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504 년 6 월 14 일 루나렐 력 5 월 11 일 - 바람의 사당 최상층
  사당의 근처로 돌아오면서 나는 사당 주변에 그 어떤 물건도 보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유적에 머무르고 있던 수호자의 검이 사라지면서 그 검이 품은 마력의 근원까지 소멸한 탓에 모든 병기들의 움직임이 멈추고, 이어서 죽음을 선택한 것이었을까.
  아무튼, 다행스러운 일이 왔다고 생각하면서 사당의 최상층에 자리잡고 있는 이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러는 동안 사당에는 3 명의 정령들과 1 명의 마녀가 돌아오는 나와 두 명의 천사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리고 북쪽 가장자리에 내가 먼저 착지했을 무렵, 에르시아가 사당의 중앙으로 다가오려 하는 나를 향해 다가온 다음에 왼손에 허리를 올린 채, 밝으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무사히, 돌아온 거네, 유네아."
  "응, 돌아왔어. 다칠 뻔한 일은 많이 있었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그렇게 화답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나. 그 이후, 나는 에르시아에게 덕분에 북동쪽에 유적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음을 밝히고서 그 곳까지 병기들을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 도망가 있을 줄은 몰랐다는 언급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공간의 중앙, 그 북쪽에 자리잡고 있던 예즈라는 나를 따르던 두 천사, 사티사와 리아레안을 반기면서 사티사를 두 손으로 안으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다시 두 천사의 곁에 머무르려 하면서 사티사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었다.
  "지금껏 수고 많았어요, 광역 공격 병기까지 상대하시느라."
  그리고 이제 지금껏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기만 한 이야기를 방문한 이들에게 전부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밝게 미소를 짓기도 하였다.
  그 이후, 모든 일이 수습되고, 바람의 사당을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는 아지에나와 아에피아가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말하면서 바람의 사당 주변 일대의 산악 지역으로 나아가 있는 동안 예즈라가 나와 에르시아를 향해 다가온 다음에 정식으로 다시 인사를 하겠음을 밝히고서 나에게 자신의 이름부터 밝히려 하였다.
  "인사드리겠어요, 저는 바람의 사당, 그 수호라는 일을 자원으로 맡은 사람으로서, 그 이름은 '예즈라 라카나(Jezra Racana)' 라고 해요. 전례 없이 큰 일을 겪어 곤란해졌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은 덕분에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 지금의 일은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 이후, 그는 사당의 상층부, 그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천사들로 하나씩 시선을 향하려 하면서 우선, 나와 가까운 쪽에 위치하고 있는 리아레안을 가리키며 그에 대한 소개부터 하기 시작하였다.
  "저기 계신 분은 리아레안이라는 이름을 가지시고 계세요, 칭호는 '평화의 천사'. 평화와 수호에 관한 힘을 가지셨다는 분이세요. 그리고 그 곁에 계신 분께서는 그 분의 친구이시자, 현재 바람의 사당을 수호하는 역할을 저와 함께 맡고 있는 이로서 사티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계시며, 그 칭호는 '바람의 천사' 랍니다."
  "바람의 천사라니, 이 곳과 무슨 인연이 있을 것 같은 이름이네요."
  이에 에르시아가 환하게 웃으면서 사티사의 칭호에 대해 그렇게 언급을 하자, 예즈라 역시 미소를 띠면서 "그렇지요." 라고 그것에 관한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사티사에 대해 평소에는 사당의 주변에 머무르며 사당 주변의 일을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 상황이 다급해지니 사당에 자신과 함께 있었음을 밝힌 이후에 남쪽 가장자리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나의 왼쪽 어깨에 앉은 모습을 보이며 분홍색 빛을 발산하는 요정으로 시선을 향하더니, 요정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으면서 요정에 대한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혹시, 이 작은 아이는? 요정이에요?"
  "예, 바르코스에 의해 멸망한 파라일라라는 나라에서 온 아이예요. 작고 힘도 약하지만, 강한 신념을 가진 그런 아이이지요. 왕국의 공주와 인연이 있고, 그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세니티아로 왔다가 바르코스 군에 잡혀 있었던 것을 제가 구출해 내어, 지금껏 저와 함께 있어요."
  그 물음에 내가 잠시 요정의 모습을 그가 바로 알 수 있도록 그를 가리키면서 화답을 하였고, 이어서 요정이 밝게 미소를 지으면서 예즈라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환하게 미소를 띠며 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예즈라는 눈을 크게 뜨고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요정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물었다.
  "그렇다면, 외계 행성에서 오신 분이실 텐데, 어떻게 세니티아의 언어를......?"
  그 물음에 당황하다가, 곧 설명을 시작하려 하는 모습을 보이는 요정. 그러자 내가 요정에게 내가 설명을 해 주겠음을 밝히고서 예즈라에게 시선을 향한 이후에 요정을 대신해 설명을 해 주겠음을 밝혔다. 우선은 그가 살던 파라일라라는 왕국이 5 년 전부터 바르코스의 침략으로 인해 점령당한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그로 인해 왕국은 피폐해지고, 공주들도 바르코스에 붙잡힌 상태에 놓여 있었음을 밝힌 이후에 꽃의 여왕으로부터 명을 받아 요정이 세니티아로 나아가게 되면서, 2 년 전 즈음부터 그 언어를 익히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나씩 해 나갔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서 예즈라는 "그러하였군요." 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 다음에 그 나라에도 요정들을 다스리는 여왕이 있었던 모양이라는 말을 하였다. 이에, 그렇다고 답을 하는 요정. 그리고서 꽃의 세상인 파라일라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바르코스의 침략 이후에는 꽃의 세상이나마 지키려 노력하려 하였지만,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왕국으로 돌아가면 그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겠다고 맹세까지 한 아이예요. 물론 작고, 또 힘도 약하지만, 반드시 노력해서 그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심하는 모습을 저에게 보이기도 했었지요."
  그 이후, 내가 그의 소망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하자, 예즈라는 환하게 웃으며,
  "기특한 분이시네요, 절망이라는 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졌는지, 저도 그렇고 세니티아에 사는 이들은 가지기 힘든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계신다니."
  그리고 그런 이를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갑다고 말하고서 소망하는 대로, 왕국에 평화가 돌아오고, 공주를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겠음을 밝혔다. 이에 내가 진부한 표현 아니냐고 묻자, 예즈라는 "어찌할 수 없는 일 아니겠어요?" 라고 되물은 다음에 나에게,
  "제가 그 분께 할 수 있는 일이란, 그 정도밖에 없어서 그래요."
  라고 그에 대한 말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잠시 심호흡을 몇 번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곧 사당의 남쪽, 그 가장자리에 두 다리의 무릎 아래가 사당의 아래를 향하도록 하면서 앉았다. 그 이후, 그 모습을 보며 나와 에르시아가 나란히 그의 왼편 곁에 앉으려 하자, 예즈라는 그런 나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물었다.
  "혹시 마녀의 일에 대해 궁금하다고 생각하신 적은 없으세요?"
  "아직은 별로." 그 물음에 대해 내가 그렇게 답을 하자, 예즈라는 그렇다면, 할 수 없다고 말하고서, 자신이 바람의 사당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것이었음을 밝히고서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데, 억지로 이야기를 들어줄 것을 강요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였다. 그 때, 나의 왼쪽 어깨에 앉은 요정이 그런 예즈라에게 물었다.
  "저는 알고 싶네요, 이 곳에서 마녀는 어떤 이들인지 알고 싶어서. 바르코스에서는 마녀들을 악마와 통하는 자라 칭하며 무자비하게 살해하던데."
  "그래요?" 그러자 예즈라가 그렇게 되물은 이후에 나에게 잠시 고개를 돌려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어떻게 하지요? 결국 싫어도 이야기는 들으셔야 하겠네요."
  그리고 다시 하늘로 시선을 향하면서 싫어도,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르고, 어차피 곁에 앉은 요정이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요청도 하였으니, 일단은 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서 마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상당히 긴 이야기와 설명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대다수가 학업 및 수련과 순례에 대한 것으로서, 마법에 대한 이야기만 없으면 수도사나 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착각할 것만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마법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그런 이들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요. 때로는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창검을 익혀야 하고, 그것을 위한 단련도 해야 하니."
  그 이야기를 하고서 그에 이어지는 언급을 미소를 지으면서 하는 예즈라. 그 때, 요정이 놀라면서 물었다.
  "그렇다면, 마녀인 당신 역시 검이나 창을 사용할 줄 아세요?"
  그 물음에 당연하다고 답을 하고서 예즈라는 수행이나 순례를 위해 나서는 이들에게는 기본 소양임을 언급하고서 선대인 크네흐트(Knecht) 자매 역시 창술을 상당한 수준으로 익히고 나서야 순례에 참가할 수 있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놀라면서 묻는 에르시아.
  "크네흐트라면, 빙설의 자매라 알려진 두 분이시지요?"
  "예, 그 분들도 그러하시다니까요." 이에 예즈라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험난한 싸움터에 나서는데 전투 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 무렵, 요정이 바람의 사당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면, 다른 곳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에 대해 묻자, 예즈라는 당연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어라? 에르시아, 아는 사람의 이름이었어?"
  그 때, 내가 잠시 에르시아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음을 건네었고, 그 물음에 그는 알 만한 사람들은 아는 실력 있는 마녀들임을 밝히고서 각지에서 여행을 행하며, 여러 일을 해 오고 있는 이임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에르시아에게 특별한 사항으로 또 무엇이 있었느냐고 묻자, 에르시아가 그 답으로써 위카에 소속된 마녀인 듯한 두 사람을 만났으며, 그들 모두 마녀의 탑을 향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그러자 사실이냐고 놀라면서 묻는 예즈라. 그 이후에 그들에 대해 그가 물었다.
  "혹시, 그 두 분들께서 마녀의 탑이 어디인지에 대해 확실히 알고 가시던지요."
  "확실히 알 수는 없었지만, 자신 있게 나아가시는 모습을 보니 잘 알고 계신 듯해 보였어요."
  그리고 그 물음에 에르시아가 그렇게 답을 하자,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일단 위카 측에 그 두 사람에 대한 연락을 지금 바로 해 보겠음을 밝혔다. 그 때 마침, 사티사가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가 뒤에서부터 들려오기 시작하자, 예즈라가 잠시 그 목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돌리더니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일단 그 쪽으로 가 보시지 않으시겠어요? 그 쪽을 통해 유네아 양이나 에르시아 양께서 들으셔야 할 이야기가 몇 있을 법 한데."
  그러자 나는 알았다고 화답을 한 이후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대화를 이어가고 있을 두 사람의 모습을 향해 다가가 그 근처에 이르려 하였다.

  "이제 이 곳을 안전 구역이라 선언해도 되겠지요?"
  "물론이지요, 가급적이면 빨리 해야 할 거예요."
  사당의 중앙 부분에 서 있는 두 사람. 그 중, 사티사가 건네는 물음에 아지에나는 자신의 오른쪽 허리에 오른손을 올린 채, 밝게 목소리를 내어 답을 하고 있었다. 그 이후, 그 대화를 듣고 있다가, 그 대화를 가까이에서 듣기로 마음을 먹고, 그들의 근처를 향해 내가 아지에나의 다가올 무렵, 그는 주변 일대에 위험한 이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이상, 바람의 기운을 통해 전언을 전해야 하겠다는 말을 하고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남쪽에 위치하고 있던 아에피아를 향해 돌아서서 알리는 말을 건네었다.
  "알았어, 빨리 다녀와." 이에 아에피아가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남쪽으로 날개를 펼친 채, 날아가는 아지에나를 배웅한 다음에 공간의 중앙을 거쳐 사티사의 곁으로 오는 아에피아가 자신과 사티사의 곁으로 오는 나를 보며, 정식으로 소개를 하겠음을 밝힌 다음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하였다.
  "정식으로 인사를 드릴게요, 바람의 사당을 수호하는 역할을 맡는 자들 중 하나로서, 이름은 '아에피아 카랄' 이라고 해요. 인근에 위치한 마을 '리모사(Lymosa)' 출신으로서, 자원으로 이 일을 맡고 있지요. 실은, 아지에나와 함께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요."
  그 이후, 이번에는 아지에나에 대한 소개를 하려 하였다.
  "그리고 방금 전에 떠났던 그 아이의 이름은 '아지에나 아펠제아'. 역시 리모사 출신으로서, 저와 오래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아이예요. 그 아이가 먼저 바람의 사당을 지키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고, 이어서 제가 그런 그를 따라 나서면서 바람의 사당을 5 년 동안 수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그 때, 요정이 아에피아에게 아지에나가 바람의 사당 수호를 자원한 이유로 무엇이 있느냐고 묻자, 그 대답으로써 '계속 하늘 높은 곳에 머무르고 싶어서' 라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혔다. 그 이후, 그는 좋아서 한 일이라 그러한지, 일을 행하면서 항시 즐거움을 느끼고는 했다는 이야기를 미소를 띠며 이어갔다.
  "그리고, 그렇게 사당을 수호하며, 사당과 그 주변 마을에서 여러 일을 겪는 동안, 사람들과 활기차게 지내면서 그들과의 좋은 인연을 가지기도 하였지요. 물론, 아지에나가 가진 장난 기운이 민폐를 끼치고, 그로 인한 문제가 생겨나는 경우도 있기는 있었지만."
  "그랬었군요." 이에 요정은 그렇게 아에피아에게 말을 건넨 다음에 미소를 지으면서, 아지에나라는 이 역시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그 때, 아지에나가 서쪽에서부터 바람의 사당, 그 중앙과 가까운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아에피아의 곁으로 돌아온 다음에 모든 것을 알리고 왔음을 알린 다음에 이제는 바람의 사당 일대가 통행이 가능해졌음을 알리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두 팔을 올려 손이 머리 뒤에 이르도록 한 이후에 아에피아에게 밝은 목소리로,
  "이제 내려가서 마을로 돌아가자, 일도 끝났는데, 이제 쉬어야지~."
  라는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자 아에피아는 그에게 신경질을 내는 듯한 목소리로 "너는 남아!" 라고 외치는 목소리를 내었고, 이에 아지에나가 그 이유를 당혹스러워 하면서 묻자, 두 명의 천사들은 밖에 나갔고, 예즈라는 몸체 조사도 했는데, 그는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 에피는 뭐 했는데? 너도 달리 한 게 없잖아!"
  그 물음에 아에피아의 다른 명칭으로 추정되는 별칭으로 부르며 불만을 표하는 아지에나. 그리고서 그는 아에피아 역시 사당의 최상층에만 머무르고 있지 않았느냐고 다시 묻기도 하였다. 이에 아에피아는 그래서 자신도 남겠다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화답한 다음에 밖으로 나가 쉬는 일이라면 두 천사들과 예즈라 등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나도 지금껏 힘들었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지?"
  "사당에는 적어도 두 사람은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쉬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여기서 쉬도록 하자.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하겠지만, 이제는 당분간 적 병기가 몰려오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이 바람의 사당에만 머무르고 있다면, 잠을 자든, 가만히 앉아있든 간에, 무슨 행동을 해도 좋긴 할 거야."
  그러자 그 물음에 이전에 비해 차분해진 목소리로 그렇게 화답하는 아에피아. 그러는 동안 나는 그들의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며 잠시 당황하다가, 그 모습이 친구들 사이에서는 가끔 있을 수는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미소를 짓고 말았다. 그 때, 요정이 나에게, 사람들 사이에서는 저렇게 사소한 일로 조금씩 다투는 경우가 있다고 말을 건넨 다음에 서로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현상이 가끔 일어나는 경우가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친구들이 항상 온화할 수만은 없는 것 같아."
  라고 그에 대한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에르시아가 미소를 띠며 "그러하지." 라고 말한 다음에, 그 현상에 대해 하나의 비유를 하면서 말을 건네었다.
  "두 개의 개체가 맞물리며 가끔 마찰음도 내겠지, 서로 같은 개체가 맞물린 것은 분명 아닐 테니까."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아에피아에게 병기들이 파괴되면서 남은 금속 조각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이에 아에피아는 낙천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적의 완전 소멸이 확인되면, 그 때에 그들이 남겨놓은 금속 조각들을 처리하든가 해야 할 필요가 있겠지요. 사티사 님의 도움도 있고, 바람의 사당에 저희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 일주일 즈음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될 거예요, 그러하니, 두 분께서 도와주실 필요는 없겠지요."
  마치, 그가 할 말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이 언급을 하는 아에피아. 그러자 나는 미소를 짓기만 할 뿐, 도와주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도와주는 일은 함께 싸움에 나선 정도로 충분하다, 라는 말을 전하시고 싶으시겠지. 그렇다는 생각만 해 줘."
  그러는 동안, 에르시아가 나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더니, 그런 나에게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런 나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네었다.

  그런 일이 있은 이후, 아지에나는 아에피아의 곁을 잠시 떠나 나의 바로 앞으로 걸어온 다음에 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은 바람의 사당에 남게 되었음을 알린 다음에 이제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인근 마을로 나아가도 좋다는 말을 하고서 나에게 밝은 목소리를 유지하며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이렇게까지 활약을 해 주셔서 저희들은 사당을 지키고만 있어도 되었네요."
  그 이후, 에르시아는 바람의 사당에 조금 더 오래 머무르고 싶다고 말한 다음에 싸움을 위해 잠시 들르는 곳이 아니라 무언가 하나 정도는 얻고 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자신의 바람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히고서 사당에 남아도 괜찮겠느냐고 그에게 묻기도 하였다.
  "예, 좋아요. 원하신다면 남으셔도 될 거예요."
  그리고 자신도 마침 나와 에르시아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들이 몇 있다고 밝히고서 이전에는 사당의 일로 인해 다급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가고 싶다는 말을 나에게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아지에나는 사당의 서쪽 가장 자리에 이른 다음에 그 곳에 앉아 두 무릎을 세워, 두 발이 가장자리의 바닥에 닿도록 하고, 두 다리를 모은 이후에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는 자세를 취하고서 하늘로 시선을 향하고 있다가, 그 바로 뒤에 이르는 나를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혹시, 목적지가 어디에요?"
  "목적지요?" 이에 나는 잠시 당황하면서도 곧 침착하게 '마녀의 탑' 이라는 곳이라고 답을 하였다. 하지만 그 곳 역시 적의 병기들에게 포위되어 있으며, 언제 점거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에 아지에나는 놀라면서 정말이냐고 물음을 건넨 다음에 나에게 그 곳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 곳은 마법을 추구하는 자가 아닌 한,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알려져 있는데."
  "들어가려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 말에 대해 나는 그렇게 언급을 한 다음에 비로소 그 곳이 적에게 포위되어 있어서 그 포위를 풀어내고자 그 곳의 병기들을 제어하는 이를 격퇴하기 위해 나서려 한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아지에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하늘을 향한 채, "그러하시군요." 라고 말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이번에는 내가 당황하였다, 마녀의 탑이 적에게 포위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놀라운 일로 간주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그의 모습에 나는 당황하면서 그에게 놀랄 일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미소를 띠며 "그렇지요." 라고 화답을 한 이후에 그 병기들은 마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한, 그 안으로 결코 들어가거나 파괴할 수 없지 않느냐고 나에게 되묻기도 하였다.
  그 때, 중앙에 서 있다가 발걸음을 옮기면서 아에피아가 아지에나를 향해 "그래서, 걱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니!?" 라고 화를 내며 말한 다음에 그의 머리를 오른손 주먹으로 쥐어박으며 외쳤다.
  "바람의 사당보다는 낫겠지만, 그들 역시 나름 관찰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그 곳을 거점으로 삼은 이후에는, 그 곳을 중심으로 여러 시설들을 구축하고, 그러면서 바람의 사당을 그들이 점거하는 일 이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단 말이야! 그 가능성은 작다 하더라도, 그 주변 일대의 유적 파괴는 어떻게 할 거야!? 그것들 역시 마력의 가호를 받고 있다고 우기면서 괜찮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지?"
  "아, 그게......." 이에 아지에나는 당황하며 그렇게 말하였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이후,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나에게 시선을 향한 후에 마녀의 탑에도 정말 바르코스의 그 병기들이 나타난 것이냐고 물음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나의 곁에 이른 에르시아가 그렇다고 화답한 다음에 이전부터 정보가 있어서 바로 알 수 있었음을 밝혔다. 그 이후에 에르시아는,
  "저와 유네아가 나아갈 길의 목표가 바로 그 곳이며, 그 곳에서의 일을 진정시킨 이후부터는...... 그것에 대해서는 그 때 생각해 봐야 하겠지요. 지상에서의 적들은 마녀의 탑에서 적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게 된 이후부터는 당분간 나타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바르코스의 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라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그러자 아에피아는 바람의 사당에 나타났던 이들의 규모만큼 나타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에 나에게 또 다른 당부의 말을 전하였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동행하는 이가 유네아 양의 곁에 한 두 분 정도 더 계셨으면 좋겠어요, 마녀의 탑으로 나아가고 있었을 병력이 얼마나 될 지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바람의 사당을 포위했던 병력에 못지 않으리라고 추측하니 그런 생각이 들게 되네요."
  "걱정 마세요." 그 이후, 에르시아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아에피아는 혹시 자신에 대해 혹시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도 물어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에르시아가 한 가지 그에게 물음을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5 년 간 사당을 지키고 계셨다니, 상당히 오랫동안 지키고 계신 것 아니에요?"
  "예, 확실히. 본래는 3 년씩 하다가 다른 이들과 교대를 하기 때문이지요."
  그 물음에 아에피아를 대신해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화답하는 아지에나. 그러면서 이제 남은 기간은 1 년임을 밝히고서 높은 하늘을 계속 바라보고 싶어서 한 일이었는데, 이제 원 없이 소망을 이루어 나름 보람이 컸다고 지금껏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3 년 더 일을 할 의향은 없는지요." 이에 에르시아가 아지에나에게 그렇게 묻자, 거기까지 할 생각은 없다고 아지에나가 바로 답을 하였다.
  그 이후에 나는 사당의 가장자리 공간에 나란히 앉은 아지에나의 모습을 보며 그의 왼편 곁에 앉으려 하였다. 그리고 사당에서 있었다는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에는 꽤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았지만, 지면 상 여기에 다 적기에는 무리.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 중에는 과장이 심하다며, 아에피아로부터 비아냥 및 질책이 나오게 한 것도 있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분 나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서로 친한 사이끼리 그렇게 가끔 장난성 질책을 하는 모습을 보면 내심 즐거워지기도 하였다. 그런 면모도 보이면서 그들이 자신도 모르게 드러내는 친함의 감정에 대해 나 자신이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그들로부터 몇 가지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 나는 이제 다른 곳으로도 가 봐야 하겠음을 밝힌 다음에 아지에나, 그리고 아에피아의 곁을 떠났다. 그 이후, 나는 에르시아와 다시 동행하면서 사당의 중앙 부분으로 나아갈 무렵, 예즈라, 그리고 사티사가 나의 바로 앞에 이르는 모습을 본 이후, 그들을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리고서 나는 잠시 사티사, 그리고 위카 측에 대한 연락을 마쳤을 예즈라로부터 바람의 사당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으며, 그러면서 바람의 사당이 건립된 이후부터의 내력부터 여러 이야기를 그들로부터 한 번씩 듣게 되었다. 그 중에는 바람의 등급을 구분하는 기준과 구분된 등급에 대한 이야기가 나타나기도 하였는데, 나 역시 그것에 대해 대략이나마 알고 있어서 제법 흥미로운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는 것이 많았던 에르시아는 바람의 등급 등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었는지 입을 잘 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잘 모르는 거야?"
  "응, 그래서 처음부터 배우는 거지. 그리고, 더 알고 싶어질 때가 되면 다른 여러 수단과 여기서 들은 이야기를 통해 배워야 할 거야."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내가 나와 사티사, 그리고 예즈라 사이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듣기만 하던 에르시아에게 내가 물음을 건네자, 에르시아가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그렇게 화답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런 이야기가 한 동안 이어지면서 태양이 점차 서쪽으로 기울어 그 고도를 낮출 무렵, 에르시아가 사당의 동쪽에 이르는 나의 왼편으로 다가가더니, 나에게 마을의 기사들에게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묻고서,
  "이미 사당의 상태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들으셨겠지만, 우리가 무사하다는 사실은 아직 모르실 수도 있잖아."
  라고 그 이유를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나에게 이제 바람의 사당 인근 구역을 떠나게 될 텐데, 떠나기 전에 정식으로 작별 인사나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마을에서 나를 맞이해 준 기사들을 다시 만나야 할 필요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저도 곧 마을로 가려 했는데, 잘 됐네요."
  그 때, 사티사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 다음에 밝게 목소리를 내어 그렇게 말하더니, 사당의 중앙에 머무르고 있던 리아레안, 그리고 예즈라에게 뭐라 말한 후, 나의 곁으로 돌아오더니 사당의 남쪽 가장자리로 오지 않겠느냐고 묻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해서 나는 에르시아, 그리고 리아레안, 그리고 예즈라와 함께 사당의 남쪽 가장자리에 이르고서 사당의 중앙에 이른 사티사의 배웅을 받으며 사당을 떠나게 되었다. 그 무렵, 사티사가 작별 인사를 리아레안에게 건네자, 리아레안 역시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며 화답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지금은 이 정도로 끝이지만, 그래도 괜찮아, 나중에 다시 만날 때도 있을 테니까."
  "응, 이 곳으로는 올해 안에 한 번 정도는 오도록 할게, 나도 잠깐 만나는 것으로는 만족하기 어려우니까. 혹시 내가 잊었을지도 모르니, 가끔 연락해서 기억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어, 부탁해."
  그렇게 두 천사가 일행이 떠나기 전에 목소리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이는 동안, 아지에나가 역시사당의 중앙으로 달려와 두 사람의 왼편에 서 있으려 하면서 나에게 물었다.
  "아, 이제 떠나시는 거예요?"
  "예, 언제까지 이 곳에 머무를 수는 없으니까요."
  그 물음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일단은 사당 남쪽의 마을에 잠시 머무르려 한다는 말을 하고서, 그 이후에 한 번 정도 사당을 다시 들를 일은 생길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아에피아에게 자신들이 떠날 것임을 알려줄 것을 부탁하고서 그를 향해 작별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아에피아가 그런 나와 에르시아의 떠나가면서 잠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보며 밝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언젠가, 이 사당으로 한 번 와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