵, 비행체가 내가 나아가고 있던 방향의 역으로 나아가면서 그 부분에 장착된 배기 장치에서부터 불꽃을 뿜어내자, 이를 바로 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리면서 피해내며, 나는 배기 장치로의 접근을 개시, 이어 레반테아가 덩굴 줄기를 집중시켜, 그 몸에 박히도록 한 채, 나 역시 비행체에 거의 붙어 있으려 하였다, 암만 강력한 무기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에 피해를 가하게 할 수는 없을 테니, 자멸할 가능성에 의해 공격하지 못할 수 있음을 노려, 덩굴 줄기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의도였다.
  그리고 내가 기대한 대로, 비행체에 접근한 18 개의 덩굴 줄기들은 결국 비행체를 지나치며 그 전방의 좌우로 흩어지며 사라졌고, 이렇게 위협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바로 소정령과 내가 힘을 합쳐 그 뒤쪽을 강타하는 순간, 나에게 있어서 갑작스럽다 할 만한 일이 일어났던 것이었다.
  너무 놀라 뭐라 말할 틈도 없었다, 갑자기 일어난 폭음과 함께 느껴지는 강한 고통, 이어서 그 고통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열기가 나의 등을, 그리고 허리를 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그 당시에 들고 있었다.
  이윽고, 나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니 비행체 뒤쪽에 호를 그리고 있으면서 5 개의 발갛게 달아오른 듯한 모습을 보이는 자그마한 구상 구름이 나를 바라보는 듯이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 내가 보라색 덩굴 줄기를 피하면서 반격을 가할 틈을 타, 비행체가 조용히 구름들을 만들어서 그 구름들이 화염탄을 발사하도록 하였을 터였다.
  이런 기습에 의해 격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내가 행하려 하였던 모든 공격은 중단되었다. 공격을 할 수 없었을 뿐만이 아니라, 등의 극심한 고통에 의해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등에 느껴지는 격심한 고통과 열기를 참아내며 어떻게든 비행체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이후 비행체가 급습에 당한 나에게 추가로 무엇을 가할지 모르는 일이었던 탓이었다.
  하지만 비행체의 이후, 대응이 더욱 빨랐고, 어느덧 나는 비행체가 만들어 낸 보라색 빛을 발하는 구체에 갇힌 채, 그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대로 가두어 놓았다가 그 구체를 이용해 나를 공격해 멸할 것임에 틀림없는 행위, 하지만 그 행위가 있음을 알면서도 나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 등이 너무 아팠고, 그래서 급히 움직이려 해도, 그 일이 잘 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그 비행체의 추격은 혼자서 능히 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홀로 비행체를 추격하면서 지금껏 비행체를 상대해 오고 있었지만 이 이상은 확실히 무리였다, 급습을 거의 치명적인 수준으로 맞이했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집으로 돌아오는 일조차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니,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절망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며, 이는 당분간 나를 도와주러 올 사람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비행체의 부속 장치를 파괴하였을 레야라 그리고 리레아가 있었겠지만, 그들 역시 내가 무사함을 믿고 다른 곳으로 갔거나, 온다 하더라도 꽤 시간이 걸릴 것임이 분명했다-이 그 절망을 더욱 크게 키웠다.
  확실히 이번 일은 내 예상 밖이었으나, 잘 생각해 보면 결국 나의 잘못된 판단에 의한 일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는 일이 필수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당시만 하더라도 나는 그저 맹목적으로 아론다이트의 '핵' 에 해당되는 비행체의 추격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을 뿐, 다른 생각이라고는 하지 않고 있었고, 이것이 결국 화가 된 것이었다.
  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리면서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머무르고 있던 곳, 소로에나와 아세라이아의 거리 모습. 소로에나는 내가 태어나, 거주하는 곳이며, 아세라이아는 나와 직접 관련이 되지는 않으나, 이전부터 꾸준히 오가고 있으면서 깊은 인연을 갖게 된 바 있다.
  이 두 도시를 떠나면서 나는 그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저 갑자기 세니티아를 떠나간 바르코스 군의 실상에 대해 알았으면 하는 생각에 무작정 떠나간 것. 당시 나에게 주어진 일이 있었고, 만나야 했던 사람이 있었으며, 집에 두고 온 여러 물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들을 남겨둔 채,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 하나만을 믿으며, 바로 비행을 개시했었다.
  이러하니, 이런 절체적인 상황은 나에게 있어서 보통의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고 있었다, 그 충격 속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부정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니,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돌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던 곳으로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자리잡았고, 그 생각은 곧 후회로 이어지고 있었다, 다른 생각 없이  하늘로 오르면서 남겨두었던 여러 가지가 있었고, 이를 떠나기 전에 어찌하지 못했으니, 이에 대한 미련이 남아 마음을 괴롭혔던 것.
  다른 한편으로 지금껏 여행하면서 만났던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잇달아 상기되고 있었다. 라빈 형사, 로저, 마리아 에르세레즈를 비롯해 지금껏 만났던 사람들....... 이 사람들을 만났던 곳, 이들은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고,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체험할 수 없는 광경들, 이 광경들을 보며, 여행을 한 일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차라리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말하지 않으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