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동안 이어지는 고요한 상황, 그 상황 속에서 나는 긴장을 풀고 숨을 고르면서 비행하고 있는 중이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라이마 역시 기력을 계속 소모하면서 힘들었는지, 다소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이후, 잠시 먼 앞을 내다보며, 탑으로부터 얼마나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가늠해 보려 하였다.
  정신 없다시피 싸움을 이어가며 계곡을 지나가는 동안,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서쪽 하늘의 낮은 곳이 보랏빛으로 물들고, 하늘의 대부분이 어둠에 잠기면서 밝은 별들이 곳곳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동안 일행이 탑과 상당히 가까워졌는지, 탑의 하단부가 거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탓인지, 기둥 사이의 공간마다 하나씩 하얀 빛을 발하며 환하게 어둠을 비추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결국, 날이 어두워졌을 때, 탑에 돌입하게 되었구나, 우리."
  "그렇게 되었지, 결국." 그러자 라이마는 한숨을 내쉬며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잠시나마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서 풀밭의 한 곳에 자리를 잡고서 기운을 회복할 겸, 휴식을 취하자고 제안을 하였다. 그리고 내가 그 제안을 들어주는 것에 머뭇거리자 그에 대한 언급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네 옷의 상태도 회복시켜야 하잖아,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어."
  그 이후, 그는 그렇게 말하고서 선택은 자유이겠지만, 가급적이면 도중에 잠시 쉬다 가는 것이 좋다는 말을 건네는 것으로서, 말을 마쳤다. 물론, 나는 옷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말에 생각을 움직였고, 그러면서 좌측 절벽가로 나아간 다음에 풀밭에 자리를 잡고서 라이마를 불렀다.
  그리고서 나는 옷을 회복시키기 위한 주문의 영창을 라이마가 하도록 한 이후, 찢겨졌다가 하늘색 빛에 감싸인 모습을 보이는 코트를 벗어 라이마의 곁에 올려놓고서, 무릎 아래를 절벽에 기대도록 한 채, 두 팔 위로 머리가 올라오도록 하면서 풀밭 위에 누웠다. 그 때, 그런 나에게 웅크리며 앉아있던 라이마가 물었다.
  "집에 가면, 무슨 일부터 하고 싶어?"
  "우선은 한 일주일 간, 푹 쉬어야지, 지금껏 먹을 것 제대로 못 먹고, 자고 싶은데 제대로 자지 못한 경우가 많았잖아, 어제만 하더라도 밤늦게까지 비행하다가, 잠시 눈 붙이고, 바다로 곧바로 튀어 나갔으니까. 그러다가 2 시간만 잠들다가, 지금껏 엘젠 산맥으로 간 이후에, 이렇게 밤에 다시 탑을 오르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어."
  그러자 나는 지금껏 쉬지 못한 심정을 토로하면서 그렇게 화답하였다. 지금껏 참고 있었지만, 어젯밤에는 정말 2 ~ 3 시간만 잠들었을 뿐, 남은 시간은 전투에 소모하였으며, 이번에도 전투를 위한 여행과 전투에 시간을 계속 소모해 왔기에 피로가 쌓이고 있음을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지금은 어떻게든 참을 수 있다지만, 돌아오면 곧바로 침대로 직행할 것만 같았다.
  그런 심정을 라이마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토로한 이후, 나는 고개를 잠시 돌린 후에 라이마에게 물었다.
  "라이마, 배 안 고파? 이번에도 저녁 거르고 여기까지 왔잖아, 최대한 빨리 여기로 와야 한다며."
  "물론, 그렇지." 그러자 한탄을 하는 목소리를 내며 답을 하는 라이마. 그 이후, 그는 비상용으로 소지할 수 있는 딱딱한 빵이라도 가져올 것을 잘했다는 언급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딱딱한 빵이라면, 부수고 끓여서 죽으로 만들어 먹는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지?"
  "응." 그 이후, 내가 그렇게 묻자,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하는 라이마. 그리고서 급하면 목이 멘다 하더라도 바로 먹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건네고서 가져오지 못해 후회된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 그에게 말하였다.
  "그러게, 미리 대비를 해 두지 그랬어."
  그 이후, 라이마는 뒤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병기들의 잔해가 아직도 연기를 일으키는 광경을 보면서 무언가 떠오른 바가 있었는지, 다시 나에게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혹시, '센트렐리아(Sentrelia)' 라는 곳, 기억 나? 갈레나(Galena) 성계에 자리잡은 아메리고스(Amerigos) 라는 이름을 가진 대륙이 위치하고 있던 그 도시 유적 말이야."
  "응." 이에 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 모습은 지금도 기억나고 있다, 수풀만 무성히 자라나고 있는 곳으로서 건물들의 흔적과 도로 구획만 남겨진 채,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 되었고, 통행이 가능한 길마저 끊겨 차로는 갈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한 때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번영한 도시로서, 아메리고스의 몇 안 되는 풍요로운 곳 중 하나였지만, 내가 그 곳을 들를 당시에는 길의 곳곳이 갈라지고 구멍이 나 있었으며, 갈라진 틈의 일부 구역에서는 하얀 연기가 일어나는 곳이 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 지역의 지면 아래에는 대량의 무연탄이 매장되어 있었는데, 그 무연탄이 쓰레기더미에 일어난 불꽃에 의해 무연탄이 불타오르기 시작하면서 지표면의 수많은 지역이 고열 지대가 되고, 도로가 녹아내리고 지반이 붕괴하는 사태가 일어난 탓이었다. 무연탄이라는 석탄은 돌의 특성을 갖고 있어서 역청탄이라 칭해지는 일반적인 석탄과 달리 쉽게 불이 붙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 번 불타오르기 시작하면 무연탄은 그 불을 끄기 어려우며, 그로 인해 지하에 대량의 무연탄이 타오르기 시작하고, 그 열기가 주변 일대로 번지면서 결국 지옥의 지표면처럼 뜨거운 곳이 곳곳에 나타나며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된 것이었다.
  이런 지반 붕괴 현상은 화산 지대에서만 일어난다고 믿어왔던 나는 무연탄의 계속되는 연소에 의해 지반이 붕괴되는 현상이 있다는 사실로 인해 많이 놀랐었다. 그에 대해 라이마 역시 적지 않게 놀랐었는데, 그 당시 그가 붕괴된 지반에서부터 하얀 연기가 계속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했던 말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저온의 인공 활화산 지대가 생겨난 셈이네. 용암이 분출되지 않고, 화산이 분출하지 않는 것만 제외하면 똑같네. 아, 계란을 익히는 데에 쓸 수 없어서 전혀 쓸모 없다는 점도 다르기는 하네, 화산 지대는 계란을 특수하게 익힐 때에 유용하긴 한데."
  그러면서 나는 그가 그 이야기를 꺼낸 경위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연기를 보면서 연기가 피어오르던 그 폐허의 모습을 연상하였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라이마에게 물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그 도시가 떠올랐던 거야?"
  "그렇게 되었네." 그러자 밝게 목소리를 내어 그렇게 답하는 라이마. 그 이후, 그는 사소한 과오로 인해 마을 전체가 활화산 지대처럼 변해 버리지 않았느냐고 말한 다음에 그에 이어,
  "평화로운 마을이 지옥이 되는 것은 정말 순식간의 일일 수도 있다는 거야."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이물질로 인해 하늘이 검게 물들고, 생물들이 그로 인해 절멸하고, 세상이 지옥으로 변하는 것도 순식간이지 않겠느냐고 묻는 목소리를 내고서, 그 이후에 그래서 마녀의 탑에 자리잡고 있을 구조물을 빨리 제거해야 한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나는 하나의 사실을 가지고 그러한 연상을 하는 라이마의 모습에 대해 감탄 반, 의아 반의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그런 연상도 가능한 모양이네, 그 일을 가지고."
  "하나의 현상을 두고, 현재의 현상에 대한 연상을 한 것일 따름이야."
  그리고 그런 연상을 하는 것이 잘못일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나는 "그럴 수도 있긴 하겠지." 라고 답을 하고 그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휴식을 끝내고 어느덧 원래 상태를 되찾은 코트를 다시 껴입은 다음에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고, 비행을 재개, 탑을 향해 날아오르면서 뒤쪽에 머무르고 있을 루시아, 그리고 파렐리아가 언제 즈음 따라올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혼잣말로 드러내려 하였고, 그 혼잣말을 듣자마자 라이마가 미소를 지으며,
  "늦어도 탑 꼭대기에 이를 무렵에는 따라 오시겠지."
  라는 말을 한 이후에 그러하니 그것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를 비롯한 일행은 좌우로 갈라지는 계곡과 절벽 앞에 이르렀고, 이어서 나부터 절벽을 따라 오르며 절벽 위의 산길로 나아간 이후에 그 산길을 따라 비행을 행하면서 탑의 근방에 이르렀다.

AR 504 년 6 월 14 일 루나렐 력 5 월 11 일 - 마녀의 탑
  마녀의 탑. 엘젠 산맥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건축물로서, 그 모습이 마치 길다란 지팡이와 같다 하여, '하늘을 향하는 거대한 지팡이' 라는 별칭을 가지기도 하는 그 탑은 세니티아 성계의 모든 건축물 중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서 알려져 있다. 그 높이는 2400 메타르(Metar) 정도. 꼭대기 지점의 위치는 지면에서부터 7200 메타르(Metar)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 높은 건축물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기록에 의하면 AR 시대 이전에 존재하던 마녀의 시대, 그리고 세계의 재탄생이 이루어지던 시대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며 그 실체는 구 시대의 유산이라는 가설이 그것을 통해 나오기도 한다.
  내가 아는 바로, 구 시대의 인류는 어느 순간부터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을 짓는 일에 마음을 두기 시작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큰 규모를 가지는 도시, 곳곳에는 이런 식의 500 메타르 이상에 이르는 탑들이 세워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산악지대에 급기야는 1000 메타르에 이르는 높은 건축물이 지어지게 되었다는데 이 건축물만큼은 '세계 대정화' 이후에도 살아남았고, 그 이후에 마녀들이 그 탑의 여러 고대 유물들과 탑의 드넓은 시설들에 흥미를 느끼면서 탑을 이용하기 시작, 그러면서 '성소' 로서 '마녀의 탑'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였으리라.

  하얀 돌로 이루어진 탑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실제로도 하층 부분, 중층 부분 그리고 상층 부분이라 칭한다. 그 중 하층 부분은 실제 거주 및 실용 활용과 관련되어 있으며, 상층 부분은 천문대로 주로 활용되고 있었다-아무래도 하늘의 가장 높은 곳이다 보니-.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마녀들이 더 이상 탑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자, 탑을 비웠으나, 하층 부분과 중층 부분을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상층 부분만큼은 그대로 천문대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근래에도 그 곳에서 천문 관측을 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다각 기둥처럼 보이는 탑의 하층 부분은 고리 모양의 넓은 구조물이 층의 경계를 알리고 있었는데, 그 구조물은 단순히 탑의 층, 그 경계를 알리기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탑의 외부로 나아간 이들이 걸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었다. 그 구조물에는 하나씩 그 위에는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기둥들이 자리잡고 있고, 기둥 사이마다 어지간한 사람의 키보다 더 높은 난간이 자리잡고 있었다. 실수로 탑의 가장자리로 나아가다가 떨어지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한 배려의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하층 부분은 각 면마다 아치 모양의 반각 된 구조물이 자리잡고 있는 아래에 하나씩 아치 모양의 창문과 네모난 문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 그 문들 중에는 닫힌 문도 상당히 많았다.
  탑의 하층 부분, 그 직경은 어지간한 집 크기의 6 배 정도에 이르고 있으며, 한 층의 간격은 6 층 건축물의 높이에 맞먹고 있어서 가까이에서 보면 어지간히 높이 바라보지 않을 경우, 2 층 이상 보기가 힘들 정도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그 기반에 자리잡은 원반형 구조물은, 그 직경이 탑의 하층 부분, 그 직경의 2 배에 이르며, 일정한 간격을 이루는 8 개의 기둥들이 가지는 높이는 3 메타르에 이르고 있었다.
  내가 탑에 이를 무렵에는 날은 이미 어두워져, 별들이 하늘 곳곳에 반짝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어둠을 비추기 위함인지 탑의 각 면에 위치한 문, 그 위에 자리잡은 유리로 둘러싸인 등이 하얗게 빛을 내고, 무지개 빛을 발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날이 어두워져 어둠을 비추기 위해 빛을 밝히는 듯 하네, 바깥 부분이 기계 군단에 의해 점거를 당했을 텐데,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마법 장치가 작동되고 있잖아."
  내부까지 점거되지 않았을 테니 당연하겠지만, 탑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일단 외부에 의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탑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모습에 안심할 수는 있었다. 그리고 탑의 기반에 위치하고 있는 기둥들 중 동쪽 입구-로 추정되는 문-의 바로 앞에 위치한 기둥에 이르면서 착지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앞으로 있을 2 마가메타르(Maga-Metar) 반에 이를 상승 여행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위해 휴식을 취하기로 마음을 먹고, 기둥에 기대어 앉으면서 쉬려 하였다. 그러면서 좌측 곁에 이른 후, 허리를 굽히며 나를 바라보는 라이마에게,
  "앞으로 있을 긴 여행에 대비해 잠시 쉬려고 해, 마음의 준비라도 할 겸."
  "올라갈 높이가 높이이니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지?"
  "응."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 잠시 눈을 붙이면서 라이마에게 가능하면 라이마 역시 잠시 쉬고 있으라고 말한 다음에 반 즈음 잠든 채, 휴식을 취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습격에 대한 걱정의 마음도 있었으나, 탑 위에 머무르고 있을 군단은 어둠 속에서 나와 라이마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는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어서, 결국 마음을 놓고 쉬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나의 바로 앞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기계적인 음성과 뒤섞여 있는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다. 기계 병사의 목소리이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나의 바로 앞-정확히는 탑의 입구 근처-에 몸체가 검은 갑주로 이루어져 있는 거한으로서, 그 키가 1.8 메타르에 이를 법한 남자가 두 눈을 붉게 밝히고, 오른손에는 위쪽 끝에 도끼가 달린 창을, 왼손에는 7 개의 총구가 장착된 총포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이후,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웅크리며 잠들고 있는 라이마의 모습을 본 이후, 그가 아직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나 혼자라도 일어서서 지팡이를 오른손에 든 채, 그의 공세에 대한 대비를 행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내 앞에 서 있는 병사는 눈을 깜박이면서 무언가 말을 건네려 하였지만, 그 말의 의미는 결국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한 동안 자신의 말만 늘어놓던 병사는 결국 따라오라고 말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서 등에 장착된 장치에서 불꽃을 뿜어내며 탑의 높은 저편을 향해 날아올라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 이후, 내가 그런 병사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다가, 탑의 높은 저편으로 시선을 향하는 동안, 라이마의 목소리가 왼편에서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내는 라이마를 향해 고개를 돌려 그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일린, 일어났구나, 이제 출발하려고?"
  "응." 그 이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을 한 이후에 어서 출발해 탑의 꼭대기로 올라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탑의 입구 근처로 나아간 다음에 "그래, 출발해야지." 라고 혼잣말을 한 이후에 마력을 방출하면서 그 힘을 기반으로 비행을 개시하여 탑의 꼭대기를 향해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3 기씩 전투 비행기들이 삼각 대열을 이루면서 몰려오기 시작하였고, 그 때마다 그런 공세를 보이는 그것들을 격퇴하면서 상승하는 길을 열어갔다.
  간혹, 1 ~ 2 마리씩 고리에 둘러싸인 모습을 보이며 보라색을 띠는 용의 형상이 모습을 드러내어, 고리에서부터 대량의 포탄들이 발사되도록 하자, 그것에 대한 대응으로써, 지팡이에서부터 하늘빛 불덩어리를 분출하면서 그 불덩어리가 포탄들을 소멸시키도록 하면서 방어하려 하였다. 그 이후, 그것이 입에서부터 화염을 뿜어낼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그 화염을 전방으로 분출, 거대한 화염의 폭풍이 그것의 입으로 들어가, 그것의 화염과 부딪치며 폭발하도록 하였다. 그 이후, 그 폭발에 휩싸인 형체는 내부에서의 폭발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면서 조각마다 불길에 휩싸인 채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그것뿐만이 아닌, 다른 용의 형상을 이루는 형체들도 그렇게 처단해 갔으며, 그 이외에 인형 기동 병기와 갑주를 입은 검은 병사들까지 3 기씩 삼각 대열을 이루며 다가오는 공세에 바로 대처를 행하면서 상승을 이어가다가, 공중에 설치된 철퇴 모양을 이루는 폭탄들의 대열에 이르자, 잠시 비행 속도를 늦추며 폭탄에 부딪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폭탄들을 라이마의 빛으로 이루어진 창이 발사될 때를 같이하여, 하늘빛 화염을 분출하면서 제거하기 시작, 상승에 방해가 되는 것들 위주로 제거를 행한 다음에 곧바로 폭탄의 대열을 돌파해 나아갔다.
  폭탄들을 돌파한 이후, 다시 속도를 높이면서 상승을 이어가기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을 때에 하층 부분과 중층 부분의 경계를 돌파, 중층 구역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대기의 온도는 계속 하강, 중층 구역에 이를 무렵에는 겨울의 날씨를 연상케 할 정도로 차가워져 있었으며, 탑으로 바람도 거세게 불어오고 있었기에 코트에 머무르고 있던 냉기의 마법 효과를 없애야만 했다-그렇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그래도 이런 일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은 없었다지만, 코트를 입은 일은 자랑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코트를 입고 왔던 것이지."
  "그 의도는 아니었잖아, 본래는." 그러자 우측 곁에 머무르고 있던 라이마가 그런 나에게 빈정대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답을 하였다. 그 무렵, 비행을 이어가는 나의 좌우에서부터 루시아, 그리고 파렐리아가 곡선의 궤적을 그리면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두 자매가 일제히 일행의 바로 뒤에 이르더니, 나의 우측에 동시에 이르면서 4 인의 마법사들이 탑을 향해 오르는 구도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 때, 이들에게 남겨진 병기들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묻는 라이마.
  "전부 처리했어." 그 물음에 파렐리아가 우선 그렇게 답을 한 이후에 병기들을 처치하고서 나와 라이마를 따라오기 위해 급속도로 비행을 해야만 했으며, 그러면서 기운의 회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탑 위로 오르게 되었음을 밝히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라이마는 그런 루시아, 파렐리아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잠시 뒤로 물러나 쉬고 있으라고 말하였다. 이에 그 요청을 거부하는 파렐리아.
  "하지만, 이 정도면 아직 정면에서 싸움을 행할 수 있어.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지칠 때까지는 물러나지는 않으려 하고 있어, 할 수 있는 한 힘을 들여야 싸움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지 않겠어?"
  "그 말은 맞기는 하지만." 이에 루시아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런 파렐리아에 대한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그는 루시아에게 한 가지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런데, 지금 탑의 꼭대기에 있다는 그 장치는 어떤 상태에 놓여 있대? 아직도 잠들고 있을까."
  그러자 루시아는 출발 이후로는 알 수 없다고 화답한 이후에 집 안의 거울을 누군가가 사용해 통신으로 그 상황을 알려준다면, 바로 알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봐도 좋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상황은 꼭대기로 올라간 이후에 봐도 괜찮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앞으로의 전망이 신경이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오르는 일에 전념하고 있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그 말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이들 자매 중 파렐리아의 모습을 보면서 중층 구역에 이른 그의 옷차림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괜찮은지에 대해 물었다.
  "그런 옷차림으로 중층 구역이라니, 괜찮겠어요?"
  "어떻게든 견디어 보고 있어." 그러자 바로 답하는 파렐리아. 그 이후, 냉기를 자신의 기운으로 전환하는 술법을 적용시키고 있지만, 추위는 어찌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린 다음에 그래도 얼어죽지는 않을 정도이니 최대한 견디어보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일행은 두꺼운 원반의 형상을 이루는 경계면을 지나친 이후부터 중층 부분을 지나가게 되었다. 이전의 하층 구역보다 더욱 작은 직경을 가지는 다각 기둥의 형상을 이루는 부분으로서, 외곽에 하얀 원기둥들이 자리잡고, 그 기둥들에 둘러싸인 채, 하나의 바닥을 기반으로 그 위에 반각되어 있는 원기둥들로 구분되어 있는 바닥보다 직경이 작은 기둥 모양 형체가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하나의 외양과 이전에 본 외양의 기둥 내부에 자리잡은 기둥 모양의 형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또 다른 외양이 3 층마다 번갈아 반복되어 나타나는 중층 부분. 그 부분에 이르면서 나는 잠시 탑의 면에서 멀어지면서 시선이 탑을 향하도록 하였다. 계속 위로 고개를 들고 있다 보니, 목이 아파오기 시작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탑의 중층 부분에 이를 무렵, 보라색을 띠며 좌우로 긴 날개를 가지는 박쥐와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는 개체들이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나와 파렐리아가 각자의 소정령에서부터 하늘색을 띠는 화염과 파랗게 빛나는 궤적을 그리며 팔각화의 형상을 이루는 얼음 결정들을 이용해 충격을 가하면서 하나씩 개체들을 떨어뜨리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들 사이로 다가오는 병사들이 있었으며, 내가 보라색 비행체를 공격하는 틈을 노려 나를 습격하려 하였다. 이에 그러자 라이마가 이들을 하나씩 그 공세를 저지하며, 검으로 목을 치거나 배를 찌르는 방식으로 이들을 처단하여 추락시켰고, 루시아 역시 파렐리아 혹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병사들을 지팡이에 달린 날이 선 푸른 결정으로 이들을 내리치고 있었다.
  그 이후, 공중 부양형 장갑차들이 3 기 혹은 5 기씩 V 자 대열을 이루면서 탑 주변을 오가고, 그와 함께 3 기의 전투 비행기들이 결합된 형태를 보이는 전투 비행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들을 라이마가 격추하기 위해 나설 무렵, 루시아의 소정령이 빛을 발하더니, 그 소정령에서부터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지금 어디에 계시...... 아, 죄송해요!"
  다른 누군가를 향해 통신을 보내려 하다가, 잘못 보내기라도 했는지, 당황하면서 통신을 끊으려 하는 소녀의 목소리. 이에 루시아가 소정령을 본래 상태로 되돌리려 하는데, 갑자기 라이마가 그런 루시아의 왼편 곁으로 나아가더니 그에게 통신을 끊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분께 하고 싶은 말씀이라도 있어?"
  "그게...... 저 분의 목소리가 어디에선가 들은 바가 있어서요, 잠시만요."
  그 이후, 라이마는 아직 그가 통신을 중단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목소리를 듣고 이변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는지 아직 통신을 끊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연락하도록 해 주겠음을 밝히고서 주문의 영창을 행한 다음에 자신의 소정령을 대신하여, 라이마의 라파라엘이 빛을 발하도록 하였다. 그 직후, 소녀의 목소리는 라파라엘을 통해 라이마에게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저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씀하셨지요?"
  "예, 어디에선가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래요."
  그 물음에 그렇게 화답을 하는 라이마. 그 이후,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을 그에게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라파라엘에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가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소개하였다. 그 이름은 '샤리에나 세민다(Syariena Ceminda)'.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소개한 목소리는 그것에 덧붙여 자신이 소로에나(Soroena) 라는 도시에 살고 있는 이임을 밝히기도 하였다.
  "샤리에나, 소로에나라면 혹시......?"
  이에 라이마는 놀라는 목소리를 내면서 그런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샤리에나는 목소리만 들으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다음에 그 이름을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이에 자신의 이름을 바로 밝히는 라이마. 그러자 소녀는 놀라는 목소리를 내며 금세 오래 전에 만났다가 헤어졌던 친구를 다시 만난 듯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를 부르려 하였다.
  "라임(Laim)이로구나, 어렸을 적에 나이사(Naisa) 에 머무르고 있던 아이이지?"
  "역시 너였구나." 그러자 라이마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화답하였다. 그리고 간만에 다시 목소리나마 들을 수 있게 되어 반갑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 샤리에나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녀는 잠시 반가움의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며, 그런 라이마에게 잘못 통신을 보낸 것이 옛 친구에게 도달하게 된 일은 처음이라고 말한 다음에,
  "이것을 뭐라 칭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고로 해야 할지, 행운이라 해야 할지......."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라이마는 그런 그에게,
  "그것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생각해." 라고 차분해진 목소리로 샤리에나라 칭해지는 소녀에게 그렇게 화답한 이후,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음을 밝히고서 말이 나온 김에 몇 가지 대화를 해 보자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샤리에나에게 무슨 목적으로 통신을 시도하였는지에 대해 물음을 건네었다.
  "남쪽 방향에서부터 탑을 오르고 계신 분들께 상황을 여쭈어보려 하였어."
  그 이후, 라이마는 그에게 그 역시 탑을 관찰하고 있었느냐고 물었고, 이어서 그렇다면 탑의 모습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를 알고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답하는 샤리에나. 그리고 알고 싶느냐고 묻자, 라이마가 그렇다는 답을 하였다. 그 이후, 라이마는 샤리에나에게 탑의 사정에 대해 이제는 일행을 위해 누구도 관찰해주지 못하니, 그를 통해서나마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알려달라는 부탁의 사유에 대한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샤리에나는 그렇다면, 달리 방도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한 다음에 자신이 아는 대로 탑에서 이루어진 대화와 그것을 통해 알려진 사항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였다.
  "탑에서 이루어진 갑주 병사들의 대화가 몇 있었어. 그 대화 속에서는 두 방향으로 침입자들이 다가오고 있으며, 그 침입자들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두 수호자의 검이 필요하다는 언급이 있었지. 이 장치는 중요한 장치인 만큼, 광역 공격 병기 역시 2 개를 대동하고 있는 듯해 보여."
  "그렇다면 기계 병기들을 움직이는 마력의 근원은 수호자의 검이 아닌 다른 것에 있다는 거야?"
  "아마도 장치에 있겠지. 그리고, 그 장치와 광역 공격 병기들의 이름은 일단 알려졌어. '아리오스토(Ariosto)'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대. 그리고 광역 공격 병기들의 이름은 '발리사르다(Balisarda)', 그리고 '쿠르텡(Courtain)'. 이 중 발리사르다는 아리오스토의 곁에 두고, 오트클레르는 바르코스 군이 관리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어."
  "아리오스토라...... 일단, 그 장치는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데?"
  "전혀 작동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사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분명 모종의 사유에 의한 군단의 자해 행위일 가능성이 커. 하나의 원인에 의해 군단이 병기들을 폐기하고, 그와 더불어 군단에 소속된 전투 전력까지 파멸시키는 행위라는 거야.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탓에 나도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은 그렇게 보고 있어."
  "너도 그 행위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응." 대화를 마치면서 라이마가 건네는 물음에 샤리에나는 그렇다는 대답을 한 이후에 탑 위를 오르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있음이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중층 구역에 이르렀다면 상당히 추워져서 사실상 겨울 날씨를 체험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그렇다고 답하는 라이마. 그리고서 그에게 어떻게 상황 관찰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 일에 대해, 남쪽에서부터 다가오는 일행이 있어서 그 일행을 도와주는 일로서 하고 있음을 밝히는 샤리에나. 그 이후, 그는 탑의 꼭대기에서 만나게 될 것임을 밝히고서 못생긴 이들은 아닐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언급을 하였다. 이에 밝게 목소리를 내면서,
  "네가 정한 이들이라면, 적어도 그러하지는 않겠지."
  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정보 제공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행운을 기원한다는 말을 건네면서 통신을 끝내려 하였다. 그 이후, 행운을 기원한다는 말이 라이마에게서 들려오면서 통신 종료.
  "그 분은 언제부터 만나서 알게 된 거야?"
  그 이후, 내가 라이마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라이마는 어렸을 적, 나이사라는 곳에서 만난 이후로 잘 알게 되었음을 밝힌 다음에 자신이 나이사를 떠난 이후에도 몇 번 만나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만난 적은 없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간만에 옛 친구를 만나서 무척 반가웠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 역시 상황 관찰을 위해 나서고 있음을 밝혔다. 그 이후, 그는 그 일에 대해 남쪽에서부터 탑을 오르는 이들이 있어서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그들에 대해,
  "탑 꼭대기에서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분간은 만나지 못할 듯 싶기도 해."
  라는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근방에 머무르는 파렐리아와 함께 계속 전투 비행기들을 격추시키면서 앞길을 열어가고 있었고, 그러면서 어느덧 상층 부분에 이르게 되었다.
  중층 부분과 비슷해 보이되, 직경은 이전보다 낮아진 상층 부분. 그 상층 부분의 주변으로는 고리 모양의 구조물과 기둥이 그물 모양을 이루는 반원형 구조물이 상층 부분을 감싸는 듯이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너머에서부터 기체들이 몰려오며 공세를 이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러자 나와 라이마가 첫 미사일 공세를 막아내고, 이어서 그 근원인 배를 향해 루시아, 파렐리아 자매가 나섰다.
  그러는 동안 상승을 이어가는 일행. 그러면서 철퇴형 폭탄들을 제거하며 앞길을 나아가다가, 탑의 벽면 위로 하늘색 빛을 발하고 있으며 4 장의 큰 꽃잎과 4 장의 작은 꽃잎을 가지는 꽃의 형상을 이루는 기계 구조체로서, 중심 주변에 수술처럼 생긴 형체 6 개를 가지고 있는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에 이어 그 앞에서 이전에 마주쳤던 검은 갑주와 같이 생긴 병사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병사의 투구 부분과 수술들은 6 줄기의 푸른 번개 줄기로 이어지고 있었으며, 그것을 통해 나는 병사의 두뇌에 해당되는 장치와 그 꽃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연결되어 있었던 탓일까, 병사의 어조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기계적이며 감정이 없으며 어두운 느낌을 주는 남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병사는 창에 달린 도끼를 이용해 베는 공격을 하는 돌진과 왼손의 총포 공격, 그리고 몸체에서의 미사일 및 붉은 광선을 이용한 공격을 행하고 있었으나, 결국 일행에게 큰 피해를 주지 못한 채, 루시아의 빙결 술법에 의해 얼음 채 갇혔다가 얼음이 깨어지면서 그것으로 인해 조각나며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서, 최후를 맞았다.
  이어서 꽃은 루시아가 꽃받침에 타격을 가하다 보면, 꽃의 형체 역시 탑에 머무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언급을 행하면서 일행 전원이 수술에서부터 발사되는 광선과 중심에서부터 방출되는 육각형을 이루는 전투 비행체-꽃가루-들을 피해, 꽃받침에 해당되는 부분을 집중 타격하여, 결국 그 부분을 폭파시키고, 이어서 다른 부분 역시 폭발이 이어지는 동안에 조각이 나기 시작, 결국 한 차례 격한 폭발과 함께 분출하는 화염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며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한 동안 꽃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할 만도 한 것이, 그 꽃은 '세인트 그레고리아 사건' 당시, '세인트 그레고리아 신전' 에서 발견되었던 그 거대한 꽃, 그리고 네파리아의 반란 사건 때에 네파리아의 요새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산 장치로서 활용되고 있던 거대한 꽃과 그 모습이 닮았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발견된 꽃들은 '암술' 이라 칭해지는 부분만 존재하고 있었기에, 이제는 '암꽃' 이라 칭해지는 그런 것이었다. 그러하다 보니, 이전에 나타난 형체들을 '수꽃' 이라 바로 칭하게 되었다.
  "그 푸른 꽃들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존재하는가 봐요."
  "이전 두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
  내가 꽃에 대해 그렇게 말을 건네자, 루시아는 이전에 자신이 보았던 '요피아 클라렌트(Jofia Clarent)' 의 기록을 통해 그렇게 추측할 수 있었음을 밝히고서 꽃이라는데 중심에 하나의 장치만 있다면 암술만 존재하는 꽃이라 칭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되물은 이후에 그러면서 '수꽃' 에 해당되는 장치 역시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이전에 한 바 있음을 밝히고서,
  "그러다가 수꽃을 정말 보게 되니, 한편으로는 내 예측이 옳았음에 대해 기분이 좋기도 해."
  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파렐리아는 '수꽃' 이 나타났다면 어딘가에 '암꽃' 역시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루시아가 놀라면서 그러할만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그 답으로써, 그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네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드러내려 하였다.
  "암꽃은 홀로 존재 의미를 가지지만, 수꽃은 암꽃이 없으면 존재 의미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 말, 진실이니?" 이에 루시아가 그 말에 대한 의문을 드러내며 물음을 건네자, 자신은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밝히고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암꽃은 다른 수단으로 꽃가루를 받아 결실을 맺는 것으로서, 사라지지 않을 수 있지만, 수꽃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수단을 달아주어 단성의 의미를 잃지 않는 한, 사라질 수밖에 없잖아."
  그 이후, '포칼로르' 가 암꽃의 특성을 가지고 있음은 그것에 기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그래서 자신은 수꽃이 존재하는 이상, 그 푸른 꽃 역시 어딘가에 암꽃을 두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탑 꼭대기에 위치한 장치가 그 '암꽃' 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을 바로 드러내기도 하였다.
  "정말일까?" 이에 놀라면서 파렐리아가 루시아에게 물음을 건네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화답하고, 더 이상 그것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일행은 라이마가 앞장서고, 내가 그 뒤를 따르며, 나의 좌우로 파렐리아 그리고 루시아가 비행을 행하는 대열을 이루면서 탑의 정상을 향해 올랐다. 그 이후, 몇 개의 공중에 떠 있는 구조물을 지나치면서 나와 라이마가 앞장서서 5 기씩 1 개 조를 이루며 V 자 대열을 이루고 있는 전투 비행 병기들과 병사들, 그리고 인형 기동 병기들이 상승을 저지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 조들을 하나씩 격파해 괴멸시키면서 탑의 정상을 향한 상승의 기세를 멈추지 않으려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일행은 탑의 정상에 이르러 '아리오스토' 라 칭해지는 것으로서, '죽음의 물질' 을 흩뿌리는 특성을 가지나, 바르코스 군에 의해 버려져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는 그 구조물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