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상대로라면 어느 정도 타격을 가한 이후에는 구체가 형체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유지하지 못해, 결국 형체가 소멸해 구체만 남아있어야 했다. 하지만 구체는 한 동안 완강히 버티는 모습을 보이며, 내가 전투의 끝을 낼 수 있는 때를 늦추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형체는 자기 자신을 회전시키면서 구체에서부터 흩뿌려지기 시작하는 작은 붉은 구체들의 무리를 통과시키기 시작하고, 그 구체들은 전방의 5 방향으로 원뿔의 형상을 이루며 나를 덮쳐오는 듯한 기세를 드러내기 시작해, 이에 나는 그 구체들이 다가오기 전에 우측 위에 이르러 그 구체들을 피해낸 이후에 곧바로 좌측 팔과 구체를 공격 목표로 다시 정해, 이들을 향해 선들을 내보내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두 팔은 곡선을 그리며 나를 둘러싸기 시작하고, 나를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나를 향해 빛 줄기들을 하나씩 내보내는 행동을 취하기 시작, 이에 나는 조심스럽게 앞뒤에서부터 다가오는 빛으로 이루어진 선들을 피해내면서 두 팔 역시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을 곡선으로 공격해 사라지도록 하려 하였다.
  어쩌면 다리와 포대보다 더욱 튼튼하다고 말할 수 있는 두 팔, 그 두 팔도 계속 이어지는 공격에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었는지 그 모습이 점차 흐릿해지고 있었으며 공격도 점차 약해지고 있어서 이전의 길다란 선을 그려낼 때보다는 피하기가 편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빛으로 이루어진 짧은 선을 여러 방향으로 계속 내보내고 있어서 공격을 피해내기는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결국 어깨와 가슴의 여러 부분이 선에 부딪쳐 그로 인한 아픔을 느끼면서 나는 나의 주변을 도는 두 팔을 선으로 공격해 하나씩 제거하게 되었고, 이어서 형체 전체가 한 쌍의 빛을 발하는 동심원으로 변하더니, 거대한 해바라기의 꽃자루처럼 생긴 노랗게 빛을 발하는 개체를 하나씩 내보내기 시작하였다.
  방해가 되기에 개체를 제거하는 순간, 개체가 사라지면서 마치 해바라기의 꽃잎들처럼 노란 빛들이 흩뿌려져 개체가 위치한 곳 주변 일대로 흩어지기 시작하였고, 그 때마다 나는 전방 일대로 흩어지는 해바라기들의 대열 사이로 나아가며 해바라기에 의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며, 시계 방향으로 빠르게 회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붉은 구체를 공격 목표로 정해, 그것을 향해 곡선을 계속 내보내려 하였다.
  그 이후, 붉은 구체는 자신의 주변 8 방향으로 하나씩 붉게 빛을 발하는 선들을 불러내, 그 선이 곡선이 되어 나를 추적하도록 하는 기세를 한 번씩 드러내었다가, 그 과정을 5 회 반복한 이후에는 해바라기의 꽃받침처럼 생긴 개체들을 불러내는 일을 반복하며 나를 위협해 나아갔다. 그리고 해바라기의 꽃받침처럼 생긴 개체를 20 여 개 불러내고, 이들이 전부 사라질 때까지 다른 공격 형태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현상을 붉은 구체가 보이고 있음을 확인한 이후, 나는 해바라기들을 공격하지 않는 채, 붉은 구체를 쫓으려 하였지만, 붉은 구체가 워낙 요란히 움직인 데다가 붉은 구체가 움직이는 동안 해바라기와 부딪쳐 그 포탄에 내가 타격을 입도록 하여, 결국 그 구상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고, 그 대신 나만 계속 빛으로 이루어진 물질에 의해 상처를 입으며 상반신의 의상이 거의 찢겨져 치마 아래로 흘러내리고, 몸 역시 곳곳에 상처가 생겨나 그 상처를 통해 바람의 기운이 흘러 나아가는 현상만 나타나게 되었다.
  결국 손해만 보는 결과를 불러온 구상. 그 구상으로 인해 상당히 심한 피해를 입고서 나는 치유의 술로 신체부터 의상 상태까지 회복하면서 때를 기다리려 하였다. 우선 치유의 바람을 불러와 그 바람이 나를 감싸도록 하고, 해바라기들이 구체와 함께 가만히 머무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해바라기들이 가만히 있는 한, 나는 안전할 것이라 믿으면서 한 곳에 가만히 서 있으려 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황은 나의 뜻대로만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어느 정도 상처가 아물고 있을 무렵, 갑자기 해바라기 형상의 모든 개체들이 일제히 폭발하더니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모든 개체들이 여러 방향으로 노란 빛들을 흩뿌리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이에 나는 빛들 사이로 겨우 빠져나가며 상처에서 회복되는 상태를 간신히 유지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구체에서는 뱀과 같은 형상으로 주황색 빛으로 이루어진 기둥이 그려져 나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하였고, 이에 나는 겨우 기둥의 왼편에 스치는 상태에 있으면서 위기를 모면하였다.
  그러다가 상처가 어느 정도 회복이 되자 나는 다시 구체를 향해 곡선을 집중시키기 시작하여, 그 집중된 곡선들이 붉은 구체의 표면을 뒤덮는 현상이 나타나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방해는 계속 들어와 그것들에 대한 대처는 끝없이 해야만 했으며, 그로 인해 곤혹스러운 상황이 다가왔지만 어떻게든 견디어 내려 하면서 공격을 이어갔다.
  그 공격이 이어지면서 구체의 모습도 계속 변화하여 마침내 불안정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하게 되었을 무렵, 나는 그것이 공격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때를 기회 삼아, 그 구체를 공격 목표로 정하고서, 그 목표를 향해 30 여 개의 별들이 곡선에 실려 한 번에 목표가 된 구체로 집중되도록 하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고, 마침내 한 점에 집중된 별들은 하나의 거대한 별이 되어 그 구체의 모습을 뒤덮었다.
  이어서 잠시 후, 별빛이 사라질 무렵, 그 구체 역시 별빛과 함께-어쩌면 별빛보다 먼저일지도 모르겠다- 그 모습을 감추었고, 한 동안 선들이 교차되는 공간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듯한 광경이 눈앞에 나타나게 되었다.
  그 때, 나에게 파렐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수고하셨어요, 상당히 위험한 일을 해내셨는데, 혹시 몸 상태는 어때요? 상처는 얼마나 남아있나요?"
  그러는 동안 나의 의상 역시 정상화되었고, 상처는 거의 없어진 상태라 거의 남지 않았다고 답을 하고서 이제 돌아가려 하는데, 돌아가는 방법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파렐리아가 답으로써,
  "공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힘의 근원까지 없어졌다면, 공간 자체도 없어지게 될 거예요, 그러한 이상, 배의 내부, 그 모습이 다시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배의 내부가 나타나면 깨어진 유리의 표면을 찾아 그 표면을 넘어 나아가시면 될 거예요."
  라는 화답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가 말한 대로, 공간의 모습이 사라지면서 하늘색을 띠며 빛을 발하는 유리 공간의 모습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이에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선교의 깨어진 표면을 찾아내려 하였다.
  그 순간, 갑자기 공간의 어딘가에서 유리가 갈라지고 깨어질 때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며, 공간의 내부에 금이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이어서 공간의 내부가 빛을 잃기 시작하더니, 선교의 꼭대기를 이루던 구조물이 유리 조각들을 흩뿌리며 선교 내부의 깊은 곳으로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어서 이 곳을 빠져나가야 해!' 그러는 동안 나는 선교 내부의 붕괴가 일어날 징후가 왔음을 바로 알아차리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서둘러 내가 들어섰던 유리의 표면을 찾아나서려 하는데, 갑자기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가 곳곳에 들려오며, 선교의 내벽 곳곳이 깨어져 유리창이 깨어진 모습을 보이는 구멍이 나면서, 그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나는 방금 전에 생겨난 구멍들을 둘러보면서 어디로 나가야 좋을 지에 대해 생각하다가 처음 유리가 깨어진 현상을 발견했을 때, 나의 등 뒤에 있던 벽에 난 커다란 구멍을 발견, 최대 너비가 내 키보다 훨씬 큰 그 구멍을 통해 선교의 내부 공간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그렇게 선교 내부에서 나가는 동안 나는 유리 조각에 부딪치는 일 없이 바로 나갈 수 있었다, 그 너비가 길어 몸을 눕힌 채, 비행을 행하면 그 무엇에도 닿지 않고 나갈 수 있었기 때문.

AR 504 년 6 월 16 일 루나렐 력 5 월 13 일 11 시 45 분 - 오르네아스 바다 상공
  공간에서 벗어난 이후, 선교를 향해 다시 돌아설 무렵, 유리가 깨어지고 갈라지면서 나는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찢기 시작하였다. 이에 다소 놀란 감정을 품은 채로 배를 향해 돌아서기 시작할 무렵, 그런 나의 두 눈앞으로 빛을 잃은 배의 형상을 이루는 유리 조각이 갈라지면서 그로 인해 생겨난 균열이 배의 형상 곳곳에 자리잡아 언제라도 배가 갈라져 부서질 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유네아 님께서 밖으로 나오실 무렵, 배가 빛을 잃기 시작했어요."
  그 무렵, 나의 우측 근처에 이르면서 나의 눈앞에 나타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는 리아레안. 이어서 그는 크게 놀라지 않는 듯이 감정의 변화를 크게 드러내려 하지 않으면서 나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배의 선교 부분부터 갈라지고, 이어서 그 선교를 중심으로 나뭇가지가 뻗어 가는 형상으로 배가 갈라지기 시작했지요. 주변을 돌던 비행체들 역시 빛을 잃고 추락해 바다에 빠져 사라진 일은 그 무렵에 일어났고, 이어서 주변 일대에 머무르며 이 배를 호위하던 배들 역시 빛을 잃고 둘로 갈라지거나 깨어지면서 그 형상이 마치 물에 들어간 얼음이 녹아서 그 형체가 사라지는 듯이 물과 동화되어 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 갔지요."
  이어서 그는 이들은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물 속으로 직접 들어간 리레아가 관측을 통해, 그 형상이 해수면 아래로 들어간 모습은 보이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음을 밝히면서 이들은 마치 물에 동화되어 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사라지고 있다고 눈앞에 보이는 현상에 대한 설명을 이었다. 그 때, 나의 오른쪽 어깨 근처에 머무르며 크세비아가 상황에 대해 리아레안에게 한 가지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선교 내부의 장치가 사라지면서 그로 인해 형상 유지의 힘을 잃은 형체들이 다시 환영으로 돌아갔다가 사라지면서 마치 물에 동화되어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닐까요, 저는 그 현상을 지켜보고 있으면서 그 현상에 대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물론, 나는 그 현상이 어떠한 현상인지 알고 있었다. 이전에 '수호자의 검' 이 사라지니 병기들의 기동이 정지되고 폭파되는 것과 비슷한 현상, 하나의 모체가 사라지면 그 모체에 의해 탄생한 모든 군집이 일시에 소멸하는 현상이었다. 그렇게 그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서 크세비아는 나에게 배의 내부는 어떠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내가 답으로써 배의 내부 공간의 모습에 대해 여러 평행선들이 교차하는 검은 공간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 안에서 중핵 내부에 자리잡은 힘의 근원을 발견한 거예요?"
  "응." 이어서 크세비아가 건네는 물음에 바로 답을 하는 나. 이어서 나는 그에게 빛을 발하는 선으로 짜맞추어진 듯해 보였음을 밝힌 다음에 바다 위에 떠오른 형체들이 생성될 때와 비슷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음을 밝혔다.
  그러는 동안 거대한 배의 형상은 선교의 곳곳이 깨어져 조각이 나고, 그와 더불어 배의 형상이 계속 갈라진 끝에 격렬히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와 함께 선미 부분이 분리되고, 이어서 선수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마침내 선교 부분을 제외한 두 부분이 바다로 가라앉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이후에 남은 선교 부분은 형체가 깨어져 조각이 나는 모습을 계속 보인 끝에 중심이 다시 하얗게 빛을 발하더니, 그 빛이 주변 일대로 발산하면서 선교의 형상이 깨어져 흩어지기 시작, 결국 선교가 깨어져 흩어진 조각들은 해수면 위로 떠오른 채, 바닷물과 동화되어 가면서 사라졌다.
  이어서 바닷물 위로 선교, 선미가 남긴 전투 비행기, 포신의 흔적이 몇 드러나고 있었지만, 이들 역시 바닷물에 녹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사라져 가고 있었으며,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날 무렵, 물에 완전히 녹아내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채 사멸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선교가 깨어지면서 생성된 파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리레아가 나를 향해 레야라와 함께 다가오고 있는 모습을 보일 무렵, 하늘 위로 시선을 향하는데, 갑자기 하늘 위에서부터 대량의 붉게 빛을 발하는 미사일들이 낙하하는 모습을 보이는 광경이 하늘을 바라보던 두 눈앞으로 나타나는 광경을 보면서 이들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나서야 해!'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서 바로 미사일 무리를 향해 다가가려 하면서 공중의 높은 곳으로 사선을 그리며 날아간 이후, 그에 이어 레반테아가 나의 바로 앞으로 나서도록 한 다음에 곧바로 미사일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을 향해 빛으로 이루어진 곡선에 실린 별들이 날아가 앞서 나아가는 미사일들을 격추해 이들이 화염이 되어 하늘 일대를 물들이도록 하면서 이들의 일행을 향한 공세를 차단하려 하였다.
  상당히 고도를 높인 채, 날아오르는 나의 공세에 미사일들 중 일부가 나를 향해 날아왔고, 나머지는 그대로 지면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지면에 도달하는 미사일들을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이 빛을 발하는 불꽃으로 변해 가도록 하며, 이들을 제거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미사일들의 공격 궤적이 변해 직접 타격을 가하는 내가 이들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자, 나는 잘 됐다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다른 곳으로 움직여 나아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엎드려서 그 불꽃을 피해내는 행동을 취하기 시작, 그 이후, 내가 그 공세에 대처하기 시작하자, 일부는 나의 주변 일대로 나아갔다가 레반테아에 의해 저지를 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미사일들을 막아내면서 나는 이들이 하늘의 높은 곳에서부터 나를 비롯한 일행을 위협하기 위해 병기들이 내보낸 것이리라는 판단을 내리고서 미사일들이 날아가기 시작한 곳을 추적해 그 곳이 어디인지를 알아내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높은 곳, 바로 근방의 하늘에 하나의 거대한 배의 형상이 금색 빛을 발하는 채, 공중에 머무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무렵, 샤리에나의 목소리가 레반테아를 통해 들려오기 시작, 해상의 무리가 사라진 것을 계기로 공중의 병기들이 일제히 활동에 들어가기 시작했음을 알렸고, 이어서 예즈라가 소정령을 통해 이제 상공으로 오르도록 하자는 말을 하고서 가만히 있으면 공중에서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인 만큼, 바로 하늘 위로 올라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 있었다.
  그 때, 파랗게 빛을 발하며 물로 이루어진 선으로서 곡선을 그리는 선들의 무리가 좌측의 미사일들을 향해 날아 오르기 시작, 이어서 그 선들과 미사일이 부딪치면서 붉은 화염으로 변해 하늘의 일대를 물들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이에 내가 놀라며 그 방향으로 돌아서는 순간, 나는 리레아 그리고 레야라가 나의 좌측 근처에 이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어서 나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레야라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창의 끝을 내린 채, 나를 향해 돌아서고서 "여기 계셨군요."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그는 나에게 미사일 폭격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공동으로 막아내기 위해 왔음을 밝혔다. 그 이후, 리레아가 자신의 청록색 빛을 발하는 소정령 '유프라스(Jupras)' 를 통해 계속 혜성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빛을 발하는 물의 무리들을 불러내 미사일들을 격추시키는 동안 레야라가 소정령 '세칸다(Secanda)' 의 기운을 받기라도 했는지, 파랗게 빛을 발하는 창으로 미사일들을 베어내 사라지도록 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앞으로 한 번 더 미사일에 의한 폭격이 시작될 거예요, 그 근원은 공중에 머무르고 있는 배들이겠지요. 따라서, 미사일 폭격이 시작되기 전에 그 배를 향해 다가갈 필요가 있어요."
  그 이후, 그런 그들의 뒤를 이어 크세비아가 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간 다음에 바로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을 하고서 레야라가 말한 대로, 미사일 추가 발사의 조짐이 있는 만큼, 서둘러 그 근원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이어서 건네었다.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좋아, 서두를게." 라는 화답을 하고서 크세비아에게 다른 이들은 벌써 출발했느냐고 물었으나, 크세비아는 아직 그러할 때는 아니라고 말을 하고서 내가 앞장서서 길을 열어줄 것을 당부하였다. 이에 나는 알았다고 답을 한 다음에 곧바로 출발할 것이니 다른 이들에게도 조속히 출발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이후, 나는 어차피 '문' 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상공의 높은 곳에 이르러야 하는 만큼, 바로 위로 올라가도록 하자고 혼잣말을 하고서, 리레아, 레야라에게 내가 앞장설 테니, 그 뒤를 따라 나서줄 것을 부탁한다는 말을 건네고서 곧바로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리고서 나는 선명한 푸른 빛깔을 띠는 하늘로 시선을 향하고서, 그 하늘로 시선을 둔 채, 하늘을 향해 높이 오르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다시 하늘의 높은 곳으로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밝게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을 이었지만, 전투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보니 그 여행이 그리 즐겁지는 않았다.

AR 504 년 6 월 16 일 루나렐 력 5 월 13 일 12 시 8 분 - 오르네아스 상공
  점차 해수면이 나에게서 멀어지는 만큼, 하얀 구름으로 이루어진 무늬가 선명한 푸른 빛을 띠는 바탕 위에 그려진 모습을 보이는 하늘 역시 나의 눈앞으로 선명히 드러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하늘 위로 날아오는 미사일들을 하나씩 격추해 제거하고 있는 동안에 보고 있었던 만큼, 그 모습을 자세히 보는 일은 전혀 하지 못한 채, 나는 노랗게 빛을 발하는 무리들 사이에 이르게 되었다.
  구름들 사이에 머무르고 있는 머리가 송곳 모양을 이루는 한 쌍의 배들. 내가 그 배들 사이에 내가 이를 무렵, 나의 좌측 곁에 머무르고 있던 리레아가 배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이 배들, 확실히 과거의 기록에 남아있던 세미라미스의 배들과 거의 비슷하게 생겼어요."
  그리고서 세미라미스의 세력이 다시 부활할 리는 없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자신의 소정령 세칸다를 통해 누군가와 연락을 취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파렐리아의 목소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묻자, 자신을 밝히는 레야라, 그리고서 자신이 묻고자 하는 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혹시 클라렌트 양의 '세인트 그레고리아(Saint Gregoria)' 라 알려진 남극 지역 탐사에 대해 알고 있어?"
  "알고 있긴 해. 그런데 왜 클라렌트 양의 그 행적에 대해 물음을 건넨 거니?"
  "거기서 클라렌트 양께서 카스야(Casja) 와 함께 행하신 세인트 그레고리아 답사 도중에 발견하신 초고대 문물의 흔적을 잘못 건드려서 그것이 폭주한 관계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이후, 레야라가 파렐리아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파렐리아는 그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세인트 그레고리아 유적의 모든 사물들은 완전히 파괴되어 있어서 작동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기록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 다음에 세미라미스나 세인트 그레고리아의 유적이 환영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0 에 가깝다는 발언을 드러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환영의 무리가 세미라미스 등에서 발견된 초고대 병기들의 모습을 하고 있음에 대해서는 신경이 쓰인다는 말을 하고서, 바르코스 군이 퇴각한 이후,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일 역시 그러하다는 말을 한 다음에 루시아로부터 아래와 같은 가능성이 나왔음을 알렸다.
  "어쩌면 바르코스 군이 남겨둔 존재가 불러온 환수들이 세미라미스 군단에 나타났던 병기들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거야."
  "뭐어!?" 이에 심하게 놀라기라도 했는지 격해진 목소리를 내어 외치는 레야라. 그리고 그 발언에 대해, 세니티아에 있던 세미라미스 군단과 야스모르 성계의 바르코스 왕국이 서로 관련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이번에는 루시아가 파렐리아를 대신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할 가능성이 있음을 전해주고 싶었을 따름이야."
  그렇게 한 마디 말을 건네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하는 루시아. 그 이후, 그는 야스모르 성계가 세니티아 성계의 기원전부터 고대 문명을 가지고 있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다음에 세미라미스 군단이 야스모르에 무언가를 전하였고, 그것이 바르코스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그에 대해 물음을 건네는 레야라.
  "그 생각이 옳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니?"
  "솔리아테(Soliate) 의 문명은 은하계의 현존하는 인류 문명 중에서는 가장 앞서는 문명이었기 때문이야, 그 문명이 존재할 무렵, 그 수준까지 발달된 문명은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아. 야스모르의 위치가 이 은하계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솔리아테와 대등한 수준의 문명을 갖추었을 리는 없겠지."
  그 물음에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루시아는 일단은 세미라미스 군단의 특성을 가지는 병기들과 그 병기들을 불러내는 근원의 모습을 조금 더 지켜볼 생각이며, 아직까지 확정된 발언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자신의 말을 드러내놓고 믿지는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때, 그런 그의 목소리에 대해 물음을 건네는 레야라.
  "그렇다면, 혹시 공중에 머무르는 병기들을 불러내는 근원은 발견했어?"
  "근원으로 추정되는 물체는 이미 오래 전에 발견했어, 지금껏 해상에서 격전이 이루어지고 있었던지라 레야라 등에게 말하지 못하고 있었을 따름이야."
  그 물음에 차분하게 목소리를 내어 답을 하는 루시아. 그러는 동안 나는 두 척의 배 사이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배의 선수 부분에서부터 발사되는 노랗게 빛을 발하는 칼날들의 대열이 나아가는 곳을 피하고, 이어서 배의 몸체 가운데에 자리잡은 포대에서부터 발사되는 빛들 사이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두 척의 배에 자리잡은 모든 포대들을 동시에 공격 목표로 정하고, 이들을 향해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리레아가 좌측에 보이는 배에 접근, 물로 이루어진 구체들이 빛에 감싸인 채 배의 중앙 부분에 자리잡은 포신들을 향해 날아가도록 하여, 그 충격을 통해 포신들을 깨뜨리고 있었으며, 레야라는 공중에서부터 날아오는 거대 인간형 갑주들이 하늘색을 띠는 빛을 발하는 채, 두 손으로 포신을 잡고 그 포신으로 공격을 가하려 하자, 이들의 포탄을 계속 피해내며 각 병기의 포신을 향해 다가가, 포신부터 자신의 칼날로 깨뜨리고 있었다. 그렇게 포신이 깨어진 병기는 포신을 버리고, 가슴에서부터 포신을 생성해 빛으로 이루어진 기둥을 방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곧 머리가 잘리고, 가슴의 포신이 칼날에 찔려 깨어지면서 결국 제압되었다.
  리레아와의 협공이 이루어진 결과로서, 좌측의 배부터 포신들의 대다수가 무력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에는 배의 등 부분이 열리면서 작은 십자가처럼 생긴 노랗게 빛을 발하는 개체들이 나타나기 시작, 이에 공중에서 적을 퇴치하는 역할을 맡았던 리레아가 다급히 나와 마주볼 수 있는 곳으로 다가가 십자형 소형 개체들을 하나씩 폭파시켜, 노랗게 빛을 발하는 구체의 모습으로 변화시키며 이들이 나를 향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시작하였다.
  십자가처럼 생긴 이들, 그 개체들은 나의 근처로 다가오자마자 노랗게 빛을 발하는 구의 형상을 이루며 폭음을 일으켰고, 그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폭탄의 일종임을 알아차린 나는 뒤로 멀찌감치 물러나 이들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 다음에 이들의 빛이 사라질 무렵에 빛의 무리를 지나 다시 노랗게 빛을 발하는 배의 근처에 이르렀다-그러면서 폭발의 흔적을 지나치는 동안 강한 뜨거움이 느껴지고 있었다, 폭발의 기운은 사라졌지만 열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었던 것이었다.-.
  개체들이 남긴 열기들의 흔적을 지나치고서 이번에는 배의 등 부분에 타격을 가하기 시작, 머리 부분부터 하나씩 깨뜨리면서 그 배가 더 이상 십자형 개체들을 내보내지 않도록 하려 하였으나, 잠시 후, 다시 한 번 십자형 개체들이 다가오고, 배의 선미 근처에 가 있던 레야라가 이들을 자신의 창에 달린 날로 베어내며 이들의 행동을 저지하려 하였으나, 이들 중 일부는 결국 레야라의 공세를 벗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이들의 폭발하는 기세에 잠시 당황해 주춤했지만,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공세에 들어가 이들이 폭파되기 전에 깨어질 수 있도록 계속 공세를 가해, 결국 이들의 제거에 성공하였고, 이어서 다시 배를 향한 공세에 들어가 등에 남은 사출 장치를 전부 깨뜨려 이들이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 이후, 레야라가 배의 등에 오르는 순간, 그 배를 깨뜨리기라도 하고 싶은지, 이전까지는 배를 향한 공세를 펼치지 않고 있던 건너편의 배가 거의 모든 무력 장치들이 무력화된 배를 향해 빛 줄기들을 보내기 시작, 그 충격으로 인해 배의 표면이 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레야라가 자신이 올라탄 배에 공세를 펼치는 배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이 배는 버리기로 결심한 것인가, 본래 유리 개체라서 그런지, 포기가 상당히 빠르군."
  이라고 차가운 느낌을 주는 작은 목소리를 내어 말한 다음에 곧바로 배의 중심 부분을 칼로 찍으며 파내기 시작하였다. 분명 중심에 자리잡은 형체를 유지하기 위한 근원-대개 구체의 모습을 보이는-을 찾아내기 위한 일이었지만 잘 되지 않았는지, 계속 칼날로 배의 표면을 내리치는 일만 거듭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리레아에게 건너편의 배를 맡아줄 것을 부탁하고서 레야라의 곁으로 접근하려 하는데, 갑자기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와 함께 레야라가 내리친 칼날이 배에 자그마하게 나마 구멍을 내었다. 그 이후, 레야라는 창을 깊숙이 구멍 안으로 꽂아 넣으면서 그 칼날이 중심을 찌르도록 하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걱정했는지 안심해도 되겠다고 판단을 내리고서 리레아와 함께 건너편 배를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를 계속 따라다니고 있던 크세비아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지금까지 들린 이야기에 따르면, 이 곳의 세력이 바르코스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인데, 그 말, 믿어도 되나요?"
  "아직까지는 신뢰할 수 없대." 그 목소리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선수와 선미의 포신들에서부터 발사되는 빛들을 피해가며 선수의 포신들부터 우선 제거하려 하면서 크세비아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지금부터는 다시 격전에 들어가야 하니까, 상황 대비 태세를 취할 수 있도록!"
  "예!" 이에 크세비아는 그렇게 외치고서 곧바로 나의 오른쪽 치마 주머니 안으로 들어가면서 앞으로 다가올 위험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선수의 포신들을 하나둘씩 깨뜨리면서 제거하고, 허리와 선미 부분의 포대들을 향해 물로 이루어진 대량의 구체들과 곡선을 그리는 혜성의 모습을 보이는 물의 기운들을 내보내던 리레아가 포대들의 제거를 행하는 일을 마칠 무렵, 배의 등 부분이 열리기 시작하자, 리레아가 장치에서부터 나오는 십자가형 물체들을 격추시키기 시작하고, 내가 장치의 근원에 곡선에 실리는 혜성들이 부딪치도록 함으로써 대응해 나아갔다.
  그리하여 결국 등 부분의 장치 역시 전부 폭파되어 노란 연기를 뿜어내며 무력화 된 이후, 리레아가 자신이 등 부분의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을 배의 중심부를 공격해 파괴시키겠음을 알리고서 곧바로 길다란 창의 날처럼 생겼으며 파랗게 빛을 발하는 물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작살들을 자신의 소정령 유프라스를 통해 내보내기 시작, 그 작살들이 고속으로 낙하하면서 등 부분의 중심을 집중적으로 때려 그로 인해 배의 표면이 충격을 받도록 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