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504 년 6 월 14 일 루나렐 력 5 월 11 일 - 라넬리스 근해
  하늘은 여전히 붉게 물든 구름으로 인해 빨갛게 보였으며, 그로 인해 잔잔히 요동치던 바다 역시 그 색에 물들어 약간 붉은 색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해도, 배가 한 척 떠오르기도 하고, 또 그 바다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며 잔잔히 바다가 물결치는 광경은 분위기 있는 바다의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모습을 여유롭게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고 있었다.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라넬리스를 떠나, 소식을 전한 이의 근원지인 바르코스의 전선 기지를 향해 나아가게 되기도 하였지만, 그것보다도 이미 상공의 먼 앞으로 한 무리의 비행 병기들이 자리잡고 있는 광경이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었다.
  잠시 후, 그 모습을 보면서 라이마가 이전의 그 경고가 단순한 경고는 확실히 아니었던 모양이라고 말한 다음에 적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동한 이들일 것이라고 그들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 때, 라이마의 소정령, 라파라엘을 통해 라사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이마 양, 죄송하지만 수중에도 바르코스의 군단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서 공중의 상황에 도움을 드리기는 어렵겠네요."
  그 이후, 라사엘은 라넬리스와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그 바위섬으로 나아가기 전에, 내가 그 바위섬이 제 1 목표 지점임을 밝히는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한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섬으로 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에 나는 차분하게 목소리를 내어 그 섬 내부의 통로, 그 끝이 기지와 이어져 있음을 밝히고서 그 섬이 기지로의 진입을 위한 표지판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언급을 하는 것으로써 그를 설득하려 하였다. 그러자 라사엘은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일단은 그 말대로 섬으로 나아가 보겠음을 밝혔다.
  그 이후, 라이마는 통신이 끝나자마자 나에게 수중에도 기계 병기들이 출몰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말하고서, 모양이나 이동 특성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공중의 전력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는 이들이 나타났겠구나, 라는 생각은 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런 라이마의 모습으로 잠시 시선을 향하였다가, 다시 앞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그런 그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그런데, 혹시 이전의 그 갑주 병사, 그 병사는 어떤 자일까? 그것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이마?"
  "기지 내 군단의 사자 역할을 맡는 이가 아닐까. 그것이 아니라면, 군단의 주요 인사로서, 외교를 맡는 이들 중 한 명이라던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이는 아닐 거야."
  이에 라이마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잠깐 지나가는 인연에 불과할 테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을 나에게 건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공중에 이른 무리 중 앞장을 서는 가오리처럼 생긴 무리들의 근처에 이르게 되었다. 그 이후, 그들이 입에서부터 작은 번개 화살들을 발사하는 모습을 보며 라이마가 그들에 대한 말을 하였다.
  "가오리 모양의 기계, 인가. 바르코스도 상황에 맞게 기계 생물들을 만들어 낼 줄도 아나 보네."
  그리고서 물고기의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라파라엘을 통해 빛으로 이루어진 창들을 연속으로 발사, 이들이 가오리들의 등을 하나씩 궤뚫은 이후에 가오리들이 폭발, 금속 조각들을 흩뿌리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 역시 이르티샤를 통해 불꽃들을 하나씩 불러와 곡선을 그리면서 가오리들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도록 하여 이들을 파괴시키면서 그들을 이루는 금속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그런데, 이 금속들은 일반적인 철이나 구리와 비슷한 물질들일까."
  이에 라이마는 기계 생물들의 뒤를 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원반의 한 가운데에 접시가 장착되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병기들이 나타나 곡선을 그리는 미사일들을 발사하는 광경을 보고, 미사일부터 제거한 이후에 본체들을 하나씩 빛으로 이루어진 작살들이 직선 상의 궤적을 그려내며 나아가, 이들을 격추시키도록 하면서 내가 건넨 물음에 대한 화답을 하고 있었다.
  "외계의 물질들이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과 모두 같다고 볼 수는 없어, 우리가 금속을 이용해 병기의 외형을 만든다면, 외계에서는 수정을 가지고 병기의 외형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니까. 물론, 우리도 예외는 아닐 거야, 무기를 만들 때, 특수한 물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잖아, 원소의 조각이라든가 말이야."
  그 이후,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들의 내부를 이루는 물질이 달랐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는 언급을 하고서 상호 간의 기술이 공유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기계를 구성하는 요소를 형성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자신의 추측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어서 세모꼴을 이루는 검은 전투 비행기들이 좌우, 그리고 전방에 1 기씩 바람을 가로지르는 소리를 내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이들을 향해 하나씩 불꽃을 날려보내, 이들의 중앙에 이르러 폭발하도록 하여, 몇 번의 타격이 있은 이후에 이들이 불길을 일으키며 추락하도록 하면서 내가 물었다.
  "혹시, 이 금속 조각들, 활용할 수 있을까."
  "과거의 기록에 버려진 투구를 식기로 재활용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니까, 충분히 가능하겠지. 버려지고 부서졌다 하더라도 그 금속의 성질에 변화가 생겨나는 것은 아닐 테니까."
  그 물음에 차분히 화답을 하는 라이마. 그리고 전방 우측에서 일렬을 이루며 다가오는 원반들을 검으로 하나씩 베어내 폭파시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때, 이르티샤에 통신 반응이 나타나, 이번에는 리라가 나에게 공중에 얼마나 많은 규모의 병기들이 있느냐고 묻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 많지는 않아요, 기계 생물 몇 마리와 병기 몇 대 정도. 뒤에 중형 전투 병기 3 대가 자리잡고 있기는 한데, 금방 격퇴가 가능하니까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이에 리라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이들은 반드시 모두 격퇴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다음에 시내 방비령을 내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병기들이 날아오는 것에 대한 불안이 생길 수 있기에, 병기들이 오지 않도록 특별히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그 이유를 밝히기도 하였다.
  "그렇게 말씀드리지 않으셔도, 상공의 적은 전부 격퇴하기로 하였으니 안심하세요."
  이에 라이마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혹시 지켜보고 있느냐고 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그는 '공간 영상' 을 통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일이 생길 때마다 연락을 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라이마는 곧바로 환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이면서,
  "리라 님께서도 불안은 어찌하실 수 없는가 봐요."
  라는 말을 건넨 다음에 잘 할 테니 안심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통신을 끝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좌측 대열에 위치하며 내가 위치한 곳을 지나치려 하는 가오리 모양의 병기들을 곡선을 그리는 불꽃들로 파괴해 그 파편들이 불길을 일으키며 바다 아래로 추락하도록 하고, 그에 이어서 전방으로 몰려오는 화살처럼 생긴 전투 비행기들이 고속으로 돌진하는 광경을 보며, 이들이 발사하는 미사일들과 함께 격퇴를 개시, 결국 미사일들을 몰아내고, 이어서 전투 비행기들을 하나씩 쫓아 파괴하여 이들의 진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라이마는 양 옆에 길다란 포신이 장착된 소형 전투 비행기들을 맡아 이들의 중심을 검으로 베어내면서 이들을 추락시킨 후, 수면에 잠긴 채 폭발하여 물기둥을 일으키도록 하면서 이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있었으며, 수면을 진행하는 뒤쪽에 인간의 상반신이 장착된 소형 배들은 수중에 머무르는 두 사람의 공격을 받고 있으면서 하나씩 둘로 갈라지거나 산산조각이 나며 격침되고 있었다.
  그 이후, 내가 동체의 중심에 길다란 포가 장착된 비행 병기들이 하나씩 몰려온 이후에 파랗게 빛나는 광선들을 하나씩 발사하면서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자, 이들의 틈새로 피해낸 이후에 지팡이의 끝에 파란 빛을 드러내는 기운이 모이도록 한 후, 포신을 깨부순 다음에 하늘색을 띠는 불꽃으로 계속 중심부에 타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하나씩 비행 병기들을 제거해 나아가다가 마침내 이들 전체가 괴멸되어 사라질 무렵, 라이마가 나의 오른편으로 다가온 이후에 앞장서려 하는 나에게 물었다.
  "이런 예감 같은 것, 들지 않아? 기지 안으로 진입을 하면, 누군가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또 나타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예감."
  "안 들어." 이에 그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있던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직접 들어가 봐야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하였다. 그 이후, 나는 3 대의 중형 비행 병기들로서, 날개의 가운데 부분에 원통처럼 생긴 물체가 자리잡고 있는 곳에 이른 후, 그 병기의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려 하였다. 그 때, 라이마가 이들의 뒤로 나아간 다음에 원통을 하나씩 베어내고, 찌르는 공격을 행한 후, 두 원통이 한 차례 폭발과 함께 불꽃을 일으키며 머리를 해수면으로 향한 채, 추락하기 시작, 그 이후에 좌우에서 2 열씩 몰려오는 갈매기처럼 생긴 비행 병기들을 내가 불꽃의 무리를 이용해 한 무리씩 제거하는 동안에 다시 물었다.
  "그런데, 이 병기들이 물에 잠기면 그 금속 덩어리는 누가 처리해 줄까."
  "잘 모르겠지만, 금속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어떻게든 챙겨오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
  그 물음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좌우 끝 부분이 위로 꺾인 감색 비행기들이 곡선을 그리며 몰려와 미사일들을 발사하는 광경을 보고, 그 미사일들부터 제거한 다음에 비행기들 사이에 위치하며, 이르티샤가 불꽃들을 계속 발사하여 이들을 격추해 추락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렇게 병기들을 제거하면서 앞길을 나아갈 무렵, 나는 어느새 목표가 된 바위섬으로 바닷물이 물결치는 모습이 어느덧 가까이 다가온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조금만 더 가면 바위섬에 이를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그에 겸하여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은 아니었다. 이전에 제거된 비행기들에 이어서 기계 갈매기들에 둘러싸인 채, 한 척의 기계 배가 다가와 함포들을 발사하기 시작하여, 그것에 대한 대처를 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내가 우측, 라이마가 좌측을 맡아 각 측면에 장착된 포신들을 먼저 제거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갈매기들을 이르티샤에서부터 발사되는 배의 우측면으로 나아갔다.
  그 이후, 나는 함포에서부터 발사되는 자주색 빛 줄기들을 피해 가면서 포신들을 공격해 제거, 그 끝에 결국 배의 허리 부분에 불타오르는 함포의 흔적들로 붉게 물들게 되었다. 이어서 나는 두 배들이 그 너머의 좌측과, 더 먼 곳의 우측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중 우측에 보이는 하얀 배의 근처에 이르고서 포신들을 공격해 파괴시킨 이후에 배에서부터 몰려오는 갈매기 모양의 기계 병기들을 하나씩 베어 제거하기 시작, 그 무렵, 나 역시 그 저편의 왼쪽에 보이는 검은 배를 보고, 그 배의 포신들을 하나씩 제거한 이후에 배에서부터 몰려오는 10 여 명의 검은 갑주로 몸을 감싸고 있는 병사들이 초록색 빛으로 이루어진 검을 오른손으로 쥐며 돌격해 오기 시작, 이에 나는 지팡이로 하늘색 빛으로 이루어진 작살을 계속 발사, 그 머리를 한 번씩 맞히며 이들이 추락하도록 하였다. 그러면서 세 척의 배 모두 공격 불능 상태에 놓이게 되자, 라이마가 나에게 외쳤다.
  "지금이야, 세 척의 배, 모두의 배기 기관을 집중 공격할 수 있도록!"
  "알았어!" 그 이후, 내가 이들을 향해 돌아선 후, 나 자신부터 지팡이를 두 손으로 잡고 하늘색 기운이 모이도록 한 이후에 이르티샤 역시 빛의 기운을 모으도록 하였다. 그 이후, 때가 되었다고 판단을 내리자, 내가 라이마에게 "준비 완료야!" 라고 외쳤고, 이에 라이마는 "좋아!" 라고 외친 다음에 "해치우자!" 라고 나에게 외쳤다.
  그 이후, 내가 전력으로 소정령 이르티샤와 지팡이에서부터 하늘색으로 빛을 발하는 불덩어리들을 세 척의 배, 그 뒤쪽의 기관을 향해 날려보내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라이마도 왼손에서부터 전방 7 방향으로 빛을 발하는 화살들이 발사되도록 하면서 소정령 파라엘라가 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창들을 날려보내며, 기관들에 꽂히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온 힘을 들여 불덩어리들을 계속 날려보내면서 이들이 배기 기관을 비롯해 동력원까지 타격을 가해, 폭파되도록 하였지만, 완전 파괴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크기가 크기는 해도, 형체가 완전히 폭파되는 쪽이 수거가 편하리라고 생각했기에.
  그리고 마침내 불꽃과 빛 줄기들이 계속 부딪친 끝에 3 척의 배들이 하나씩 폭파되고, 불꽃을 일으키며 추락하기 시작하자 나는 비로소 이르티샤가 공격을 중단하도록 하고서, 나 역시 공격을 중단, 그러는 동안 기운이 다하고 있어서인지 오른손으로 쥔 지팡이를 힘없이 내린 채, 깊이 숨을 내쉬기를 반복하며 추락하는 배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라이마 역시 기력을 많이 들였는지, 다소 지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작은 싸움배들이 추락한 이후, 수면 아래로 잠긴 이후, 물기둥이 격렬히 솟아오르기 시작할 무렵, 남은 병기들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자, 라이마가 나에게 물었다.
  "저 섬의 동굴 역시 병기들에 의해 점거당한 것은 아닐까."
  "그러하려나, 처음 보았을 때에는 그러하리라는 예상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에 나는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어느새 나의 바로 앞에 이른 섬의 모습을 내려다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섬의 동굴, 그 입구가 위치한 곳인 섬의 서쪽 부분을 바라보기 시작, 그 이후에 라이마에게 일단 섬 안으로 들어가 보자고 말하고서 라사엘, 그리고 이르야가 섬의 해안에 당도하면 함께 들어가도록 하자고 말하고서 내가 먼저 섬을 향해 내려가려 하였다.

AR 504 년 6 월 14 일 루나렐 력 5 월 11 일 - 라넬리스 해역 인근 무인도
  바위만 보이는 그 섬에는 하나의 산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 산에는 하나의 동굴만 자리잡고 있었다. 본래 그 동굴은 바위문으로 막혀 있어 보통 사람들은 들어갈 수 없었으나, 어느 영웅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온 이후로는 항상 열려 있어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그 안에 들어있다던 저주받은 혼령들도 이제는 사라져, 사실상 여느 해상 동굴과 다를 바 없게 된 곳이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해골 기사들이 이 곳에 많이 있었지."
  그 곳에서 대기하며 라사엘 등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면서 라이마가 문 오른편의 벽에 기대어 있는 채, 그 곳에 대한 언급을 하자, 해안에 앉아있던 내가 "그렇지." 라고 화답한 다음에 동굴 안으로 특별한 수단을 통해 들어온 용사들이 죽고, 그 육신을 저주받은 혼령이 차지하면서 해골 전사가 된 것으로 안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이제 과거의 일이니 그것에 대해 크게 상관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때, 해안으로 오른손에 날이 한 쪽으로 굽은 도검의 형태를 띠는 창을 쥐고 있는, 라사엘 그리고 오른손에 굽어 있는 짧은 날을 가진 푸른 도검을 쥐고 있는 이르야가 나왔고, 이어서 라사엘이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금 늦게 되었네요." 라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이르야가 바르코스라는 세력은 물고기 모양의 기계 병기까지 만들고 있었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것에 대해 황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역력히 드러내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들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들은 식물까지 기계로 만들어낼 사람들이려나."
  그리고서 행성의 모든 것을 기계로 대치하려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먼저 검을 손에 든 채, 안으로 돌입하려 하였고, 이어서 라사엘이 그 뒤를 따라 나섰다. 그러는 동안 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굴의 입구로 들어서려 하면서 벽에 기대고 있던 라이마에게 "이제 가자." 라고 말하였고, 이어서 나는 그런 라이마를 이끌고 굴의 안으로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굴 안으로 들어선 후, 이르야가 앞장서면서 자신의 도검으로 검은 갑주를 입은 병사들의 목을 한 번씩 쳐서, 그 목이 잘리고, 이어서 그 절단된 부분에서부터 검은 액체가 흘러나오며 병사들이 쓰러지도록 하였다. 그러면서 동굴의 통로를 따라 나아가는 동안 그 통로를 따라 앞으로만 직진하다 보면 하나의 문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르야가 언급한 다음에 그 문장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넓은 공간의 중앙에 네 개의 기둥에 둘러싸인 형태로 문장이 하나 자리잡고 있으며, 과거에 영웅이 문장이 위치한 곳, 그 안의 통로를 열어낼 때, 빛의 마법이 깃든 지팡이를 바닥에 꽂았던 적이 있었지요. 그러면서 그 문장이 위치한 바닥이 열리면서 내부로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이 마법의 힘이 깃든 물건을 문장에 꽂는 것으로써, 바닥을 열어낼 수 있게 되었음을 밝힌 다음에 이전과 달리 주의해야 할 점이 생겼음을 언급하고서 과거에는 바위로 이루어진 공간 그 자체였으나, 바위벽이 뚫리면서 해수가 유입되어 이제는 물로 가득히 채워진 공간이 되었음을 밝혔다. 이에 라이마가 그 이유를 묻자, 라사엘이 바로 그것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물의 정령들이 쉽게 바다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이에요. 이 곳은 물의 정령들이 주로 살고 있는 곳이고, 그래서 어떤 곳이라도 바로 물로 들어설 수 있도록 통로가 존재하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요. 이 섬의 통로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뚫린 것이지요."
  그러면서 길을 나아가는데, 먼 앞에서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무언가 잘못된 일로 인해 신경질을 내는 듯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먼 앞에서 무언가 일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곳으로 가 봐야 하겠다고 생각하며 그 곳으로 뛰어가려 하였다. 그 때, 라이마가 그런 나를 왼편에서 따라오려 하면서 물음을 건네었다.
  "일린, 갑자기 어디로 뛰어가는데!? 무슨 일이야!?"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그래." 이에 나는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계속 뛰어가며 먼 앞에 있을 여자아이를 찾아 나서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통로의 우측 내벽에 두 손으로 나무 지팡이를 들고 있는 한 어린 여자아이가 자리잡고 있으면서 화를 내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흐유~~!!! 하필이면 이런 때에 요술봉은 작동을 하지 않는 거야, 이래서야 이 섬을 빠져나갈 수도 없게 됐잖아!"
  하얀 블라우스와 무릎까지 내려가는 스커트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검은 구두로 발을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이로서,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가진 그는 검은 머리카락의 머리 위쪽을 묶고, 남은 부분을 내린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신경질적이기는 해도, 전체적인 인상은 어리고 귀여워 보여서 미워할 상은 아니었다.
  "견습 마녀인가, 봉으로 날아가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 이후, 라이마가 그에 대해 다른 생각 없이 바로 언급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나 역시 그러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문을 잘못 기억하고 있다가 잘 날아가던 지팡이가 날아가지 못해 곤란에 처하는 경우가 있음을 알고 있었고, 또 나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한 적이 있기도 했기에, 분명 그러한 경우의 일종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후, 라이마가 그 경우에 대해 나에게 물었다.
  "일린, 저런 경우에 대해 알고 있었어?"
  "응, 주문을 이용해 나무 지팡이로 날아가려 한 적은 나도 있어."
  그 물음에 나는 그렇게 바로 화답한 다음에 주문이 틀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고서 스스로 앉아있기만 해서는 알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니, 일단 가서 도움을 주기라도 해야 하겠음을 밝혔다. 그 이후, 나는 그 소녀에게 다가간 다음에 소녀에게 말을 걸려 하였다.
  "저기, 언니 모습, 잠깐 보지 않을래?"
  그러자 벽을 향한 채, 지팡이로 시선을 향하고 있던 소녀가 잠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려 하였다. 그 이후, 소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누구?" 라고 놀라며 물었다가 나의 모습과 내가 오른손에 쥐고 있던 은색 지팡이로 시선을 향한 이후에 나에 대해 물었다.
  "혹시, 선배 마녀님들이세요? 무슨 일로 저에게......?"
  이에 나는 "그렇지." 라는 화답을 하고서 혹시 주문이 잘못되어 나무 지팡이가 날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음을 건네었다. 이에 소녀가 나에게 고개를 돌린 채, 주문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화답하고서 요술봉이 갑자기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음을 밝혔다. 그러자 내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그 주문이 무엇인지 나에게 알려줄 수 있겠니?"
  그러자 그 아이는 곧바로 자신의 주문이 무엇인지를 나에게 바로 알렸고, 그것을 통해 그 주문의 형태를 파악하면서 정말 그 주문이 잘못되지 않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라면 처음에는 주문을 바로 알려주려 하지 않았을 텐데, 그것만큼은 예상 외였다.
  확실히 주문이 문제였다. 주문은 5 개 구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3 번째 구절에 오류가 있었던 것. 4 개인 음절 중 2, 3 번째 음절이 서로 뒤바뀌어 있어서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없게 되어 주문의 영창이 불가능했던 것이었다. -그 주문의 명칭은 샤미 트리카 다라마소 오르테 아브(Shami trica daramaso orteav. = 그대, 하늘에 닿기를 기원한다) 인데, 그 아이는 샤미 트리카 다마라소 오르테 아브 라 영창하였다. 그로 인해 세 번째 문구의 의미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
  "주문이 잘못된 것이네, 두 개 음절이 서로 뒤바뀌어 '하늘에' 라는 의미를 가지는 '다라마소' 라는 말이 '다마라소' 가 되어, 주문을 영창하는 효과가 나오지 않게 된 것이잖아."
  "다마라소가 아니라 다라마소였나요?"
  이에 그 아이가 놀라면서 묻자, "그렇지." 라고 화답한 다음에 의심이 된다면 그렇게 주문의 영창을 하면서 지팡이가 날아갈 수 있도록 해 보라고 말하였고, 이에 소녀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다시 지팡이에 타는 모습을 보인 다음에 내가 알려준 대로 주문의 영창을 행하였고, 그 이후, 지팡이가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소녀가 지팡이에 탄 채, 나의 눈높이에 이르는 모습을 보였다.
  "정말, 날아오르고 있네요. 그 때, 내가 잘못 기억했었나."
  그 이후, 소녀는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음에 대한 기쁨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기억이 혼동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지 당혹스럽다고 여기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지팡이를 든 오른팔의 가운데에 오른손을 올리고 있으면서 물었다.
  "이전에 주문의 영창을 행할 때, 네가 직접 영창을 한 것 맞니?"
  "제가 직접 하기는 했었어요. 스승님께 직접 배우고, 그것을 통해 날아오를 수 있었지요. 그러면서 주문을 기억하였는데, 그 기억에 이상이 생겼었나."
  그러자 나는 과거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항을 잘못 기억하여 문제를 일으켰던 나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런 경우가 있지." 라는 언급을 한 이후에 기억을 잘못하고 있다가, 바로잡았으면 올바르게 다시 기억하면 된다고 밝게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 소녀는 "그러하려나." 라고 목소리를 낸 다음에 환하게 웃으며,
  "아무튼, 고마워요, 언니."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천천히 반원을 시계 방향으로 그려내면서 내가 나아가려 하는 방향을 향하면서 천천히 움직이려 하였다. 그 속도가 내가 걷는 속도보다도 빠르지 않아, 이대로 동행한다면 결국 뒤쳐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무슨 일로 이 곳으로 왔는지 알려줄 수 있겠니?"
  그 이후, 나의 왼편에 이른 라이마가 앞서고 있는 소녀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고, 그 물음에 소녀는 라넬리스로 여행을 가려 했다가, 시간이 늦어 섬에 잠시 머무르려 하는데, 섬에 정체 불명의 괴물들과 해골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광경을 보면서 숨어 있었음을 밝히고서 그 이후, 다시 섬을 나선 다음에 곧바로 라넬리스로 비행을 하려 하는데, 지팡이가 작동을 하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이 곳은 위험한 곳이었는데, 어떻게 안으로 들어갔었니."
  이에 그는 안에서 이상한 괴물들의 소리가 곳곳에 들려오며 위험을 느끼기는 했는데, 그래도 비가 올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고 화답한 이후에, 그에 이어서,
  "그러다가 괴물들이 안팎에서 소리를 내자, 어디에도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한 곳에 숨어 있다가, 더 이상 괴물들이 소리를 내지 않자,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라는 화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그는 괴물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음에 대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음을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마는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괴물들이 소리를 내지 않음에 대해 밖으로 나아갔다가 돌아온 이후, 괴물들이 잠시 침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다음에 그에게 말하였다.
  "아직은 비가 내리지 않고 있으니, 그 기회를 통해 라넬리스나 그 인근의 라일카(Railca) 에 있도록 해 줘. 날아가는 동안에 비가 언제 올지 모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곳에 머무르는 편보다, 비행을 해서 라넬리스 등으로 나아가는 편이 훨씬 안전하겠지."
  "정말, 안전할까요." 이에 소녀가 그렇게 물었고, 그 물음에 라이마는 그렇다고 화답하였다. 이에 소녀는 고맙다는 말을 한 다음에 동굴 입구로 나무 지팡이를 움직이며 나아가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라이마 등과 함께 그 어린 마녀가 걸음걸이와 비슷한 속도로 비행을 하는 모습을 잠시 보고 있으면서, 라넬리스와 섬 사이의 거리가 상당한 편임을 상기하면서 그에 대한 걱정의 마음이 들기 시작하였다. 라이마가 비를 맞는다 하더라도 비행하는 편이 섬에 머무르는 편보다 낫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비를 맞는 상황에 대해서는 확실히 걱정스러웠다. 나 자신도 어린 시절에는 물에 젖는 것을 지금보다 더 견디기 힘들어했는데, 그 아이도 분명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말 비가 오기 전에 라넬리스에 이를 수 있기는 할까."
  "하늘에 운을 맡기는 수밖에 없겠지."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라이마 역시 걱정스러워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별 수 없다는 의미를 전하려 하는 듯한 말을 화답으로써 하였다. 그리고 갈 길이 바쁘니 어쩔 수 없다는 말을 건넨 이후에 그대로 섬의 깊은 곳으로 직진하자고 말하고서 그 소녀에 대해,
  "기회가 되면 언젠가 다시 만나 그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나마 들을 수 있겠지."
  라는 말을 건네고서, 자신이 먼저 섬의 깊은 통로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이에 내가 그 뒤를 따라 나서고, 이어서 나의 왼편에서 라사엘 그리고 이르야가 나의 뒤를 따라 나서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라사엘이 앞서는 나에게 잠시 고개를 돌리면서 물음을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일의 끊음이 확실하신 분 같아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