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504 년 6 월 15 일 루나렐 력 5 월 12 일 - 예즈라의 집
  작은 집이라 하였지만, 왠지 겸손한 표현 같았다. 마녀로서 여러 경험과 연륜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한 예우에 의해 세워진 집인지 그 집은 인근 일대의 집들 중에서는 유일한 2 층 건물로서, 한 층 당의 크기는 큰 편이 아니었다지만 있을만한 어지간한 것은 있는 그런 집이었다. 전방 바로 앞에 주방이 자리잡고 있는 현관을 거쳐 왼편에 보이는 거실에 이를 무렵, 나는 난로 하나가 구비되어 있으며, 중앙에 나무로 만들어져 있으며 윗면이 사각형을 이루는 나무 탁자와 그 주변의 나무 의자들, 그리고 옷장과 책장이 놓여진 공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그마한 집이라지만 어지간한 것은 전부 있는 것 같네요."
  "그렇긴 해요." 그 모습을 보며 내가 그렇게 말을 건네자, 예즈라가 미소를 지으며 바로 화답하고서, 거실 공간 전부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니, 마음놓고 사용해 주되, 집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 사티사가 예즈라에게 잠시 무언가 대화를 하더니, 집의 2 층을 향하는 것으로써, 거실과 현관 사이를 잇는 곳의 우측에 보이는 부분에 위치한 갈색 계단을 따라 사티사가 위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 때, 도로시아가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신을 따라 오던 크세비아에게 그에 대해 묻자, 크세비아는 간단히,
  "달리 해야할 일이 있으셔서 그러하셨겠지요."
  라는 화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창가의 오른편에 보이는 의자에 앉은 예즈라에게 다가간 도로시아가 그에 대해 언급을 하자, 미소를 짓고 그에 대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예즈라가 그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바람의 사당에 거주하시는 분들과의 연락을 하시기 위함이겠지요."
  그 이후, 그는 바람의 사당에 관한 일거리 중에 아직 처리하지 못한 것이 있어서 그 일 처리를 위해 따로 활동해야 하기에, 자신의 개인 작업 공간이 있는 2 층으로 올라간 듯 하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2 층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한, 자신만 들어갈 수 있지만, 사티사는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행동했으며, 자신의 개인 작업물에 함부로 피해를 가하지 않기에 들여보낼 수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하였군요." 이에 그렇게 화답하는 도로시아. 그러는 동안 리아레안은 책장을 둘러보며 가지고 놀 만한 것을 찾으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책장 아래에 자리잡은 서랍을 뒤지다가 왼쪽에서 첫째, 그리고 가장 위에 위치한 서랍의 칸을 열었다가 그 안에 무언가를 발견하더니, 그것을 두 손으로 꺼내어 조심스럽게 들어올리면서 책상 위에 그 물건을 옮기려 하였다.
  그가 들고 온 물건은 검은 상자의 형상을 가진 물체로서, 얼핏 보면 검고 두꺼운 정사각형 판처럼 생긴 물건 같아 보이는 것이었다. 그것을 중앙에 올려놓자마자 뚜껑을 열어 그 안의 모습을 보이는 리아레안. 그 이후, 상자 안의 중앙에 위치한 가로 10 칸, 세로 10 칸의 배열을 이루는 정사각형이 그려진 판과 그 좌우에 위치한 길다란 육면체 상을 이루는 투명한 상자와 그 상자 안을 채우고 있는 빨간 원반들과 파란 원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각 원반들은 얇고 투명해서 마치 주화 같아 보이기도 하였다. 그 주화 같이 생긴 것들의 모습이 드러나자마자 그 모습으로 시선을 향한 채, 그것들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는 리아레안.
  "드로타(Drota) (1) 판이로군요. 사흐마타(Sachmata) (2) 판과 비슷하게 생겨서 착각도 했었는데......."
  미소를 지으면서 그가 판에 대한 언급을 하자 샤리에나가 잠시 판의 모습을 보더니, "정말 그러하네요." 라고 언급하고서 예즈라의 바로 앞에 앉았다. 그 때, 그런 그에게 물음을 건네기 시작하는 예즈라.
  "이 판은 드로타라는 게임을 위한 판인데, 혹시 그 게임에 대해 알고 계세요?"
  "저는 그렇게......." 그러자 샤리에나는 잘 알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집에서 책 등을 접하는 시간이 더 많았을 샤리에나가 게임에 대해 많이 알 리가 없었던 것. 그 때, 드로타에 대해서는 에르시아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내가 잘 알고 있다고 화답하였고, 이에 예즈라가 미소를 지으면서 다행이라고 말한 다음에 혹시 자신과 함께 게임을 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원하신다면, 같이 해 볼게요. 혹시 근래에 함께 게임을 하신 적이 없으셨지요?"
  "그랬었지요." 이에 그렇게 화답하는 예즈라. 그 이후, 자신이 판을 만들어 놓을 테니 잠시만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 예즈라는 오른쪽에 보이는 파란 원반들이 놓여진 상자의 뚜껑을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원반들을 하나씩 하얀 칸 위에 올려놓기 시작, 그러면서 1, 3 째 대열이 2, 4 째 대열이 마주보고, 각 대열이 이웃하는 대열과 서로 엇갈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4 열의 원반으로 이루어진 대열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하얀 칸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나 역시 붉은 원반들이 들어있는 상자의 뚜껑을 그처럼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원반들을 배치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배치가 끝나고, 10 줄 중에서 원반이 놓여져 있지 않은 줄은 2 줄만 남게 되었다. 그 2 줄을 사이에 두고, 원반으로 이루어진 군단이 서로 같은 대열을 보이는 채, 대치하고 있는 상태를 드러내는 모습을 판이 보이는 동안 예즈라가 밝게 목소리를 내어 자신이 나중에 행하겠음을 밝히고서 나에게 먼저 시작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예."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화답을 한 다음에 곧바로 원반들 중 하나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대각선으로 하나씩만, 그리고 뒤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게임의 규칙 상, 내가 먼저 두 군단의 경계선에 해당되는 곳 인근에 위치한 붉은 원반을 움직여야만 했다. 그 중에서 중앙의 것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나. 결정으로 만들어진 그 원반은 그런 나에게 유리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그 때, 예즈라가 미소를 지으면서 대응을 하기 시작하였다, 가장 자리 부근에 위치한 원반을 움직이면서.
  "검은 칸으로는 그 어떤 말도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의 목소리가 게임판에 집중하는 나의 귓가에 들려오고 있었다. 그 이후, 리아레안이 그러한 것 같다고 화답하자, 크세비아가 다시 한 번 의문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검은 칸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상 볼 수 없어요.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판을 만들 때, 검은 칸에 해당되는 구역을 구멍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대요. 물론 그런 경우는 판을 만들기가 쉽지 않고, 그래서 그런 판들은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 물음에 차분히 다시 답을 하는 리아레안. 그러는 동안 나는 예즈라와의 게임 상 대결을 이어갔고, 그러면서 양측이 하나씩 원반을 잃어 가는 과정을 반복해 보여 나아갔다. 마녀이고, 수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이라서 상대하기에 부담이 많이 컸지만, 의외로 게임을 행하는 모습은 나와 아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나보다도 원반이 적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어라? 실제로는 유네아 님께서 더 잘 하시는 것 아니에요?"
  그렇게 내가 우세를 점하고 있는 동안 그 경우를 두고 크세비아가 리아레안에게 상황에 대해 물음을 건네자, 리아레안이 답으로써 반드시 그렇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답한 다음에 조금 더 지켜보자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현관문이 열리면서 루마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다들 집에 잘 지내시고 계세요?" 집으로 들어오며 그렇게 목소리를 내며 거실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루마. 그 때, 루마가 식탁에 앉은 이들을 향해 뛰어왔다가 곧바로 예즈라의 근처로 다가와 허리를 앞으로 굽히더니 그의 근처에서 게임판으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면서 그에게 말을 걸려 하였다.
  "어라? 예즈라 양께서 오히려 밀리시고 계시네요."
  "그렇게 되었어." 이에 밝게 목소리를 내어 화답하는 예즈라. 그 이후, 그는 아직 속단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목소리를 낸 이후에 역전은 언제라도 할 수 있다고 말하고서, 뒤쪽의 우측 가장자리에 보이던 파란 원반을 대각선 방향으로 두 번씩 움직이며 행로 사이에 위치하던 나의 두 붉은 원반이 제거되었다는 판정을 내리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루마에게 말을 건네는 예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지."
  "희생을 각오하고,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가 역전을 노리는 방법이라는 것이지요?"
  그 이후, 그 상황에 대해 다시 물음을 건네는 루마. 그러자 예즈라는 "그렇지." 라고 화답한 이후에 드로타라는 게임 속이기에 가능한 전술임을 밝히고서 실제로는 지양되어야 할 전법임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 이후부터 예즈라의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되어 여러 원반들이 제거 판정을 받으며 나의 우세가 점차 약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런 기세가 이어질 무렵, 허리를 굽힌 채, 예즈라의 곁에서 게임이 진행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루마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면서 이제 기세를 회복해 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루마는 게임에 집중할 뿐, 다른 말은 건네지 않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루마뿐만이 아니라 리아레안과 도로시아 역시 왼편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게임이 진행되는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서로 원반의 수가 6 개씩만 남게 되었을 무렵, 잠시 휴식을 취하자고 예즈라가 말하고서 바로 앉으려 한 후, 기지개를 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나 역시 허리를 펴면서 앉은 후에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껏 이어진 상황 속에서 계속 긴장하며 게임에 임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가 나의 왼편 곁으로 다가오면서 말하였다.
  "괜찮아요, 계속 긴장하시고 계셨는데."
  "괜찮아, 게임일 뿐인데." 그러자 내가 미소를 띠며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게임판으로 시선을 향한 채, 바닥에 6 개씩 원반이 놓여진 광경을 보면서 아직 내가 밀린 것이 아님을 밝히는 것으로써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물론, 내가 더 이상 우세일 리는 없었다. 루마의 원반들 중 내가 위치한 곳까지 나아갔던 것들 위에는 원반 하나가 더 놓여져 있었는데, 그 숫자가 내 것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원반 하나가 더 놓여진 원반은 '델 시카(Del Cica)' 라 칭해지며, 어느 방향으로든 나아갈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더욱 강한 전투력을 갖게 된다. 그 숫자가 많음은 내가 앞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음을 알리고 있었지만, 크세비아는 아직 그 의미를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혹시 보신 적이 있으셨나요, 과거 유물 중에 사흐마타를 소재로 한 것으로서 상아로 만들어진 작은 조각상들이 있었다는데."
  물론, 나는 본 적이 없었다. 산 위에 살고 있으면서 평지에 위치한 도시의 유물들의 모습에 관심을 둔 적이 없었기에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일도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자 예즈라는 환하게 미소를 띠며 그런 것도 있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주겠음을 밝혔다. 그 때, 나의 우측 곁에 서 있던 샤리에나가 예즈라에게 물었다.
  "사흐마타의 경기를 지켜볼 때마다 생각하던 것이 있는데, 혹시 사카트(Sakat ; 왕)가 제압된 이후에도 게임에 계속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그러자 예즈라가 눈을 크게 뜨면서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샤리에나가 그 대답으로써 사흐마타라는 게임의 특성에 관해 묻는 것임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사카트가 제압된 이후에는 사흐마타는 분명 사카트를 제압한 군단의 승리로 끝나는 것이 맞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왕이나 지휘관이 사로잡힌다고 해서 모두 끝나지 않잖아요. 저항하는 세력이 있을 수도 있고, 그 세력의 수령이 된 자가 지휘관이 될 수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 사항을 반영해서, 왕이 사로잡힌 이후에도 게임이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자 예즈라는 그런 경우가 실제 전투에서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모든 경우를 고려하면서까지 게임을 진행하려면 게임 시간이 오래 지속될 수도 있고, 오랫동안 적의 모든 병력을 모두 잡지 못해, 게임이 무승부로 끝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병사가 도망가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 등의 여러 문제가 부가되기에 어차피 게임이기에 특별한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라는 말로써 화답하였다.
  그 이후, 게임은 다시 시작되어 대결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원반의 숫자가 적어지면서 예즈라의 움직임은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으며, 그러면서 내가 제압되는 원반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갔다. 물론 내가 제압하는 원반도 계속 생겨났지만, 결국 한 번 역전된 기세를 되돌리지 못한 채, 승부는 결정되었다. 예즈라의 두 개가 쌓인 원반이 2 개 정도 남기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결국, 예즈라 양께서 이기는 결과가 나왔네요."
  "처음에는 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때가 있어서 긴장이 풀리기도 했었는데, 예즈라 양의 본 실력은 불리할 때 생겨나는 가 봐요."
  그 이후, 리아레안이 결과를 통보한 이후, 내가 경기에 대해 그런 생각을 드러내었으나, 예즈라 본인은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크세비아가 경기가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나의 왼쪽 어깨 위에 올라앉고서 나에게 예즈라의 경기에 관한 물음을 건네었다.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즈라 님께서 실제로 숫자가 불리한 작전에 유리하신 면모를 보이시면 앞으로 있을 일에도 많은 도움이 되실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하나의 게임이 진행된 이후, 흥미를 느낀 이들이 차례로 경기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도로시아가 리아레안과 함께 경기를 펼치며 리아레안이 경기를 가르치는 모습을 보였고, 이어서 리아레안과 예즈라가 경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 이후에도 루마와 리아레안이 경기를 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문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와 샤리에나의 사이에 머무르던 크세비아가 나에게 물었다.
  "다들 간만에 게임을 즐기셨나 봐요."
  "아무래도 그러한 듯 싶네." 그 물음에 밝게 미소를 지으며 답을 하는 나. 그 이후, 나는 샤리에나에게 에르시아의 사정에 대해 물어본 바 있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아직 그렇게 한 적이 없음을 밝히고서 곧바로 에르시아에게 연락을 취할 것임을 밝혔다. 그 이후, 자신의 소정령 브리사를 통해 연락을 취하기 시작하는 샤리에나. 그리고 잠시 후, 그 브리사를 통해 에르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샤리에나로구나, 무슨 일이야?"
  "잘 지내시는지에 대해 여쭈어 보기 위해 연락 드렸어요, 이전에 연락을 드리려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네요."
  그러자 에르시아는 "그렇구나." 라고 샤리에나에게 말한 다음에 자신은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 이후에 혹시 자신이 필요하게 되면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샤리에나는 그러할 일은 아직 없음을 밝히고서 간만에 친구들과 함께 놀러가기라도 해 줄 것을 당부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하겠네, 마침 근처 집에 사는 아이가 같이 시냇가로 가자고 말하기도 하니까."
  이에 에르시아가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곧바로 샤리에나에게 물었다.
  "샤린, 너와 유네아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그러자 샤리에나는 곧바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 다음에 현재 예즈라라는 이의 집에서 근래에 생긴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자 에르시아는 다행이라고 말한 다음에 크세비아, 그리고 도로시아로부터 주어진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있다고 답을 하는 샤리에나.
  "그 두 분들께서 살고 계신 나라에 있던 꽃들과 비슷한 종류의 꽃, 그 종자를 파라일라로 보내야 해요."
  그리고서, 꽃의 나라를 되살리기 위한 일인데, 가능하다면 세니티아 고유의 종자를 보낼 생각도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에르시아. 이에 놀라면서 샤리에나가 에르시아에게 물음을 건네자, 그 이유를 답으로써 에르시아가 밝히기 시작하였다.
  "의도는 좋다고 해도, 결국 그것은 세니티아의 종을 파라일라로 전해, 파라일라의 환경이 인위적으로 세니티아와 유사해졌다는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 그러한 이상, 세니티아의 종을 가져가는 일은 가급적이면 파라일라에서 볼 수 있는 종으로 한정하고, 우주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파라일라에 있었다는 종과 파라일라에 어울릴만한 종을 찾도록 해, 그래야 파라일라만의 화초 환경이 유지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서 자신은 친구들과 며칠 간 시냇가에서 놀다가 산악 여행도 해야 하기에 요정의 나라 방문은 어려울 것 같다는 언급을 하고서 두 사람 정도라면 그래도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언제라도 연락 부탁한다는 말을 건네면서 통신을 마쳤다.

  그 이후, 리아레안과 예즈라의 게임이 끝날 무렵, 때가 좋게, 집 밖에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루마가 잠시 밖으로 나갔다 오겠음을 밝히고서 거실 밖으로 나갔다. 그러다가 잠시 후에 문 안으로 뛰어오더니 두 팔을 뒤로 옮기고, 머리를 앞으로 내민 이후에 악단의 공연이 시작되었음을 밝히고서 곧 시작될 것이니 서둘러 나와 구경 와 달라고 부탁하였다.
  "잘 됐네요, 마침 게임을 끝내려 했었는데."
  그러자 예즈라가 환하게 미소를 띠며 그렇게 화답한 이후, 리아레안 등에게 악단 구경을 원한다면 어서 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리아레안은 알았다고 화답한 이후에 자신은 거실 밖으로 나가려 하였다. 그 때, 내가 그런 리아레안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며 나가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화답한 이후에 나를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리고서 그 악단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였다.
  "근방에서 유명한 악단이에요, 지형 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산악 열차를 통해 연주를 위해 산악에 위치한 마을들을 오간다고 알려진 악단이라던데."
  그 이후, 루마가 그를 앞지른 이후에 호기심이 생긴 듯한 도로시아와 크세비아를 이끌고, 밖으로 먼저 나가겠음을 밝히면서 밖으로 나가고, 리아레안은 2 층의 계단으로 올라갔다, 분명 사티사를 부르기 위한 일이었으리라. 그러는 동안 나 역시 루마, 그리고 도로시아를 따라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샤리에나가 그런 나의 뒤에 서 있으면서 밝은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악단 구경을 위해 나가시려 하시는 거예요?"
  "예, 공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이든지 간에 즐거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래요."
  그 물음에 바로 그렇게 화답한 이후, 나는 루마를 따라 집 밖으로 나왔다. 이어서 나는 마을의 중앙에 위치한 우물 주변에 모인 밀짚모자를 쓴 중년으로서 하얀 셔츠와 검은 바지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이가 거리에 거치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피아나포르타(Pianaforta)'(3) 로 반주를 하는 동안 그 우측에 서 있는 뒷머리의 중앙을 줄로 묶은 머리 모양을 갖추고 있으며, 하얀 셔츠와 갈색 바지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털실을 짜서 만들어진 갈색 목도리를 하고 있는 중년 남성이 판플루테(Pan-Flute) (4) 를 들고 입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신비로우면서 쓸쓸하기도 한 음악. 그 음악이 이루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루마의 곁에 위치하며 서 있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도로시아는 루마의 왼편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나의 왼쪽 어깨 위로 크세비아가 앉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에 이어 리아레안이 예즈라와 함께 나의 우측에 이른 이후에 공연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악단의 오른편과 왼편에서는 마을에 살고 있을 바람의 정령들이 모이기 시작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자리에 앉아 이들의 연주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들 중 대다수는 음악에 흥미를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일부는 아직 이들의 음악 연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지, 호기심 어린 눈길로 악단의 모습과 악단의 악기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나 역시 판플루테로 연주하는 음악을 처음 듣지는 않았지만, 두 연주자의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이들의 모습과 연주하는 광경에 대해서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예즈라 역시 리아레안이 미소를 띠고 있으면서 팔짱을 끼고 있는 채, 악단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미소를 띠면서 물었다.
  "사티사 님께서는 이렇게 음악이 연주되는데도 안 나오고 계신 거예요?"
  "예, 그 아이도 은근히 일 위주인 삶을 살고 있어서요."
  그 물음에 리아레안이 미소를 띠는 채, 화답한 다음에 일 끝나고 부리나케 달려올 수도 있겠지만, 어찌하겠느냐고 말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 이후, 리아레안이 예즈라에게 바람의 사당에는 평상시에도 많은 일이 몰려오느냐고 묻자, 예즈라가 답으로써 4 사람이 분담하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화답하였다.
  "하지만, 아지에나 양 같은 분들께서 일에 전념하실 수 있으실 정도로 지성이 있으신 분은 아니시기에, 바람의 사당 관련으로 특수한 일이 생길 경우에는 사티사 님께서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하지요."
  그리고 일이 다 끝나면 내려오기는 할 것임을 밝힌 다음에 혹시 그가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자리에 앉는 샤리에나의 우측 곁에 서 있으면서 악단의 연주로 계속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샤리에나가,
  "소로에나에는 저런 악단은 오지 않던데."
  라고 묻자, 너무 멀어서 그러하지 않겠느냐고 화답하고서 이들의 활동 무대는 엘젠 산맥 일대라서 아데시아 산과 엘젠 산맥의 사이에 위치한 소로에나로는 그런 이유로 올 수 없을 것임을 밝혔다. 그 이후, 미소를 지으며 샤리에나가 "그러하겠지요." 라는 답을 하자, 그것에 대해 아쉽냐고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러자 샤리에나는 그렇지는 않다고 바로 답을 한 이후에,
  "세상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즐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라는 말을 이어서 하였다. 그러는 동안 하늘 위로 한 무리의 갈색 날개를 가진 새들이 날아오르며 마을을 지나가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마치 그들이 공연을 축하하기 위해 날고 있는 듯해 보인다는 생각을 하는데, 샤리에나가 그 새들의 모습을 올려다보고 있다가 나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물었다.
  "새들도 축하를 해 주기 위해 오는가 봐요."
  "그렇게 보이기는 하지만요." 그러한 물음에 그렇게 화답하는 나. 그 이후, 리아레안이 그러할 리는 없다고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그 말에 이어 새들은 여행 중에 마침 마을을 지나가고 있을 뿐임을 밝히고서 소리가 들리는 광경에 대해 흥미를 느끼기는 했을 것임을 밝히고서,
  "그것을 두고 사람에게 축복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일 따름이에요."
  라는 언급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 도로시아가 차분히 미소를 지으면서 그 말이 옳다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서, 그에 이어 말을 할 수 없는 사물들의 행동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이라는 잣대로 판단해서는 여러모로 곤란한 일임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에도 연주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으며, 연주단이 모든 것을 마칠 때까지 10 여 개의 연주곡들이 연주되었다. 그러는 동안 긴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는 이로서, 소매가 없으며 가슴이 깊게 파여 있고, 치맛단이 발목 근처까지 내려가는 하얀 옷 위에 하늘색 짧은 케이프를 걸치고 있는 젊은 여인이 따라 올라왔으며, 이어서 3 번째 연주곡이 연주될 때, 그 여성으로부터 노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여, 젊은 여성의 가성이 흥겨우면서 슬픈 심상을 드러내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는 먼 옛날부터 떠돌며 일하던 남자의 옛 사랑을 추억하는 듯한 가사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사랑을 얻었음에 대한 기쁨과 사랑을 잃었음에 대한 슬픔, 그리고 사랑을 빼앗은 이에 대한 증오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지만 노래 자체는 흥겨워 얼핏 들으면 그런 슬픔과 한을 드러내지 못할 듯 했다.
  그렇게 노래를 듣고 있는 동안, 뒤쪽에 위치하고 있던 도로시아로부터 사티사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이에 내가 놀라며 도로시아가 위치한 곳-나의 왼쪽 뒤-을 향해 고개를 돌려, 도로시아를 향해 돌아섰고, 그와 함께 도로시아의 우측 곁에 사티사가 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때, 리아레안 역시 사티사로 시선을 향한 이후에 밖으로 나온 사티사에게 물었다.
  "방금 전에 일거리, 다 끝난 거야?"
  "응, 방금 전에." 이에 사티사가 리아레안의 물음에 그렇게 답을 하고서 자신 역시 노래 소리를 듣고 있었으며, 그래서 밖에서 사람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연주하는 광경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러는 동안 잠시 다른 사람들 곁에 이르면서 그들의 모습을 잠시 관찰하려 하였다. 그들 역시 내가 위치한 곳의 일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호기심 어린 듯이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는 사람들, 평안히 악단의 연주를 듣는 사람들, 즐겁게 눈앞과 주변의 광경을 보는 사람들이 그 곳에 모여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둘러보며 서쪽에 이르렀다가 사람들 사이에 끼어 공연을 구경하고 있을 무렵, 나의 왼편 귓가로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나를 불렀다.
  "혹시, 외지에서 오신 분이세요? 처음 보는 분이신데."
  그 이후, 나는 왼편을 향해 고개를 돌린 다음에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긴 머리카락과 어깨까지 내려가는 짤막한 소매, 그리고 다리를 전부 드러낼 정도로 짧은 치마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그 소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은 아세라이아(Aseraia) 라는 곳에서 왔음을 밝히고서 사당의 특성 상, 한 곳에 계속 머무르며 일해야 하는 이들이 있기에 사당 인근에 사람들이 모이는 경우가 많음을 밝혔다.
  "이 마을은 그런 외지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마을이라고 해요."
  이어서 마을의 특성에 대해 그렇게 밝히는 목소리를 내는 소녀. 이어서 그는 연주하는 이들로 시선을 향한 다음에 이제는 정착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생겨서 하나의 마을이 되었음을 밝힌 다음에 자신도 사당에서 일하기 위해 마을에 이르렀음을 밝히고서 나에게 물었다.
  "혹시 당신께서도 사당의 일로 인해 오신 분 아니세요?"
  "아니오, 단지 며칠 간 여행을 하기 위한 일이에요."
  그러자 내가 그 물음에 답을 하고서 마침 외지에서 온 이들과 함께 하고 있어서 잠시나마 마을에 머무르며 마을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것에 대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소녀는 동쪽 인근 지역에 포도 넝쿨이 자라나고 있음을 밝히고서 그 포도 열매를 얼음 창고에 저장하거나 포도로 즙을 짜서 보관해 두는 경향이 마을에 있음을 알린 다음에,
  "동쪽 인근의 통나무집에 살고 계신 할머니께 부탁해 보세요, 그 분께서 포도로 만든 즙을 전해주실 거예요."
  그리고 나무 열매가 잘 자라나지 않는다고 알려진 포도들이 자라나는 그 모습은 고산 지대를 처음 여행하는 이들에게는 놀라운 산물이 될 것임을 밝히고서 한 가지 물음을 건네었다.
  "혹시, 그 할머니께 부탁드려서 종자를 고향으로 가져가실 의향은 없으세요?"
  그리고 고산 지대에서 살아가는 포도인 만큼, 소로에나 혹은 아세라이아에서도 그 포도는 무리 없이 잘 자라날 수 있을 것임을 언급하고서 청포도들은 씨가 없으면서 달콤한 맛을 내기에 소로에나, 아세라이아에 사는 이들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으며, 그 곳에 살아가는 이들의 식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제안을 하였다. 그러자 내가 미소를 띠며,
  "시간이 되면 한 번 시도를 해 보도록 하지요."
  라고 화답하고서 도움을 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의 곁을 떠나 다시 일행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러는 동안 공연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으며, 태양이 서쪽 하늘의 중간으로 내려갈 때까지 계속 이어지다가 마침내 공연단을 이루는 3 사람이 인사와 함께 각자 채비를 갖추고 마을의 서쪽 산길로 떠나가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흩어지면서 모든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공연이 마무리 될 무렵, 사티사가 아직 시간이 남지 않았느냐고 자신의 우측 곁에 이른 리아레안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리아레안이 "그러하지." 라고 답을 한 다음에 이제 도로시아, 크세비아에게 보여줄 것도 없는데 어디로 가면 좋을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 때, 내가 한 가지 제안을 사티사에게 건네었다. 동쪽 교외의 포도 덩굴을 보여주고, 그에 이어 동쪽 교외에 위치한 노파로부터 포도로 만든 즙이나 열매를 받아오도록 하면 어떠할까, 라는 제안이었다. 그러자 곧바로 기뻐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화답하는 사티사.
  "좋은 생각이네요, 그 여행 도중에 두 분께서 감탄하실만한 것도 보고, 한 잔씩이나마 포도즙을 마실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이후, 내가 나의 뒤를 따라 예즈라의 집을 향하고 있던 도로시아에게 동쪽 교외로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도로시아는 좋다고 답하고서 크세비아에게 어떤 제안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좋다고 답하는 크세비아. 이어서 그 이야기를 들은 샤리에나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러면 곧바로 그 곳으로 가면 되겠네요."
  라는 말을 하였고, 이어서 도로시아와 함께 집을 향해 나서던 루마가 잘 된 일이라고 말한 다음에 교외의 덩굴과 덩굴에서 포도를 따서 즙을 만드는 일을 하는 할머니가 좋은 심성을 가진 이이기에 처음 마을을 찾은 도로시아, 그리고 크세비아에게 좋은 것을 많이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이후에 할머니의 집과 포도 덩굴, 둘 중 어디로 먼저 갈 것이냐고 나에게 묻는 목소리를 내었다.
  "포도 덩굴로 먼저 가려 해요."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한 이후에 포도 덩굴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렇다고 화답한 이후에 집도 자주 들러 포도즙을 얻어왔음을 밝히고서 기사단이라고 해서 떡과 물, 그리고 단풍 액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새콤한 맛을 찾기 위해 1 년에 한 병씩 얻어왔음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런 대화가 있은 이후, 일행은 예즈라와 나, 그리고 도로시아와 크세비아가 앞장서고, 사티사와 리아레안, 그리고 샤리에나와 루마가 그 뒤를 따르는 형식을 취하며 동쪽 교외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가 나의 왼쪽 어깨에 앉은 채, 예즈라에 대해 한 가지 궁금한 바가 있는 듯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한 가지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무엇이지요?" 이에 그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 목소리를 내는 예즈라. 그러자 크세비아가 그런 그에게 곧바로 화답으로써 자신이 묻고자 하는 바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였다.
  "혹시 이전에는 우주 공간이나 도시에서 큰 일을 하신 적도 있으세요?"
  "우주 공간에 머무른 적은 있었지요." 그러자 미소를 띠는 채, 목소리를 내며 화답하는 예즈라. 그리고 하늘로 시선을 향하는 채, 행성의 위성 궤도에 위치하고 있는 '별의 회관' 이라는 곳에 머무르며 천문 관련 일을 한 적이 있음을 밝히고서 대단히 큰 일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중대한 일을 한다는 생각에 우쭐했던 적도 있었음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 그는 이어지는 크세비아의,
  "그러다가 산의 한 곳에서 일하게 되시면서 초라해졌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어요?"
  라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있다고 화답한 이후에 그러면서도 어찌할 도리는 없지 않겠느냐고 그에게 되묻는 목소리를 낸 이후에 그래도 그만큼 마음이 평안해졌으니 상관없다는 말을 하면서 다시 한 번 평온한 모습을 그에게 보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사티사의 목소리가 리아레안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예즈라 님께도 일생을 살아오면서 아쉽다고 생각하는 순간을 갖고 계신가 봐."
  "사고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을 맞이할 수는 있겠지."
  그러는 동안 일행은 동쪽 교외로 나아가, 그 산길의 곳곳에 자리잡은 덩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기둥을 감으며 자라난 녹색의 덩굴 위에는 여러 초록빛 이파리들이 자라나 있었으며, 그 무성한 모습은 이제 계절이 생명이 왕성히 활동하는 시기에 근접해 있음을 나에게 분명히 알리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덩굴들을 둘러보는 동안 그 덩굴에 대해 나에게 말을 거는 샤리에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아직 포도 덩굴이 자라나고 있는 시기라서 포도송이의 모습을 보기는 그러하네요."
  그리고서 산악 지역에서 청포도 수확을 하려면 10 월까지는 기다려야 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고서 일부 포도들은 얼 때까지 내버려두었다가 특별한 공정을 거쳐 특별한 음료를 위해 사용한다고 포도의 즙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그 이후, 일행이 포도덩굴 사이에 위치한 이후, 샤리에나의 우측 곁으로 도로시아가 다가온 이후에 그에게 물었다.
  "얼어버린 포도를 수확한 후, 얼음을 부수고, 과육만 빼낸 다음에 그것으로 음료를 만드는 것이지요?"
  "예." 이에 샤리에나가 그렇다고 화답을 한 이후에 포도의 즙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임을 알렸다. 그리고 5 단계 기법은 원래부터 잘 알려져 있었으나, 그 기법만큼은 '상식적인 수확' 이 아니기에 아무도 구상하지 않고 있다가 '마녀의 탑' 에서 나온 고서들을 통해 알려진 것이었음을 밝히고서 수분이 없는 순수한 과즙을 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나, 추위에 잘 적응하는 과일 품종에만 적용될 수 있기에 잘 사용되지 않는 방법임을 밝히고서 혹시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예, 포도주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였거든요."
  "그랬군요." 그러자 미소를 지으며 화답하는 샤리에나. 그 이후, 도로시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세니티아에도 포도를 비롯한 과일로 술을 담그는 경우가 있었나 싶어 놀랐다는 말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 일행은 포도 덩굴들 사이를 드나들며 포도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다시 마을을 향해 일행이 발걸음을 옮길 무렵, 루마가 집으로 가 보자고 말하고서 자신이 앞장서며, 할머니의 집으로 들어가는 경위 등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이 잘 해 놓고 있겠음을 알렸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