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각 날개의 끝에서부터 한 줄기씩 새하얀 빛 줄기들이 그려지고, 이어서 이들이 곡선을 그리며 나에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이들이 한 곳으로 모일 때를 노려, 모이는 지점에서 근처로 피하면서 위험을 피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각 날개에서부터 시간 간격을 가지며, 빛 줄기들이 하나씩 발사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빛이 나의 근처에 이를 때마다 바로 움직여 주는 것으로써 위험을 피했다.
  그러면서 그 병기가 자신의 뒤쪽으로 나아간, 나를 향해 돌아서고,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다시 병기의 뒤로 돌아가면서 날개 모양의 장치를 향한 타격을 지속적으로 행하니, 마침내 중앙 우측의 장치부터 하얀 연기를 일으키며 부러지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고, 이어서 좌측 상단, 좌측 중단을 비롯한 뒤쪽의 여섯 장치에 위치한 장치들이 하나씩 하얀 연기를 분출하면서 파괴되려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마지막 장치까지 파괴되면서 이제 등에 장착된 장치를 공격 목표로 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러면서 그 중심을 향해 대기의 기운을 집중시키려 하였다.
  항시 공간의 입구를 등지거나 공간의 입구 건너편을 등지는 방향을 향하지 만은 않아서, 때로는 공간의 좌측 내벽이나 우측 전방의 내벽 등을 바라보는 방향을 향하기도 하였으나, 나와 병기 사이의 근본적인 공격과 그에 대응하는 형태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렇게 날개 모양의 장치들이 하나씩 파괴될 무렵, 에레아는 그 장치들을 포기했는지, 장치들에 어떠한 움직임도 가하지 않았다, 그 대신 내가 등에 위치한 장치로 나아가려 할 때마다 견갑의 끝에 위치한 포신이 빛을 발하는 거대한 작살을 분출하여, 나의 근처에 이르자마자 폭발하도록 하거나, 각 어깨의 관절 부분에 위치한 구슬에서부터 주황빛을 띠는 곡선들을 재빨리 하나씩 그려내더니, 그 곡선들을 일제히 그려 내가 그 사이에 있도록 하기도 하였다.
  그 공격들을 피해내며, 장치의 중앙에 계속 타격을 가하려 하는 동안, 어느새 그 장치의 모습에도 변형이 가해졌는지, 내가 한 10 여 번째로 공간의 우측 내벽을 등지는 방향으로 돌아서는 순간, 갈라진 흔적이 하얀 빛을 그리며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이제 곧 그 장치 역시 곧 파괴될 것임을 기대하면서,
  '이제 이 장치도 얼마 남지 않았다!'
  라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그 병기의 좌우 어깨에서부터 보라색 번개 줄기 하나가 뒤로 돌아가는 방향으로 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이에 나는 여느 때처럼 그 번개 줄기의 우측으로 나아가며, 이를 피해내려 하였다. 그러나 상황은 그런 나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그 번개 줄기가 그려지는 순간, 갑자기 나의 주변 일대로 보라색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가 나를 감싸기 시작하였던 것. 그 구체가 생성되는 순간, 나는 그 구체를 벗어날 수 없게 되어, 결국 나는 그 자리에서 어떠한 움직임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일들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로써 대치를 할 여유조차 없었다.
  "잘도 피해내려 하다가, 결국 당한 모양이로구나, 유네아. 이번에도 간단히 넘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그 때, 나에게서 들려오는 에레아의 비웃는 목소리. 그 무렵, 나는 갑자기 생성된 구체의 모습을 보고, 이를 구체의 바깥에 있으면서 내 주변을 다급히 돌고 있던 소정령 레반테아를 통해 어찌하려 하였으나, 그가 가하는 바람의 기운은 그 구체의 표면을 뚫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에레아는 다시 한 번 나에게 비웃는 목소리를 내며 그 상황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었다.
  "그 장막은 너의 힘으로는 무력할 거다, 네가 가진 그 검이라도 장막에는 상처하나 주지 못하겠지."
  그러는 동안 나는 오른손에 지금껏 검을 쥐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그 검으로 장막을 찢어내려 하는데, 그 때, 그런 나의 보라색으로 가려진 나의 눈앞에 위치한 병기의 흉부에 위치한 구슬이 이전 때처럼 빛을 모으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두 손이 구슬 근처에 있으면서 마치 빛을 모으는 듯한 광경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내가 갇혀있는 동안 그가 행할 일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가두어 놓은 채, 빛의 포격을 행하여 거기에 장막 채로 휩싸이게 할 생각인가.'
  그러면서 나는 빛이 다 모여, 포격이 이루어질 때까지 장막을 찢어내고, 밖으로 빠져나가려 하였다. 그러나, 하얗게 빛을 발하는 그 검으로 계속 장막을 찢어내려 하더라도, 그 장막은 좀체 잘 찢어지지 않아 이런 나에게 답답함을 가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슬에 모인 빛은 점차 강해져 가고, 그러는 동안 나는 점차 다급해지고 있었다. 그 무렵, 뒤쪽에서 들려오는 폭음이 있었다.
  유리가 깨어지는 듯한 소리를 동반하고 있던 폭음,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바로 뒤쪽을 향해 돌아서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를 보려 하였고, 그러면서 나는 장막의 뒤쪽 한 곳에 커다란 구멍이 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구멍의 저편으로 왼손에 활을 쥐고 오른손으로 화살을 쏘는 자체를 취하고 있던 리아레안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유네아 님, 괜찮아요?" 다급히 목소리를 내어 묻는 리아레안.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고맙다는 한 마디 말을 전하고, 바로 그 장막에서 빠져나온 이후에 바로 병기의 왼편으로 나아가, 그 오른편으로 나아가던 리아레안과 더불어 병기 주변에서 산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사이에 병기의 신장만한 직겨을 가지는 노란 빛으로 이루어진 기둥 하나가 그 장막이 위치하고 있던 곳을 향해 분출, 그에 이어 장막 전체를 휩쓰는 모습을 보였고, 그와 동시에 장막에서부터 들려왔을 유리가 깨어져 가는 소리가 잇달아 들려오고 있었다.
  "가두어 놓고, 빛에 의한 공격을 가할 듯한 모습을 보며, 제가 나서야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장막은 여느 기운에는 강하지만, 빛에는 약한 특성을 갖고 있어서 빛을 이용한 공격에 의해 바로 소멸될 수 있으니, 빛의 기운을 다루는 저라면 그 장막을 뚫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었지요."
  그 빛 기둥이 사라질 무렵, 병기의 전방에 다시 이르려 하는 나의 우측에 위치하면서 리아레안이 어떻게 나를 도와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언급을 행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병기는 오른팔을 앞으로 향하더니, 견갑의 끝에서부터 하나의 빛을 방출해 그 빛이 나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고 있었으며, 이에 나는 오른편으로 움직여 그 빛을 피해내고, 빛이 만들어 내는 폭발을 등지며, 병기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 그에 이어 오른쪽 어깨를 거쳐 다시 병기의 등 부분을 향해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간파된 건가. 그 자의 빛과 나의 빛이 서로 같은 특성을 가질 때도 있었다는 사실은 감안해야 했었나."
  그런 혼잣말이 들려올 무렵, 리아레안 역시 공격에 가담하기 시작, 그 근처에서부터 양 어깨의 관절이 위치한 곳에 장착된 장치와 배 부분의 장치를 공격 목표로 정하고서, 자신의 소정령에게서 금색 빛 줄기들을 방출시켜, 이들이 장치에 나아가, 빛을 발하며 폭발하도록 하며, 그와 동시에 자신 역시 화살을 계속 쏘아, 이들이 목표가 된 장치들에 부딪쳐 큰 규모의 폭발을 일으키도록 하고 있었다.
  "나의 부하들이 쓰러진 이상, 슬슬 다른 이들도 이것을 파괴하기 위해 달려들겠지. 그래도 상관없다. 한꺼번에 처치하면 그만일 테니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기는 표면 일대의 막들을 한 차례의 금속음 그리고 폭발음과 함께 일제히 개방, 그와 동시에 하얀 연기가 주변 일대로 퍼져 가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다. 껍질이 반 즈음 벗겨지다 만 듯해 보이는 그 장치의 모습이었으나, 모든 공격 장치를 개방하여, 모든 방향으로의 공격을 감행하겠음을 알리기도 하여, 이런 그의 움직임은 확실히 새로운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었다.
  그렇게 개방된 장치는 어깨 뒤쪽, 흉부의 네 곳, 팔 관절 부분, 허벅지와 팔꿈치 뒤쪽의 폐쇄되어 있던 장치들로서, 모두 20 여 개. 그 장치들은 내가 공간의 입구를 등지는 방향에 이르면서 중앙 구역의 입구, 그 건너편의 먼 곳에 이르려 할 무렵, 바로 주변 일대, 그 상공으로 분홍색 빛을 발하는 포탄들을 흩뿌리기 시작, 이어서 그 흩뿌려진 포탄들이 일제히 폭발하면서 그와 함께 분홍색 빛을 발하는 불꽃을 품은 폭풍이 일어나며 그 주변 일대의 상공이 불의 기운에 휩싸이는 듯한 광경이 눈앞에 나타나려 하였다.
  그 광경을 보며, 리아레안은 바로 행동을 개시, 화살에 의한 공격을 중단하고, 바로 날개짓을 행하며, 다급히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다가, 포탄들이 흩뿌려지기 시작할 무렵, 바로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부터 포탄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오자, 바로 상공 위쪽으로 피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폭음을 일으키는 불꽃들 사이에 있으면서 반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가, 나의 바로 앞으로 불꽃들이 생성되는 모습을 보며, 그 근처에 이르려 하자마자 바로 급히 방향을 꺾어, 끝없이 포탄들을 방출하고 있는 듯해 보이는 병기를 향해 돌아서려 하였다. 그 당시, 나는 공간의 우측 내벽 부근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때, 병기가 주변 일대로 분홍색을 띠는 광선을 분출, 잠시 후, 이들이 주변 일대로 흩뿌려지는 동안 병기는 자신의 오른손에 쥐어진 검을 앞세우며, 우측 내벽을 등지는 방향으로 돌아선 채, 그 내벽의 근처에 머무르고 있는 나에게 달려들려 하였다. 내벽을 향해 검을 내질러, 그 날이 내벽에 박히도록 하고, 이어서 강하게 검의 날을 베어내어 내벽에서 폭발이 일어나도록 한다. 그렇게 그는 내벽의 한 곳에 상처를 내었으나, 이 공격이 공격의 대상이 되었던 나에 대한 피해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 병기의 등 뒤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다시 등 부분을 공격 목표로 정해, 그 부분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도록 하였고, 그러는 동안 리아레안 역시 다시 하늘에 마련한 근거지로 돌아와, 그 근거지에서 허벅지 관절과 등 부분을 화살로 쏘거나 소정령에서부터 방출되는 금색 빛 줄기및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만들어, 공격 목표로 정하고 있는 부분에 그 칼날과 빛 줄기들이 박히도록 하면서 이들의 폭발에 의해 생성된 금색 빛을 발하는 구상의 형상들이 병기의 등, 그리고 허벅지 일대의 곳곳에 번지는 듯이 생성되려 하였다.
  이들 중 대다수는 등에 박혔으며, 폭발 역시 크게 일어나, 병기의 등에 위치한 장치에 큰 충격을 가하는 듯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루마 역시 가세, 머리와 양 어깨 부분을 공격 목표로 정해, 보라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듯해 보이는 곧은 덩굴 줄기들이 계속 갑주에 피해를 가하고 있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자신을 향해 가해지는 공세가 잇달아 가해지면서 다음 공격 목표였던 병기의 등 부분 역시 점차 심하게 갈라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병기의 등에 위치한 장치가 금세 부서질 것 같다는 예상대로, 상황은 전개되고 있었다, 자신이 벽을 베어냈음을 알아내고, 루마가 공세에 가담할 무렵, 병기 역시 자신의 반대 방향으로 돌아섰고, 그러면서 주변 일대를 둘러보려 하고, 이어서 자신의 좌우 뒤쪽, 공간의 중심부, 그 상공 일대에서 공격을 가하고 있던 나 그리고 리아레안을 향해 달려들려 할 무렵, 루마가 반 시계 방향으로 그것의 우측 먼 곳에서부터 등 뒤로 나아가더니, 이어서 한 차례의 폭음과 동시에 주변 일대로 6 방향으로 마치 눈꽃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주황빛 불꽃이 분출되는 광경이 나타나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어서 폭음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불꽃이 그와 함께 분출되고 있었다. 암만 에레아의 병기라 하더라도, 그 충격을 감당하지는 못했는지 바로 앞으로 엎어지는 듯이 공간의 우측 한 곳에 위치한 지면으로 추락하려는 듯이 그 몸이 기울어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가 손에 쥐고 있던 도검은 그가 손에서 놓치자마자 바로 지면을 향해 추락해 가고 있었으며, 이후, 그 도검은 칼날이 사라진 채, 지면의 한 곳에 떨어져, 낙하 지점을 중심으로 그 일대의 표면이 갈라지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병기가 추락해 가고 있었다지만, 등에서부터 맹렬히 붉은 불꽃을 일으키면서도 그것은 어깨 뒤쪽에 남은 장치들에서부터 한 줄기씩 보라색 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직진하다가 한 번 꺾인 이후, 목표가 된 이를 향해 나아가는 특성을 가지는 곡선을 그려내, 그 곡선들이 한 쌍씩 나를 향해 날아가, 이윽고 나와 리아레안을 향해 하나씩 날아가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하나씩 피해가려 하면서 재차 공격을 시도할 무렵, 지면을 향해 앞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던 그 병기가 갑자기 허리를 세우며 일어서더니, 이어서 병기가 두 팔을 양 옆으로 벌리는 자세를 취하면서 나, 그리고 리아레안이 위치하고 있는 곳 일대를 둘러보는 듯한 모습을 보며, 나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리며 리아레안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려 하였다.
  "단순히 막고 있기만 해서는 안 돼요, 저 빛 기둥은 사람을 그대로 휩쓸어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알겠다고 화답을 하는 리아레안. 이후, 그가 나 그리고 루마와 함께 병기가 위치하고 있는 곳, 그 주변 일대로 산개하는 순간, 그 흉부에서부터 폭음과 동시에 거대한 별 하나가 생성되어 격렬히 불꽃을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 불꽃은 병기의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 나와 루마 그리고 우측에 위치하고 있는 리아레안과 추가로 병기를 공격하기 위해 나선 샤리에나가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전방의 먼 저편까지 빛의 기둥과 비슷한 형상으로 기운이 분출되기 시작, 이윽고 열기의 폭풍이 입구를 향하고 있을 무렵, 루마와 샤리에나가 빛을 분출하는 병기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 때, 이런 루마를 향해 물음을 건네는 리아레안의 목소리.
  "루마 님, 괜찮을까요, 자칫하면 빛에 휩싸일 수도 있을 텐데."
  "괜찮아요, 이 정도 즈음." 그 때, 루마로부터 들려온 화답. 이어서 그는 휩싸이지 않도록 잘 움직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을 이은 이후에 빛 기둥 주변 일대를 따라 나아가다가 우측 근처에서 비행을 이어가던 샤리에나가 신호를 보내자마자 그 주변 일대에서부터 멀어져, 병기의 머리, 그 좌우에 이르려 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 하에서 에레아의 목소리는 한 마디도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등에 위치한 장치의 폭발 이후, 그 병기를 포기하겠다고 마음을 먹기라도 한 듯이. 그러다가 잠시 후, 정말로 그 병기를 에레아가 포기하려 하였는지, 이런 말이 에레아의 목소리를 통해 나에게 전달되려 하고 있었다.
  "이 정도 병기 즈음은 없어도 괜찮을 거다, 파괴되어도 다시 만들면 될 테니까. 문제는 유네아, 그대의 생명이겠지, 지금 이렇게 유리한 상황이 왔다 하더라도, 언제까지 그 상황이 유지되리라 장담할 수 있겠나."
  그 이후, 병기는 등에 불길을 일으키는 채, 등에서부터 불덩어리를 좌우에서부터 하나씩 발사, 그 불덩어리들이 곡선을 그리면서 나에게 당도하도록 하고 있었고, 이에 나는 그 공세를 한 번씩 피해내면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려 하고, 그와 동시에 공격을 위해 드러난 부분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을 향해 한 번씩 곡선을 그리는 대기의 기운이 닿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리아레안과 루마 역시 화살을 발사하고, 보라색을 띠는 빛 줄기들을 만들어 내며, 공격을 위해 노출된 부분에 이들이 나아가도록 하는 광경 역시 나타났다.
  등에 장착된 장치가 파괴된 이후, 추진력을 크게 낼 수 없었는지, 고속 기동은 할 수 없었으나, 그래도 발에서부터 불을 일으키면서 그 힘으로 이전에 비해 1/2 정도로 줄어든 속도로나마 병기가 중심 구역의 상공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 병기는 자신을 위해 한 곳에 모이게 된 나, 루마 그리고 리아레안과 샤리에나을 향해 흉부의 네 부분에서부터 포탄들을 흩뿌리는 듯이 만들어 내려 하기 시작하였다.
  누가 말하기도 전에 나, 리아레안 그리고 루마, 샤리에나는 각자 좌우로 흩어지면서 이 공격에서부터 벗어나려 하였다. 나는 병기의 왼편, 그 높은 곳에 이르고 있었다. 그런 움직임을 가지는 동안, 포탄들이 나의 뒤쪽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는지 등과 허리를 거쳐 한 번씩 아픔을 느끼게 할 정도의 뜨거운 것이 닿는 듯한 느낌이 오려 하였지만, 크게 신경을 쓰려 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보니, 어느새 포탄 하나가 나의 바로 앞에 이르고 있어서 가만히 있으면 포탄에 직격을 당할 수 있던 상황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이에 나는 다급히 아래로 움직였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면서 위험을 피해낼 수 있었다. 다행히 포탄에 의해 상처를 받지는 않았다.
  계속 피해를 입으면서 옷자락의 유지가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간단하게나마 치유의 술법을 사용하려 하였다, 내가 입고 있는 것처럼 간단한 옷차림을 복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정도라면 몸에 큰 무리를 가하지는 않으리라는 판단을 내리면서.
  이후, 병기는 중앙 구역, 그 바로 뒤편의 상공에 머무르려 하면서 중앙 구역의 좌측, 그 위에 이르고 있던 나 그리고 좌측의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던 리아레안을 향해 한 번씩 오른팔과 왼팔을 뻗고, 그러면서 손등에 위치한 구슬에서부터 초록색 빛 줄기를 한 번씩 그려내, 나 혹은 리아레안을 향해 한 번씩 그 빛 줄기가 닿도록 하였으나, 나는 이를 피해내고, 리아레안은 이를 금색 빛을 발하는 구형의 방호막으로 막아내면서 위험을 피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병기들은 다시 두 팔을 앞으로 내밀고, 그와 함께 견갑 역시 앞으로 내밀면서 각 견갑에서부터 한 번씩 빛을 방출, 그 빛이 각자의 전방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위쪽에 있던 나, 리아레안 뿐만이 아니라 루마, 샤리에나까지 이를 피해내 폭발에 의해 생겨난 노란 빛을 등지고, 그러면서 루마가 오른손의 손등 부분을 자신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검으로 베어내, 깨뜨리고, 리아레안이 왼쪽 견갑 부분을 화살로 쏘아 파괴하려 하였다.
  나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아, 왼쪽 손등을 검으로 내리찍어 깨뜨린 다음에 연기가 치솟는 등 부분을 거쳐, 그 뒤쪽에서 오른쪽 견갑을 공격 목표로 정해 레반테아가 파랗게 빛을 발하는 나뭇가지들을 방출해, 그 나뭇가지들이 견갑에 닿도록 하고, 그와 동시에 나 역시 검을 오른손으로 굳게 쥔 채, 그 검의 날에 실린 나뭇가지들이 견갑에 닿아 빛을 발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 견갑이 버티지 못할 때까지는 생각 외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결국 리아레안이 가하는 화살 공격이 일으키는 폭발에 의한 충격을 견디다 못한 병기의 왼쪽 견갑부터 깨어지면서 파괴되어 버린 내부의 모습이 노출되고, 이어서 오른쪽 견갑 역시 계속 표면이 갈라진 끝에 결국 가장자리 부분이 분리되고, 남은 부분 역시 산산조각이 나면서 그 내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공간의 중앙 구역, 그 상공에 내가 이를 무렵, 이어서 그 우측에 자리잡고 있던 샤리에나가 대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톱날과 구체로 어깨의 관절 부분에 장착된 구슬에 닿도록 하여, 이들이 가하는 충격에 의해 구슬이 마침내 깨어져 빛을 주변 일대로 분출하다가, 그 자리로 하얗게 빛을 발하는 불길이 하얀 연기와 함께 일어나도록 하면서 그 부분에 의한 공격 역시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루마가 공격을 위해 개방된 부분을 병기 주변을 돌며, 검으로 한 두 번씩 찍어 파괴함으로써 공격을 위해 개방된 거의 모든 부분이 부서져 기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눈앞에 나타나려 하고 있었다. 무릎에 위치한 포탄 발사 장치 역시 이 와중에 부서졌다.
  이렇게 파괴되기를 거듭한 끝에 네 사람의 앞에 위치하고 있던 병기는 형체 자체는 거의 무사하지만, 주요 공격을 위한 부분이 파괴되어 관절마다 불길과 연기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등에 있는 기동 장치 역시 파괴된 탓에 잘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 하에서 그것은 이제 거의 모든 공격 수단을 잃고, 사실상 몸체 이외의 어떠한 공격 수단도 활용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동료들과 함께, 그 성과란 이러한 것인가. 그래도 아쉬움은 없다, 이 병기가 보일 수 있을만한 것은 모두 보였으니까 말이다."
  이후, 화려하게 제 2 막을 시작해 보겠다는 말을 남기는 에레아. 그와 함께 병기가 양팔을 어깨 높이 위로 올리면서 양옆으로 벌리는 자세를 취하였다. 크게 몸을 일으키려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무엇을 하려는 것이지, 샤리에나, 너는 무슨 일인지 짐작이 가?"
  그 무렵, 지상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중심 구역의 모습을 조용히 관찰하고 있던 이들 중 하나인 일린이 샤리에나에게 그 모습에 대한 물음을 건네자, 샤리에나는 그 답으로써 자신 역시 지켜보고 있음을 밝히고서, 심상치 않아 보이는 만큼, 사태를 긴장하며 주시하고 있음을 알렸다.
  나 역시 그 행동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지는 못하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 행동이 앞으로 어떤 일을 일으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나름 짐작이나마 할 수 있었으며, 그러면서 그가 크게 자세를 잡은 이후에 전신에서부터 가능한 모든 공격 수단을 활용할 것이리라는 추측을 행할 수 있었다. 전신에서부터 행하는 공격이라면 이전에 있었던 대로, 자신의 주변 일대로 포탄을 퍼뜨리는 일이 될 것이며, 병기가 가하는 최후의 수단인 만큼, 그 위협의 수준은 이전의 그 공격을 추월하고도 남는 바에 이를 것임은 자명했다.
  그런 추측을 행하며, 나는 곁에 있던 샤리에나에게 앞으로 병기가 위치한 곳, 그 주변 일대로 포탄들이 흩뿌려질 것이니,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며, 피할 수 없다면 미리 포탄이 닿지 않을 만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언급을 이어서 하였다. 이에 샤리에나는 일단 지켜보다가 위험에 처하면 바로 그에 맞게 행동을 개시할 것임을 알리며, 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런 걱정은 위협이 다가왔을 때에 하더라도 늦지 않잖아요."
  온화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를 내며, 바로 당부를 하는 샤리에나. 이후, 그는 곧바로 자신의 소정령 브리사를 통해 일린, 라이마에게 부탁을 행하여, 이들과 이들의 소정령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지상으로의 포탄 발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비교적 강한 어조로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었다.

  그 직후, 크게 자세를 취하고 있던 병기의 몸체, 그 곳곳에서부터 구멍이 뚫리고, 각 구멍이 분홍색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그에 이어 각 빛에서부터 분홍색 빛 줄기들이 흩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후, 그 흩뿌려진 빛 줄기들은 일정 거리를 날아간 이후에 폭발하였으며, 그와 함께 격렬한 폭음이 병기가 위치한 곳, 주변 일대에 잇달아 울려 퍼지며 그 구역의 공기를 세차게 뒤흔들고 있었다.
  공간 일대에 폭음을 일으키는 현상이 거듭 발발하면서 생성되는 빛의 무리로 가득 채워지는 듯한 모습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으며, 그 빛 속에서 곁에 있던 샤리에나의 모습까지도 보이지 않게 되었으나, 나의 바로 앞에 생성되는 분홍색 빛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체들을 피해 가면서 이들이 이전에도 그러하였듯이, 무사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입구를 향하고 있던 흉부에서는 거대한 빛의 기둥이 분출되고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갑주 내부에서 분출되는 빛 줄기 역시 더욱 격렬해져, 마치 그 몸의 기운이 주변 일대로 흩어져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확실히 이전에 비해 더욱 위협적이었지만, 그에 반해 병기 역시 몸체의 기운 소모가 격렬한 상태에 놓여 있어, 언제 자멸할지 모르는 상황 하에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물론 그 위협의 수준은 매우 높았으며, 스치기라도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었던 만큼, 그 모습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폭발이 근처에서 일어날 조짐이 생길 때마다 이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재빨리 움직이는 방식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위험에서 벗어나려 하다가, 회피를 위해 이르렀던 곳이 폭발이 밀집되는 곳이 되기도 하여 나를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 하에서 금색 방호막이 설치되어 폭발을 막아주었고, 그래서 무사할 수 있었다. 금색 방호막의 사용자라면 리아레안일 터, 이를 통해 나는 리아레안이 폭발 속에서 무사함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대량의 빛을 이전 때보다 더욱 강하게 분출하며, 빛 줄기 역시 병기의 몸이 격렬한 소모를 이어가고 있음에, 이런 상황에 대해 무슨 이유인지 에레아는 그저 조용할 뿐, 기체가 내파 현상으로 인해 파괴되기 직전에 놓였음에도 그가 탈출할 기미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으나, 조금 더 시간이 지날 무렵, 오른팔이 분리되고, 이어서 왼쪽 다리 역시 무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병기의 등 부분에서부터 한 줄기 붉은 빛이 공간의 천장을 향해 상승해 가려 하였다.
  그 빛을 통해 에레아가 탈출하였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탈출하면서 빛에 실린 채, 천장 위로 나아갔을 것이리라. 그렇게 한 줄기 빛이 몸에서부터 탈출할 무렵, 병기는 어느덧 전신에서는 지속적으로 폭발이 이어져, 그 폭발에 의한 불꽃이 장갑을 뚫고 표출되고 있었으며, 상처가 난 곳곳에서는 전기 기운이 방출, 파란 빛을 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으니, 병기는 그야말로 상처투성이와 같은 모습을 보였던 만큼, 그것의 전신에서 전기의 기운을 방출하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 병기는 빛의 분출을 멈추고 망가지다시피 한 흉부에서부터 대량의 붉게 달아오른 폭탄들을 방출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병기의 몸체는 어느새 모든 기운이 빠져나가려 하는지, 점차 움직임에 힘이 없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 이후, 빛이 대량으로 분출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한 폭발이 뒤따르면서 병기의 공세는 사실상 완전히 끝나게 되었다. 그 무렵의 병기는 온전한 모습을 거의 잃고, 몸체마다 일그러진 자국과 상처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결국, 자멸인가 보네요." 그 때, 나의 곁으로 날개짓을 하며, 다가온 샤리에나가 건네는 물음에 나는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답을 하고서, 아직 끝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때, 루마가 나의 등 뒤로 다가와 그 머리를 내밀려 하면서 물으니,
  "아직 끝이 아니라면, 앞으로는 어떻게 상황에 대처하실 거예요?"
  "당분간은 물러나 있으세요, 저 혼자 해결해야 하는 바 있으니까요."
  그 물음에 나는 이렇게 답을 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 이는 에레아 자신으로서, 그와의 대결은 나 혼자 해야 할 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어차피 여럿이 한 번에 나선다 하더라도 에레아는 분명 나만을 남기기 위해 무언가 수단을 활용할 것 같아 보였다.

  이전의 그 공세가 수명이 다하기 전의 마지막 공세였는지, 두 눈의 빛을 잃고 나의 눈앞에서 몸이 서서히 기울어진 끝에 인근의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 거대한 검은 형상 하나가 지면을 향해 거꾸로 떨어져, 마침내 머리부터 중앙 구역의 인근에 힘없이 부딪쳐, 거꾸로 쓰러졌으며, 그와 동시에 금속과 금속이 격렬히 부딪치는 소리를 내었다. 그 와중에 병기의 부분들이 파손되고 있었겠지만, 그 광경을 보기 위해 병기를 향해 다가갈 수는 없었다, 이후 일어난 상황에 의한 일이었다.
  이후, 그 병기가 지면에 부딪쳐 지면과 형상이 충돌한 자리에서부터 갑자기 불꽃이 발생하기 시작, 그에 이어 검은 갑주의 형상을 그 불꽃이 삼켜버리더니, 이후, 그 불꽃이 주변 일대로 번지면서, 중심에서 일어난 거대한 불덩어리가 이윽고, 격렬한 화염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기둥을 만들게 되었다. 불기둥이 생성되면서 불기둥 속에서 검은 형체가 사라져 가면서, 그 병기의 수명 역시 사실상 끝나게 되었다.
  그 기둥은 나의 눈앞에서 마치 치솟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 동안 격렬히 타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때, 그 와중에 우측에서부터 샤리에나, 일린, 라이마의 대화를 이어가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우선, 일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저렇게 끝이 나는구나, 샤린."
  "끝치고는 무언가 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행성 전체를 파멸시킨 이의 최후로서."
  "그렇기는 해, 하지만 독재자라고 항상 화려하게 최후를 맞아야 한다는 법칙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잖아, 이전 역사의 사례에서도 독재자가 허망하게 죽은 사례가 적지 않은데. 이번의 경우는 그나마 화려한 편에 속할 거야."
  이후, 샤리에나와 라이마가 대화를 이어가며, 병기에서부터 분출된 불기둥이 사라져 붉은 빛을 발하는 연기 기둥만 남겨졌을 무렵, 나의 눈앞으로 하나의 그림자가 나타나려 하였다. 긴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로서, 나팔 혹은 꽃 모양의 넓은 치맛단을 가지며, 소매 부분이 짧으면서 폭이 큰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왕관을 쓴 모습을 보이며, 두 눈에서 붉은 빛을 번뜩이고 있었다.
  그런 그의 손에는 이전에 주니아 혹은 에레아를 만났을 때에는 보지 못했던 자신의 키만한 크기를 가지는 것으로서, 그 날의 길이가 어지간한 장검의 날 길이 만한 창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