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안 그러는데, 싸움에서만 저러하는 것일 뿐이지요."
  이에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화답하고서 문장이 위치하는 곳으로 어서 가자는 말을 건네었다. 그 때, 이르야가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라이마는 마녀이며, 그래서 물 속으로 들어가기에 곤란한 이들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는 수중으로 진입하기 위한 수단을 미리 마련해 놓고 있었음을 밝힌 다음에, 그 수단을 통해 수중으로의 진입은 가능하기는 할 것이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십자 모양의 길에 이를 무렵, 좌측에서부터 금속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에 놀라면서 소리의 근원인 왼편 길목을 향해 돌아선 다음에 나는 그 방향에서부터 한 무리의 해골로 이루어진 병사들이 오른손에 회색을 띠는 검을 한 자루씩 쥐고 있으면서 돌격해 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해골들인가!?'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 다음에 그렇게 혼잣말을 한 이후,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고, 그 끝에서부터 하늘색을 띠는 불꽃들이 발사되어 해골들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였다. 그것의 폭발과 충격을 견디어 내면서 해골들은 계속 돌진해 나아갔다. 그러다가 일부 전사들은 그 충격을 계속 받은 끝에 결국 깨어져 흩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에 대해 전사들은 상관하지 않으려 하는 듯해 보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들 중 셋이 나의 근처로 나아갈 무렵,
  "일린, 물러나!" 라고 외치면서 당황하고 있었던 나에게 나의 우측에 위치하고 있던 라이마가 그렇게 외치고서, 검을 들고 세 전사의 검을 일시에 막아내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이어서 전사들의 검을 한 번씩 막아내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마녀라 하더라도 라이마는 적어도 그런 전사를 바로 상대한 이후에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갖추고 있었으나, 그런 전사가 세 사람이 일시에 돌격해 와 동시에 검으로 찌르고 베려 하니, 수세 유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견디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었다. 하나의 검을 막으려 하니, 좌우의 검이 목을 노리고, 두 사람의 검을 일시에 받아내려 하니, 가운데의 검이 배를 노리는 상황이 자주 왔으며, 그러하다 보니, 몸의 곳곳에 상처 자국이 나기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분이 계시니, 어떻게든 될지도 몰라.'
  그러면서 나는 두 물의 정령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마음을 먹고, 라이마가 가운데에서 세 사람을 상대하고 있는 모습을 본 이후에 뒤쪽에 대기하고 있던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라사엘, 이르야 역시 파랗게 빛나는 물기둥과 파란 빛에 감싸인 물로 이루어진 구체와 얼음으로 이루어진 구체 등을 이용하면서 해골 전사들과 맞서고 있었기에 그런 라이마를 도와줄 여력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태였기에, 이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이에 나는 내가 직접 이들 중 하나를 상대하기라도 해서 라이마에게 도움을 주기로 마음을 먹고서, 이들이 라이마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좌우에 위치한 전사들 중 한 명이라도 기습으로 쓰러뜨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세 사람이 나란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통로의 폭은 좁은 편이었으나, 라이마의 양 옆에 이를 수는 있었다. 그러하기에 바로 라이마의 우측에 이른 다음에 지팡이의 끝에 하늘색 빛이 모이도록 한 후, 지팡이를 높이 들어낸 다음에 바로 앞에 위치한 해골 전사의 두개골을 그 지팡이로 강하게 내리쳤다.
  두개골 파쇄는 실패하였으나, 두개골에 가해진 충격으로 인해 두개골이 목뼈에서 분리되고, 그와 동시에 지팡이에 모인 빛이 폭발하면서 두 어깨뼈와 흉부가 폭발에 의한 충격을 받으며 부서지는 모습을 보였으며, 그로 인해 두개골이 바닥에 떨어지고, 이어서 뼈들이 부서지고, 해골 전사의 남은 부분이 무너지면서 라이마를 위협하고 있는 전력 중 하나가 사라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것만이 아니라, 갑자기 왼쪽에 위치한 해골 전사의 두개골, 그 중앙을 하얗게 빛나는 화살이 뒤에서부터 날아와 관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화살이 폭발하면서 두개골이 폭파되어 부서지고, 이어서 그 해골 역시 무너지면서 다른 전력 하나 역시 사라지면서 라이마가 상대하는 전사의 수는 하나만 남게 되었다.
  "뭐지, 저 화살!?" 이에 나를 향하기까지 하던 그 화살촉의 모습을 두고 내가 외쳤으나, 그 외침에 답하는 목소리는 그 무엇도 없었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지 상관없다는 듯이,
  '이제 기회다!' 라고 외치며, 라이마가 곧바로 반격을 개시, 세 사람을 향하고 있던 검의 힘을 한 사람에게 집중하니, 결국 해골은 오른손에 쥐고 있던 검을 놓쳤고, 이어서 라이마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칼날을 움직여, 목뼈를 베어 목뼈가 부서지면서 두개골이 분리되어 바닥에 떨어졌고, 이어서 남은 뼈들이 무너지게 되었다. 이어서 라이마는 라파라엘이 자신의 머리 위에 이르도록 하고서 주문의 영창을 행하였다.
  "사악한 전사의 머리로 성스러운 빛이!"
  이어서 라파라엘이 하얗게 빛을 발하면서 한 빛의 흐름이 두개골을 향해 나아가, 지면에 부딪쳐 폭발하면서 그 충격이 두개골에 타격을 가하도록 하였다. 이어서 빛이 사라지면서 두개골은 부서진 흔적만 남기게 되었다. 그렇게 라이마는 깊이 한숨을 내쉬다가, 그 동안 전사들에게 찔린 상처에 의해 격한 고통을 느꼈는지, 오른손에 쥐고 있던 검을 바닥에 떨어뜨린 다음에 가슴과 배를 움켜쥐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라이마, 괜찮아?" 이에 나는 그의 두 어깨를 안으며 물었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라이마는 미소를 지으며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서,
  "그렇게 당황하는데, 정면에서 맞서면 당할 수밖에 없잖아, 무기도 검이나 창이 아니고."
  그 이후, 나는 고개를 들어, 건너편에 위치한 곳의 상황을 보려 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라사엘이 창으로 마지막 남은 해골 전사의 머리, 그 가운데를 관통한 후, 목뼈에서 두개골을 분리한 이후에 뼈가 무너지자, 바닥에 창의 날을 두고, 오른발로 두개골을 빼어내며 두 손으로 거꾸로 잡은 창을 높이 들어올리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우측에 위치하고 있던 이르야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라사엘을 향해 돌아선 다음에 그가 창을 다시 오른손으로 창을 바로 잡는 라사엘을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
  "이제 전사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것이지?"
  그러자 "응." 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하는 라사엘. 그 이후, 라이마에게 무슨 일이 생겨난 것 같다고 말하고서 그에게 가 보자는 말을 건넨 다음에 라이마를 향해 뛰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라사엘이 걱정스러워 하는 목소리를 내며 그의 우측 곁에 앉으면서 물었다.
  "라이마 씨! 라이마 씨, 괜찮으세요!?"
  "예, 살아있으면 그만이에요." 이에 라이마는 그렇게 괜찮다고 화답하였지만, 이르야는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고 화답하고서 자신을 향해 일어나 주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 이후, 내가 라이마를 천천히 일으켜 이르야를 향해 돌아서도록 한 이후에 자신이 어떻게든 상처라도 없애보도록 하겠음을 밝히고서 상처가 생겨난 곳마다 한 번씩 손을 내밀어 그 손에서부터 파란 빛이 날아와 상처에 닿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이 이어지는 동안 라이마는 고통이 없어져 가고 있었는지 점차 괴로움의 표정이 얼굴에서 약해져 가고 있었다.
  "그 마법,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야."
  그 광경을 보며 미소를 띠면서 내가 묻자, 라이마는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화답하였다. 그 이후, 나는 라이마에게 한 곳에 앉아 쉬고 있으라고 말한 다음에 스스로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라이마를 데리고 갈림길 건너편의 길목 왼편의 내벽에 기대어 앉도록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라이마의 곁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혹시 이전처럼 해골 병사나 기계 병기가 나타나지 않을지 유심히 살펴보려 하였다.
  그 이후, 적들이 더 이상 몰려오지 않음을 확인한 이후, 마음을 놓으면서 나는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이전에 모습을 드러내었던 그 화살을 상기하고, 그 화살을 쏘아, 라이마를 도와준 이는 누구였을지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그에 대한 혼잣말을 하였다.
  '방금 전의, 그 빛의 화살, 누가 쏘아 보낸 것일까.'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누군가가 화살을 쏘아 보내 해골 전사를 쓰러뜨리면서 나를 도와주려 했었어. 분명, 또 다른 누군가가 동굴에 숨어 있는 것임이 분명해."
  그러자 그 말에 화답이라도 하려는 듯이 라이마가 밝게 목소리를 내며 화답한 다음에 그 의도가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의도에 악함이란 전혀 없었을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한 다음에 그 근거로써,
  "우리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앞길을 가로막았을 기계 병기들을 파괴하려 하지는 않았겠지."
  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그 때, 라사엘이 해골 전사가 남겼을 뼈 하나를 나에게 가져오더니, 이상하다고 말하였다. 물론 나 역시 그 은색을 띠는 뼈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화답하고서 일반적인 뼈보다 무겁지 않느냐고 물었다.
  "예, 확실히 무겁네요.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는 모양인데."
  이에 라사엘은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다음에 섬에 위치하고 있던 해골들의 모습을 원형으로 삼아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언급하였다. 그 때, 이르야가 라사엘에게 바르코스 군단이 섬을 점거하면서 섬에 남아있는 해골들을 토대로 병사를 만들려 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한 다음에 주변을 둘러보면서 말하였다.
  "주변에는 분명 금속도 없고, 금속을 이용한 병기 제조 시설도 없어. 분명, 금속 세포를 이용해 해골과 비슷한 모습을 만들어 내고, 섬의 곳곳에 자리잡고 있도록 하였을 거야."
  "꼭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에 이르야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묻자, 라사엘은 그것에 대해서 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화답하고서 현지에 있던 존재들의 모습을 응용해 보자고 바르코스 인들이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그 일에 대한 추측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라이마가 기력을 회복한 이후에 바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내가 괜찮냐고 묻자, 그는 괜찮다고 화답하고서 이제 많이 나아졌다는 말을 건넨 이후에 다시 자신이 앞장서서 동굴의 통로를 따라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나에게 한 가지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그 물음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앞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어가려 하였다. 그러다가 나는 길 곳곳에 기계 병기들이 가슴 혹은 중심 부분을 관통 당했는지, 불꽃과 연기를 일으키는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며 라이마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 다음에 그 중 왼편에 쓰러진 것으로 두 개의 다리 위에 미사일 발사 장치 등을 달고 있는 기계 병기로서, 머리 양 옆에 위치한 미사일 발사 장치와 머리 부분의 구멍에 불꽃과 연기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 바로 앞에 앉아 병기의 모습을 자세히 살피려 하였다.
  '이전에 해골을 쓰러뜨렸을 그 자에 의한 일일까.'
  그 모습을 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라이마. 그 이후, 그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차분하게 목소리를 내어 앞길을 가로막을 수 있는 이들만 파괴된 것으로 보면 나를 비롯한 일행을 도와주려 한 이임에는 틀림없겠지만, 왜 길을 열어주는 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한 번 만나보고 싶지만,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아, 만날 수 없음에 아쉽다는 생각을 할 따름이라는 말을 이어서 하였다.
  확실히, 동굴의 통로에는 부서진 박쥐나 새, 그리고 병기들의 잔해만 보일 뿐, 그 이외에 활동하는 병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들 모두 섬의 동굴 안으로 도망쳐 들어갔다가 섬 안에 숨어있었을 이에 의해 파괴된 모양이다.

  그 이후, 일행은 마침내 섬의 중심인 듯한 넓은 구역에 이르고, 그 중앙에 위치한 네 개의 기둥에 둘러싸인 네모난 방진이 위치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문장의 네 귀퉁이 근방에 위치하며 문장을 둘러싸는 그 기둥들 사이의 간격은 세 사람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을 정도에 이르고 있어서 만약 문장의 크기대로 문이 열리면 여유롭게 안으로 뛰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모습이 눈앞에 나타날 무렵, 이르야가 그 방진의 바로 앞에 이른 다음에 그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말하였다.
  "이것이, 그 방진인 모양인가 보네."
  "응, 확실히." 이에 라사엘이 이르야의 바로 뒤쪽으로 나아간 다음에 그 말에 대한 화답을 하고서, 그에 이어서 라이마가 이르야의 우측 근처에 이른 다음에 그에게 물었다.
  "혹시, 그 안으로 들어가 보신 적은 있으세요?"
  "아니오." 그 물음에 이르야가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 이후, 그는 자신이 손에 들고 있는 검을 문장의 중앙에 대려 하면서 어떤 것이든 힘이 깃든 물건이 문장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면, 문을 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 모습을 보이고, 이어서 그가 문장의 바로 앞에 앉은 다음에 검을 오른손으로 거꾸로 잡고서, 그 손으로 검을 움직여, 그 날의 끝이 바닥에 대려 하였다.
  그와 함께 문장이 빛을 발하기 시작, 그 이후에 문장이 위치하던 곳에서부터 문장의 크기 만한 바닥의 부분이 돌과 돌의 마찰음을 일으키며 열리기 시작하면서, 그 아래쪽의 공간이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하였다. 과연 물이 채워진 곳답게, 바로 아래에 수면이 고요히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수면은 바닥 바로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지하수로의 바닥에 위치한 구멍 바로 아래에 흐르는 물의 모습을 보는 듯해 보였다.
  그 이후, 이르야가 자리에서 일어날 무렵, 나는 지팡이에 하늘색 빛을 모이도록 하며 준비하고 있었다. 그 때, 이르야가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라사엘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자신이 먼저 들어가겠음을 알렸다.
  "내가 먼저 들어갈게, 라사엘."
  그러자 라사엘은 이르야에게 알았다고 화답하고, 이어서 이르야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향한 다음에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왼쪽 허리에 꽂아 넣고서 한 번 허리를 굽힌 다음에 오른발로 도움닫기를 하고서 U 자를 그리며 머리부터 물 속으로 뛰어내려, 그와 함께 그가 수면에 부딪치면서 하얀 물보라를 일으켰다.
  그 이후, 라사엘이 창을 수면 아래로 던져 넣은 다음에 라사엘처럼 도움닫기를 하며 뛰어올라 U 자를 그린 다음에 두 팔을 모아, 두 손이 수면을 먼저 향하도록 하며 수면과 부딪쳐 이전에 이르야가 그러하였던 것처럼,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물 속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일린, 그렇게 뛰어내릴 수 있겠어?"
  그 이후, 내가 주문의 영창을 행하여, 지팡이에 모인 빛이 구형 방호막이 나를 감싸도록 하는 동안 라이마가 그런 나에게 물었다. 그러자 나는 못하기 때문에 방호막으로 나를 감싸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되물은 다음에 그러는 동안 주문의 영창을 행하여 방호막으로 그 자신을 감싸는 모습을 보이는 라이마에게 물었다.
  "그러는 너도 방호막으로 너 자신을 감싸고 있잖아."
  "그건, 오랫동안 물 속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그러한 것이지."
  이에 라이마가 그렇게 답을 한 다음에 곧바로 뛰어내려, 오른발부터 수면으로 뛰어내린 후, 방호막이 물 속에 뜨도록 한 이후에 곧바로 물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나도 그처럼 물 속으로 뛰어내린 다음에 곧바로 물 속으로 방호막이 가라앉도록 하면서 혼잣말을 하였다.
  '자아, 나 자신에게 행운을 빌도록 하자.'

  그렇게 수면을 거쳐 바닷물에 잠긴 섬의 동굴로 들어선 일행. 그 깊은 어둠 속에 있는 동안 나는 재빠르게 헤엄을 치면서 앞장서는 라사엘, 그리고 이르야의 뒤를 따르며 우측 곁에 위치한 라이마에게 물었다.
  "간만에 수중에 있으니, 어때?"
  "이런 일을 이제 처음 하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이에 라이마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 이후, 내가 그에게 빛의 화살로 그를 도와주었던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만나보지 않는 한 모르겠다고 답한 다음에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런 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언급하고서,
  "그저 지나가다가 도와준 사람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야."
  라고 그에 대한 말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섬의 동굴 일대를 둘러보면서 적 병기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계속 관찰해 보려 하였지만, 다행스럽게도 적 병기들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주변 일대를 관찰하다가, 나는 바위로 이루어진 여러 형태를 이루는 구조물들과 그 구조물들을 잇는 바위로 이루어진 통로가 하나의 거대한 미궁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라이마, 저 아래를 봐." 그 이후, 나는 라이마를 불러, 아래쪽에 보이는 여러 통로를 보도록 하였다. 그 이후, 라이마는 그 통로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에는 이 통로가 수많은 통로를 가지며 용사들에게 시련을 가하였을 그 통로임이 확실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한 다음에,
  "이렇게 물에 잠기도록 하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겠지, 결국에는 이 동굴에 대한 위험한 상상을 아무도 하지 못하게 되고, 적어도 물의 정령들은 조건만 충족되면, 그 동굴의 모습을 아무 문제없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라는 말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한 물고기 무리가 나의 오른편을 지나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바라보는 나에게 미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었다. 그 색을 확인할 수 없어서 어떤 색을 띠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바다 속이다보니 어쩔 수 없으리라고 바로 생각해 버리고 말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먼 앞에 위치하고 있는 섬과 바다를 잇는 하나의 커다란 구멍을 발견하고서, 그 구멍을 통해 라사엘, 이르야를 따라 밖으로 나아갔다. 그러는 동안 라이마가 나에게 각오는 되어 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 이라고 화답한 다음에 그에게 물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곳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괜찮겠지, 그만큼 일린에게 용기가 있음을 의미하니까."
  그 물음에 밝게 목소리를 내며 라이마가 화답을 한 다음에 나를 따라 섬의 구멍, 그 너머를 통해 섬 너머의 바다를 향해 라사엘 등을 따라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AR 504 년 6 월 14 일 루나렐 력 5 월 11 일 - 라넬리스 근해 수중
  짙은 푸른색을 띠는 바다. 그 공간 위에 떠 있는 동안 마치 과거, 그 대지에 도시가 있었음을 알리려 하는 듯이 건물들과 거리가 자리잡은 폐허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껍데기만 남은 건물들도 있었고, 반 즈음 무너진 건물들도 있었다. 그러하다 보니, 수중의 괴물들이 숨기에는 좋은 곳이기도 하여 -사람이 숨기에 좋은 도시가 원형인 탓도 있다- 위험하다고 여기어진 탓에 한 때, 어떤 라넬리스의 수호자가 그 건물들을 모두 파괴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려 하였다가, 결국 단념한 사례도 있었다.
  "마치 과거의 도시를 보는 것 같네."
  "그러할 수밖에 없지 않아?" 이에 나는 그렇게 묻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좌우에서부터 곡선을 그리며 나의 바로 앞으로 작은 원반형 공격 병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에 라사엘이 좌측의, 이르야가 우측의 병기들을 자신의 창, 혹은 검으로 하나씩 베어내는 것으로 제거하였고, 이어서 모습을 드러내는 잠수정과 비슷하게 생긴 이들이 폐허 위에서 떠오르기 시작하자, 그 어뢰를 피해내며 공격을 행할 준비를 행하고 있었다. 그 때, 라이마가 이들의 바로 뒤에 이른 다음에 정령 라파라엘에서부터 파란 빛으로 이루어진 창들을 하나씩 발사, 잠수정들을 폭파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어서 송곳 모양을 이루는 조금 더 큰 잠수정이 모습을 드러내자, 라사엘, 이르마 모두 소정령을 하나씩 소환한 다음에 좌우에 위치하려 하였다. 그 이후, 이들은 각자의 소정령에서부터 새하얀 초승달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하얀 기운이 파동을 일으키어, 곡선을 그리도록 하면서 잠수정의 측면에 닿도록 하면서 이들도 각자 초승달, 혹은 송곳 모양의 파동을 일으켜 소정령과 함께 공격을 행하여, 마침내 잠수정이 허리에서부터 밝은색을 띠는 연기를 일으키며 허리가 꺾이다가, 결국 폭파되어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