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 나는 남쪽 거리로 나아가기 위해 거리의 중앙 구역을 들렀고, 그 곳의 한 가운데에 요정의 나라에서 받은 하늘빛 날개 옷을 입은 채, 도로시아가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늘빛을 띠며 나비 날개 모양의 장식이 달린 옷을 입고서, 공손히 두 손을 내린 듯한 모습을 보인 채, 나에게 등을 보이던 도로시아.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그가 무슨 이유로 인해 그가 늦은 밤에 밖에 나와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였고, 그러면서 내가 조용히 그를 불러 그가 나를 향해 돌아서도록 하고서 물었다.
  "아직 주무시지 않으셨어요?"
  "예, 방금 전에 나왔어요. 해안으로 잠시 나가보고 싶어서요."
  그 물음에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화답하는 도로시아. 그 이후, 혹시 의사가 된다면 같이 해안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물은 다음에 그러면서 같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는 동안 나는 거리의 다른 곳을 둘러보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요청을 쉽게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그 요청에 응하였고, 그러면서 그와 함께 동쪽 거리를 따라 해안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해안으로 나아가면서 내가 가끔씩 좌우를 둘러보며 어둠에 잠긴 채, 검게 보이는 모습만을 보이면서 몇몇의 빛들만을 비추고 있는 거리를 둘러보고 있는 동안, 나는 도로시아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 다음에 혹시 자신에 대해 궁금하지 않느냐는 물음을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 이후, 그는 크세비아가 가까이 할 수 있는 이이기에 이야기를 해 주는 것임을 밝힌 다음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도로시아에게는 어렸을 적부터 함께 지내던 친구가 두 명이 있었다. 이름은 아니스 그리고 시아란. 어렸을 적부터 함께 지내왔던 사이였으나, 시아란은 일가의 사정으로 인해 9 세 즈음에 도시로 이주하였기에, 그 이후부터는 아니스와 함께 어울리고는 하였다.
  "아니스......?"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바로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이전에 나와 만나, 해안에 머무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 아니스를 떠올리며 자신이 아니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를 만난 적이 있음을 밝힌 다음에 그의 용모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해 주자, 밝게 목소리를 내면서,
  "맞아요, 아니스가 대략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었어요."
  라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한 다음에 밝게 미소를 지으며 무작정 다른 성계로 나아갔다는데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건네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아니스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본래는 여느 마을의 소녀들과 다를 바 없는 이였으나, 바르코스의 침입으로 양친을 잃은 후, 왕자의 저항 세력이 위치한 서부 지역으로의 피난을 위해 움직이다가 바르코스 군단의 습격을 받아 겨우 살아남은 이후, 바르코스의 종자가 된 파라일라 인의 활을 발견 후, 그 활을 무기 삼아 싸움의 삶을 이어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한 다음에 그로 인해 전에는 보지 못한 옷차림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음을 밝혔다.
  "본래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는데......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 이후, 그는 다소 우울한 목소리를 내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한 다음에 이어서 시아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물론 나는 아니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어 시아란이 어떤 이였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그가 잠시 동안 아니스와 함께 있다가 결국 민중을 위해 자신이 언니와 함께 궁전에 남아 있기로 하였다는 이야기까지 해 주자, 도로시아는 "알고 있었어요." 라고 자신이 그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밝힌 다음에,
  "아니스가 제가 요정의 나라에 가 있는 동안에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지요. 결국에는, 아라사 공주님과 함께 자기 자신을 희생하여 저나 아니스와 같은 이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한 거예요. 공주가 아니었다면, 적어도 그는 무사히 궁전을 나왔을지도 모르는데......."
  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물론, 나 역시 아니스로부터 민중의 무의미한 학살을 막기 위해 그런 희생을 감안했음을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그 이후에 도로시아는 그것보다 더욱 무서운 수준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당시 바르코스의 사람들은 각종 욕구로 흥분한 상태였어요. 무슨 욕구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각지의 민중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잡아들이는 일을 행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들은 전부 돌아오지 못했지요. 그래서 바르코스의 군단이 마을을 휩쓸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항시 공포를 느끼고는 했지만, 누구도 바르코스 군단의 힘을 이겨낼 수 없어 그저 당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었지요."
  그리고서 도로시아는 그 이후, 마침내 시아란이 피난 온 구역에서도 약탈과 파멸의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아니스가 그에게 도망갈 것을 권하였지만, 민중을 놓아두고 갈 수는 없다고 거절했음을 밝혔다.


  "아니스의 심정을 시아란 역시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신의 사명으로 인해, 그리고 언니를 위하는 마음에 의해 그는 피난처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 이후, 도로시아는 이후에도 시아란은 언니인 아라사와 함께 민중들을 보살피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며 사람들과 어울리려 노력했음을 밝히고서 그러면서 마을의 여러 사람들과 친해지며 그들과 정을 나누기도 했음을 밝히고서 그래서 이후에 생겨난 재앙에서 어떻게든 사람들을 보호하려 하였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렇게 해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파멸적 행동을 취하던 그들의 욕구 방향이 자기 자신을 향하도록 하기 위해 시아란은 언니인 아라사와 함께 궁전으로 돌아가게 된 거예요."
  그리고 아무래도 욕구 충족을 위해 날뛰고 있었을 바르코스의 군단인데, 아름다운 공주 두 명이 함께 자리잡게 된 이상,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바로 짐작할 수 있고도 남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 슬퍼하는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나와 도로시아는 어느덧 해안에 당도하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해안은 이전에 내가 들렀을 때처럼 감빛 하늘 아래로 검게 보이는 물결을 들였다 보냈다 하기를 반복하며 하얀 무늬를 그리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나의 머리카락을 스치며 머리카락이 바다를 향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 해안을 가만히 걷고 있다가, 나는 마침내 아니스가 조용히 앉아있는 곳에 이르렀고, 그 이후,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도로시아가 아니스를 향해 뛰어갔다. 그 무렵, 도로시아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다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니스.
  "오랜만이야, 도로시." 그 이후, 아니스는 말 없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하다가 겨우 그의 이름을 부르며 간만에 만난 것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아니스는 도로시아에게 미소를 지으며 "어울리는 옷을 입었네." 라고 말한 다음에 밝게 목소리를 내어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그는 세니티아에서의 삶은 어떠한지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도로시아는 밝게 목소리를 내어 잘 지내고 있으니 그것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근처에 자리잡은 검은 덩어리처럼 보이는 바위에 숨어 있으면서 이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아니스는 나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래서 그런 그들의 대화를 큰 부담없이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도로시아가 파라일라로 돌아갈 것임을 알리자, 아니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곧 담담해진 모습을 보이며 물었다.
  "꽃의 나라를 되살리기 위한 일인 것이지?"
  "응." 이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는 도로시아. 그리고서 위험하기는 하겠지만 나라를 잃고 떠돌다가 험난한 환경 속에서 고통받는 요정들을 위한 것임을 밝히고서 자신이 희생되는 것이 아니기도 하니, 그에 대해서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그에게 물었다.
  "내가 파라일라로 오면 도와줄 수 있겠지?"
  "...... 물론." 이에 그렇다고 답을 하는 아니스. 그리고 그 대신, 무사히 파라일라로 와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아니스는 그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이후, 시아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도로시아. 그가 어떻게 지낼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바르코스의 욕망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겠지, 언제나처럼."
  "그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을까."
  "후회는 하지 않고 있을 거야, 자기 자신의 희생으로 사람들이 평화로울 수 있다고 믿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평화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야."
  그리고 왕이 친정을 하겠다고 요새에 들어온 이상, 요새에는 공주들도 머무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하면서 어쩌면 그 일이 공주들을 구출해 파라일라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하면서 그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서, 그 일에 나서고 싶어, 적어도 시아란, 그 아이만큼은 구해내기 위해서라도."
  그러자 도로시아는 곧바로 환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해내게 된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희망을 가지면서 힘을 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는 동안 도로시아는 무언가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 이후, 도로시아는 자신의 옷차림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아니스는 자신도 왠지 드레스를 입고 싶어졌다는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다음에 만날 때에는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 보겠다는 말을 건네며, 밝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친 이후, 잠시 같이 온 사람과 인사를 하고 오겠음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는 도로시아. 이어서 그는 내가 숨어 있었던 바위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내가 위치한 곳을 알아차렸으리라 생각하며 나는 다시 바위에서 나온 다음에 그의 바로 앞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그 이후, 도로시아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은 잠시 해안에 머무르고 있겠음을 밝힌 다음에,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가셔도 괜찮아요."
  라는 말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고서, 그에 이어 "그러면, 나중에 만나요." 라는 인사말을 건네며 나의 곁을 떠나고, 이어서 그가 다시 아니스의 곁으로 돌아가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나자, 나 역시 더 이상 해안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동쪽 거리의 선착장으로 이전가 같은 방식으로 신발과 발의 모래를 씻어내고, 다시 신을 신은 다음에 선착장을 통해 거리로 돌아가려 하였다.

  지금까지 이어진 이야기에 대해서는 도로시아에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고려되기도 하여,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겠다고 나 자신에게 약속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일에 대해 어느 정도는 밝힐 필요가 있어서 결국 이 글에 기록을 하게 되었다, 내가 다른 행성의 사람인 도로시아 그리고 아니스라는 두 사람을 만나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할 사람도 분명 있을 테니까.
  그러면서도 나는 내가 하는 일의 결과가 행여 파라일라에 전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그 일에 대한 기록을 할 것인지에 대해 잠시 망설이기도 하였기에, 해당되는 글을 적는 일을 미루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결국 기록해야 하겠다고 결심하여 기록하는 것이지만, 행여 이 글을 읽는 세니티아의 사람이 있다면 부탁을 한다.
  부디, 두 사람의 비밀이 들어간 이 글을 파라일라의 사람들에게 전해주지는 말아줄 것을 부탁한다. 물론 이 글은 세니티아의 언어로 기록되어 있기에, 파라일라의 사람들은 모를 가능성이 크겠지만, 혹시 그 언어를 번안할 사람이 나타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오히려 그런 번안이 잘못되면 내가 기록한 바가 그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켜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그 점에 주의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부탁이다.

  도로시아, 그리고 아니스가 자리잡게 된 곳을 떠난 이후, 동쪽 해안으로 바로 돌아왔다. 어느새 사람들이 일을 마쳤는지 어둠에 잠기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거리가 된 선착장 일대에서 개에게 한 번 쫓긴 적이 있었다지만 그래도 개와 마주치지 않으면 괜찮으리라 생각하면서 돌아가는데 갑자기 이전에 보았던 개 한 마리가 나에게 다가와 짖어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또 이 개로구나!' 그러자마자 나는 독기가 강한 짐승을 보기라도 한 듯이 놀라면서 뒤로 잠시 물러서려 하였으나, 이번에는 그 개가 선착장으로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돌진해 오고 있었기에 뒤로 돌아갈 수 없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다.
  그러다가 결국 나는 그 개를 뛰어넘은 다음에 곧바로 도주를 행하기 시작하였다. 이번에도 개는 빠르게 나를 추격해 왔고, 그 기세에 나는 선착장을 벗어나 이전 때처럼 동쪽 거리의 한 구역에 이르러 오른손을 거리 우측의 벽에 올린 채, 숨을 고를 때까지 전력으로 질주해야만 했고, 그러면서 다시 숨이 차오르는 현상을 겪게 되었다.
  '다시 그 개가 추격해 올 줄은...... 내 모습을 기억하기라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숨을 진정시키면서 그렇게 혼잣말을 이어간 나. 그리고서 당분간은 그 선착장으로 갈 수 없겠다고 생각하면서 벽에 올렸던 손을 내리고 바로 서면서 휴식을 취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결국 숨이 안정되자, 나는 거리의 중앙을 거쳐 남쪽의 거리로 나아갔고, 이어서 남쪽 거리의 식당에 나아가, 식당에서 일하던 중년 여성으로부터 접시에 담겨진 국수 위에 토마토 액으로 만든 스튜를 끼얹은 형태의 음식을 얻어먹기까지 하고서야 나는 비로소 리레아, 그리고 레야라의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지금 즈음이면 리레아도, 샤리에나도, 크세비아도 집으로 돌아갔으리라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나의 소정령 레반테아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그 레반테아에서부터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 목소리는 분명 에르시아의 목소리였다.
  "유네아, 나야, 지금 뭐하며 지내고 있어?"
  "에르시아로구나, 지금은 거리를 한 동안 걷다가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고."
  이에 에르시아는 환한 목소리로 "그렇구나." 라는 화답을 한 이후에 라넬리스에 왔다는 소식은 방금 전에 샤리에나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음을 밝힌 다음에 이르면 다음날 아침에 우주 공간으로 떠난다는 이야기 역시 그를 통해 들었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그는 나에게,
  "그래서 우주 공간으로 떠나기 직전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연락을 너에게 해 본 거야, 행여 네가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거나 하면 내가 연락을 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라고 자신이 연락한 이유를 밝혔다. 그 이후, 나는 그에게 그렇게 연락을 한 일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는 언급을 하고서, 곧바로 그에게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에르시아는 비교적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이후에 이번에 엘젠 산맥의 한 곳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야영을 하게 되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연락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대해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에르시아, 이에 나는 대답으로써 지금껏 내가 겪었던 일에 대해 알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다가 개에게 쫓겼던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에 대해 한참 웃다가, "또 그런 일을 겪었구나." 라고 말하고서 어떻게 행동했기에 개에게 계속 미움을 받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이에 나는 "잘 모르겠어." 라고 화답한 다음에 전생에 개와 악연이 있었던 모양이라고 내멋대로식 추측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리고 내가 스튜가 얹혀진 국수를 얻어먹은 일에 대해서는 꽤 부러운 일이라는 언급을 하고서 아르나이와 소로에나, 그리고 엘젠에서는 얻어먹기 힘든 국수인지라, 국수의 맛에 대해 과장된 생각을 하는 이들도 제법 있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나도 기회가 되면 라넬리스로 갈게, 괜찮지?"
  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내가 가능하다면 샤리에나도 대동해서 가라고 말하고서, 샤리에나는 잠깐 들렀다가 가는 곳인 만큼, 아쉬움의 감정을 반드시 갖고 있으리라는 나의 생각을 드러내었다. 이어서 나는 샤리에나에게 7 월 중에 갈 것을 권한 다음에 수영도 같이 하고, 도시 사람의 안내도 받으면서 좋은 여행을 해 줄 것을 부탁한 다음에,
  "가급적이면 다시는 라넬리스에 들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깊이 들렀으면 좋겠어."
  라고 여행에 대한 부탁을 하였다. 그런 식으로 이후에도 나는 에르시아와 한 동안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주고받았고, 그러는 동안 여러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받으며 밤거리에 홀로 머무르며 웃음을 짓고는 하였다. 그렇게 한 동안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날 무렵이 되자, 에르시아가 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못하게 되어 연락을 마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작별 인사를 건네는 에르시아.
  "여기서 연락 끊는다고, 마지막 연락이 되지는 않을 거야, 너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잘 해내고 있어왔음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알고 있었으니까.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겠지, 그렇지, 유네아?"
  "응, 걱정 마." 그러자 나는 밝게 목소리를 내면서 화답을 한 이후에 연락이 가능해지면 어디에 있는지 한 번 정도는 연락해 보겠음을 약속하고서 통신을 끊었다. 그리고서 나는 집으로 돌아간 다음에 이미 집으로 돌아온 리레아, 그리고 레야라가 맞이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여전히 온화한 목소리를 내며 맞이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이후, 나는 이전에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던 리레아에게 시선을 향하며 그에게 언제 돌아왔는지에 대해 물었다.
  "유네아 양께서 오실 즈음에 돌아왔어요, 본래는 3 ~ 4 시 새벽에도 머무르고는 하는데, 오늘은 때가 때인지라 일찍 들어가 잠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 물음에 밝게 목소리를 내어 답을 하는 리레아. 이어서 자신과 레야라는 곧 목욕이라도 할 예정임을 밝히고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일은 나중의 일이 될 것이니 그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이후, 나는 목욕을 위한 곳으로 나아가 물에 잠시 얼굴을 씻고서 안방으로 들어가, 어둠에 잠긴 공간의 입구 건너편에 위치한 침대 근방에 남겨진 공간으로 나아가 그 곳에 누웠다. 그리고 눕자마자 바로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책상에 앉은 채, 리아레안이 도로시아와 함께 대화를 주고받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결국 돌아오셨구나, 도로시아 양도.'
  도로시아의 리아레안을 향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미소를 띠며 혼잣말을 하는 나. 그러면서 아니스라는 소녀와 함께 있는 동안 무슨 이야기가 도로시아와 아니스 사이에서 나타났는지에 대해 궁금하다고 생각하면서 혼잣말을 이었다.
  '두 분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까.'
  그러면서도 도로시아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지만, 나중에 리아레안으로부터 들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듣는 일은 나중에 하기로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는 내가 피로에 의해 잠들기 시작하면서 일어나고 싶지 않게 된 것 역시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렇게 내가 잠들기 시작한 이후에도 샤리에나, 크세비아는 아직도 수영을 즐기고 있었는지, 그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었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다만, 평화로운 곳에 있으며, 그들이 어지간해서는 살아서 일행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도 하여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나름 내리고 있었기에 괜찮으리라는 생각을 그들에 대해 하고는 있었다.
  타지에서는 본래 일찍 잠들지 못하는 것이 나의 특성이었지만 바람의 사당 인근의 마을과 요정의 나라, 그리고 라넬리스로 이어진 오랜 여행과 도보로 인해 피곤해진 탓에 그대로 한 번 눈을 감자마자 눈을 뜨지 못할 지경에 이른 채, 그대로 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래서일까, 얼마나 잠들었을지 알지도 못하는 어느 때에 눈을 떴을 때에는 이전에는 보지 못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아니 이전에 한 번 보았지만, 그 기억이 없기에 내가 떠올리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