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이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을 한 후, 나는 그로부터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물음을 접하고, 그에 대해 일단 지켜보도록 하자는 답을 그에게 건네고 있었다.
  이후, 내가 한 가운데의 탑에 위치한 포대들을 파괴해 그 탑이 불길에 휩싸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도록 할 무렵, 레반테아가 다시 빛을 발하면서 리아레안의 목소리가 요새에 남은 이들에게 통보를 하고 있었다, 곧 광역 폭격이 이어질 것이며, 그 폭발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으니 가급적이면 요새 근방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는 것이었다. 폭발에서 가급적이면 멀리 벗어나라는 의미의 충고일 것이었다.
  그 통보가 이어지는 동안 나는 탑 너머의 길다란 포대가 자리잡은 곳에 이르고 있었다. 그 곳에서 포대들이 발사하는 고속 화염탄들을 피해내며, 이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공중에서 낙하하는 파랗게 빛을 발하는 나뭇가지들로 타격을 가해, 그 타격에 의해 포대들에 피해를 가하려 하고 있었다.
  포대의 수는 모두 넷. 이들은 사각 대열을 이루고 있었으며, 포대들은 각자 고대 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둥근 기둥의 형상을 이루며, 기둥의 외면이 장식되어 있는 대포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이들이 불을 뿜으며 포탄들을 하나씩 발사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그 내구의 정도가 그리 크지는 않아 몇 번 하늘에서 나뭇가지가 박히자, 바로 폭발과 함께 포대의 형상 자체가 해체되는 광경을 보였다.
  그러다가 두 번째 통보를 루마가 다급히 목소리를 내어 하자, 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러면서 바로 요새에서 이탈, 그 우측 근방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가 나의 좌측에서 나와 나란히 걷고 있었으며, 일린, 라이마 그리고 샤리에나 역시 함께 나의 뒤를 따라 가며, 요새의 우측, 그 근방의 상공을 향해 대각선 상으로 비행을 이어가며, 요새에서 점차 멀어져 가려 하였다.
  그 무렵, 아니스가 도로시아를 대동한 채, 요새의 중앙을 지나쳐 내가 위치한 곳을 향해 나아가려 하고 있었으나, 무슨 이유 때문인지 나렐은 이들을 따라 나서지 않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렐과 헤어진 후, 불안해하던 도로시아를 일단 아니스가 데려가면서 그에게 관련된 설득을 이어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아니스와 도로시아까지 요새 주변 일대까지 떠날 무렵, 요새의 중앙, 그 상공으로 시선을 향하니, 어느새 예즈라가 루마 그리고 리아레안을 대동한 채, 요새의 중앙, 그 상공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리아레안이 계속 활 시위를 당겨, 화살이 요새의 포대를 향해 날아가도록 하고 있었다. 그렇게 날아간 화살은 이윽고 포대에 부딪쳐 폭발하면서 금색을 띠는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를 만들고, 그렇게 발생한 그 빛은 포대의 형상을 가리는 광경을 눈앞에서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리아레안이 화살을 잇달아 쏘며, 하나씩 공격 가능한 포대들의 수를 줄여 가는 동안, 예즈라는 그 우측 앞에 머무르고 있는 채, 자신의 왼손에 새하얀 빛을 올려놓고 있으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 빛이 이전에 그가 언급한 바 있던 자신이 활용하고자 하던 그 존재, 그 실체였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예즈라가 빛을 준비시키고 있는 동안 그 모습을 좌측 곁에서 바라보던 루마가 그에게 묻고 있었다.
  "예즈라 양, 과연 저 빛이 요새의 공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줄 수 있을까요."

  "확실히 그러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영향이 요새 전역에 미칠 것임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요."
  이에 바로 그러하리라는 답을 한 이후에 들일 수 있는 최대의 마력을 발휘할 경우, 요새 전역에 파괴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만큼, 이를 통해 요새 전역의 병기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이어 내놓고 있었다, 보호를 받고 있는 중심부를 바로 파괴할 수는 없겠지만, 그 주변 일대의 제압을 통해 요새에 남게 될 이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손으로 구체를 잡아 그 구체에 힘을 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이어서 주변 일대로 보라색 빛을 발하는 형상을 이루는 기운들이 한꺼번에 구체에 집중되어 구체가 그로 인해 더욱 강하게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예즈라의 주변 일대에도 하나씩 구체들이 빛을 끌어 모으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니, 그 광경이 마치 예즈라의 주변 일대로 별들이 모여있는 듯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기운이 모이면서 점차 빛의 수가 늘어나 어느덧 9 개의 빛들이 두 손으로 빛을 붙잡고 있는 예즈라의 주변 일대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각각의 크기는 작은 아기의 머리 크기보다 약간 큰 정도. 빛을 발하는 기운이 밀집되어 있는 듯이, 격렬히 빛을 발하고 있기는 하였고, 또 작은 소정령이 분출하는 기운이 막대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음을 모르지는 않았으나, 그 정도의 크기로 어떻게 요새 전역에 드리워질 정도의 막대한 기운이 분출되는 경우는 지금껏 보지 못했기에, 이들이 정말 요새 전역에 빛을 뿌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연히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혹시 요새의 표면에 남은 분, 계신가요? 계신다면 지금 즉시 올라와 주세요, 곧 포격이 시작됩니다! 요새의 표면, 그 주변 일대에 계속 머무르고 있으면 위험하니, 어서 올라와 주세요!!!"
  그런 생각을 할 무렵, 기운을 계속 끌어 모은 끝에 빛의 수를 어느새 15 개까지 늘리며 예즈라가 요새의 표면 인근에 남은 이를 불러오려 하였으나, 이미 올 사람은 다 온 이상, 더 이상 예즈라의 곁으로 돌아오는 이의 모습은 없었다. 다만, 도로시아와 헤어진 나렐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나, 그가 돌아올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곧 위험이 다가올 것임을 그 역시 도로시아를 통해 통보를 받았던 데다가 도로시아도 그렇고, 크세비아 역시 그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렐은 한 때 동행하던 그들의 곁으로 오지 않으려 하였던 것이었다.
  "그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돌아오지 않으려 하는 것일까요."
  "...... 저도 걱정이 되긴 한데, 그래도 이미 힘의 구현이 시작된 이상, 멈출 도리는 없네요. 그를 강제로 데려올 수 있으면 좋겠건만, 이제서야 그를 찾는 일도 무리에 가까운 일일 테니, 지금은 그저 그가 앞으로 있을 일이 있은 이후에도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 것 같아요."
  예즈라의 곁에 이른 이후에도 계속 그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던, 도로시아가 아직 그가 돌아오지 않았음을 통보하자, 그에 대해 답답함을 느낀 리아레안이 예즈라에게 물음을 건네자, 답으로써 예즈라는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었다는 뜻을 답으로써 전하고 있었다. 데려올 수 있다면 데려오려 하겠지만, 그 시점에서는 이미 늦은 일이라 어찌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 이야기를 듣자, 도로시아 역시 그런 그의 행동에 대해 포기를 하였는지, 그저 요새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 달리 행동을 취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곧 그는 아니스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붕대에 감긴 사람의 형상을 안은 그에게 그 형상을 안전하게 놓아둘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네었고, 이에 아니스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그 물음에 대해 이렇게 답을 하는 것이었다.
  "있다고 해도, 무작정 놓아둘 수만은 없지 않겠니?"

  통보 이후, 예즈라는 두 손으로 잡고 있던 빛으로 이루어진 구슬을 오른손으로 잡은 이후에 바로 하늘 높이 던져 올리기 시작, 이어서 그의 주변을 맴돌던 15 개의 빛 역시 일제히 하늘 높이 올라 먼저 날아 올라간 별들과 함께 16 개의 구슬들이 하나의 대열을 이루려 하였다. 이후, 그 16 개의 별들은 하나의 별자리를 이루면서 하얀 형체에서부터 군청색 빛을 발산하는 광경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어서 각각의 빛이 마치 심장이 박동하는 듯이 주기적으로 커졌다 작아지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이려 하고 있었다.
  "이제 곧 시작이에요." 그 광경을 보며, 예즈라가 이제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이어서 근처에 위치하고 있던 루마가 예즈라에게 물음을 건네어, 공격 목표는 정확히 잡았느냐는 물음을 건네어, 이어서 그로부터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빛들이 날아간 요새 중앙의 상공, 그 인근에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이후에 마치 산개 성단을 구성하는 별들처럼 한 곳에 모인 보라색 빛의 구슬들을 바라보며 명령을 내렸다.
  "이제 때가 되었으니, 각자 자신들이 모았던 힘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도록! 지표면에 위치한 사물들이라면 가리지 않고, 모두 파괴할 수 있도록 하라!"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 하늘에 모인 빛들이 각자 주변 일대로 빛을 발산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어서 각각의 빛으로 이루어진 구슬에서부터 수많은 빛들이 요새의 표면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하였다.
  보라색과 푸른색 그리고 붉은색의 3 색 중 하나를 띠며 혜성 그리고 유성과도 같은 모습을 보이는 그 빛의 무리는 마치 소나기가 내릴 때와도 같이 하늘에 떠 있는 구슬에서부터 한꺼번에 분출되니, 그 모습이 하늘을 가릴 정도의 기세를 드러낼 정도에 이르고 있었다. 이렇게 강하한 빛들은 바로 요새의 표면에 닿았으며, 그와 동시에 자신의 낙하 지점과 그 주변의 넓은 일대에 빛을 발하는 구의 형상을 만들어 그 형상과 함께 일어나는 폭풍이 자신이 낙하한 곳, 그 주변 일대를 휩쓸도록 하고 있었다.
  빛의 무리가 낙하하면서 간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잇달아 들려오는 충격음과 폭발음이 울려 퍼지면서, 요새를 구성하는 포대들은 폭발에 휩쓸려 그 형상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잔해가 폭발과 함께 주변 일대로 불길에 휩싸인 채, 분출되는 광경 역시 잇달아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탑상의 구조물 역시 파괴되어 끊어진 부분이 지표면을 덮은 빛의 무리를 향해 낙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폭발은 견고해 보였던 탑상의 구조물들을 간단히 끊어버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막대기가 부러지는 듯' 한 광경과도 같다는 느낌을 전해줄 정도. 이외에 지표면에 남아있던 병기의 잔해나 탑 위에 남아있던 병기들 역시 폭발과 건물의 붕괴에 휘말려 가고 있었다.
  이러한 파괴의 연속 한 가운데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구슬들이 모인 그 아래에 위치한 궁전과 그 주변의 탑들 역시 폭발에서 무사할 수는 없어서 빛들이 낙하한 지점에서부터 잇달아 일어나는 폭발에 의해 궁전의 상층 부분이 파괴되어 무너지고, 탑들 역시 마치 이전에 무너진 탑들처럼 마치 막대가 부러지는 듯이 부서져 가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이들 중 궁전의 우측 전방에 위치한 탑의 경우에는 무너진 부분이 붕괴된 궁전의 상층 표면에 낙하하며 산산조각이 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주변 일대로 빛을 발하는 무리와 그 무리가 지표면에 떨어져 구조물을 파괴하는 모습만 보일 정도의 광경을 만들어 가면서, 요새의 표면 일대는 그 빛들이 만들어 내는 구체에 뒤덮이고 있었으며, 그와 더불어 구조물이 파괴되는 광경이 간격조차 없는 듯한 폭음과 함께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요새의 중앙 부분, 그 주변 일대에서부터 화염이 피어오르더니, 그에 이어 화산이 분출하는 듯이 붉은 불기둥이 푸른색, 붉은색 그리고 보라색으로 이루어진 빛의 무리 사이에서 격렬히 솟아오르기 시작하고, 이어서 요새 표면의 곳곳에서부터 아름드리 나무만한 직경을 가지는 불기둥들이 폭발과 함께 일어나면서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요새 내부에서도 폭발이 일어나고 있네요."
  그 때, 요새의 좌측 부분, 그 주변 일대의 상공에 위치하고 있던 리아레안이 그 곁에서 기진한 듯한 예즈라를 두 손으로 안고 있던 루마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그 물음에 루마는 그러하다고 답을 하고서, 마법에 의해 발생한 빛의 무리가 일으키는 폭발이 요새 내부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고 그 광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까지는 기대하지는 않고 있었지만...... 아무튼, 이제 요새마저 버틸 수 없는 곳이 된 이상, 요새의 중심부에서 병기들을 조종하던 존재 역시 이제는 움직임을 취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나와 리아레안에게 중심부를 주시해 줄 것을 당부하고서 혹시 중심부에서 그 존재가 탈출하게 될 경우, 이를 반드시 잡아내야 할 필요가 있으리라는 언급을 뒤이어 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예즈라의 주변을 둘러싸는 별들과 같은 빛의 모습을 보았을 때에는 그 빛이 요새 전역에 어떻게 공격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었으나, 그 의문은 그 광경을 보며, 바로 풀릴 수 있었다. 그 자그마한 크기의 빛에서부터 무수한 빛의 무리가 쏟아지는 모습은 그 존재에 대한 의심조차 없애버릴 것만 같아 보였다.
  그렇게 빛으로 이루어진 구체에서부터 무수한 빛들이 쏟아져 내려와, 지면에 낙하해 잇달아 폭발 현상을 일으키며 요새의 표면을 파괴해 갈 즈음, 샤리에나의 소정령이 빛을 발하더니, 그와 함께 소정령에서부터 리레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현재 레야라와 더불어 루시아의 곁으로 돌아갔다는 그는 한시가 급하니 혹시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면 바로 사람을 보내달라는 부탁의 발언을 하고 잇었다. 그에 이어 루시아가 일행이 위치한 곳을 발견하고, 그 곳에 문을 마련해 두었으니, 그 문을 찾아 와 달라는 부탁의 말이 소정령에게서 들려왔다.
  "알았어요, 곧 사람을 보내도록 하겠어요!"
  그러자 바로 알겠다고 응답을 하는 샤리에나. 그리고 잠시 후, 그는 바로 자신의 주변에 모여있던 일린 그리고 라이마에게 모종의 부탁을 하더니, 바로 요새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그 때,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그에게 다가가면서 물음을 건네는 루마.
  "크네흐트 자매 분들의 곁으로 가시려고요?"
  "예, 그 쪽의 위험을 아무래도 저희들이 맡아야 할 것 같아서요."
  이후, 샤리에나는 그 물음에 그렇게 답을 하고서 뒷일은 루마 그리고 예즈라와 리아레안에게 맡아두겠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로써,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유네아 양께 가르침을 주실 분들이라면 여기 계신 세 분이지, 저와 일린 그리고 라이마의 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라는 말을 전하고 있었다. 그러자 루마는 알았다고 화답을 하고서 그렇게 결정을 내린 이상, 바로 출발해 줄 것을 당부한 이후에 시간이 없을 듯하니, 가급적이면 빨리 문을 찾아서 그 문을 통해 크네흐트 자매 등의 구원을 위해 나서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이후, 샤리에나는 일린, 라이마를 데리고 요새가 위치한 구역의 남쪽을 통해 요새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기 시작하고, 이에 내가 이들을 향해 다급히 다가가면서 이들과 마주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 역시 그런 나를 따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날아가는 형태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크세비아와 함께 비행을 이어가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날 무렵, 라이마가 샤리에나에게 내가 자신들과 만나려 하고 있음을 알리면서 일행 전원이 잠시 비행을 멈추고, 이를 통해 내가 삼각 대열을 이루고 있는 일린, 라이마 그리고 샤리에나의 곁에 다시 이를 수 있었다.
  "이제 헤어지게 되니, 작별 인사라도 하려고 찾아왔어요."
  이제 헤어지려 하니, 작별 인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이들의 곁에 이르렀던 나. 그런 나를 바라보자마자 일린은 바로 밝은 표정을 지으며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일린이 물음을 건네니, 사건이 해결되면 세니티아든, 어디든 간에 일단 다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을 텐데, 굳이 작별 인사를 위해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그 때, 그런 그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을 건네는 라이마.
  "앞으로 있을 일로 인해 일행이 서로 만날 수 있는 때에 오지 못하리라는 예감을 가졌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가?" 그러자 바로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했는지 그렇게 목소리를 내는 일린. 그 때, 샤리에나가 작별 인사를 하게 된 사연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도록 하고, 일단 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니, 서로 인사를 주고 받는 일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이후, 알았다고 화답을 하는 일린, 라이마. 이후, 나는 일린으로부터 하나의 인사말을 들을 수 있었다. 본래는 마녀들의 영역에 거주하는 이상, 앞으로 다시 만날 기회는 적을지도 모르겠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에 이어 작별 인사를 하게 되었으니, 서로 인사라도 주고받자는 청이 그로부터 나오면서 일린부터 작별 인사를 하게 된 것.
  "기회가 되면 인사라도 하지요."
  이후, 일린으로부터 이런 인사말을 들은 이후, 라이마로부터는 함께 한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동행하면서 나름 좋은 점이 많았다고 답을 하는 라이마. 그리고 내가 산악 지대와 평야 지대로 구분되는 거주 구역의 차이로 인해 다시 만나기는 힘들어진 것 같다는 언급을 하고서,
  "좋은 기회가 오면 그 때, 샤린을 설득해서 같이 여행을 할 생각도 갖고 있기는 해요, 하지만 샤린도 평상시에는 여러 일을 하느라 시간적 여유를 내지 못함을 알고 있기에 다시 만날 일을 쉽게 생각하지는 못하고 있네요."
  라는 말을 건네는 라이마. 일린 역시 샤리에나-샤린-를 자주 만나는 일 정도나마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여행에 대해서는 한 번 기록을 남기고 싶은데, 혹시 도움이 될 만한 사건의 기억을 많이 남겼으면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자 바로 미소를 지으며 묻는 일린.
  "내가 기억해 주는 대로, 기록하면 안 될까."
  "그게 될 리가 없잖아." 이에 바로 답을 하는 라이마. 그러는 동안 이들은 우유 등이 들어갈만한 통을 줄곧 비우고 있었다. 우유가 들어갈 자리를 처음부터 피하면서 음료를 주려 한 모양. 그 증거라 칭할 수 있는 보자기를 발견하자마자 그 보자기를 조용히 두 손으로 만져 보았다, 짐승의 가죽 특유의 느낌이 만지작거리는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 나는 일린, 라이마로부터 간단히 작별 인사를 듣고, 그와 일단 정식으로 헤어진다는 의사를 주고받게 되었다. 그러나 샤리에나의 경우에는 이웃에 사는 사람이라, 언제라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그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는 않으려 하였다. 이후, 나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샤리에나와는 자주 만났지만, 두 사람과의 만남은 아직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샤리에나 등과 헤어지고 있는 동안에도, 폭음은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직 빛을 발하는 구에서부터 구체들이 계속 낙하하고 있었던 모양. 그 자그마했던 빛들이 얼마나 많은 기운을 품고 있었는지, 짐작이 갈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빛들은 일으키는 소리는 내가 샤리에나를 온전히 떠나보낼 즈음에서야 더 이상 들려오지 않게 되었다, 폭발 현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샤리에나 등과 헤어질 무렵,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마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나를 불러 요새에서의 상황을 잠시나마 같이 바라보자는 그 그리고 리아레안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바로 알겠다고 응답을 한 이후에 바로 그에게 물어, 예즈라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 한 번 크게 무리를 한 이후, 그가 무사한 상태에 있는지, 그 여부가 궁금해진 것이었다.
  "실례지만, 루마 양, 혹시 예즈라 양의 몸 상태는 어때요? 많이 괜찮아요?"
  "이제 움직이실 수는 있어요, 하지만 비행을 위한 마력 유지가 불가능해, 제가 마력을 지속적으로 그 분께 나누어 드리고 있는 상태예요."
  그러자 답으로써 예즈라의 현상이 어떠한지를 알리는 루마. 그리고 자신은 일단 예즈라를 보살펴야 하니, 항시 앞장서기는 어려울 것 같다. 라는 답이 그에게서 나왔다. 그러자 나는 알았다고 바로 답을 하고서 바로 내가 본래 위치하던 곳인 요새의 좌측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예즈라, 루마가 샤리에나 등이 떠나간 이후에 바로 뒤로 물러나야 할 상황이 온 것에 대해서는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즈라가 이전에 몇 사람이 며칠 동안 해야할지도 모르는 일을 혼자서 바로 해냈던 데다가, 그와 루마가 없어도 리아레안 정도면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또 가능하면 혼자서 일을 해결할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행이었던 이들을 떠나 보내고, 다시 돌아온 요새에서는 이미 표면을 가득 채웠던 빛의 무리는 사라져 있었지만 그들이 남긴 흔적만큼은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요새 전역이 예즈라가 불러왔던 무리에 의해 변이된 요새, 중앙의 궁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시가지 구역이 구멍이 뚫리거나 무너지고, 또 부서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곳곳에 화염이 피어올랐으며, 또 어떤 곳은 마그마가 치솟아 오른 듯이 큰 구멍이 뚫리고, 그 구멍 안쪽을 붉은 액체가 채우는 광경까지 보이고 있으면서 검은색을 띠는 요새의 표면과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검은 대지 위에 불이 피어오르는 모습, 그 모습이야말로 '지옥'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궁전 역시 중심부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으며, 그 구멍으로부터 붉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으니, 궁전 내부 역시 파괴에 의해 표면이 파괴되면서 그로 인해 불길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 불길과 더불어 곳곳에 마치 돌로 구멍을 낸 것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으며, 그 구멍을 중심으로 주변 일대에 갈라진 흔적이 나타나고 있으면서 이들이 붉은 빛을 발하는 무늬를 그리고 있었다. 빛이 사라진 후에도 그 구멍은 계속 생겨나 불기둥을 피워 올리고 있었으니, 이전의 폭발이 요새 내부에도 영향을 끼친 모양이었다.
  이런 사태가 요새 내부의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고 있는 것임은 분명한지, 아직 요새의 기동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요새의 거의 대다수 포대들이 파괴된 마당에 요새에서의 공격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 보였고, 그래서 중심까지 바로 직행할 수 있게 되었다.
  "왠지 저희들이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지 않아요?"
  그렇게 비행을 이어가는 동안, 들려오는 크세비아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나는 바로 그렇다고 답을 한 이후에 중앙의 대로였던 곳을 따라 나아가며, 불길에 휩싸이고 파괴된 폐허가 된 구역, 그 중심의 궁전이 위치하고 있는 구역에 이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좌측에서는 리아레안 그리고 도로시아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이들 모두 뒤쪽에 위치하게 될 이들이었던 만큼, 사실상 앞장서야 할 이는 바로 나였다. 아니스는 붕대에 감긴 형상을 안고 요새의 표면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던 만큼, 당장에 나를 따라 나서려 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파괴된 요새의 모습을 보며, 행방이 궁금해진 이가 있었다, 바로 나렐. 이전에 돌아오지 않은 이후로 요새의 표면이 파괴될 때까지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던 탓에, 한 때는 요새의 표면에 무리하게 머무르려 하다가 폭발에 휩쓸린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할 무렵, 갑자기 요새의 궁전, 그 붉은 연기가 치솟는 곳에서부터 하얀 빛이 혜성과 같은 기세를 드러내며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어서 마치 그 빛을 쫓는 듯이 하나의 기둥처럼 생긴 물체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팔각기둥면을 이루는 금속성 물체로서, 10 여 개의 층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각 층의 면은 1 개에서부터 최대 5 개까지 공격을 위치한 장치를 내재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붉은 구슬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구슬이 층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듯해 보였다. 기둥의 윗면에는 하나의 단이 놓여 있었고, 그 단 위에는 핏빛을 띠는 기운이 주변 일대로 발산하고 있었다.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이후, 흰색을 띠는 빛이 곡선을 그리며 자신의 앞에 이를 무렵, 그로부터 이전의 그 시리엔으로부터 들려왔던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나는 너 따위, 바르코스의 옛 병사와 맞설 의향을 갖지 않고 있다, 어서 물러나거라!"
  "미안하지만, 나는 그 정도 취급을 받을 사람은 아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상층의 단에 시리엔이라는 이름의 검이 자리잡고 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검을 뽑아내려면 몇 가지의 과정을 더 거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이는 기둥의 면에 자리잡은 각종 병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바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대한 화답은 빛에서부터 들려왔으며, 이는 다름 아닌 나렐의 목소리였다. 폭발에 휩쓸렸을지도 몰라 보였던 그는 어느새 궁전 안으로 숨어 들어있다가 검이 구조물과 함께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와 동시에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나렐 님! 나렐 님께서 살아 계셨어요!"
  그 모습을 보며, 바로 다행이라고 생각한 듯이 기뻐하는 목소리를 내는 크세비아. 그러자 나 역시 그 기분에 영향을 받아 바로 미소를 지으며, 이후 구조물의 바로 근처에 머무른 이후에 다시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보이는 나렐의 뒷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다행이라는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구조물에 가까이 다가오면서 붉은 연기 사이로 검의 형상 하나가 단에 꽂힌 채, 자리잡고 있는 모습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단에 꽂힌 검 시리엔, 그리고 나렐의 대화는 계속 이루어져 갔다. 시리엔은 다름 아닌 나의 이름을 부르며, 그가 자신의 곁에 이르게 하라는 말을 건네고 있었다.
  "유네아...... 유네아 린, 그 자라면 이 곳에 남았을 터이다, 그 자를 데려와라, 나는 세니티아, 그 빌어먹을 성계의 요정들에게 복수를 하려 한다, 한 때 내가 지배하던 자의 피조물에 불과한 주제에 감히 나를 상대하겠단 말인가!"
  이후, 그 시리엔으로부터 들려온 목소리에 바로 화답을 하는 나렐, 그러자 나렐 역시 그런 그의 목소리에 바로 응답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 한 때, 나는 그 자의 피조물이었지, 아니 피조물이라 여기었던 때도 있었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고, 근래까지는 그의 피조물로서 살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이어지는 이전에 비해 더욱 격해진 목소리.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의 인격을 되찾고, 나를 위해 싸움을 이어온 이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제 그러함을 너에게 보여주려 한다. 바르코스 군이 아닌, 야스모르 성계인으로서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