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로 올라가신 적도 있으셨네요, 하지만 샤리에나 양께서는 요정이 아니신 관계로, 잘못 올라앉으셨다가 가지가 꺾여 위험했던 적도 있으셨을 법 한데."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 다음에 가지가 꺾이는 일에 관한 물음을 건네자, 샤리에나는 미소를 띠며 부끄럽다는 듯이 두 볼이 다소 발그레지는 모습을 보이는 채, 그러하였던 적이 있었음을 밝혔다. 그 때, 리아레안이 나의 왼편에 이른 다음에 그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그 역시 부끄러워 할 때가 있을 줄은 몰랐음을 밝힌 이후에 샤리에나에게 물었다.
  "어렸을 적에 나뭇가지 위로 올라가셨다가 봉변을 당하신 적도 있으셨는데, 샤리에나 양께서는 날개를 가지고 계시기에 바로 날아서 위험을 모면하실 수 있지 않아요?"
  그러자 샤리에나는 떨어질 당시에는 너무 놀란 탓에 날개를 펼칠 여유도 없었기에 그대로 떨어지고는 하였다고 자신이 겪었던 일에 대한 언급을 한 이후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지는 않아 다치기는 했어도 위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크세비아가 나와 샤리에나의 사이에 위치하면서 밝게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샤리에나 님께도 장난기 어린 시절이 있었나 보네요."
  "그랬었지요." 이에 차분히 미소를 지으며 화답하는 샤리에나. 그리고 어릴 때에는 천사, 정령 그리고 요정의 모두가 비슷한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 꽃밭과 나무들이 길 주변에 모인 곳을 지나 중앙의 연못에 이를 무렵, 연못 주변에 모여있던 요정들이 나에게 시선을 향하더니 나를 바라보며 밝은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고, 이어서 요정들 중 하나로서, 초록색 머리카락의 위쪽을 묶어, 남은 부분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초록색 눈동자를 가지기도 한 이가 나를 향해 다가오더니 밝게 목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인사말을 건네려 하였다.
  "혹시, 이전에도 오셨던 그 유네아 님 아니에요?"
  "맞는데, 무슨 일이니?" 이에 내가 놀라면서 그런 그에게 물음을 건네자, 요정은 오랜만에 보아서 반가워 인사를 하게 되었음을 밝힌 이후에 혹시 요정의 여왕을 만나기 위해 온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환하게 표정을 지으며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이번에는 무언가 도움을 청하기 위해 왔음을 밝혔다. 그 때, 남색의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며 이마를 훤히 드러내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가진 요정 하나가 나를 향해 다가오더니 무언가 걱정스러워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물음을 건네었다.
  "이전에 불안한 일이 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요정의 나라를 나서셨는데, 이번에는 그러하지 않으시네요,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으신지."
  그러자 내가 답으로써 말 그대로의 의미로 도움을 청하기 위해 왔음을 밝힌 이후에 같이 온 이들이 요정의 나라에서 얻어야 할 물건이 있는지 알 수 없어, 요정의 여왕이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찾아왔음을 밝혔다. 이에 남색 머리카락을 가진 요정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그렇다면, 이제 하늘에 나쁜 사람들, 안 나타나는 거예요?"
  "응."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으면서 답을 하는 나. 그리고서, 그에 대해서는 어떤 걱정도 할 필요 없음을 밝힌 다음에 요정의 여왕과 주고받는 대화 중에 세니티아에서 일어나는 난리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어서 그러하다고 그 근거를 밝히는 목소리를 이어서 내었다. 그 이후, 내가 두 요정들을 지나친 이후에 호숫가를 우측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두 요정이 나를 비롯한 4 명의 일행을 따라 나아가는 크세비아의 모습을 보았는지, 크세비아의 곁으로 다가가면서 그에게 물었다.
  "너는 이전에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혹시 어떤 곳에서 왔는지 알려줄래?"
  이에 3 명의 일행, 그 뒤를 크세비아와 함께 따르고 있던 도로시아가 그를 향해 돌아서더니, 그에게 파라일라의 언어로 말을 해 보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알았다고 답을 하고서 두 요정을 향해 파라일라의 언어인 듯한 무언가 말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놀라는 표정을 짓기 시작하는 초록색 머리카락을 가지는 요정. 그 때, 남색 머리카락을 가진 요정이 그를 보더니 도로시아에게 물었다.
  "이런 목소리는 세상의 어느 곳에서도 들은 적이 없잖아요, 무슨 의미를 가지지요?"
  그러자 리아레안이 도로시아의 우측 곁에 이른 다음에 그에게 파라일라라는 이름을 가지는 다른 세계의 언어이기에 그러하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이들에 대해 다른 세계에서 온 이들로서, 세니티아에 있는 요정의 나라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는 곳에서 살고 있었음을 밝힌 다음에 그 나라가 사악한 세력에 의해 멸망한 이후, 모든 것을 잃게 되어 그 나라에 살고 있던 화초와 나무의 씨앗을 찾으려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에 남색 머리카락을 가지는 요정이 눈을 크게 뜨면서 나에게 물었다.
  "어떤 화초가 살고 있기에 그러하지요?"
  "그것에 대해서는 잘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말로 이 자리에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그러자 그 요정에게 당장에 말해 주기는 어렵다고 답하는 크세비아. 그리고 요정의 여왕을 만나러 같이 가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면서 그에게 물었다.
  "혹시 요정의 여왕님을 만나는 일이 요정 분들께는 어려운 일인가요?"
  그러자 그것은 아니라고 답을 하는 남색 머리카락을 가진 요정. 이어서 자신이 궁전으로 모두를 데려다 주겠다면서 자신을 따라 와 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어서 두 요정이 날개 짓을 하며 앞장서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본 크세비아가 그들을 따라 호숫가를 건너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가 잠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 다음에 잘 따라와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나는 알았다고 답을 하였다.
  그 때, 날 수 없었던 도로시아를 리아레안이 두 손으로 들어 안고, 크세비아의 뒤를 따라 나아가기 시작하였고, 이에 내가 그런 리아레안의 뒤를 따르며 그에게 그렇게 호수를 건너려 하였느냐고 묻자, 리아레안은 그렇다고 답을 한 이후에 날아서 따라가지 않으면 크세비아와 앞서는 두 요정을 놓칠 수 있어서 그러하였다고 그 이유를 밝힌 다음에 날개 짓을 하며 뒤따르는 요정들을 따라 나아갔다.
  그 이후, 호수를 건너고, 그 너머로 펼쳐진 숲길을 따라 나아간 끝에 눈앞에 파랗게 빛을 발하는 작은 궁전 하나가 수풀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수정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빛의 기운에 의해 파란색을 띠며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그 궁전의 주변에는 이전에 궁전을 방문하였을 때처럼 몇몇 요정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으며 궁전 주변에는 무지개색 빛을 띠는 꽃들이 피어나 수정으로 이루어진 궁전의 주변 일대를 화려하게 꾸며주는 역할을 행하고 있었다.
  궁전을 에워싸는 무지개색 꽃을 피우는 화초들을 지나, 궁전의 입구에 당도한 이후에 날개를 접으며 착지를 하였고, 이어서 리아레안이 착지한 이후에 도로시아를 내려놓았다. 그 이후, 나는 두 요정들이 궁전의 입구 앞에 이른 후, 샤리에나, 그리고 리아레안 등을 향해 돌아서서,
  "여기가 여왕님께서 거주하시는 궁전의 정문이에요."
  라고 정문에 대한 소개를 하고서, 본래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서, 정문을 장막으로 차단해 놓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정문의 장막이 걷혀져 있어서 바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문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한 다음에 자신들이 먼저 들어가 여왕에게 일행이 왔음을 알릴 테니, 따라 들어와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 이후, 요정들이 정문을 통해 궁전 내부의 파랗게 빛을 발하는 공간의 안으로 들어갈 무렵, 리아레안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한 가지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요정의 여왕님께서 혹시 저희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알고 계신 것은 아닐까요."
  "그러할 리가." 이에 샤리에나가 리아레안의 물음에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앞서가는 나를 따라 발걸음을 이어가려 하였고, 그러는 동안 공간 위로 떠도는 자그마한 파란 빛들이 떠도는 광경이 나의 눈앞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순수한 빛의 모임과도 같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공간을 떠도는 혼들의 모임과도 같아 보이는 그 빛들은 그 곳이 신비로운 곳이며, 요정의 여왕들이 수많은 빛의 정령들을 거느리는 존재임을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 빛들이 떠도는 광경을 보며 정문 너머의 공간을 지나, 중앙 공간을 향하는 문을 향해 나아갈 무렵, 리아레안이 천장으로 시선을 향하다가 나에게 빛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 빛들은 천상 세계에서도 본 적이 있어요, 여기 있는 빛들과는 색이 분명히 다르기는 하지만."
  그리고 아직 정령이나 요정으로 완전히 태어나지 못한 영들이 바로 그들임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고서, 그 빛들은 주로 영들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구역에 자리잡고 있음을 밝힌 다음에 자신이 그 빛을 보았던 구역들 중 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미래의 나라라는 천상의 구역이 있어요. 천상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곳으로서, 천상 세계에서는 가장 비밀스러운 구역으로서, 대천사들도 아무 제약 없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지요."
  그 이후, 리아레안은 그 나라에 대해 거주를 허락한 천사들과 요정들이 항시 머무르면서 그 곳에서 주어진 일들을 관리하고, 그 나라를 떠나간 이후에는 미래의 나라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도록 성문으로 규약이 정해져 있음을 밝힌 다음에,
  "저도 한 때 관리인으로 들어가 본 적이 있어서 그 모습을 알고 있었어요. 영기를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도록 하는 역할을 그 나라를 관리하는 이들이 맡아요. 그 나라에서 새로운 생명이 된 영들은 그 나라를 떠나, 각자에게 주어진 곳에서 새로이 태어나게 되지요."
  그리고 그 곳에서 본 영기들은 금색이었으며, 그 모습은 분명 순수하고 선한 마음을 가지는 이들로 태어날 영기들임이 틀림없었다고 말하고서, 궁전을 떠도는 하늘색 영기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겠음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일행은 어느덧 궁전의 중심부일 듯한 공간, 그 정문에 이르고, 이어서 두 요정들이 먼저 안으로 들어가고, 이어서 남색을 띠는 머리카락을 가진 이가 그러면서 정문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이제 여왕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 이후, 내가 안으로 들어갈 무렵, 나의 눈앞으로 파랗게 빛을 발하는 연못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공간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 네 귀퉁이에는 하나씩 길다란 기둥 하나가 자리잡고 있으며, 연못의 건너편 먼 곳에는 나비 날개를 가진 여인이 얇은 옷을 입은 채, 두 손이 양 옆을 향한 채 서 있었다. 이전에도 보았던 광경, 그 광경은 요정의 여왕이 연못에 자리잡으며, 어린 요정들과 함께 머무르는 곳이었다.
  나를 인도한 두 요정을 좌우의 곁에 두고 있는 채, 그 때처럼 이번에도 요정의 여왕은 하얗게 빛을 발하는 수많은 어린 요정들과 하늘색을 띠는 작은 빛들에 둘러싸인 채, 이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발목까지 내려가는 머리카락과 두 눈동자의 푸른색이 꾸며주는 모습을 보이는 다소 앳된 소녀의 모습을 보이는 새하얀 얼굴을 꾸미는 아래로 그가 입고 있는 새하얀 드레스가 가녀리면서도 굴곡이 분명한 그의 가슴부터 상반신을 감싸는 듯이 내려가다가, 허리 아래로 내려가면서 나팔과 비슷한 모양으로 퍼지면서 새하얀 천으로 감싸인 발의 발목 근처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양 어깨에는 두 쌍의 나비 날개의 형상과 비슷한 하늘색을 띠며 투명한 날개가 커다란 펼쳐져 있으면서 그가 요정의 기운을 가진 이임을 알리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채, 요정의 여왕은 머리에 양 귀와 가까운 부분마다 하나씩 이파리로 장식된 나무 장식을 쓰고, 허리에 은색을 띠며 등 부분이 리본 모양을 이루는 띠를 두르며, 드레스에 초록빛 덩굴을 하나씩 감는 것으로써 치장을 하고 있었다. 여느 아름다운 여왕이나 공주처럼 보석이나 금, 은으로 치장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러하기에 오히려 자연을 다스리는 존재다워 보였다.
  어린 요정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을 돌보는 모습을 보이는 요정의 여왕. 그 모습은 한 나라의 통치자라기보다는 거대한 가족의 어머니와 같아 보이는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꿀벌들을 이끄는 여왕벌의 모습이라고 할까, 그래서인지 그 모습에서 두려움이나 위압감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어서 오세요, 한 가지 함께 알아보고 싶은 일이 있다하여, 기다리고 있었어요."
  요정의 여왕은 공간에 이른 나의 모습을 보자마자 온화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나는 놀라면서 샤리에나, 리아레안, 그리고 도로시아와 크세비아를 이끌고 곧바로 그의 곁으로 나아갔다. 그 이후,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요정의 여왕은 도로시아와 크세비아에게 앞으로 와 줄 것을 부탁한 다음에 그들이 자신의 곁에 이르자마자 반갑게 그들을 맞이하는 말을 건네었다.
  "긴 여행을 하시느라 힘드셨지요?"
  "예, 그런데 어떻게 저희들이 이 곳으로 올 것임을......?"
  그 때, 당황하면서 파라일라의 언어로 요정의 여왕에게 물음을 건네는 도로시아. 그러자 요정의 여왕은 그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듯이 그런 그의 물음에 바로 답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지켜보고 있었어요, 유네아 님과 함께 하시고 계셨지요? 그러면서 고향에서 찾을 수 있었다는 수많은 화초들이 있었는데, 악마의 힘에 의해 대지가 짓밟히면서 찾기 힘들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후, 그는 내가 이 곳으로 와서 비슷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겠다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로시아, 그리고 크세비아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할 준비를 해 놓았음을 밝혔다. 그리고 우선은 상호 간의 이름을 밝히는 일부터 해 보자는 말을 건넨 다음에 그에게 이름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제가 우선 이름을 밝히도록 할게요, 제 이름은 '레넨티아 폰 페엔(Lenetia von Feen)'. 요정으로서, 요정들을 보살피는 존재로 간택되어 빛의 가호를 받으면서 요정들을 보살피고, 이 숲과 대지에 생명이 태어나도록 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답니다."
  그러자 이어서 도로시아와 크세비아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각자 자신들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가 도로시아를 두고 '꽃의 나라의 요정들과 함께 한 이' 라고 소개를 하였으며, 이에 요정의 여왕은 그러한 도로시아의 모습을 보면서 그에 대해 무척 흥미로운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이후, 도로시아와 크세비아가 잠시 우측 곁으로 물러나고, 이어서 샤리에나와 리아레안이 레넨티아의 앞에 이르렀고, 이어서 샤리에나가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이어서 리아레안이 치마의 두 끝 부분을 한 손으로 하나씩 잡아 펼치면서 허리를 굽히는 동작을 취하는 것으로써 예를 올린 다음에 두 손을 공손히 내린 채, 서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이 어떤 이름을 가지고, 어떤 역할을 맡는지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잘 알았어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그러자 그 역시 그 예에 대한 답례를 하면서-리아레안과 거의 비슷한 동작을 취하며 예를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인사말에 대한 화답을 드러내었다.

  알고 있는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요정의 여왕, 그의 본명은 '레넨티아 폰 페엔' 이다. 본래는 숲에서 살아가는 한 명의 요정이었으나, 선대의 여왕, 파렐리아(Farelia) 의 생각에 의해 대정령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으며 파렐리아가 요정의 나라를 떠나간 이후에는 그 뒤를 이어 여왕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여왕이 되는 과정은 이전에 언급한 대로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사실 레넨티아에게는 한 명의 경쟁자가 있었다. 파렐리아가 행한 시도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요정으로서, 네파리아(Nefaria) 라는 이름을 가진 이도 있었으며, 2 명의 후보 중 한 명이 요정의 여왕이 될 수 있었다. 레넨티아가 후보가 되었을 때, 네파리아는 그런 사항에 대한 각오를 하면서도 요정의 여왕이 되겠다는 열의를 드러내었고, 그러면서 파렐리아의 심판을 기다리게 되었다.
  네파리아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천상과 저승 그리고 지옥에 관한 수많은 지식을 섭렵하고 있었으며, 레넨티아는 그에 비해 재능은 훨씬 낮았으나, 요정들을 진심으로 잘 보살펴 줄 수 있는 자질만큼은 네파리아의 그것을 능가하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알아차리면서 나는 파렐리아가 어떻게 후보를 선정했는지에 대해 바로 알아차리고, 그와 함께 레넨티아가 어떻게 여왕으로 선택되었는지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네파리아는 유능했고, 수많은 지식을 섭렵한 인물이기도 하였으나, 타인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으며,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으며, 냉혹한 면이 심히 강했다. 더욱이 그는 대정령의 위에 오르면서 대정령이 된 사실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강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으며, 그러면서 인간들과 동물들을 얕잡아 보는 경향도 더불어서 갖게 되었다.
  파렐리아는 그런 네파리아를 키워준 이였으나, 그런 의도로 키워준 것은 아니었다. 그는 네파리아의 그런 어두운 면을 발견하면서, 레넨티아를 요정의 여왕이 되도록 하겠다고 마음 속으로 이미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에 따라 행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사실을 잘 밝히려 하지 않았으며, 그것은 네파리아가 요정의 나라에 대해 증오의 마음을 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네파리아는 이후, 레넨티아와의 전면 대결을 행하기로 결심하고, 은하계의 한 구역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여러 수단을 끌어들여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였으나, 결국 그의 영향을 받아 위험에 처한 성계의 사람들이 그 제국에 대한 대처를 행한 끝에 결국 그의 근거지인 요새가 함락되면서 그만의 제국은 최후를 맞게 되었다.
  요정의 여왕은 여러 요정들을 보살피고 감싸주는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맡는 존재이다. 그러하기에 다른 이들, 특히 어린 아이들을 향해 애정을 보일 수 있는 이가 되어야 했으며, 그러한 점에서 네파리아는 자격에서 미달될 수밖에 없었으나, 네파리아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레넨티아가 자신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생각 하에 반항을 행하였던 것이었다. 그런 그가 요정의 여왕이 되었더라면 나타날 수 있는 미래에 대해서는 여러 관측이 있지만, 한결 같이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관측뿐이다.

  "잘 부탁드려요, 여왕님."
  "예, 도로시아 님. 제가 가능한 한, 당신과 크세비아 님께 여러 도움을 드리도록 할게요. 그리고, 앞으로 저를 레넨티아라 칭하셔도 괜찮아요, 도로시아 님과 크세비아 님은 이 곳에서 태어나신 분은 아니시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잘 부탁한다고 도로시아가 레넨티아에게 말을 건네고, 이어서 레넨티아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이면서 도로시아의 말에 화답하였다. 그 이후, 그는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중앙의 연못으로 나아가지 않겠느냐고 물은 다음에 자기 자신부터 연못가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도로시아와 내가 그 뒤를 따라 연못을 향해 나아가고, 이어서 샤리에나와 리아레안이 크세비아와 함께 그 뒤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다시 한 번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는 리아레안.
  "요정의 여왕님께서 도로시아 님을 눈여겨보시는 듯해 보이는데, 무슨 이유일까요."
  물론 나는 그 진의를 바로 알 수 없었고, 그래서 그에게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화답한 이후에 이야기를 이어 가는 동안 한 번 언급해 보자는 말을 이어서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무렵, 레넨티아는 반시계 방향으로 호숫가를 따라 돌며, 일행과 호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며 서 있기 시작하였다.
  "도로시아 님과 크세비아 님께서 찾으려 하시는 것이, 파라일라라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화초들의 종자들이지요? 종자들을 찾고 싶어도, 꽃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그 특성이 어떠한지를 알아야 종자를 전해드릴 수 있을 텐데, 혹시 그것에 관해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러자 도로시아가 하나씩 파라일라의 꽃의 나라에 살고 있었다는 화초에 대한 설명을 하나씩 하기 시작하였다. 모습부터 어떻게 피고 지는지에 대한 설명까지 자신이 꽃을 관찰한 경험을 토대로 말해주고 있음이 바로 드러나고 있었다.
  길다란 모습을 보이며 하얗고 투명한 꽃잎들이 발산하는 모습을 보이는 꽃과 나뭇잎처럼 생긴 다섯 개의 분홍빛 꽃잎과 중심에 달린 탑처럼 생긴 길다란 수술대를 가진 꽃, 둥글게 뭉친 노란 부분의 주변에 길쭉하고 하얀 꽃잎들이 태양의 형상처럼 붙어있는 꽃, 둥글게 뭉친 자주색 꽃들의 모임이 이루는 꽃과 같이 숲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꽃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그러는 동안 레넨티아와 리아레안, 그리고 샤리에나까지 꽃에 대한 설명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혹시 이 중에 본 것이 있나요?"
  그러다가 자주색 꽃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 무렵, 내가 우측 곁에 위치한 샤리에나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고, 그 물음에 샤리에나는 난감해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채, 고산 지대에서 피어날 꽃은 분명 아니라고 화답한 다음에 아르나이 혹은 라넬리스 인근에 사는 이들이 있다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처음으로 듣는 꽃에 대한 설명이 참 많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서,
  "요정의 여왕님께서 그 중 하나라도 알아내실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조차 불확실해요."
  라고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 샤리에나의 소정령 브리사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더니 하얗게 깜박이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샤리에나가 소정령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려 하자, 나는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잠시 그의 모습으로 시선을 두려 하였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샤리에나. 잠시 후, 그렇게 추측을 하고서 나는 다시 레넨티아의 도로시아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으로 시선을 향한 채, 그와 함께 도로시아의 화초에 대한 설명을 들으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화초에 대한 설명을 마칠 때까지 60 여 종의 화초에 대한 설명을 하였는데, 그 모든 것이 잘 기억나지 않았던 탓인지 레넨티아가 난감해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실례지만, 도로시아 님의 모든 이야기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 설명을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니,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이어서 그는 두 요정들을 데리고 공간의 왼편-입구에서 보았을 때에는 오른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더니, 그 이후에 곧바로 상의 우측에 위치한 문의 안쪽으로 들어가며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는 동안 도로시아가 리아레안에게 요정의 여왕도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지 못해 기록을 위한 수단을 활용하는 것 같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요정의 나라는 종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기록 수단을 마련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이에 리아레안이 답으로써 한 가지 수단이 있음을 밝혔다.
  "수정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는 물질로 이루어진 판이 하나 있어요. 그 판은 단순히 사물의 모습이나 글자를 기록할 뿐만 아니라 기록된 것을 기억하는 특성도 가지고 있기도 하지요. 이 수정 궁전에 하나 비치되어 있어서 요정의 여왕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활용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자 크세비아가 놀라면서 신기한 물건 같다고 말한 다음에 누가 만들어 내었는지가 궁금하다고 나와 리아레안에게 말하였고, 이에 그 수정판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던 내가 리아레안을 대신해 답을 해 주었다.
  "요정의 나라에서는 누구도 이 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알지 못해. 다만, 초대 요정의 여왕이 숲을 거닐다가 화초가 잘 피어나지 못하는 땅을 발견하고, 그 땅을 파다가, 수정으로 이루어진 판과 그 판에 기록을 하기 위한 수단인 '빛의 펜' 이라는 물건 하나가 땅 속에 잠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묻혔던 물건을 사용하게 된 이후로 요정의 여왕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물건이 되었다고 알고 있어."
  "결국,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세니티아의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렇지." 그러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였다. 그 무렵, 레넨티아가 두 요정을 이끌고 왼팔로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듯해 보이는 판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검은색을 띠는 펜 하나를 든 채로 다시 연못을 사이에 두고 나와 마주보며 서 있으려 하였다. 이에 크세비아가 검은색을 띠는 펜의 모습을 보며 그것이 '빛의 펜' 이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리아레안이 답으로써 '빛을 발하는 펜이기에 그렇게 명명된 듯 하다' 라는 언급을 하였다.
  "물건을 가져왔어요, 하나씩 꽃에 대한 특징을 듣고, 그것을 통해 꽃의 모습을 그리고, 꽃에 대한 설명을 기록하기 위한 일이에요."
  그리고 다시 한 번 꽃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는 레넨티아. 그러자 도로시아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꽃에 대한 설명을 처음부터 다시 하기 시작하였고, 이번에는 크세비아가 그런 도로시아의 설명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았고-때로 도로시아가 이전의 이야기를 잘 하지 못하였을 때에는 크세비아가 그를 대신해 설명을 해 주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레넨티아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꽃의 모습과 꽃에 대한 설명을 펜으로 그리고 써 내려가는 과정을 반복해서 보였다. 판 하나의 넓이로는 감당이 안 될 듯한 글이 나올 법했지만, 초록색 빛으로 이루어진 글씨들이 한 번 판을 채우고 나면, 새롭게 판이 깨끗해지면서 글씨가 기록될 공간이 다시 생겨나고는 하였다.
  그렇게 한 동안 설명과 기록이 이어진 끝에 레넨티아 역시 기록을 마쳤는지, 판과 펜을 내려놓으려 하면서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어 일단은 자신이 기록을 토대로 요정의 나라와 인근의 숲에 기록에 나오는 꽃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겠음을 밝히고서 자신에게 온 두 요정이 때가 되면 수정 궁전으로 돌아오도록 할 것이니, 그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도로시아는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예, 그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요." 라고 화답을 하였고, 그 이후, 샤리에나가 밝게 목소리를 내어 이제 가도 되겠냐고 묻자. 내가 그래도 될 것 같다고 답을 하고서 수정 궁전을 나가자는 말을 건네었다. 이어서 내가 앞장서서 궁전의 밖으로 나간 이후에 이전에 지나쳤던 그 연못가로 돌아와 그 곳에 자리잡은 바위에 앉았다. 이어서 샤리에나가 나의 우측 곁에 서 있으려 하였고, 이어서 도로시아와 리아레안이 나와 샤리에나가 위치한 곳, 그 우측 먼 곳에 자리잡으려 하면서 수풀과 나무들의 모습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그들과 잠시 헤어진 이후, 나와 샤리에나는 연못가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기만 할 뿐,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의 눈앞으로 수정과 무지개 빛을 내는 꽃들이 어둠을 비추면서 드러나는 초록빛 풍경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제 6 월도 중반에 이르면서 여름의 기운도 점차 고조되어가고 있었기에, 수풀의 초록빛 역시 점차 짙어져 가고 있으면서 여름의 숲 특유의 유난히 울창해지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초여름도 반 정도 지나갔지요?"
  그런 여름의 수풀들로 시선을 향할 무렵, 샤리에나가 여름의 수풀들을 가만히 바라보는 나에게 물음을 건네었고, 이에 나는 "그렇지요." 라는 답을 한 이후에 수풀 속에서 밤을 보내다 보면, 숲만큼은 봄이나 여름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 적이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자 크세비아가 날개 짓을 하며 나의 왼쪽 어깨에 올라앉은 다음에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요정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여름을 소재로 하는가 봐요."
  "그러하겠지." 이에 내가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그 말에 덧붙이는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주려 하였다.
  "아무래도 생명의 기운이 피어오르는 계절이 요정들에게 어울린다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을 테니까."
  물론, 나 역시 봄과 여름을 소재로 한 요정의 이야기를 주로 보았기에, 그러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크세비아가 알고 있는 요정의 이야기로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그것에 대해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크세비아가 무언가 화답을 하다가, 머뭇거리기 시작하였다. 그 때, 내가 그에게 잠시 시선을 향하면서 물었다.
  "왜 머뭇거리니? 말하기가 난감한 이야기야?"
  그러자 크세비아는 이상한 이야기라서 그러하지는 않다는 답을 한 이후에 여름의 밤에 요정들이 숲에 들어온 사람들의 사정에 관여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임을 밝힌 다음에 함부로 그 이야기에 대해 말할 수 없어서 잘 이야기를 할 수 없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예전의 파라일라에는 요정의 왕과 여왕이 함께 자리잡고 있었음을 밝히고서, 그것을 소재로 한 이야기 같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요정의 왕이 사라지면서 크세비아가 살아있을 때에는 요정의 여왕만이 남게 된 것이로구나, 그렇지 않니?"
  "예." 그리고서 내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크세비아가 그렇다는 답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연못가의 내가 위치한 곳 건너편으로 한 무리의 요정들이 모이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요정들이 한데 모여 춤을 출 준비를 할 것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때, 크세비아가 요정들이 원을 그리며 춤을 추려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내가 그렇다는 답을 한 이후에,
  "때마다 둥글게 모여 요정들이 춤을 추고는 해."
  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 이후, 나는 그에게 파라일라의 요정들은 어떻게 나날을 보내는지에 대해 물었고, 이에 미소를 띠며 크세비아가 내가 물은 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꽃과 수풀 그리고 꽃에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살피는 일을 주로 해요. 그리고 때마다 그 사물들, 그리고 동물들과 어울리며 놀기도 하지요."
  그리고 꽃의 나라에 사는 동물들만큼은 요정들과 어울리며 온화한 모습을 보이고는 하였음을 밝힌 다음에 자신도 그들과 함께 한 추억을 몇 가지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나에게 세니티아의 요정들도 그러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는 밤이 되면 놀이를 즐기고, 낮이 되면 수풀들을 가꾸고 보살피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를 반복한다고 그들에 대한 설명을 하고서, 가끔 피곤해지면 며칠 간 잠들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면서,
  "그 때가 되면 요정의 나라는 수정 궁전을 제외하면 조용한 곳이 되지."
  라는 이야기를 한 다음에 언제 조용해지는가에 대해, 불규칙하다는 언급을 하고서, 요정들은 때로는 마음 가는대로 행동하는 면도 있기에 그러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는 연못가에 자리잡고 있는 몇 개의 수정들로 시선을 향하더니, 요정들이 모여 원의 대열을 이루는 동안, 나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물음을 건네었다.
  "방금 전에 수풀들 사이에서 수정들이 빛을 발하는 광경을 보았어요. 그것을 두고 '생명의 빛' 이라 칭하시던데, 왜 생명의 빛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거예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