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병기보다도 오랫동안 나를 저지해 왔던 수호자의 검, '아론다이트', 그리고 요새의 표면에 위치한 도시에 자리잡고 있던 숱한 병기들을 넘어, 신전에 도달하고, 그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서게 되면서 눈앞에 보이는 광경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생겼다. 문의 너머로부터 하늘색 바탕에 자주색 무늬가 그려진 내벽을 따라 어두운 통로의 모습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 신전에 들어설 때에는 표면에 위치한 도시에서와 마찬가지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빛이 차단되는 공간의 내부에 들어서니, 주변 일대가 다소 어두워,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병기들이 앞 부분을 비롯한 표면의 여러 부분에서부터 빛을 발하고 있으며, 그 빛을 통해서라도 병기들의 모습을 보다 자세히 확인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점이 이전 때와 다를 따름이었다.
  신전의 내부로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나를 맞이한 이들은 문 앞을 지키고 있었을 등에 거포를 지고 있는 거대한 전차의 일종이었다. 그 전차는 내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하얀 빛을 발하는 불꽃을 뿜어내며 표면에서부터 상승해, 나의 앞에 이르더니 곧바로 한 발씩 빠른 간격으로 포격을 가하기 시작해, 붉은 빛을 발하는 거대한 불덩어리들이 각자의 바로 앞 먼 곳까지 날아가도록 하였다.
  이들 중 왼편에 보이는 이의 화염이 나에게 이르고 있었으며, 그 화염과 마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단 원호를 그리면서 우측 위에 이르고, 그에 이어 두 비행체를 동시에 공격 목표로 정해, 두 목표를 향해 파란색 빛을 발하며 곡선을 그리는 별들을 잇달아 보내, 그 별들이 비행체에 닿게 하였고, 잠시 후, 두 비행체들은 왼편에 있던 것부터 먼저 표면의 앞 부분에서부터 불꽃을 터뜨리기 시작하면서 뒤로 몸체가 기울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어두운 바닥으로 추락해 가고 있었다.
  이후, 한 차례씩 폭음을 일으키며, 추락했던 병기들이 어둠에 물든 바닥에 하나씩 도형을 그릴 무렵, 눈앞에서는 삼각 날개를 가진 작은 전투 비행기들이 V 자 대열을 이루며, 앞장서서 내부로 진입해 오는 나에게 돌격해 오고 있었다. 이들의 공세는 위협적인 것이 아니었고, 금방 괴멸시킬 수 있었다.
  문 너머의 거대한 통로에 이르면서 우선 해야할 일이 있었다, 바로 문의 장막을 만들어 내는 장치를 발견해 제거하는 일이 그것. 파괴해야 할 장치를 발견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며, 장치로 추정될만한 것을 찾아내려 하면서 틈나는 대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는 동안 이전의 움직이는 포대들에 이어 병기들이 모습을 드러내, 인간형 병기들이 각자의 손에 하나씩 중간 지점에 십자 모양을 이루며, 날카로운 송곳이 달려 있는 봉을 들고 있으면서 나를 덮치려 하는 듯이 등에 불꽃을 뿜어내며 다가오고 있었다. 다가오는 이들의 수는 넷. 이 중 가운데의 두 병기들이 앞장서고, 좌우로 하나씩 병기가 뒤따르는 사다리꼴 형 대열을 이루고 있었다.
  앞장서는 두 비행체를 먼저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을 향해 파랗게 빛을 발하는 곡선을 그리는 별들을 한 번씩 보내어, 3 ~ 4 개씩 별들이 인간형 병기들에 부딪치도록 하여, 이어서 그로 인해 병기들이 타격을 받으며, 장갑이 점차 부서져 가는 모습을 보이다가, 마침내 흉부의 장갑이 부서지고, 그 틈 사이로 바람의 기운이 파고들어 폭발하면서 결국 좌측의 것부터 큰 규모의 폭발을 일으키고, 이어서 흉부에서부터 격렬히 불길을 일으키면서 머리부터 회전하면서 추락해 가려 하였다.
  이어서 그와 같은 방식으로 병기들을 하나씩 제거할 무렵, 팔각형을 이루는 넓은 공간에 이를 무렵, 이런 나의 눈앞으로 신전 안에 들어갈 수 있을만한 것으로서 표면이 감색을 띠는 작은 배 네 척과 중심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한 쌍의 포신을 장착한 포대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때,
  "유네아 양, 지금 거기 계신 거예요?"
  이렇게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라이마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렇게 목소리가 한 차례 들려오는 것과 동시에 나의 오른편에서 라이마 그리고 일린이 다가와 나와 함께 비행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어서 라이마가 일린에게 고개를 돌리며, 당부의 말을 전하려 하였다.
  "나는 건너편에서 다가오는 병기들을 저지할 테니까, 그 동안 일린은 공중의 배들을 맡거나, 지상의 포대들을 맡아. 유네아 양과 공동으로 대처해도 괜찮아."
  이후, 바로 속도를 내어 비행하면서 공간 너머에 이르려 하는 라이마.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행동에 들어가기로 결심하고, 이어서 내가 왼손이 하늘 높이 올리면서 바람의 기운을 끌어 모으도록 한 이후에 끌어모은 바람의 기운을 하늘로 올리도록 주문의 영창을 행하여, 이어서 그 바람의 기운에 의해 파랗게 빛을 발하는 나무 줄기들이 중앙의 두 포대를 그대로 직격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나무 줄기들이 떨어질 무렵, 곧바로 좌측의 배를 향해 나아가면서 배의 머리 부분에 위치한 포대들에서부터 발사되는 푸른 빛으로 이루어진 줄기들의 근처를 지나다가, 곧바로 좌측에서 두 번째에 위치한 배의 우측 근처에 이르면서 그대로 표면에 있는 구조물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소정령과 나 자신이 모두 파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 줄기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표면 일대에 붉은 불꽃이 터져 나오도록 하며, 동력원이 위치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이르면서 그 위에 이르고, 그러면서 그 일대를 공격 목표로 정해, 파랗게 빛나는 덩굴 줄기를 나 자신이 왼손에서부터 직접 보내, 10 여 개씩 줄기들이 표면에 닿아, 표면을 때리도록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정말 동력원을 직접 노릴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표면 일대에 계속 타격을 가하면서 비교적 작은 편이었던 그 배가 중심에서부터 화산이 분출하는 듯이 불기둥이 분출하고, 그에 이어 하단에서도 같은 기세로 불기둥이 분출된 이후로 주변 일대로 불꽃이 확산되면서 급속도로 배의 남은 부분이 흩어지도록 하고 있었다. 그 폭발로 인해 남겨진 부분은 배의 머리와 꼬리 부분의 일부, 그 일부분들이 폭발에 의해 급속도로 흩어져, 불길에 휩싸인 채, 건물 내부의 표면 아래로 떨어져 가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이제 한 척 격침시켰다.' 폭발이 일어나 부분들이 해체될 무렵, 그 모습을 보며 잠시 그렇게 혼잣말을 한 이후, 잠시 아래쪽에 위치한 표면으로 시선을 향하고, 그러면서 내가 타격을 가하였던 포대를 비롯한 모든 포대들이 사라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중 내가 타격을 가했던 포대들은 무너진 채, 불길에 휩싸여 있었으며, 그 주변의 두 포대들은 거의 불에 탄 채, 회색 연기만을 일으키고 있었다.
  회색 연기를 일으키고 있던 것에서는 이전부터 빛의 기운이 폭발할 때 특유의 폭음이 잇달아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라이마가 포대 주변에 머무르며, 조치를 취해놓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이후, 무너진 포대들을 보면서 이에 대한 응징을 행하기 위함인지 곧바로 사발 모양의 투구를 쓰고 있는 회색 갑주상의 병기들이 손에 하나씩 곡도를 들고 있으면서 등에 불꽃을 일으키는 채, 내가 위치한 곳을 향해 강하해 가고 있었다.
  그 때, 이런 이들을 향해 라이마가 한 자루 검을 들고 비행을 시도하려 하였다. 그러면서 포대가 위치하고 있던 곳 일대로 나아가려 하던 4 기의 병기들을 향해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그 때, 내가 라이마에게 신호를 보내, 내가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라이마에게 건네려 하였다, 한 자루의 검으로 포위 공격을 행할 병기들을 전부 막아내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라이마 양, 잠시만 저를 향해 돌아서 주세요!"
  그리고 잠시 후, 라이마가 그에 반응해 나에게 고개를 돌릴 무렵, 내가 바로 그에게 검을 던지며, 받아달라고 외쳤고, 이에 라이마가 자신의 기운을 방출, 그 기운이 자신을 향해 날아가던 검의 형체를 돌려 자루가 자신의 앞에 이르도록 한 이후에 그 검을 바로 잡았다. 그리하여 잠시 동안이나마 라이마는 한 손에 하나씩 검을 든 채, 어느새 자신에게 근접해 오게 된 병기들과의 대치를 행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다가온 병기와 마주치자마자 바로 그 병기의 검을 오른손에 쥔 자신의 감색을 띠는 검으로 막아내는 라이마. 그러면서 그 검을 든 오른손에 힘을 가해, 병기의 검을 든 왼팔을 위로 들어올리려 하면서 왼손을 움직여 손에 잡은 하얗게 빛을 발하는 검의 날이 그 병기의 흉부를 향하도록 하고 있었다. 팔을 들어올려, 흉부에 틈을 만들고서, 그대로 흉부에 칼날을 꽂을 모양이었다.
  이런 대처가 이루어지는 동안, 아직 남은 3 척의 배가 있는 이상, 그 광경을 느긋이 감상할 수는 없었다. 곧 이어 좌우에서부터 한 척씩 배에서부터 대량의 원통형 폭탄들이 뒷 부분에서부터 하얀색을 띠는 원형의 파동을 그리면서 나를 추적해 오기 시작, 이후, 일정 거리를 날아간 이후에 파랗게 빛을 발하는 구체를 만들어 내며, 각각의 빛이 공간을 차지하도록 하는 것으로써 나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려 하였다.
  그 빛 사이를 나아가며 위험에서 벗어난 이후에는 바로 가장 왼편에 보이는 배에 접근하여, 그 배에 장착된 포신들부터 우선 타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뱃머리 부분을 시작으로 배의 중심부에 가까운 부분까지 차례로 파랗게 빛을 발하는 나무 줄기에 의한 폭격을 가해, 점차 모든 부분의 표면에 불길을 일으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모든 부분이 불길에 휩싸이며, 배의 표면 일대가 불꽃으로 붉게 물들 지경에 이르자, 비로소 불길이 일어나는 배의 중심부, 그 표면에 생성된 틈 사이로 폭격을 가하는 것으로써 배의 내부에 타격을 가하기 시작, 그로 인해 배의 중심부, 그 안 쪽에서부터 잇달아 폭발이 일어나다가 마침내 배의 형상이 아래를 향해 꺾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와 동시에 불꽃이 사방으로 번지며 그 불꽃이 배의 구성요소가 되고 있던 파편들을 삼키는 모습이 이어 나의 눈앞에 드러나고 있었다.
  한편, 우측에서도 폭음이 울려 퍼지며, 일린이 주변 일대로 퍼지는 불꽃을 바라보고 있다가, 바로 허리 부분에 구멍이 나고, 그 구멍에서부터 불기둥이 일어나고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내가 공격을 가하는 동안 일린 역시 내가 당장 그 곳에 이르지 못한 그 곳에 위치하는 곳에서 두 척의 배를 동시에 상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네 척의 배가 전부 격침된 이후, 내가 바로 팔각 공간의 중심, 그 주변을 맴돌다가 중심에 위치한 구조물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그 구조물의 바로 앞에 해당되는 곳을 찾아, 그 인근의 바닥으로 착지를 시도, 그러다가 중심에 위치한 구조물 근방에 이르자, 느린 움직임에서부터 벗어나면서 지면에 착지, 그 이후에 곧바로 오른쪽 무릎과 왼발을 바닥에 올리려 하고 있었다.

  자리에 다시 일어나면서 바라보기 시작한 구조물의 모습. 그 구조물은 팔각기둥의 형상을 이루는 받침대 위에 놓여진 기둥, 그 위에 X 자의 형태를 이루며, 서로 겹치고 있는 팔각 테두리가 자리잡았으며, 그 안쪽에 하얗게 빛을 발하는 구체가 있어서, 그 구체에서부터 하얗게 빛을 발하며, 어둠을 비추고 있었다. 그 장치의 모습을 보자마자 빛을 발하는 부분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파랗게 빛을 발하는 별 10 여 개를 동시에 보내고, 이어서 3 ~ 6 개씩 별들이 파랗게 빛을 발하는 곡선을 그리도록 하면서 그 별들이 구조물에 잇달아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지속적인 타격을 견디다 못한 구조물의 붕괴를 노린 행동이었다.
  이러한 행동을 취하고 있으면서, 나는 그 구조물이 문의 개방 등에 관여하고 있는 장치일 것임을 대략이나마 알아차리고 있었다, 건물 내부에서 현상을 관장하기 위한 역할을 행할 법한 장치의 모습으로는 그것을 유일하게 발견하고, 무작정 그 장치가 현상의 관찰을 위해 활용되고 있으리라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러한 나의 추측이 반드시 옳은 결과만을 불러올 리는 없었겠지만 그 한 번의 추측은 정답과 직결되어 있어서, 장치의 파괴는 무너져도 금방 수복될 수 있다는 탑의 존재를 무력화시키는 수단이 되었다.
  암만 부가 장치들이 강한 힘을 발휘한다 하더라도, 주 장치의 동력원이 사라져, 주 장치가 가동할 수 없게 되면, 그 영향을 받는 부가 장치의 행동에는 큰 의미가 부여되지 못하게 된다, 문에 관여된 장치를 파괴하여, 첨탑이 다시 수복되어 힘을 공급하려 하더라도 의미가 없어지게 하는 일은 그 원리를 따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라이마 역시 어느새 모든 병기들을 파괴하고 있었으며, 이어서 공간의 중심에 이른 나에게 다가와 다시 검을 건네려 하고 있었다.
  "잘 활용했어요, 덕분에." 그렇게 말을 건넨 다음에 바로 검을 건네는 라이마. 그리고 내가 검을 두 손으로 받았다가, 다시 오른손에 쥘 무렵, 그는 일린이 자신의 우측에 이르면서, 샤리에나를 기다리기 위해 그 공간에 머무르고 있겠음을 밝히고서, 그와 함께 있으면서 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힌 다음에 나에게 먼저 통로 너머로 나아가 줄 것을 부탁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이후, 기둥이 붕괴되면서 그와 동시에 기둥 위에 놓여진 빛이 주변 일대로 흡사 별이 폭발하는 듯이 넓게 퍼지며, 주변 일대의 어둠을 새하얗게 비추는 동안, 통로 너머에서부터 몰려오는 가오리 형상의 은회색을 띠는 병기로서, 얇은 모습을 보이는 그 병기를 소정령과 나 자신에게서부터 방출되는 칼날들이 궤뚫도록 하면서 이들로 구성된 역삼각 대열을 뚫고, 그 너머의 통로를 따라 나아가려 하였다. 그 때, 레반테아를 통해 들려오는 샤리에나의 목소리.
  "도와드릴게요, 신전의 중심 통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기지 시설 그 너머에 위치한 미궁을 돌파해야 하는데, 그에 관한 정보를 신전 밖에 머무르는 동안, 에르세레즈 씨께 지도를 받으면서 받은 적이 있어요."
  그리고 신전 미궁은 지하로 이어지기도 하며, 각각의 장소에 이르렀다가 다른 장소로 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바로 신전의 중추가 위치한 곳으로 나아가려면 지도와 같은 수단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지도가 필요한 이유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곧 올 테니, 잠시 공간 너머의 통로, 그 한 곳에 머무르고 있어주지 않겠느냐고 부탁의 말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고서, 통신을 끝냈다.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팔각형을 이루는 공간 너머의 통로에 이르러, 중간 즈음 되는 곳에 이르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앞을 가로막는 병기들을 제거하고 그 너머로 보이는 공간에 이를 참이었다. 조금만 더 시간을 들이면 바로 앞의 공간에 이를 수 있었지만 이렇게 요청이 들어오니, 일단 잠시 멈추어야만 했다.
  좋은 곳이 하나 있었으니, 길의 중간 즈음 되는 곳에 경계를 이루는 내벽 하나 없이 붙어 있는 자그마한 네모난 공간 하나가 바로 그 곳이었다. 통로 중간의 좌우에 하나씩 배치되어 있는 그 작은 공간 중에서 나는 좌측에 보이는 공간을 선택해 그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 바깥 통로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려 하였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잇달아 전투가 이루어지다 보니, 쉴 수 있는 시간이 없었으니, 이렇게 쉴 수 있는 기회가 오면 바로 휴식을 취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 샤리에나가 나를 찾지 못할 일이 잠시 걱정이 되기도 하였으나, 통로 중간에 이르면서도 찾지 못할 때에는 레반테아를 통해 어디에 있음을 알릴 생각을 하며, 다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샤리에나는 당장에 나타나려 하지 않았다, 일린 그리고 라이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몇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나는 라이마로부터 다시 건네 받은 검을 오른손으로 조용히 움직여, 그 칼날의 면들 중 하나가 나를 향하도록 하였다.
  검의 날은 이전에 비해 더욱 밝게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라이마가 병기와의 대치 도중에 활용을 하면서 기운의 흡수가 더 이루어진 탓인지, 검의 날에 이전에 비해 강한 기운이 채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검의 날이 보이는 이러한 모습을 잠시 본 이후, 나는 잠시 검을 공간의 우측 내벽에 기대어 놓고, 주머니 안에 숨어들었던 크세비아에게 이제 나와도 된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잠시 후, 좌측 주머니에서부터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크세비아의 모습이 왼쪽 치마 주머니를 향하는 나의 눈앞에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유네아 님, 지금 저, 신전 안으로 들어온 거예요?"
  잠에서 깬 듯, 부스스한 듯이 가늘게 눈을 뜨는 크세비아. 그러면서 그는 어느새 어디에 이르고 있느냐고 나에게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이제 통로의 중간 즈음에 이르렀음을 알리자, 놀라는 기색 없이 차분히 표정을 짓는 채, 잠시 나의 앞에 이르렀다가, 내가 위치한 곳 인근의 통로를 두리번거리면서 위험의 징조가 있는지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자신도 모르게 신전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크세비아는 큰 감흥이 없구나."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내가 조용히 미소를 짓는 채, 그에 대한 언급을 하자, 크세비아가 잠시 고개를 돌려,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답으로써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이었다.
  "신전 안에 들어온 일에 대한 감흥을 느끼기가 힘드네요, 도로시아 님의 안위가 걱정되다 보니."
  그리고 그에 대한 걱정이 마음 속에 남다 보니, 잠을 이루려 해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저 주머니 안에서 뒤척이고 있었을 따름이었다고 이전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 언급을 하는 크세비아. 그런데 그 때, 갑자기 그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황급히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며 나에게 뛰어들려 하였다, 무언가 위험한 것이 통로 너머에서부터 다가오는 광경을 본 모양이었다.
  '적이 다가오고 있구나.' 이렇게 나에게 안기려 하는 크세비아의 머리를 왼손으로 만지작거리며, 그를 진정시키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때, 그런 나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무리. 그 무리들은 이전에도 나타난 바 있는 갑주형 병기가 탑승하고 있으며, 좌우에 삼각 날개가 장착되어 있는 비행형 차량들이었다. 8 기 정도가 2 개의 선상 대열을 이루고 있던 그 차량들에 탑승한 갑주들은 오른손에 하나씩 이전에 보았던 것과 다른 길다란 총포를 장착하고 있으면서 앞으로 돌진해 가고 있었으며, 내가 위치한 곳에는 시선조차 두지 않고 있었다.
  '다행이다, 이쪽으로 오지 않고 있어.'
  차량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손에 든 총기에 의한 포격을 상정하며, 이에 대해 놀라고 있던 나는 이들이 나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것에 대해 왼손으로 가슴을 만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크세비아가 포격에 의해 피해를 입을 일에 대한 우려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는 병기의 존재를 눈치채고, 나의 등뒤에 숨어 있다가, 병기들이 지나치는 모습을 보며, 다시 오른쪽 어깨 위로 기어오르며,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이에요, 이쪽으로 오지 않아서."
  그리고 자신 역시 안도하고 있었음을 알리는 크세비아. 그러면서 뒤따라 오는 이들이 있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이에 나는 바로 그렇다고 답을 하였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크세비아는 어떻게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는지 판단을 바로 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이렇게 답을 하고 있었다.
  "유네아 님을 뒤따라 오던 분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그들은 보았을 거예요, 그래서 저와 유네아 님이 이 곳에 있음을 눈채치지 못했겠지요."
  "그러할 거야, 아마도." 이에 나 역시 그의 말에 동감하면서 그렇게 답을 하고 있었다.

  이후, 나의 오른편에 보이는 붉은 빛. 폭음과 함께 일어난 그 빛은 잠시 나의 오른편 일대에 번져 있다가, 폭음이 8 차례 울려 퍼진 이후에 바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이들이 나아가는 방향, 그 반대 방향으로 샤리에나가 다가오며, 나의 바로 근처에 이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내가 위치한 통로 좌측으로 시선을 향하자마자 바로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금방 나를 발견한 듯 싶었다.
  "여기 계셨네요, 혹시 휴식을 취하시기 위해 머무르셨던 거예요?"
  이어서 다시 물음을 건네어, 바로 출발할 수 있는지, 그 여부를 묻는 샤리에나. 그러자 내가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앞장서서 가겠음을 밝히고서, 처음부터 길을 열어야 하는 사람이 앞장설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고 그 이유를 밝힌 다음에 말한 바 그대로 앞장서서 길을 열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는 위험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나의 어깨 근처에 머무르며 나를 따라 나서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그런 크세비아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며 물었다.
  "크세비아, 괜찮겠어? 다시 위험이 찾아올지도 모르는데."
  "괜찮아요." 그러자 바로 그렇게 답을 하는 크세비아. 그리고서 그에 이어지는 발언으로써 언제까지 나의 품에서 잠들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했음을 밝히고서, 이후부터, 도로시아가 풀려나는 모습을 지켜볼 때까지는 항상 나의 곁에 있겠음을 약속하였다.
  그렇게 내가 앞장서고 크세비아가 그런 나와 함께 비행을 이어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비롯한 3 명은 통로를 지나, 그 끝에 자리잡고 있는 팔각형의 문에 이르러, 그 문이 열리자마자 그 너머의 공간에 이르려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요새의 내벽에 장착된 장치들이 미사일들을 내보내고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양 옆으로 세모꼴을 이루며 빛을 발하는 날개를 가진 비행 병기들이 급속도로 몰려와 내벽의 장치들에 타격을 가하는 나 혹은 샤리에나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하였다.
  또한 요새 내부의 장치 중에는 불길을 일으켜, 상호 건너편의 장치 사이를 잇도록 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그 불길은 급속도로 진행을 이어가는 나에게 위협이 되고 있었다. 이런 위협을 피해 움직이는 동안 뒤쪽에서 그 장치를 파괴하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뒤따르던 샤리에나가 직접 파랗게 빛을 발하는 나뭇가지들을 이용해 그 장치들을 파괴해 가고 있었다.
  간혹, 화살표 모양을 이루는 거대 병기들이 대량의 포탄들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한 쌍의 거대한 비행체들이 결합된 듯한 모습을 보이는 비행체들 역시 그 모습을 드러내어 포탄들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화염탄에 옷이 스치며, 찢겨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그 때마다 위험을 피해내기 위해 회오리바람을 계속 일으키며, 화염탄을 그것으로써 쓸어내고는 하였다.
  그러다가 안 되겠다 싶은 한 때에는 지금껏 소정령이 모은 대기의 기운을 한 번에 분출, 그것이 파란색과 하얀색으로 빛나는 회오리바람의 형상을 이루며, 병기들이 그 바람에 휩싸이도록 하였고, 그러면서 병기들이 그 회오리 바람에 휩싸이거나 폭파되어 사라지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바르카디아 요새 - 내부 시가지 구역
  그렇게 길고 긴 통로를 지나, 그 끝에 위치한 팔각 문이 열린 그 너머로 나아가면서 나의 눈앞으로 이전의 기계로 이루어진 공간 내부와는 전혀 다른 면모의 공간이 나타나고 있었다.
  문 너머에는 바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인공 호수가 자리잡고 있어서 그 호수의 중심에 자리잡은 거대한 기계 탑을 중심으로 X 자 형상의 대열을 이루는 금속 섬들을 기준으로 길이 나 있어서 섬마다 기계 구조물들이 자리잡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 중 가장 높은 중앙의 기계 탑은 그 높이가 공간의 내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20 메타르에 이르고 있었다. 그 탑의 높은 곳에는 직접 이를 수 없었는데, 이는 탑의 상층부를 감싸는 보라색 빛을 발하는 전기 장막에 의한 일이었다.
  건물의 내부에 위치한 공간이었으나, 그 넓은 공간에는 호수 뿐만이 아니라 하늘의 모습까지 가상적인 구현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만, 본래 어두운 곳이었던 탓인지 태양이 떠오른 곳의 모습을 표현하지는 않고 있었으며, 그 대신 감색을 띠는 어두운 하늘의 모습이 구현되고 있으며, 주변 일대에 빛을 발하는 장치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 장치들이 어둠을 비추는 역할을 맡고 있어서 마치 밤하늘 아래의 시가지를 보는 듯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다만, 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따름이었다.
  그러한 특성을 가지는 공간에 이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호수의 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한 무리의 철골로 이루어진 탑으로서, 그 꼭대기가 붉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탑과 더불어 모습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7 기씩 한 무리를 이루는 삼각 날개까지 온전히 갖춘 마름모꼴 비행체들. 우선 이들이 먼저 나에게 접근하며, 하나씩 포탄들을 만들고, 이에 내가 이들을 바로 격추시켜 붉은 불꽃이 그 자리에 일어나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들 비행체들이 폭파된 이후, 샤리에나가 그 탑들을 향해 하나씩 곡선을 그리는 하늘빛 줄기를 내보내, 잠시 후, 떨어진 줄기들이 폭발을 일으키고, 이어서 그 충격에 의해 변형을 일으 킨 탑들이 폭발과 함께 충격파를 일으키며 사라지고 있었다.
  이후, 내가 고속으로 일행으로의 접근을 행하던 비행체들의 뒤를 이어 모습을 드러낸 중형 비행체 하나가 곳곳으로 붉은 광선을 흩뿌리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자, 내가 그 비행체를 공격 목표로 삼고, 그것을 향해 곡선을 그리기 시작, 이어서 그 집중된 푸른 곡선들의 끝에 달린 별들이 계속 충격을 가하며, 그 형상을 파랗게 물들이려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들려오는 크세비아의 목소리가 있으니,
  "지금 즈음이면 일린, 라이마 두 분은 어디에 계실까요."
  "뒤를 따라 잘 오고 있겠지, 뭐니 해도 결국 그들은 나와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니까. 다른 이들 역시 뜻을 같이 하지는 않더라도 같은 목적을 가진 이상,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 할 거야, 어차피 문을 닫기 위한 장치도 파괴되어서, 그로 인해 문의 수복 역시 이루어지지 않을 테니, 모두 들어오는 데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고 있을 거야."
  이어서 그런 그의 발언에 그렇게 답을 하는 샤리에나. 그러는 동안 어느덧 나는 길목의 바로 근처에 이르고, 그 시점에서 나의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던 비행체는 집중되는 타격을 견디지 못한 끝에 주변 일대로 불꽃을 일으키고, 이어서 잇달아 울려 퍼지는 폭음과 함께 거대한 구체들이 여럿 겹쳐있는 듯이 불꽃이 일어나, 형체를 휩쓸면서 그 비행체 역시 사라지게 되었다.
  이어서 길 위에 이르는 순간, 한 무리의 거대 전차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어 각자의 포대에서부터 붉은 연기를 일으키는 미사일들이 발사되기 시작, 그 미사일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앞장서는 나에게 집중되려 하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곧바로 크세비아에게 위험함을 알리는 일부터 우선 하였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 역시 미사일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곧바로 나의 등 뒤로 물러났다가 뒤따르던 샤리에나의 품에 안기고 있었으나, 그 광경을 볼 틈도 없이 미사일들이 곡선을 그리며 나에게 날아와 이들을 제거해야만 했다, 적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그 이후에도 계속 크세비아나 샤리에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이후, 바로 반격을 개시, 우선 하나씩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파랗게 빛을 발하는 구체들을 쏘아 보내, 이들이 각각 하나씩 전차의 포대에 박히도록 하고, 그 이후에 발생한 폭발에 의해 전차의 대열에서부터 폭발이 일어나며, 그와 동시에 연기를 뿜어내는 채,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 전차들의 무리가 이런 식으로 하나씩 작동 불능이 되어, 마침내 거의 모든 전차들이 움직이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더 이상의 파괴는 필요 없다고 판단을 내리며, 바로 이들을 지나치면서 나를 향해 좌측, 우측에서부터 날아오는 작은 비행체들을 소정령의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흩뿌리며 제거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속력을 내어,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기계 탑을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 탑이 중추와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 때, 이런 나의 우측 곁에 이르면서 물음을 건네는 크세비아. 그런 그의 물음에 나는 바로 그렇다는 답을 한 이후에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 탑의 내부에 중추와 이어지고 있는 통로가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런 식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탑의 표면에 이르는 순간, 곧바로 탑의 표면을 따라 상승하기 시작, 그러면서 탑의 표면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띠의 형상을 이루는 장치 하나가 좌우에 위치한 장치를 개방, 그러면서 사각 상으로 배열된 원형 부속 장치들의 모습을 드러내는 동안 그 장치의 중앙 부분에서부터 붉은색을 띠는 작은 전투 비행기들이 좌우 먼 곳으로 날아갔다가 각자 날아간 방향에서부터 나를 향해 다시 몰려오는 모습을 보고, 소정령이 원형 장치를 공격하도록 하면서, 나 자신이 직접 몰려오는 비행기들을 격추시키려 하였다.
  그리고 원형 장치들이 하나씩 파괴되어 불길을 일으키고 이어서, 병기들이 괴멸된 이후, 내가 소정령과 함께 좌우 부분의 파손과 함께 개방된 중앙 장치를 향해 파란 빛 곡선에 의한 폭격을 행하자, 결국 그 장치 역시 폭음을 잇달아 일으키면서 불꽃을 뿜어내고, 그러면서 그 장치 전체에서부터 폭발에 의한 불꽃이 분출되면서 그 장치는 결국 탑의 표면에서 추락해 가기 시작하였다.
  이후, 붉은색, 검은색을 띠며 날카로운 칼날 같은 모양새를 이루는 장식이 달린 갑주 상을 이루며, 내 키 만한 크기를 가지는 병기들이 손에 총기 혹은 양쪽으로 칼날이 달린 무기를 손에 쥔 채, 다가오며 행하는 지를 뚫고, 계속 상승하면서 마침내 기계 탑의 꼭대기에 이르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원기둥들이 차곡히 쌓인 듯한 모습을 보이던 기계 탑, 그 꼭대기의 원기둥, 그 윗면에는 네모난 발판의 앞 부분에 6 개의 원반형 발사대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위로 두 문의 포신이 장착된 거대한 포대가 좌우에 배치되고 중앙에 원통형을 이루는 몸체의 바탕에 상부의 원형 통로를 따라 움직이는 한 쌍의 포대, 그리고 윗면에 자리잡은 은회색을 띠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네모난 통처럼 생긴 물체 등으로 구성된 거대 병기 하나가 위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왠지 불길해요." 그 때, 이런 병기 구조물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던 크세비아로부터 불길함의 감정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병기 구조물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서 깊은 불안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 잠시 고개를 돌리며,
  "걱정 마, 내가 앞장서서 지켜주면 되잖아."
  라고 말을 하였으나, 크세비아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러면서 그는 왼손의 손가락으로 중앙 구조물을 가리키려 하였다. 그가 가리킨 곳은 중앙 구조물의 좌측에 위치한 통처럼 생긴 물체였다. 그 통처럼 생긴 물체가 포탄을 저장하기 위한 통의 역할을 행하는 데다가, 생각 외로 크다는 것이었다.
  그런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샤리에나부터 나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대략 짐작이나마 할 수 있었다. 그 통처럼 생긴 물체의 발사 장치에서부터 대량의 포탄들이 날아올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여기에 그 포탄들이 주변 일대로 흩뿌려진다면 상황이 어떻게 위험하게 전개될 지는 너무나도 분명해 보였다.
  "피할 수 없는 위험에 봉착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포탄의 양이 많고 넓게 흩뿌려진다 해도, 이들이 느리게 다가온다면 큰 위협으로 간주할 필요는 없을 거예요, 문제는 이들의 속도가 빠를 경우인데........"
  그렇게 잠시 대화가 오갈 무렵, 하단의 네 포탄 발사 장치를 비롯하여 포탄의 통처럼 생긴 장치까지 포탄을 발사할 것처럼 생긴 장치들이 금속 부품들이 맞물리는 특유의 소리와 함께 개방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 이어서 각 장치가 불꽃을 뿜어내면서 그와 함께 붉은 화염탄들이 개방된 각 장치에서부터 방출되기 시작하였다.
  이들의 움직임은 내가 예상한 최악의 경우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사각 탄통에서 포탄들은 맹렬한 기세로 흩뿌려지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나의 좌우를 화염탄들이 스쳐 지나가려 하다가, 바로 나를 지나치는 광경이 잇달아 나의 눈앞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옷자락뿐만이 아니라 머리 주변에서도 순식간에 이런 식으로 지나가는 포탄들이 적지 않았으니, 보통 위험한 상황은 '확실히' 아니었다.
  '크세비아가 우려했던 것이 이런 것이었던가. 설마 했다지만, 정말 이런 광경이 나타날 줄이야.'
  그 화염탄들이 탄이 들어있을 네모난 통 모양을 이루는 형체에서 잇달아 흩뿌려지고, 원형 장치에서부터 나온 작은 포대에서도 일렬로 포탄들이 나란히 발사되니, 이들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도저히 잡히지 않았다, 그저 크세비아를 왼손에 안은 채, 이리저리 움직이며 나에게 화염탄이 날아올 때마다 그것을 피해내는 일, 그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대처의 전부였다.
  게다가 그 화염탄을 피해내는 일도 내 뜻대로, 조심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저 감이 잡히는 대로 움직일 뿐, 안전한 곳인지 장담도 못하면서 움직이는 것인지라, 피한 이후에 다시 위험한 상황이 닥쳐오기도 했다. 그 때마다 샤리에나가 위험하다고 지적을 해 주어, 무사히 넘어간 적도 있었지만.......
  그러하지 않을 때도 적지 않았고-샤리에나 역시 자기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데에도 겨를이 없었을 테니까-, 그래서 옷의 곳곳에 화상의 자국이 나고 있었으나, 평상시에는 뜨거워 바로 반응을 일으킬 법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그러할 여유조차 없었다.
  쉴 틈도 없이 이어지는 화염탄의 발산, 그 이후에는 원형의 틈 사이를 도는 기계 부속품의 각 끝에서부터 붉은 광선이 발사되며, 그 두 선이 이루는 각이 좁아졌다가 넓어지기를 반복하고, 그와 더불어 좌우의 각 포대에서도 포구마다 하나씩 하얀 빛 줄기를 만들어 중앙의 두 붉은 선과 교차하며 도형을 그리는 모양새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선에 직격을 당하기라도 하면 그대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래도 화염탄들이 잇달아 발사되는 것에 비하면 확실히 나은 상황이었다, 피할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 선이 발사되는 동안, 반격이 이어졌다. 우선 내가 중앙의 구조물을 구성하는 세 부분, 중심부와 좌우의 네모난 통을 향해 바람의 기운, 전기 기운으로 이루어진 곡선을 잇달아 발생시키고, 샤리에나가 그 동안 하단 그리고 좌우의 포대들을 향해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하늘빛 칼날들을 계속 보내, 그 칼날들이 목표가 된 물체들에게 날아가 꽂히도록 하고 있었다.
  그 이후, 다시 포탄들이 발사되어 주변 일대에 화염탄들이 넓게 흩뿌려지는 광경이 나타나고, 그 화염탄들을 피해가야 할 필요가 생겼을 때, 처음에는 다른 생각 없이 포대와 포탄의 통처럼 생긴 네모난 부분에서부터 물체 앞에서 그 공세를 피해가기만 할 뿐, 다른 공격 수단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 역시 화염탄 사이를 움직이는 데에 요령이 생기면서 그 사이에 머무르며 파랗게 빛을 발하는 덩굴 줄기와 같은 전기 기운을 방출해, 그 전기 기운이 중앙 구조물의 세 부분에 하나씩 박히도록 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그 이후, 이번에는 화염탄들이 흩뿌려지는 가운데, 광선들이 발사되어 각자 좌우로 움직이기를 반복하면서 이들이 이루는 각이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하는 광경이 나타났고, 이는 복합적인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에게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화염탄들이 광범위로 흩뿌려지는 와중에도 공격이 이어진 이상, 그 장치도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결국 견디지 못한 내가 폭풍을 일으키고, 이어서 그 폭풍을 따라 파랗게 빛을 발하는 표면 위로 빛을 발하는 강한 빛들이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며, 충격을 가하고 있었다.
  이 과정을 두 번 정도 반복하더니, 마침내 그 병기 구조물에서부터 폭발을 일으키더니, 이어서 표면의 거의 모든 구역에서부터 붉게 빛나는 불꽃들이 터져 나오더니, 마침내 마지막으로 한 번의 굉음과 동시에 원통형 구조물의 표면을 찢어낼 정도의 불꽃이 주변 일대로 퍼져가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려 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