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504 년 6 월 14 일 루나렐 력 5 월 11 일 - 라넬리스
  "무사히 돌아왔구나, 행여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 이후, 마을의 항구에 이를 무렵, 항구의 회관에 나오는 리라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나를 비롯한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그리고 항구의 거리에 내가 착지할 무렵, 리라가 이르야, 그리고 라사엘에게 우측의 시설로 나아가라고 말한 다음에 그 곳에서 몸을 씻으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두 사람이 알았다고 화답하며 우측에 보이는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작은 건물로 나아갈 무렵, 리라가 라이마에게 말하였다.
  "새벽에 잠도 자지 않고, 전선 기지의 적 격퇴를 위해 나서주어서 고마워, 모두."
  그리고서 잠을 자지 못한 채, 비행을 이어가다 보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니, 짧게나마 잠이라도 자고 난 다음에 여행을 이어가라고 말하였다. 그러는 동안 급격히 피로가 쌓이며 멍하니 서 있는 동안, 라이마가 리라에게 비상 상황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는 모습을 보였다.
  "비상 상황은 너희들이 오기 전에 이미 끝났어. 그래서 선착장의 사람들 모두가 각자 위치로 돌아갔지. 도시에는 어떤 피해도 없어서 안정 회복은 바로 이루어질 수 있었지. 물론, 도시의 사람들 중 대다수는 그 사실을 모를 텐데, 밤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확실히 알릴 생각이야."
  "만약의 경우,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함이겠지요?"
  이에 라이마가 그렇게 묻자, 리라는 "응." 이라는 답을 한 이후에 집으로 가라는 말을 건네고서, 이번에는 2 층에 있는 침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리라, 이리샤의 집에 있는 2 층 침실을 잠시나마 내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라이마는 고맙다고 목소리를 내었고, 그 말에 리라는 고마운 일을 해 준 것에 대한 답례임을 밝히고서 사양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였다.

  "후아암, 힘들었다, 지금까지."
  그 이후, 내가 겉옷을 벗은 후, 곧바로 문 건너편에 위치한 침대에 뛰어들었다. 그러는 동안 내가 겉옷 안에 입고 있던 소매 없는 하얀 상의와 다리를 전부 드러내는 하얀 치마, 그리고 푸른 허리띠와 다리를 감싸는 것으로서, 무릎까지 내려가는 푸른 천을 드러낼 무렵, 라이마가 나의 곁에 앉으며 물었다.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는 괜찮던데, 무사히 돌아와서 긴장이 풀어지며 갑자기 피곤해진 거야?"
  "그러할지도."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하고서, 그를 향해 돌아선 다음에 평온히 앉아 있는 라이마의 모습을 보며 피곤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아직은." 이에 라이마가 그렇게 답을 한 이후에 검을 허리에 매달게 하는 끈을 풀어 문의 왼편에 위치한 서랍의 위에 올려놓은 다음에 침대로 다시 나아가, 나의 곁에 누웠다. 그러다가 문가를 향해 돌아누우려 하였다. 그 때, 그런 그를 향해 내가 물었다.
  "그런데, 꿈 속에서 가끔 나타난다는 그 젊은 남녀가 전생의 네 부모일 것 같아, 정말로?"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어."
  그 물음에 라이마는 차분히 답을 한 이후에 삶을 이어가며, 생각이 복잡해지다 보니,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해답도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 만났던 소중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일린은 그런 생각, 안 하고 있지?"
  "응, 할 이유가 없잖아." 물론, 전생에 대해 믿지도 않았고, 전생에 대한 생각도 없던 나는 그렇게 화답하였다.
  위카에 속한 마녀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있다. 마녀들은 전생에 한 가지씩 어두운 일을 겪은 바 있어서, 그것이 가끔 꿈을 통해 드러난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관련된 꿈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과거 세계의 어두운 일면을 한 번에 다 알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나도 그런 식으로 전쟁 고아, 소년 병사, 빚에 의해 가족들과 헤어진 소년들의 이야기 등을 들은 바 있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반드시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었다. 나는 그런 전생을 꿈을 통해서라도 체험한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런 상처 입은 영혼들이 어떻게 정령의 세계로 와서 마녀가 되는지에 대해 알고 싶기도 하였으나, 대정령의 사정은 사람들이 함부로 알 수 있는 일이 아닌 탓에-대정령은 신의 다른 모습이라 여기어지고 있었다.- 그 현상에 대해 명확한 정보를 알아낸 적은 없다.
  그러다가 그런 상처 입은 영혼들은 악의 제국이 남긴 상처에서 생겨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음을 상기하면서, 야스모르의 파라일라 역시 바르코스라는 '악의 제국' 이 부여한 상처에 시달리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 상처의 근원이 사라진 이후에도 파라일라가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에 대한 의문을 품기도 하였다.
  "파라일라는 바르코스가 사라진 이후에는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러면서 내가 물음을 건네자, 라이마는 경우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 사례에 대해 하나 알고 있는 것이 있음을 밝히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겠느냐고 나에게 묻기도 하였다.
  "무슨 이야기인데?" 이에 내가 그렇게 묻자, 라이마는 자신이 아는 사례라고, 칭하면서 이야기를 늘어놓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옛날에 한 평화로운 왕국이 있었다. '가란두' 라는 이름을 가진 그 나라는 사계가 뚜렷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특별한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살아가는 이들의 얼굴에는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아 사람들이 미소를 짓지 않는 날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 건너 먼 곳에 있는 '나벨린' 이라는 왕국에서부터 금색 머리카락을 가진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들은 통상을 하자고 말하였고, 순진하게 살아오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왕국의 왕은 다른 말없이, 이들과의 교역을 허락해 주었다. 그 이후, 이들은 시계, 우산, 자전거와 같은 발달된 문명의 소산을 고가에 그 나라에 팔기 시작하였고, 그 문물을 보며 호기심을 느낀 사람들은 많은 돈을 주는 것을 불사하면서 그 문물들을 가져가려 하였다.
  그러면서 나벨린에서 온 이들은 수많은 돈을 그 왕국에서 가져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것으로 나벨린의 사람들은 가란두에서 온 금속으로 만들어진 화폐를 이용, 자국의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벨린의 사람들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바다 건너편에 있던 가란두를 교두보로 서방 대륙의 나라들을 정복해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벨린의 사람들은 통상을 통해 가란두의 사람들이 나벨린 왕국에 대해 '완전한 호의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가란두를 위한다는 사업을 행한다면, 가란두의 사람들은 무엇이라도 허락을 해 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다음에  철도 부설 요원을 비롯한 여러 기술자들을 부유 상인들과 함께 파견, 가란두에서 나벨린의 회사를 설립하도록 하였다.
  가란두 왕국은 처음에는 나벨린 인들의 회사 설립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이들이 자체적으로 철도를 설립하고, 배와 기차를 통해 사람들이 시장의 일용품들보다 편리하면서 가격은 저렴한 공장제 일용품들과 값싼 음식들을 들여보내면서 가내 수공업과 전통적인 농업에 의지하고 있던 사람들을 몰락시키고, 그러면서 가란두 산업 전체가 몰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에 가란두 왕국은 나벨린에 대해 반감을 가지기 시작, 강제로 이들을 철퇴시키려 하였다. 그로 인해 수많은 나벨린 사람들이 살해당할 지경에 이르렀으나, 나벨린 왕국 측에서는 어떤 도움도 주려 하지 않았다.
  본래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왕국의 인사들이 구원을 위해 군대를 파견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고, 왕도 그 방안에 승인하려 하였으나, 일부 왕국의 인사들이 그들을 내버려두고, 처참히 죽도록 하라는 말을 한 이후에, 그들의 죽음을 세밀히 묘사해 국민에게 공개하면, 그로 인해 국민들의 가란두에 대한 적개심이 격화, 그로 인해 가란두의 사람들을 철저히 징벌하라는 여론이 조성될 것임을 밝히고서, 왕국의 인사를 구원하는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행하였다. 그런 설득 끝에 왕국의 왕은 이들을 방관하였고, 그로 인해 회사에 속한 이들을 비롯한 수백 명이 가란두 왕국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처형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 사실은 곧바로 나벨린 왕국 측에 곧바로 알려졌고, 그 참상 역시 신문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가란두를 징벌하라는 여론이 격하게 조성, 그 이후, 왕국은 살해당한 이들의 복수를 명분으로 군대를 가란두로 파견, 가란두 왕국군과의 전면전을 개시, 도검과 단순한 총포만을 가진 가란두 왕국군을 광선총, 자주포, 전차를 비롯한 강력한 파괴 병기들을 이용해 100 여 명의 병사들로 제압, 왕궁의 인사들을 협박해 나벨린 왕국의 인사들이 국가 통치, 경제권 등을 거머쥐어, 사실상 가란두가 나벨린의 보호국으로 전락되도록 하였다.
  이어서 나벨린 왕국은 가란두 왕국 측의 입을 막은 다음에 '죄를 지은' 가란두 왕국을 파멸시키는 대신, 나벨린 왕국이 자비를 베풀어, 가란두 왕국의 사람들이 나벨린 왕국의 신민으로 편입되도록 한다는 조례를 발표, 그것을 통해 나벨린 왕국은 가란두 왕국을 멸망시키고, 가란두 일대를 정복하는데 성공하였다. 물론, 왕국의 사람들은 진심으로 이들을 증오하지 않았으나, 가란두의 사람들을 이용하기 위해 '죄' 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이후, 나벨린 왕국은 가란두의 사람들을 철저히 수탈하였으며, 그러면서 나벨린 왕국의 냉혹한 경쟁의 법칙과 강자와 승자의 독식 체계를 가란두에 이식, 그 사고 방식을 이어받은 가란두 인들을 양성하여 나벨린 화한 가란두 인들이 가란두를 지배, 가란두 인들을 철저히 짓밟도록 하였다.
  나벨린 왕국은 가란두에 학교를 세우기도 하였으나, 그 학교는 나벨린 왕국의 사람들이나, 나벨린의 뜻을 따르는 가란두 인들만을 위한 것이었고, 이는 일반적인 가란두 인들과 나벨린의 영향을 받은 이들의 지식 및 능력 차이를 부여, 그로 인한 비극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나벨린의 지배도 결국 강자들의 더 많은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한 대결 속에서 나벨린 왕국이 격렬한 상처를 입자, 정복지 경영 능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였고, 그것을 기회 삼아 가란두 인들은 일제히 투쟁을 결의, 결국 나벨린 왕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독립했으면 잘 되기는 한 것이 맞기는 한데."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내가 그렇게 말하였다. 그 이후, 라이마는 미소를 지으며, "그래야 옳지." 라는 화답을 한 이후에 쓴 웃음을 지으며 결국 잘 되지는 못했다고 말하였다.

  어렵게 독립을 얻고, 독립을 이룩한 인사들이 새로운 국가의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격렬히 일어났다. 하지만 가란두에 남은 나벨린 화한 가란두 인들이 그 상황 속에서 위기를 느끼고,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 가란두 독립 투쟁을 주도한 인사를 암살하고, 그 유지를 잇는다는 명분 하에 그의 아들을 통치자로 내세우고, 새로운 통치 체제의 확립과 민주 국가의 설립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민중에 의한 독립 투쟁으로 가란두가 독립하기는 하였으나, 사회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은 나벨린의 영향을 받은 가란두 인들이 대다수였고, 학교 역시 그들에 의해 건립된 것이어서, 나벨린의 흔적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다. 그러면서 독립을 주도한 인사들은 그 인사들을 국가 통치를 위해 이용하기로 하고, 연립 민주 체제를 설립해 간다.
  하지만, 나벨린의 영향을 받은 인사들은 가란두의 독립을 주도한 자들을 모략을 통해 하나씩 말살하기 시작하였고, 그러면서 이들이 과격주의자의 소행으로 여기고,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자들을 독립투사들을 죽인 자들로 규정, 이들을 철저히 탄압하면서 나벨린 왕국의 방식대로, 가란두를 부흥시키려 하였다. 그러면서 그 인사들은 '종조국' 나벨린에 돈을 빌려, 일부는 자신들의 재산으로 착복하고, 남은 적은 돈을 활용해 보았지만, 착복으로 인해 적어진 돈으로 그 일이 잘 될 리가 없었다.
  돈은 일부만 활용했지만, 빚은 그대로인 탓에 돈 벌어 빚을 갚지도 못하고, 나벨린 왕국에 빚으로 인해, 다시 속박을 당하고 있지만,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 발전' 을 빌미로 나벨린의 영향을 받은 인사들과 그 후예들은 민주적 국가의 탄생을 염원하는 민중을 탄압하고, 그러면서 자신들의 우상이라 칭할만한 나벨린 왕국의 친위대 전사였던 자를 장기 집권자로 삼았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수많은 전공을 세운 무인으로서, 야심도 큰 사람이었다. 그는 그렇게 집권을 한 이후에 자신의 앞길에 방해가 될 인사들과 민주적 체제를 염원하는 민중을 철저히 말살, 국민의 70% 가량을 말살하는 '피의 롤러' 사건을 일으키며, 민주적 체제에 대한 염원을 짓밟고, 자신을 이용하려는 이들의 야심까지 밟아버린 후에 가란두 왕국의 옛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절대 신성의 가란두 왕' 으로서, 왕국을 건립하였다.
  신성 가란두 왕국 건립 이후, 황제와 그를 따르던 귀족 계급, 그리고 몰락한 자본가를 비롯한 시민 계급으로 철저히 국민들은 분리된 계급에 속하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행복했던 조상들과 대조되는 후손들의 비참한 삶은 언제나처럼 이어지고 있었으며, 행복은 귀족들에만 주어졌다. 하지만 그것마저 물질적 행복에 불과할 뿐, 냉혹한 투쟁의 법칙 속에 있었던 귀족들 역시 정신적인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왕을 비롯한 왕족 역시 권력 투쟁 속에 있어야 했기에, 모든 이들이 불행으로 몰고 가는 타락한 국가가 되어갔다.

  "이 모든 것은 나벨린이라는 지배자의 잔영을 뿌리치지 못한 이들의 과오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그 결과는 실로 처참한 것이었어. 민주적 체제를 지키지 못하여서 그런 것이 아니야. 가란두 왕국 본연의 정신을 회복해야 가란두가 행복해질 수 있었을 터인데, 나벨린 왕국의 잔영을 남긴 이들의 욕심과 변화된 시대와 옛 평화 정신의 공존에 대한 고찰을 할 여유가 없었던 상황에 의해 그 필요성은 묻혔고, 그렇게 세워진 국가는 예전의 행복한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지경으로 망가지고 말았던 거야."
  그 이후, 그런 말을 하며 라이마는 이야기를 마쳤다. 그리고 어디든지 간에 지배를 받았던 이들은 지배자가 남긴 흔적 속에서 고통받게 되어 있다고 말한 다음에 정작 지배자였던 이들은 아무렇지 않은데, 지배받은 이들이 그로 인해 죄를 받아, 행복으로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말하고서, 그래서 지배를 받지 않도록 해야함은 그러한 이유가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잖아, 정말 되돌리지, 못하는 거야?"
  "가능하지. 단, 그 나라에 살아남을 모든 인간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버리고, 모두가 평화로울 수 있는 나날을 위해 진심으로 일해줄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해. 이야기 속의 가란두는 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지."
  "그러면, 그 가란두는 어떻게 되었어? 지금도 그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거야?"
  "아니, 적어도 왕국은 멸망했어. 절대 신성의 왕이 즉위했다지만, 그 왕이 세상을 떠난 직후, 왕자들을 이용하던 세력들이 각자 왕국을 세운다는 명분 하에 왕자들을 내세우다가, 마침내 왕자들을 몰아내고, 각자 정부를 수립해 내전을 벌이기 시작했던 거야. 그렇게 욕심에 의해 나라는 타락하고, 더더욱 돌이킬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해 갔지."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라는 말을 한 이후에 그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어디에서 들은 거야?"
  "루시아 언니로부터." 그러자 라이마는 간단하게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내전 중인 가란두라는 나라 아닌 나라가 된 지역에 속한 곳으로서, 소년 병사들을 징집하는 곳을 보고, 목숨을 내걸어 나라 일대를 돌아다니며 입수한 정보들을 통해 구성한 이야기임을 밝혔다.
  그 이후, 나는 공주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러 물음을 건네려 하다가, 결국 한 가지 질문만 하기로 마음을 먹고 라이마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혹시 공주가 어떻게 되었을 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할 수 있어?"
  "적어도 살아있지는 않을 거야."
  "낭설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잖아, 그래도 그 가설을 믿는 거야?"
  첫 번의 물음에 답을 한 이후, 내가 두 번째로 건네는 물음에 라이마는 낭설이라고 해도, 루시아, 파렐리아 역시 사실처럼 믿고 계신 것을 보면, 보통의 낭설은 분명 아니라고 말하고서, 이어서 내가 그렇다면, 어떻게 생명의 기운이 남아있을 수 있었을 지에 대해 묻자, 그 육체가 무언가 인간이 아닌 형태가 되어서, 생명의 기운이 그 육체 안에 봉입되어 있다가,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야기를 끝으로 라이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거기까지임을 밝힌 다음에 자신은 잘 테니, 그 이야기에 대한 고찰은 알아서 하라고 말하고서 엎드려 잠드는 모습을 취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 역시 바로 누워 잠들려 하면서 천장으로 조용히 시선을 향해 보았다. 그리고 소정령 이르티샤를 천장 근처로 띄워 올린 후에 그것의 모습을 보면서 말을 걸려 하였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한 나라의 공주가 인간이 아닌 형태로 변질되어 남은 생명의 기운이 용기의 형태로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모습에 대해. 끔찍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것에 대해서는 대답드릴 수 없습니다."
  물론,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르티샤는 바로 그렇게 답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잠시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다른 주제로 물음을 건네 보았다.
  "그러면, 다시 물어볼게, 라이마의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어?"
  "그것에 대해서도 대답드릴 수 없습니다."
  역시 이르티샤는 그렇게 화답을 하였다. 그러자 나는 잠시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것이 말없이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안 그에게 말을 걸었다.
  "여러 의미로 무정하구나, 너도."
  "확실하지 않은 것을 대답 드리지 못할 뿐입니다."
  이에 이르티샤는 그렇게 화답을 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자 나는 미소를 띠며, "알았어, 알았어." 라고 답을 한 이후에 이제 됐으니까 돌아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다시 모습을 감추는 이르티샤. 그리고 소정령을 처음 소환했을 때를 상기하면서 혼잣말을 하였다.
  '한 때는 소정령에게 물으면, 어떤 것에 대해서도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
  그리고 대답하지 못한다는 소정령의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그것 역시 무에서부터 시작해, 서서히 지식을 습득해 가는 인격체였던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하니,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대답하려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잠시 잠든 이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빗방울이 돌로 이루어진 이파리와 돌로 이루어진 길 등을 때리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며, 그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 몸을 일으킨 다음에 침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며, 두 발을 바닥에 올렸다. 그 이후, 나는 침대 왼편에 보이는 창가로 시선을 향한 다음에 날이 환히 밝아, 하늘에 드리워진 구름의 색이 온전히 하얀색을 되찾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하늘 아래에서부터 빗방울이 세차게 내리며 격렬히 비가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렇게 구름이 드리워지더니, 이렇게 될 줄 알았지.'
  그 모습을 보며 라넬리스로 올 때부터 라넬리스가 구름에 드리워져 있던 모습을 보고 있던 내가 그 광경에 대해 그렇게 말한 이후에 "그래도 할 수 없지." 라고 말하고서 방호막을 사용하며 비가 오는 곳을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이어서 한 이후에 아직 침대에 누워있던 라이마의 근처로 다가갔다.
  그 이후, 나는 아직도 잠들고 있던 라이마의 모습을 본 이후, 그의 머리가 나의 바로 앞에 이르도록 두 무릎을 바닥에 대며 앉고서, 그의 등을 두 손으로 흔들면서 그에게 일어나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라이마는 다시 눈을 뜨며 고개를 든 이후에 나의 모습을 보면서 물음을 건네었다.
  "일린, 일어났구나." 그리고 언제 일어났느냐고 물었다. 그 이후, 내가 방금 전에 일어났으며, 이제 날이 온전히 밝아 7 ~ 8 시에 이르렀을 테니, 어서 일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이에 라이마는 알았다고 화답한 다음에 창가로 시선을 향하고서 비가 격렬히 내리는 하늘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며 말하였다.
  "날씨가 흐리더니, 결국 비가 오네."
  그리고 하필이면 왜 아침에 비가 오느냐는 말을 한 이후에 라파라엘을 소환 후, 그로부터 시각을 물어 7 시 35 분임을 알게 된 이후에 아직 여유롭다고 말하고서, 집을 나선 후, 몸을 씻은 다음에 마을을 떠나도 괜찮겠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이후, 라이마는 잠자리를 정리하고서, 문을 열고 밖으로 먼저 나간 다음에 계단을 통해 1 층으로 내려가고서 식탁에 모여 앉아있던 리라와 이리샤, 그리고 리라의 모습과 오른편에 보이는 탁자 바로 앞의 소파에 앉아 하얀 잔에 담긴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이리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아, 라이마, 이제 일어났구나."
  "모두, 잘 주무셨어요?" 그 이후, 리라가 라이마에게 인사를 하고, 이어서 건너편에 앉아있던 라사엘이 나와 라이마에게 아침 인사를 하자, 나와 라이마 모두 그에 대한 답례를 하였다. 그 이후, 리라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라이마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서, 그에게 밖의 빗방울 소리를 들었느냐고 물었다.
  "예, 들었어요. 그래도, 방비 수단은 있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거예요."
  이에 라이마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혹시 비가 와서 이후 있을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묻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리라는 그러하지는 않는다고 화답한 이후에 어차피 물의 정령인 이상, 비를 맞아가며 일을 할 예정이라는 말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때, 이르야가 리라에게 일을 마치면 치즈와 게를 마련해 올 것이냐고 물었다.
  "당연히 구해야지, 요즘 같이 게의 속이 알찰 때도 드무니, 게를 잡는 보람도 있을 거야."
  "집게는 조심하셔야 하겠지요?" 그 이후, 리라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이르야가 밝게 목소리를 내며 답을 한 이후, 게살과 내장, 알 그리고 각종 음식을 치즈와 함께 올려서 먹으면 참 맛이 있을 것 같다는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이리샤가 리라에게 물었다.
  "리라, 그라탱 만드는 법은 알고 있어?"
  이에 리라가 명확히 답을 하지 못하자, 이리샤가 오른손을 이마 위에 올리며, "기초도 모자라니, 이런." 이라는 말을 하고서, 처음부터 확실히 배워 놓지 않으면 곤란할 것 같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나를 이리샤가 부르더니, 내가 그의 앞에 이르자마자 밝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네었다.
  "한 시간 즈음 전에 루시아 크네흐트라는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일린과 라이마라는 두 사람이 잘 있냐고. 그런데 응답이 없으니 집에 있는 이들 중 한 명을 정해 연락을 취해, 저와 연락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루시아가 나에게 언제 출발할 예정이냐고 물었음을 밝혔다. 그러자 나는 깊이 한숨을 들이쉬고서 그 당시 자고 있어서 몰랐음을 밝힌 다음에 후일 자신이 알아서 잘 연락할 테니, 그가 걱정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자 이리샤가 루시아라는 이에 대해 라이마의 선배 격인 인물이 아닌지에 대해 물었고, 이에 내가 그렇다고 답을 하면서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라이마에게 이전에 들은 바 있어요."
  그 이후, 이리샤가 활짝 웃으며 그렇게 화답을 하자, 나는 "그렇군요." 라는 말을 그에게 건넨 이후, 그 선배의 요청이 생긴 이상, 어서 떠나야 할 필요가 생겼음을 밝힌 다음에,
  "출발은 곧 하도록 할게요, 그러다가 몸을 씻을 수 있는 곳을 찾은 다음에 곧바로 서쪽으로 나아가려고 해요."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나는 이리샤에게 근처의 몸을 씻을 수 있는 곳으로 어디가 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이리샤는 마을 회관을 이용하면 될 것임을 밝힌 다음에,
  "물이 깨끗하니 기분 좋게 목욕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물이 차가우니, 조심해야 할 필요는 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나는 그 점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이후에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자,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며 화답하였다.
  "어쩔 수 없지요, 주어진 일이니까요."
  그 이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라이마와 함께 와 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이에 나는 알았다고 화답한 이후에 곧, 라이마를 향해 다가가, 출발하자고 말한 다음에 라사엘, 이르야 그리고 리라와 이야기를 주고받던 라이마를 불러 이리샤의 근처에 이르도록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이리샤에게 작별의 인사말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면 이제 출발을 위해 이 집을 떠날게요."
  그 이후, 이르야가 이리샤의 우측 곁에 이른 다음에 라이마에게 언제라도 좋으니 놀러 오라고 말하였고, 이어서 라사엘이 자신들의 일은 걱정말고, 자신들의 안위도 살피면서 여행을 마쳐줄 것을 당부하는 말로써 작별 인사말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목소리가 끝난 후, 이리샤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라이마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이더니, 라이마에게 말하였다.
  "선물이라도 줄까, 했는데, 언제라도 다시 올 수 있을 테니까, 선물까지 주는 일은 역시 성급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기까지는 하지 않기로 했어. 그 대신, 이후에 반드시 다시 와야 한다, 알겠지?"
  그리고 간만에 다시 만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아쉬웠음을 밝히고서 시간이 되면 반드시 와 달라고 부탁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목소리를 들은 이후, 내가 라이마를 이끌고 함께 이리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인 다음에 현관문을 열고, 그 열린 곳을 통해 집을 나서면서 리라, 그리고 이리샤의 집에서 보내던 나날도 그렇게 끝나게 되었다.

  "이제 마을 회관으로 가서, 목욕만 하면 되는 거지?"
  그 이후, 라넬리스의 중심 거리로 나아가는 동안 라파라엘을 이끌고 라이마가 구름이 층층이 드리워진 하늘로 시선을 향하면서 왼편 곁에 걷고 있던 나에게 물었다. 그러자 내가 우선, "응." 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한 이후에 마녀의 탑을 한시라도 빨리 구원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는 동안 거리 위로 세차게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나와 라이마 모두 옷자락까지 마치 분수대에 들어온 것처럼 완전히 젖고 있었다.
  "분수대에 들어가도 이 정도는 아닐 듯 한데."
  그렇게 길을 걷는 동안 내가 그렇게 말을 하자, 라이마가 분수대에 들어서면 곧바로 그렇게 된다고 말을 하면서 반박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물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이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내가 한 말에 조금이라도 공감을 하고 싶어졌는지, 여름이라서 그러한지, 비가 와도 세차게 온다고 말을 한 이후에,
  "이래서는 고급 욕탕의 분수대에 들어간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긴 하네."
  라는 말을 건네었고, 그 이후, 그 말이 우스웠는지, 둘 다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잠시 후, 나는 루시아가 일행이 자는 동안 일행에게 무언가 말을 전하려 하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이르티샤를 이용해 크네흐트 자매에게 통신을 행하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응답으로써 들려오는 루시아의 목소리.
  "일린이로구나, 지금 어디에 있니?"
  "이제 집을 나서, 중앙 거리에 위치한 욕탕으로 가고 있어요."
  그 목소리에 내가 바로 답을 한 다음에 잠시 몸이라도 씻은 다음에 곧바로 출발하여 엘젠 산맥으로 갈 것임을 알리기도 하였다. 그러자 루시아는 밝게 목소리를 내며 편안히 마음 준비를 하고 떠나줄 것을 당부하고서 그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도 좋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이후, 파렐리아가 긴 탑을 올라야 하는 만큼, 시작부터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한 이후에 통신을 그만두었다.

  이어서 일행이 회관에 도착한 후, 욕탕에 이르러 욕탕 앞의 방에 위치한 옷장에 각자의 옷을 넣어두고, 입구 문 우측 근처에 위치한 사각 욕탕으로서 아직 아무도 없는 곳에 이른 다음에 문과 가까운 가장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이어서 나는 잠시 물 속에 머리를 적시는 일을 시작으로 욕탕에서 여러 장난을 치기 시작하였고, 라이마 역시 장난을 받아주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물을 이용해 여러 장난을 쳤다. 개중에는 물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는 짖궂은 것-라이마의 것이었다-도 있었지만, 오래 전부터 해 오던 것이라서 이제는 아무도 그것에 대해 뭐라 말하려 하는 기세를 보이려 하지 않았다.
  라이마는 비교적 차분한 면모가 있는 이였지만, 수영을 할 때와 같이 즐거울 때가 되면 숨겨 놓고 있던 장난기를 발동하는 경향이 있어서, 상당히 짖궂은 일을 계속 당해왔는데, 이번에도 그러해서 곤혹 아닌 곤혹을 치르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나름 즐겁게 욕탕에서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다시 욕탕을 나오고서, 누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동시에 방호막을 펼치고 북서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다음 목표는 엘젠 산맥이야, 알고 있지?"
  그 이후, 라이마는 언제 장난기 어린 모습을 보였냐는 듯이, 다시 차분해진 표정과 목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물었고, 이에 나는 알고 있다고 화답하고서 루시아, 파렐리아가 특수한 지시를 내리면 그것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에게 "너." 라고 말하자,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듯이 라이마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이전의 그 모습과 지금의 모습, 많이 달라 보여."
  라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하자, 라이마는 가끔 발동하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에 대한 기억임을 밝힌다는 말을 한 이후에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알려 하면 곤란해." 라고 말하며, 그것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일행은 어느덧 라넬리스를 떠나, 그 서쪽의 밀림 지대를 지나, 그 북쪽의 산악 지대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무렵, 나의 눈앞으로 보이는 눈으로 덮인 산들을 바라보며 그 산이 '대정령의 산맥' 이라 지칭되기도 하는 '엘젠 산맥' 이리라는 생각을 하며 혼잣말을 하였다.
  '저 산맥이 엘젠 산맥인가 보네.'
  그렇게 일행은 엘젠 산맥의 동남부를 거쳐 북부에 위치한 마녀의 탑으로 진입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라이마가 새들을 바라보며 새들의 방향을 따라 북쪽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이후, 구름이 걷히면서 드러나는 태양의 빛을 통해 북쪽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하며 라이마가 밝게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내가 환하게 목소리를 내어,
  "어느 곳이든 구름이 드리워져 있을 리가 없으니까."
  라고 환하게 목소리를 내어 라이마를 격려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구름이 드리워지는 모습을 보이던 눈앞의 하늘도 어느덧 구름이 걷히며 새파란 빛을 띠는 맑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그 동쪽 하늘 높은 곳에서부터 하얗게 빛나는 태양이 천사의 옷보다도 밝게 빛나는 조각을 그려내며 세상을 밝게 비추면서 하늘 아래의 사물들을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