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일행 전체가 배 위에 오르고, 여행에 나선 3 명의 아이들을 포함한 일행 중 크네흐트 자매를 제외한 대다수가 선교 안으로 들어갔을 무렵, 나는 갑판 위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선수 너머로 보이는 문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의 오른쪽 어깨 위에 앉아있던 크세비아가 하늘로 시선을 향한 채, 나에게 물었다.
  "크세비아도 공주 분과 아니스, 그리고 도로시아 양께서 함께 하시길 원해?"
  이에 크세비아는 함께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아니스에 대해서는 도로시아에게 이야기를 들었음을 밝히고서, 둘째 공주가 공주이기에 자신과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일에 대해 슬퍼하고 있었음을 밝힌 다음에,
  "저도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무척 슬펐어요, 아니스 님의 입장이 되어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라고 그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 때, 신발이 나무와 부딪치는 소리를 내면서 나의 왼편 곁으로 루시아가 이르더니 나에게 문에 대해 하나의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문의 모습을 처음 보면서 긴장이 되어요?"
  "그렇지는 않아요." 그러는 동안 나는 문에 대해 선뜻 긴장하지 않고 있었기에 그렇게 화답을 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이에 루시아는 그렇다면 바로 문 안으로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이에 내가 그런 루시아의 모습을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리면서 그에게 물었다.
  "혹시 배 안의 공간이 모자라거나 하지 않아요?"
  이에 루시아는 잠시 수를 세는 모습을 보이더니 배 안에 16 명이 있는데 급히 마련해 온 배의 정원이 10 명 정도라서 적어도 5 명은 밖에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에 이어,
  "지금 배의 내부 공간 중에는 여러 사람이 머무르게 된 곳이 많을 거예요. 10 명 정원에 맞게 방의 수가 정해져 있어서 그렇지요."
  라는 말을 하여 배 내부의 공간이 모자람을 알리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눈을 크게 뜨며 놀라는 표정을 짓고서 크세비아가 그에게 물었다.
  "정말, 배의 정원이 10 명밖에 안 되는 거예요!?"
  이에 루시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후에 "그렇지요." 라고 화답을 하고서, 그에 이어 그는 공간 이동 중에는 어떻게든 배 안에 모두가 함께 있도록 하겠지만 공간 이동이 필요 없는 곳에서는 그들 중 일부는 밖으로 나가야 할 필요는 있다는 언급을 하고서 일단 자신이 소정령을 통해 파렐리아로 하여금 밖으로 나갈 수 있는 5 명을 더 선정해 배의 바깥으로 보내도록 하겠음을 알렸다.
  그리고 잠시 후, 배의 바깥으로 루마와 예즈라, 그리고 리레아와 레야라가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곧 이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또 한 명의 사람이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는 다름 아닌 루시아가 배를 가지고 오게 된 명분 중 하나였던 도로시아였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도로시아가 그 5 명과 함께 배에서 나오게 된 것이었다.
  "어라? 도로시아 양께서도 나오시는 거예요!?"
  그러자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는 루마. 그 때, 루시아가 그 모습을 보더니 조용히 한 숨을 내쉬면서 내부 통신을 통해 파렐리아가 관련된 이야기를 해 주었음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배 안에 머무르고 있다 보면,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는 것이 그 사유.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는 그 결정에 대해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워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예감이 들어 나오게 되었다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였고, 그러면서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하였다.
  "원하시는 바가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함이 도리이겠지요."
  그리고 선교의 왼편에 보이는 통나무에 앉아 지팡이를 세우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루시아에게 나 역시 배를 나서도록 할 것임을 알리고서, 내가 나서지 않으면 도로시아가 이후, 나를 다시 만났을 때, 나에 대한 깊은 아쉬움의 감정을 갖게 될 것 같아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에 루시아는 도로시아가 떠나게 되었음에 대해 불안과 걱정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나를 비롯한 떠나게 된 이들의 모습을 한 번씩 둘러보면서 마음이 놓였는지,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좋다고 답을 해 주었다.
  그렇게 내가 떠나는 것까지 허락을 해 준 이후, 그는 아직까지는 배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말한 다음에 배와 따로 행동하다가, 배보다 먼저 혹은 늦게 공간을 나설 경우, 전혀 다른 세상에 배의 안팎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가는 행로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히는데, 그러는 그 때, 그런 루시아의 왼편 곁에 이르면서 루마가 한 가지 물음을 건네려 하고 있었다.
  "그래도 목적지는 같지 않나요? 루시아 양께서 만드신 문은 하나의 목적지를 위한 것인데."
  이에 루시아는 "그렇긴 하지요." 라는 답을 하고, 그 답을 듣자마자 루마는 곧바로 그런 그에게 곧바로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하기에 어떻게 길을 진행하더라도 결국 하나의 목적지로 이어질 텐데, 그렇다면 제가 배 안에 남으신 분들과 다른 길을 나아가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에 루시아는 무언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괜찮지요." 라고 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루마는 곧바로 자신을 비롯한 일행은 다른 길을 선택해서 나아가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루시아는 걱정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에게 물었다.
  "괜찮으시겠어요? 물론, 어디를 가더라도 목적지가 같다지만, 다른 일행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데."
  이에 루마는 괜찮다고 답을 하고서, 무사히 일행과 합류할 것임을 약속까지 하였다. 그 약속에 대한 발언까지 듣고서야 루시아는 그를 믿어 보겠다는 생각을 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알았어요." 라는 화답을 한 이후에,
  "특별한 상황 변화가 생기면 저에게 연락해 줘요."
  라는 부탁의 말을 건네고서, 직접 오지는 못하겠지만, 관련된 조언 정도는 이리샤, 리라의 도움을 받아가면서까지 해 주겠다고 자신이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리려 하였다. 그 이후, 루시아는 자신은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관련된 소식을 알리겠음을 밝히고서 선교 안으로 들어갔고, 그 이후에는 배의 바깥에 있기로 한 나를 비롯한 6 명의 일행만 남게 되었다.
  "아이들이 루마가 떠나는 일에 대해 뭐라 말하지 않아요?"
  그 이후, 나는 루마가 남은 일행과 헤어지게 된 일에 대해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고, 이에 루마는 오른손을 허리 위에 올린 채, 밝게 목소리를 내어 언제라도 무사할 테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리아레안 그리고 세 명의 어린 소녀들에게 알린 이후에,
  "세 아이들도 제가 어디서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도 제가 나쁜 일을 겪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가지는 모습을 보였어요."
  라고 말했음을 밝히고서, 밝은 목소리를 유지하며,
  "이래 뵈도 기사단의 일원이잖아요, 제가." 라고 자신에 대한 약간의 자랑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왼쪽 상의의 주머니에 왼손을 집어넣더니 그 주머니에서부터 자신이 들었던 보라색을 띠는 검의 자루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말하였다.
  "검은 잘 갖고 있어요, 이 검이 있다면 적어도 가까이 다가온 이를 어떻게든 상대할 수는 있겠지요."
  그리고 검의 끝 부분이 자신의 왼편에 위치하도록 한 채,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이 자신의 왼편을 향하도록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루마. 그리고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에 나는 그저 환하게 미소를 짓는 것으로써 답례를 할 뿐, 그에게 달리 말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이후, 파렐리아의 여행을 개시한다는 알림과 함께 배가 움직이기 시작, 그 배가 문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하였고, 그와 함께 루마가 리레아에게 "그러면 떠나도록 해요!" 라는 말을 건네고서 자기 자신은 리레아, 레야라와 함께 배의 좌측 근처로 나아가고, 이어서 내가 일린, 라이마와 함께 배의 우측 근처로 나아가면서 배보다 먼저 문의 안쪽으로 진입해 나아갔다.

  그리고 더욱 시간이 지나 내가 또 다른 공간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문의 근방에 이르렀을 무렵, 크세비아가 나의 왼쪽 어깨 바로 앞에 위치하며 문 너머로 보이는 감빛을 띠는 공간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한 채,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 문으로 들어오는 시기에 따라 다른 세계로 이어질 수도 있는 거예요?"
  "이러한 형태의 문은 목적지를 향한 경로가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을 경우, 들어온 시간의 간격에 따라 들어온 이를 다른 곳으로 보낸다고 해요."
  그 물음에 나를 대신해 나의 뒤를 따르던 라이마가 답을 하였고, 루시아는 목적지를 제대로 정했지만, 경로까지 제대로 정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루시아가 만들어 낸 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크세비아가 그런 라이마에게 문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그렇다면 루시아 님의 문을 만드는 능력은 불완전하다고 말할 수도 있는 거예요?"
  "문을 만드는 능력 자체가 불완전하셨던 것은 아니에요."
  이에 라이마는 그렇게 답을 하고, 곧바로 그것에 대해서는 이전에 파렐리아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음을 알린 다음에,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알리려 하였다.
  "클라렌트 경께서 만들어 내신 경로 이외의 좌표에서 이전에 그 분께서 만들어 내신 경로보다 더욱 짧게 이어지는 경로를 만들어 내려 하시다가, 공간 이동 경로를 만들기 위해 있어야 하는 공간 간 통신의 방해 요인에 부딪쳐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리고 요피아가 만들어 낸 경로는 통신 방해 요소가 적은 안전한 구역을 통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알지 못했던 루시아의 경로를 만들어 내려 한 시도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그의 시도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내가 문을 지나치려 하는 동안 그런 나를 따르면서 말을 이어갔다.
  "자칫하면 공간 이동을 위한 경로를 만드는 일 자체가 실패할 가능성이 컸는데도 불구하고, 루시아 언니께서는 몇 개의 가능성이 있는 경로들을 잡아 그 경로들 중의 하나를 통해 일행이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실 수 있으셨지요. 그래서, 제가 루시아 언니의 공간 이동을 위한 문을 만드는 능력 자체가 불완전한 것은 아니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거예요, 물론, 이동 경로를 만들기 위한 선택 자체에는 문제가 있었겠지만."
  그 때, 라이마를 따라오던 일린이 그보다 약간 밝은 목소리를 내어,
  "그래도 일단,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행스러운 일 아니겠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라는 말을 건네었고, 이에 크세비아는 밝게 목소리를 내어, "확실히 그래요." 라는 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배를 떠나게 된 도로시아와 나를 포함한 6 명의 일행은 루시아가 이끄는 배보다 먼저 문을 지나쳐 감빛을 띠는 공간의 내부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렇게 공간의 내부로 들어선 이후, 나와 리레아, 레야라 그리고 도로시아의 4 인이  좌측에 위치하고, 루마가 예즈라와 함께 우측에 이르면서, 일행은 4 인과 2 인으로 구성된 두 대열을 이루며 공간을 가로지르게 되었다.

- 전이 공간 내부 -
  루마와 함께 앞장서서 공간을 가로지르는 동안, 나의 눈앞으로는 먼 앞을 향해 나아가는 형형색색을 띠는 선들의 모임이 나를 따라, 그리고 나를 지나쳐 나아가는 광경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밤하늘 위에 머무르는 별들의 움직임을 연속으로 그려낸 모습과 같아서 마치 별빛과 함께 내가 공간을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하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갖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나의 좌측 근처에서 비행을 이어가던 리레아 그리고 레야라가 가지는 면모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고, 그러면서 그들의 모습을 가끔씩 지켜보면서 그들이 공간을 지나가는 모습을 가만히 보려 하는데, 그런 나의 좌측 곁으로 레야라가 다가오면서 나에게 말을 걸려 하였다. 그 역시 나에 대해 몇 가지 알고 싶은 바가 있었는지 곧바로 나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유네아 양께서는 어디에서 오셨어요?"
  이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대륙, 그 서쪽에서 왔다고 우선 간단히 답을 하였다. 그러자 리레아는 다음 물음으로써 바람의 정령들은 대륙의 서쪽뿐만이 아니라 중앙의 엘젠 산맥에까지 널리 분포하고 있다고 알고 있음을 밝힌 다음에 거주지를 자세히 알았으면 한다는 말을 건네었다.
  "소로에나 인근의 아세라이아라는 곳이에요."
  사실상 거주지를 상세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는 그 말에 나는 내가 거주하는 곳의 이름을 바로 밝혔다. 그 때, 리레아가 그런 레야라의 바로 뒤에 위치하면서 물었다.
  "너는, 꼭 그렇게 거주지까지 상세히 알아야 하니? 잠깐 만났다가 헤어지게 될 분께 완전히 실례잖아!"
  아무리 봐도, 레야라의 모습에 대해 답답해서 참아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듯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면서 잘못되었다고 바로 비난을 가하고 있었다. 이에 레야라는 환하게 미소를 짓는 채, 오른손을 머리 뒤에 올리는 모습을 보일 뿐, 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 때, 도로시아가 그런 레야라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나, 그리고 나와 함께 비행을 이어가던 크세비아에게 그에 대해 물음을 건네었다.
  "유네아 님께서 사는 곳에 대해 알고 싶어서 그러하신 듯 싶은데."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 물음에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는 언급을 하고서 리레아에게 레야라를 너무 책망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 이후, 나는 레야라를 나의 좌측 곁에 이르도록 하면서 물었다.
  "혹시 아세라이아라는 곳에 대해 알고 싶으세요?"
  "굳이 그렇다기 보다는, 바람의 정령들이 사는 모습이 그저 궁금해서......."
  그러자 이전에 리레아로부터 책망을 들은 일이 신경이 쓰이기라도 했는지, 레야라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도로시아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 그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리레아 님의 책망에 신경을 쓰시고 계신 거예요?"
  "...... 예." 그러자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겨우 한 마디 말로써 대답을 하였고, 이에 도로시아는 그런 그에게 온화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이면서 말하였다.
  "저희들은 괜찮으니까, 편안히 마음을 가지며 말해 주세요."
  "정말 그래도 되려나요." 이에 레야라는 다시 밝게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말하였다. 그러는 동안 도로시아는 그런 레야라의 오른손을 자신의 왼손으로 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 그것을 통해 그를 안심시키려 하는 듯해 보였다. 그 이후, 레야라는 기분이 나아졌는지, 곧 밝아진 표정을 짓는 채로, 나에게 바람의 정령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물음을 건네기 시작하였다.
  "바람의 정령들은 평소에는 어떻게 살아요? 일단은 그것에 대해 알고 싶은데."
  이에 나는 이들의 일상 역시 다른 세상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말하고서 아침에 일어난 이후에는 산에서 일하다가, 저녁이 되면 돌아오고, 쉬다가 잠드는 삶이 반복되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바람의 정령이다보니 그들 고유의 풍습이 어느 정도 있기는 하다는 언급을 하였다.
  "예를 들면 무엇이 있으려나요."
  이에 레야라가 바람의 정령이 가지는 고유의 풍습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그 답으로써 산에서 밀과 보리를 제배하고, 추운 날씨 속에서 살아가는 단풍나무의 수액을 채집하기도 하며, 산에서 살아가는 짐승을 통해 고기를 얻기도 한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주로 빵이 주식인 삶을 살고 있어요, 때로는 환경 상, 약간의 빵과 떡을 식사 때마다 먹을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되기도 하지요."
  라고 주식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간혹 벌집에서 꿀을 얻기도 하지만, 벌의 특성 상, 쉽지는 않으며 다르시스에 거주하는 땅의 정령들로부터 도움을 얻기도 한다고 설명하고서, 그것보다는 단풍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단풍 액' 이라는 물질을 단맛을 위해 더 많이 활용한다는 말을 이어서 하였다.
  "단풍 액이라면 들어본 적이 있어요. 꿀과 비슷하지만, 특유의 향미가 있는 액체라고. 제가 사는 곳에서는 베타(Beta) 액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어요."
  그리고 자신들은 굳이 단맛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베타 액을 잘 만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바람의 정령들은 단풍 액을 꽤 소중히 여길 것 같다는 언급을 하였다. 이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지요." 라는 답을 하고서 곧바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것이나마 없으면 다른 맛이 없는 밋밋한 식사가 되니까요."
  그 이후, 나는 레야라에게 바람의 정령들이 어찌하여 '말벌' 에 비유가 되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말을 하였고, 이에 레야라 곁에 머무르고 있던 리레아가 그를 대신해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요정들이 작으면서 온화하기에 '꿀벌' 에 비유되어, 그들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훨씬 크고, 공격적이라서 꿀벌보다 더 크고 공격적인 '말벌' 에 비유가 된 것이라 말할 수 있지요."
  "호박벌이나 쌍살벌 같은 것도 있잖아요."
  "하지만 바람의 정령들이 어지간한 큰 짐승들 역시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이니까, 결국에는 그런 명칭으로 비유가 되고 말았지요."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후, 리레아는 나에게 물의 정령들은 '범고래' 에 비유된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때로는 사나운 면모를 보이고, 자신들보다 훨씬 큰 여러 바다 생물들을 사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해서, 그렇게 비유가 되었음을 밝혔다. 그 이후, 그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하필이면 바다 생물 중에서 가장 사납다고 알려진 것을 언급한 것에 대해 별로 기분이 좋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어' 보다는 나아 보이는 심상을 가지고 있으니까, 다행이라고 할까, 그러하네요."
  라는 말을 건네고 있었다. 이후, 레야라는 나에게 아세라이아라는 마을에 사는 바람의 정령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특별한 일로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알려줄 것을 부탁하였으나, 아세라이아라는 마을의 소로에나라는 곳에서 갈라져 나온 곳이라는 특성 상, 유난한 행사가 있을 수 없었기에, 아세라이아를 대신해 소로에나에서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으응, 주로 마을의 인근 도시에 행사가 많아요. 3 월에는 수호 성인의 덕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있고, 5 월에는 모든 일을 쉬며 행하는 축제일이 하루, 6 월에서부터 8 월까지 정기적으로 거리의 악단들을 초청해 5 회 정도 공연을 하지요. 그리고 10 월에는 독서 경연, 11 월에는 정기 악단 공연, 12 월에는 성야 관련 행사들이 있어요, 그 정도로 행사들이 있는데, 그렇게 특별한 행사들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확실히 그러하네요." 이에 리레아가 내가 언급한 행사들에 대해 그렇게 언급을 하고서 그에 이어 레야라에게 라넬리스의 행사에 대해 물음을 건네었다.
  "라넬리스에도 6 ~ 8 월 중 3 일을 잡아 대대적인 공연을 하든가 하지 않아?"
  "그렇지, 작년에는 7 월 15 일부터 18 일이었잖아."
  그 물음에 바로 답을 하는 레야라. 독서 경연과 같은 행사는 없다지만, 정기 악단 공연이나 거리 악단 공연만큼은 확실히 비슷한 것 같다는 말을 하고서 이전의 공연 때에는 행사에 당첨까지 되어서 금화와 은화를 하나씩 받지 않았느냐고 그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응, 집에 하나씩 있잖아, 그렇지 않아?" 이에 리레아는 그렇다고 답을 하였고, 왜 자신에게 그것을 보여주지 않느냐고 묻자, 그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금화, 은화를 보여주지 않는 사유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한 번 건네면 자주 만지작거리면서 네가 얼룩을 지게 만들잖아."
  "왜 내가 만지면 얼룩이 생긴다는 거야? 항상 조심하는데, 나도!"
  이에 레야라가 발끈하면서 리레아에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자, 리레아가 곧바로 그 화답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은화들에 얼룩이 생긴 모습을 보고, 그것을 닦아내야만 한 일이 있었음을 밝히고서 다른 이에게 동전을 보인 적도 없는데 얼룩이 생겼다면, 레야라가 만져서 생기지 않고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하였다. 이에 레야라가 바로 반발하는 목소리를 다시 내었다.
  "예로마(Jeroma) 가 한 번 만진 적이 있었잖아, 이전에 그 아이가 보여달라고 해서 네가 보여주지 않았어?"
  그렇게 상황이 이어지자 도로시아가 두 사람이 리레아에게 다가가 진정해 줄 것을 부탁하였고, 레야라에게 리레아가 자신이 얻은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그러하다고 말하여, 레야라가 리레아의 뜻을 이해하도록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리레아에게 레야라의 행동에 과민할 정도로 반응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서,
  "금화나 은화는 언제라도 다시 얻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런 물건을 가지고 서로 다투다가 친구 사이가 깨어지면 그 손해는 상당히 크지 않을까요."
  라고 리레아에게 부탁하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리레아가 놀라는 표정을 짓자, 도로시아가 다시 한 번 그를 설득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한 번 잃으면 어떻게든 다시 얻을 수 있는 것과 한 번 잃으면 되찾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를 잃어야만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이에 리레아는 차분히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지.' 라고 혼잣말을 하였고, 이어서 레야라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렇게 금화, 은화로 인해 생겨난 말다툼은 도로시아의 설득에 의해 확실히 끝났다. 그러는 동안 레야라도, 리레아도 사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다툼을 크게 만들려 하지 않았다지만, 다툼이 크게 이어졌을 경우에는 한 동안 서먹해졌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리레아가 도로시아에게 말한 다음에 언제 전투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 하에서 자신을 잘 달래 준 일에 대해 무척 고맙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 때,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루마가 그 광경에 대해,
  "왠지 한 동안 다투다가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화해를 하는 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네요."
  라고 말하였고, 예즈라 역시 환하게 미소를 띠며 "확실히 그렇게 보여." 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그는 그런 식으로 다투다가 서로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이런 과정의 반복이 이어지다 보면, 결국 서로 남이었던 사이라도 한 일가의 친척이라도 된 것처럼 가까운 사이가 된다는 말을 하고서,
  "왠지 부러운 친구 사이예요." 라고 루마에게 리레아, 레야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는 동안 일행은 태양의 빛을 연상케 하는 하나의 새하얀 빛과 점차 가까워지는 광경 속에 있게 되었다. 그러자 앞장서서 나아가던 루마가 4 인으로 이루어진 일행에 합류하면서 이제 다른 세상을 향한 출구로 나아가게 되었음을 밝힌 다음에, 그에 대해 알리는 말을 건네었다.
  "자, 이제 출구로 나아가게 될 거예요."
  "과연 어떠한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라도 하듯이, 곧바로 예즈라가 바로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 이후, 루마가 그 답으로써 나가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묻고서, 그에 이어 세계의 모습이 어떠하든 간에, 살아남아 다음의 문으로 돌입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해 두고 있는 편이 좋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예즈라는 빛이 점차 커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다는 말을 한 다음에,
  "이제 전이 공간을 나갈 준비를 해 주세요, 모두!" 라고 주변의 일행에게 준비를 해 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루마가 앞장서면서 곧 밖으로 나갈 것임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면 수를 세기 시작할게요. 10, 9, 8, 7, 6......."

  그리고 잠시 후, 루마가 1 그 다음에 0 을 세기 시작할 무렵, 루마부터 일행은 빛의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으며, 그 이후, 나의 눈앞은 새하얀 빛으로 가득하여 다른 이들의 모습은 바로 곁에 있는 이라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태양빛과 달리 전혀 눈이 부시지 않은 공간의 그 빛을 지나, 마침내 그 빛이 사라질 무렵, 나의 눈앞에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하늘과 대지의 모습이 나타나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