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너는!?" 그러한 루마의 행동에 대해 당돌하다고 생각을 한 듯이 남자는 그를 향해 돌아선 다음에 공장에서 일이나 하던 소년 주제에 자신에게 대항할 생각이라도 있는 것이냐고 말한 다음에 다른 말 없이 도전에 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말하였다.
  "그런 말을 한 일에 대해 곧바로 후회하게 해 주마!"
  이어서 그는 젊은 남자를 내버려두고, 그의 바로 앞에 이르면서 루마와의 대치를 행하기 시작하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나는 그라도 남자를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기대와 달리 대결이 계속 이루어지는 동안 신중히 나서는 루마를 남자가 힘으로 압도하려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었다. 남자를 쓰러뜨리기 전까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러한 그의 면모에 나는 당황할 뿐, 달리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루마는 검술의 기본은 되어 있는지, 그의 일방적으로 이어지다시피 한 공세를 잘 막아내고 있어서 일갈의 기대는 할 수 있었지만 잠시 후에 일어난 하나의 사건이 상황 전개를 변화시키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결국 두 날이 서로 부딪치며 대치가 이어지는 동안 남자가 왼손으로만 검을 잡더니, 오른손으로 무언가 지시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그 이후에 쓰러졌던 젊은 남자의 팔, 다리를 네 명의 청년들이 하나씩 잡으며 어디론가 그를 끌고 가기 시작한 것. 대결을 이어갈 무렵,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그는 "앗!" 이라는 소리를 내며 당황하기 시작하였고, 잠시 후, 그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 루마의 얼굴을 남자가 오른 주먹으로 쳐서 그가 몸의 균형을 잃도록 하더니 이어서 왼발로 그의 배를 걷어차며 그를 쓰러뜨렸다.
  그 이후, 그렇게 쓰러진 루마는 아픔을 격렬히 느끼고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몸을 굴려 그가 움직이는 검에 의해 지면에 박히는 칼날을 피해낸 다음에 다시 앉는 자세를 취하면서 그의 칼날을 막아내려 하였다. 본래는 일어서려 하였지만 그가 갑작스럽게 나를 내려치려 하였기에 반 즈음 앉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 남자를 이 대결에 이용하다니!" 이에 압도적으로 밀리는 상황에 놓인 채, 루마가 그 남자에 대해 그렇게 외치자 그 남자가 비웃음의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를 유지하며 답을 하였다.
  "승부란 본래 이런 것이지, 어떤 수를 사용하더라도 승자가 되면 인정받고 패자가 되면 버림받게 마련."
  "그래?" 이에 루마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지만 그 이후에 어떤 말도 그에게 건네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루마가 무언가를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뒤쪽의 청년들이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전에 그 남자가 루마를 상황을 이용해 제압했을 때와 비슷한 광경을 이들을 통해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바로 할 수 있었다.
  그 이후, 나는 주변 일대를 둘러보다가 청년들이 분수대 왼편에 서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러면서 그들이 멍한 듯이 루마와 남자의 대결로 시선을 집중하고 있으며, 나는 이미 안중에 없게 되었다는 판단을 내린 다음에 대결이 이루어지는 현장, 그 오른편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두 손이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두 손을 약간 내리면서 암묵적인 주문의 영창을 시도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이들의 발밑마다 하나씩 바람이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회오리가 일어나면서 이들이 바닥에서 들어올려진 다음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갔고, 이어서 네 남자들이 분수대의 수면을 향해 추락해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광경이 나의 눈앞에 나타났다.
  상황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아, 물에 빠진 청년들은 곧 고통의 기운이 몸 속으로 파고든 것처럼 격렬히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고통에 찬 외마디 비명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그런 상황이 오고 나서야 루마를 밀어내던 남자가 당황하며 분수대를 향해 외쳤다.
  "무슨 일이냐, 이것들아!!!" 그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루마가 그의 검을 밀어내면서 그의 검을 오른쪽으로 밀어내면서 그의 복부 아래쪽을 왼쪽 주먹으로 가격하였고, 그로 인해 충격을 받은 남자는 오른손으로만 잡은 검의 날 끝이 아래를 향하도록 한 채, 괴로워하는 듯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이에 루마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면서 두 손으로 검을 거꾸로 쥐고서, 그를 향해 뛰어드는 듯이 달려들면서 그의 가슴 정 중앙을 찔렀고, 그와 동시에 남자는 마치 "당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루마가 칼날을 그의 몸에서 칼날을 빼내자마자 잠시 비틀거린 끝에 결국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대결을 끝내고서, 루마는 붉게 물든 칼날의 몸체를 왼손으로 들어올리더니 주머니 안에 넣어두고 있었던 종이 조각으로 칼날에 묻은 것을 닦아내었고, 그와 함께 종이 조각이 붉게 물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칼날은 일단 외견상으로는 원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그 광경을 본 이후, 나는 물에 빠진 청년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칫하면 이들이 겪는 현상에 의해 물이 붉게 물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을 내리면서 다시 주문의 영창을 행하여 물에 자리잡았던 기운들이 하늘색 빛의 형상을 이루며 물에서 빠져나와 하늘 위로 오르도록 하였다.
  물 속에 자리잡고 있던 기운이 사라져 더 이상 물이 위험하지 않게 되자, 물에 들어가 감전 현상을 겪고 있던 청년들은 비로소 전기 기운에서 해방되었으나, 의식을 잃었는지 모두 기운을 잃고 분수대의 내벽에 목을 기댄 채, 물에 잠기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너무, 심했나.......?' 그렇게 힘없이 물에 가라앉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사악한 무리라 할지라도 그들에게 과도한 일을 행사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에 대해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감색 제복을 입고, 접시 형태를 띠는 둥그런 투구를 쓴 모습을 보이는 3 명의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피를 흘리고 쓰러진 남자와 분수대에 잠긴 청년들을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잠시 후, 이들의 지휘관인 듯해 보이는 갈색 정장 차림을 하고 머리에 둥근 챙을 가진 갈색 모자를 쓴 중년 남성이 모습을 드러내어 그 곁에 앉아 자세히 그 모습을 보다가 그의 모습을 알아본 듯이 그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그의 정체에 대해 알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자식이야, 이전에도 동부 구역에 거주하는 시민 일가의 딸을 납치하고 남은 가족들을 모조리 죽였다는 그 녀석. 현행 현상범으로 더 풀턴의 수하인 바로 그 자다."
  그리고서 나의 모습을 잠시 보더니 쓰러진 남자에 대해 나를 납치하려 하다가, 그와 함께 있던 사람에게 당한 모양이라고 말하고서 아직 목숨을 붙어 있으니 일단 치료부터 하고, 다음 절차로 넘어가도록 해야 하겠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분수대에서부터 제복 차림을 한 사람들이 청년들을 끌어내면서 이들에 대해 '더 풀턴' 의 수하들임을 언급하고서,
  "이렇게 많은 수하들이 한 번에 쓰러진 광경을 본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루마와 나를 향해 다가오더니 루마의 바로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신가." 라고 인사를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오른손을 내미는 것으로써 루마에게 악수를 청하며 밝게 목소리를 내었다.
  "시민으로서, 더 풀턴의 수하들을 제압하여, 그들이 행하고자 한 인신 납치를 저지하느라 수고 많았네, 젊은이."
  그리고 루마가 악수를 받아주는 동안 밝게 목소리를 내며 말을 이어갔다.
  "일단 동행인들이 있다면 그들과 함께 청사로 가도록 하세, 자네가 수고한 만큼의 보상을 해 줘야 하니까. 이 곳의 시민들은 '더 풀턴' 의 수하들이 방금 전에 발견한 그 젊은이의 경우처럼 드러내놓고 사람을 죽이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고 다녀도 저항도 하지 못하는데, 당당히 저항해 제압까지 하였으니 실로 대단한 일 아니겠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네."
  그 이후, 도시의 경찰인 그들이 분수대 우측 근처에 모이고, 이어서 지팡이의 주인인 젊은 남자가 상의를 벗고, 배에 붕대가 둘러진 모습을 보이면서 유원지의 관리를 맡는 듯해 보이는 사람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분수대 좌측 먼 곳으로 후송될 무렵, 루마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다가오더니 그들과 함께 청사로 가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언급을 하고서 멋쩍게 미소를 짓더니 지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목소리를 내었다.
  "생각 외로 일이 많이 커졌네요, 나쁜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17 시 51 분 -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날 무렵, 나는 루마와 함께 경찰들과 함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신고한 사람이 있었음을 밝히고서 '더 풀턴' 의 수하들이 한 젊은 남자에 상해를 가한 후에 함부로 내버리고, 동행하던-나로 추정되는-소녀를 협박 후 납치하려 하다가, 동행하던 다른 사람과 대치하고 있다는 진술이 그 당시에 나왔다는 이야기가 경찰 측에서부터 나왔으며, 그 진술과 당시 있었던 상황 그리고 소녀를 납치하려 한 자들의 옷차림을 통해 그들이 '더 풀턴' 에 속한 이들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차분히 목소리를 내었다.
  그에 이어, 5 명으로 이루어진 경찰 일행을 이끄는 자인 갈색 정장 차림을 한 중년 남성이 사건을 일으킨 더 풀턴의 수하 5 명은 모두 살아 있으며, 그 중에서도 분수대에 빠진 4 명은 큰 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기는 했지만 곧 살아날 수 있을 것임을 밝히고서 5 명 모두 교도 구역에 위치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후에 수감될 것이니 그들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를 동행하고 있던 나와 루마에게 해 주었다. 그 이후, 돈을 받으면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나에게 묻는 남성.
  "이제 상금을 받게 되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할 텐가."
  "상금 제의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지만, 저희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일이 되겠네요."
  그러자 나는 곧바로 답을 한 다음에 나와 동행인은 '더 풀턴' 의 수하를 제압해 돈을 받기 위해 그런 일을 기획하지 않았기에 상금 역시 필요치 않는다고 그 대답에 대한 언급을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드러내었다. 솔직히, 그렇게 많은 돈을 얻었다 할지라도 언제 다른 세계로 떠나갈지 모르는 나에게는 그렇게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사유를 그 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할 법해 보이는 그 남자에게 함부로 언급할 수는 없었기에 그에 대해서는 어떠한 말도 건네지 않았다.
  그 이후, 나는 도시를 여행하고 있던 사람일 따름이라고 나 자신에 대해 밝힌 다음에 동행하는 이들이 오면 그들과 함께 다른 곳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그는 아쉬움의 감정을 드러내는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아쉬운 일이로군, 이 도시에 자네들과 같은 용감한 사람들도 있음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그래도, 자네들과 같이 용감한 사람들이 있어 더 풀턴과 대항하려 하였다는 사실 정도는 세상에 확실히 전해두도록 하지."
  그리고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자는 말을 건네고서 내 곁을 떠나기 시작하는 중년 남성. 그 이후, 그는 마지막으로 나와 동행하고 있던 젊은 남자는 유원지에 이른 한 시민에 의해 발견된 이후,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출혈이 과해 위태롭기는 하지만 그 문제가 어렵게 해결될 문제는 아닌 만큼, 곧 괜찮아질 것이니 그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밝히면서 자신들 역시 분수대의 우측에 보이는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어 유원지를 떠나가기 시작하였다.
  "여행 잘 하게나, 젊은 친구들~." 그 이후, 갈색 정장 차림을 한 남성은 그렇게 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서 수하들인 듯해 보이는 제복 차림을 한 남자들과 함께 나의 눈앞에서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였고, 그렇게 그들까지 떠나가고서야 나에게 위험이 다가오면서 시작된 사건이 끝나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시간은 계속 지나 18 시에 이르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하늘은 점차 어두워지고, 서쪽 하늘 낮은 곳에 붉은 층과 같은 형상을 이루며 노을이 지기 시작, 빛을 잃어감과 함께 색이 짙어져 가는 하늘의 한 쪽을 꾸며주고 있었다.

18 시 15 분 - 시가지 동부 구역
  "그런 일이 있었다고요!?"
  그리고 리아레안 그리고 도로시아와 다시 만난 이후, 나는 도로시아의 오른쪽 어깨 위에 올라 앉아있던 크세비아가 주변 일대가 어수선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경위를 물었고, 이에 나는 밝혀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유원지의 동쪽에 나 있는 문을 지나 그 곳을 통해 다시 시가지의 동부 지역으로 나아가려 하면서 크세비아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어서 내가 도시의 동부 구역에 이를 무렵에 이야기를 마치자, 크세비아가 놀라면서 그렇게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그 사건이 맞을 거예요, 화사한 옷차림을 한 소녀를 더 풀턴의 대원이 납치하려 하였다가, 오히려 공장에 일하던 소년에 의해 봉변을 당했다고 하니까요. 공장에서 기계 돌리는 일만 할 수 있을 법해 보이는 소년이 살인을 전문적으로 행하던 풀턴의 어용 대원을 쓰러뜨렸다니 더욱 놀랄만한 일이었겠지요."
  이에 리아레안이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리아레안은 그에 덧붙여 루마가 쓰러뜨린 남자를 따랐던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하기 시작하였다.
  "그 청년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자신들의 발밑으로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자신들을 공중 높이 띄워 올린 이후에 분수대 아래로 떨어졌다는 거예요. 그러다가 수면에 닿자마자 전기에 감전되었는데 다행히도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기 전에 전기가 사라져 다들 무사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이후, 경찰 측이 추가 조사를 행하여 분수대의 물에 대한 조사를 행했지만 물에는 더 이상 전류가 검출되지 않았고, 그 이전에도 물에 전류가 흐르지 않아서 그 분수대에 떨어진 대원들이 어떻게 감전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는 이야기를 이어서 하였다.
  "설마, 그 분수대의 물이 악당들이 건드리면 감전되는 그런 물이었다던가."
  이에 리아레안이 왼손으로 입을 가리는 채 웃으면서 말을 건네자, 리아레안이 미소를 지으며 벌써 그렇게 소문이 퍼질 기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그에게 알린 다음에 유원지의 하늘과 물이 이상 현상을 일으켰음은 분명 더 풀턴의 만행을 신도 알아차린 징조라 여기는 이들도 있어서 장차 더 풀턴이 몰락할 날도 멀지 않았음에 기대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는 동안 나는 오른편을 향해 고개를 돌리다가 길 위의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칙칙한 하늘색을 띠는 머리카락을 가진 이들로서 한 사람은 회청색 긴 머리카락의 목 지점을 묶고 그 아래  부분을 늘어뜨리고 있는 이로서 회청색 정장을 입고 있었으며 그 오른편 곁에 있는 사람은 전체적으로 하얀색을 띠며 소매의 폭이 넓고 둥글게 파인 부분 양 옆으로 달 모양의 크고 하얀색을 띠며 테두리 부분이 주름진 옷깃과 앞쪽의 단추가 특징인 상의와 약간 주름이 져 있으며 발목 근처까지 내려가는 긴 치마, 그리고 하얀색을 띠는 신으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있으면서 머리에는 반구형에 둥근 챙이 달린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책을 두 손으로 잡은 채, 책장으로 조용히 시선을 향하고 있는 좌측의 인물과 머리카락을 왼쪽 어깨 부근으로 회오리의 형상을 이루며 모은 모습을 보이는 우측의 여성 모두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을 주고 있었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어떤 사람인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잠시 멀리 거리를 둔 채 서 있으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니까 그 전설 속의 인물이 결국 검을 잘못 잡았다가 화를 입었다고 봐도 될까요?"
  "일단은 그렇게 봐야 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검을 잡은 이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면 안 돼, 그 역시 나름의 절박한 사연이 있었고, 그로 인해 그 검과 같은 강력한 존재에 의지하기를 원하게 된 것이니까. 그래서 그를 그런 지경으로 몰고 간 주변 상황을 만들어 낸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하겠지."
  "하지만 검을 잡지 않아도 어떻게든 살 수 있었을 것 아니에요?"
  "그랬으면 좋았을 거야."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두 번째로 여성이 건넨 물음에 그는 특유의 중성적인 목소리를 내며 화답한 다음에 그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주변의 상황이 그를 평범하게 살아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는 거다. 이야기 속에서 왕자들은 한결 같이 자신의 형제가 살아남으면 반드시 자신을 죽이고 자신의 옥좌를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래서 그들 중에 누구라도 왕이 되면 다른 왕자들을 어떻게든 찾아내 죽이려 하였다는 거다. 그렇게  평범한 삶도 허락하지 않는 주변의 냉혹한 상황은 결국 그 남자로 하여금 어떻게든 자신을 몰아세우는 이들을 물리쳐야만 살아남는다는 생각을 그가 갖도록 하였고, 그래서 그가 위험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그 검을 잡게 되었다고 봐야 하겠지."
  어디에선가 들은 듯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들의 연속. 그렇게 이어지는 목소리들은 책에서 나온 듯해 보이는 하나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었다. 저주의 마력이 실린 강대한 검과 그 검을 잡은 어떤 사람을 소재로 한 것 같은 이야기. 그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은 그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말들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지나가자고 리아레안이 나에게 말하는 동안 나의 귓가로 결정적인 무언가를 내던지는 듯이 왼쪽에 앉은 인물이 하나의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검의 나라' 를 지배하는 왕 역시 모종의 사연으로 인해 그러한 금단의 사물에 손을 대었을 것이고, 그러면서 검에 자리잡은 영혼에게 의식이 잠식되어 가면서 자의식이 점차 망가져 갔을 것이며, 그러면서 검의 나라를 폭주시키며 행성 전체를 망가뜨려 갔을지도 모르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중요한 대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도로시아가 나의 왼팔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잡아서 끌기 시작하였고,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가 그런 나를 책망하는 듯이 외쳤다.
  "루마 님께서 가자고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들리지도 않으셨어요!?"
  "잠깐, 그게 아니라......." 이에 나는 당황하며 그렇게 화답했지만, 결국 크세비아로부터 다시 한 번 질책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리아레안, 루마의 뒤를 도로시아와 함께 계속 나아가게 되었다. 그 일이 있은 이후로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되었음은 물론이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지 못한 일에 대해 아쉬움의 감정을 품기도 하였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18 시 30 분 - 시가지 동부 구역 공장지대
  그렇게 앞길을 계속 나아가기를 행하면서 나는 이전에 들렀던 도시의 동부 지대에 다시 이르렀고, 그와 더불어 나의 눈앞으로 한낮에 처음 보았던 광경이 다시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날은 서서히 저물어 가기 시작하면서 서쪽 하늘에 생겨나기 시작한 붉은 층이 점차 커져 서쪽 하늘의 큰 일부를 차지하게 될 정도에 이르렀고, 그와 더불어 주변 일대가 어두워지면서 거리의 몇몇 구역이 등으로 하얗게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날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일부 공장 지대는 조용해지지 않고 있었으며 사람들 역시 분주히 일에 나서고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공장들은 그 시점에서 가동을 멈추었으며 그러하였기에 거리에는 일을 위해 나섰던 수많은 사람들이 공장을 벗어나 그 주변의 곳곳으로 흩어져 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일꾼의 옷차림을 하고 있던 루마를 향해 그와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있던 한 중년 남성이 나타나더니 그에게,
  "어이, 꼬마, 너도 일 마치고 집에 가는 거니?"
  라고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였다. 이에 루마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예, 방금 전에 공장 일이 끝나게 되어서요." 라고 태연스럽게 답을 하였고, 그 대답을 듣자마자 남성은 그에게 좋은 표정을 지으면서 충고에 가까운 한 마디 말을 건네면서 그의 곁을 떠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 길 조심해라, 혹시 이상한 동네 형들이 세 명 다섯 명씩 모인 곳으로는 가지 말고, 알았지?"
  "예, 아저씨." 그 충고를 듣자마자 루마는 알았다고 화답을 하였고, 그러는 동안 중년 남성은 어느새 일행을 지나쳐 멀리 가고 있었다. 분명 그라면 루마의 주변에 있었던 여성스러운 옷차림을 한 사람들에 대해 흥미를 느낄 법해 보였으나, 집에 가기가 바빴던 탓인지 나를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는 전혀 시선을 두지 않은 것이었다.
  길을 가다가 큰 길을 따라 상업 구역에 이를 무렵, 나는 문득 크레이그 로저라는 이름을 가지는 나에게 옷을 준 그 남자를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를 찾아갈 수 있다면 그의 부인인 엘리제, 그리고 딸인 주니아의 사정에 대해 알아내고, 그와 더불어 그들을 만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단은 이전에 만났던 그 아저씨께서 머무르시던 공장으로 가요."
  그리고 어차피 옷을 찾기 위해서는 가야 할 곳 아니냐고 묻자, 그런 나의 마음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루마, 리아레안 역시 공장으로 가려 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그 이후, 리아레안이 루마에게 공장으로 가는 길은 기억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다행스럽게도 루마는 기억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을 드러내고서 익숙한 듯이 공장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어서 바로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해 주었다.
  그 이후, 그 기대감을 만족시켜 주기라도 하는 듯이 하늘의 색이 새파랗게 변해 가고, 그와 함께 밝은 별들이 작은 금빛을 내며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할 때 즈음에 이전에 내가 들렀던 그 공장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 이후, 공장 사람들은 다시 찾아온 일행을 마치 크레이그의 가족처럼 친절히 맞이하여 크레이그가 머무르고 있다는 숙소의 방까지 안내해 주었다. 그러는 동안에 공장을 지키게 되었다는 그 직원이 일행이 본래 입었던 옷은 크레이그가 자신이 머무르는 방, 그 인근의 빈 방으로 옮겼으며 옷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옷에 관한 안내를 해 주었다.
  "우리가 없는 동안 그 분께서 많이 신경을 써 주셨네요."
  그 안내를 듣고서 그렇게 말을 건넨 이후, 루마가 그 직원에서 자주 만나야 할 사람 같아서 이름이라도 알고 싶다고 말한 다음에 그 이름을 물었고, 그 물음에 직원은 '크레이그 로저 호킨스' 라고 그의 본명 전체를 알려주었다. 물론 나는 이전에 만났던 젊은 남자로부터 그 이름을 들은 바 있어서 그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게 이름을 알게 된 이후, 일행은 그의 이름을 호킨스로 칭하려 하다가, 직원들이 그가 '로저' 로 칭해지기를 원한다는 말에 그의 이름을 로저라 칭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19 시 20 분 - 공장 지대 내의 거리
  공장 건물의 바로 옆에 위치한 다층 주택처럼 생긴 숙소의 2 층에 위치한 크레이그 혹은 로저의 방에 이른 후, 일행은 크레이그-이후 로저로 칭함-로부터 환영 인사를 받은 다음에 일행이 입었던 옷에 대한 안내를 그와 함께 인근의 방에 이르면서 직접 받았다. 그러는 동안 나 역시 내가 입었던 옷이 옷장의 가장 뒤쪽에 위치한 옷걸이에 잘 정리되어 걸려 있음을 확인하였고, 그러면서 그가 일행을 위해 두 방을 오가며 옷을 잘 관리해 주었음에 대해 그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그의 안내가 끝나고 그가 방의 현관을 나설 무렵, 내가 방을 나서 건물 바깥쪽 통로로 나아가는 로저의 바로 뒤에 서 있으면서 그를 불렀고, 이어서 로저가 나를 향해 돌아서자마자 그에게 공손히 두 손을 모은 모습을 보인 채,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고마움의 감정을 드러내는 말을 전하려 하였다.
  "로저 아저씨, 이렇게 저희들을 위해 신경을 써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뭐, 여기서 생활해야 하면서 옷이 더러워지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닌지라 옷 세탁 정도는 기본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그러다 보니, 이런 칭찬도 듣는구만, 허허."
  그 이후, 그는 자신은 집에 들어가 있을 테니,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자신을 찾아와 줄 것을 당부하는 말을 남기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일행 역시 구해온 방으로 들어갔고, 그러는 동안 나는 주변의 방들을 둘러보며 집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려 하였다. 씻기 위한 공간도 있고, 침실도 하나 있었다. 물론 초라해 보이기는 했지만 있을만한 것은 있어서 1 ~ 2 사람 정도는 함께 살 수 있을만 하다는 생각이 그 모습을 보면서 나왔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이후, 리아레안과 루마는 거실의 식탁에 위치한 의자에 앉았고, 도로시아는 크세비아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지만 나는 공장 주변 일대를 조금 더 돌아보겠음을 방으로 들어간 이들에게 알리면서 그 전에 자신이 먼저 몸을 씻겠음을 밝혔다. 그 때, 루마가 걱정스러워 하며 나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그런 옷차림을 하고 혼자 돌아다녀도 괜찮아요, 더 풀턴에 속한 이들도 있는데?"
  "괜찮을 거예요." 이에 나는 그렇게 화답을 한 다음에 너무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서 몸을 씻기 위한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
  그 이후, 나는 구두부터 벗은 다음에 다리를 상의부터 옷을 하나씩 벗고서 팔, 다리를 감싸는 천을 하나씩 벗었다. 평상시 입던 옷보다 입어야 할 것이 많은 만큼, 벗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다 벗어낸 다음에 욕조 안에 물을 채우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물 안에 있으면서 여러 번 몸을 씻고난 다음에 다시 욕조에서 나와 물을 갈고, 이어서 옷을 벗은 순서의 역으로 다시 옷을 입었다. 상하의 옷을 다시 입고 구두를 신은 다음에 발목에 리본을 매다는 것까지 다시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꽤 오랜 시간을 들인 다음에야 이전의 옷차림을 한 채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19 시 35 분 -
  그렇게 옷을 다시 입은 후, 나는 공장 지대의 밖으로 나가서 주변 일대를 둘러보다가 공장 인근의 거리에 이를 무렵, 나의 먼 앞으로 한 소년이 흩어진 종이들을 모으는 광경이 나타났다. 분명 누군가와 부딪친 것으로 인해 종이가 쏟아져 거리에 흩어졌을 법해 보이는 광경, 그것을 보면서 나는 소년 혼자서는 힘들 것이라 생각하며 그 소년의 바로 앞에 이른 다음에 그의 바로 건너편에 앉아서 종이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쏟아진 종이의 수는 어림잡아 보아도 100 여 장 정도. 이들 모두 같은 내용의 글이 쓰여져 있어서 같은 내용을 가지는 종이를 사람마다 하나씩 전달하는 것이 소년이 하는 일임을 바로 알아차리며 종이를 주워 모으면서 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에 대해 물었다.
  "종이를 들고 길을 가다가 어떤 아저씨와 부딪쳤어요, 조심해서 길을 가려 했는데도 그 아저씨께서는 바로 걷지 못하셔서 결국 부딪치고 말았지요."
  "그랬구나, 그 아저씨께서 술을 많이 마신 후에 길을 가시면서 그런 일이 일어났나 보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짐작이 가능했다, 술에 취한 남자와 잘못 부딪쳐 이런 일이 일어난 모양.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그에게 답을 하자, 소년은 "그래요." 라는 말을 하였고, 이어서 50 여 장 정도 모은 종이들을 '전단지' 라 칭하면서 그 종이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다음 주에 있을 사내 경기 대회 안내문이에요. 그저 안내문이기 때문에 글자만 알아볼 수 있기만 하면 되어서 다행이지요."
  그러는 동안 나는 그 소년이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그에게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은 일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소년은 어느새 수십 여 장의 종이를 끌어 모은 나에게 한숨을 내쉬며 내가 알고 싶어하던 바에 대한 답을 해 주었다.
  "저도 공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라고 생각하시면서 지나가셨겠지요. 아니면, 괜히 도움을 주었다가 자신이 곤란한 일을 겪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셨던가."
  "그래?" 이에 나는 놀라며 그렇게 물었다. 그러면서 그 세상이 어떠하기에 도와주면 오히려 곤란한 일이 생기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으려 하는데, 소년이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는지, 나에게 시선을 향한 채, 물었다.
  "그런데, 누나, 제가 이런 일을 하는 것, 모르세요?"
  "모른다니, 그게 무슨?" 이에 내가 당황한 채 눈을 크게 뜨며 묻자, 소년은 어렸을 적부터 신문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면서 이전에도 본 적이 있지 않았느냐고 묻고서 자신의 이름을 '에딘(Edin)' 이라고 밝힌 다음에 오래 전부터 거리에서 만나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물론 나는 에딘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소년을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당연히 모른다고 답을 해야 하겠지만 왠지 심상치 않아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에딘이 그런 나를 보고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였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모습을 잠시 보이다가 당황해서 일에 손을 대지 못한 채, 앉아 있으면서 그를 바라보는 나에게 물었다.
  "혹시 주니아 누나 아니에요?"
  "주니아...... 라고?" 이에 나는 놀라면서 물었다, 그 소년이 나를 보며 로저의 딸, 그 이름을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나는 소년이 무언가 착각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아니라고 답을 하였다. 그러자 소년은 "역시 아닌가?" 라고 말한 다음에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말을 하였다.
  "이전에 로저 아저씨의 공장에 나설 때 보았어요. 그러면서 주니아 누나가 머리카락을 파랗게 염색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리고 머리카락 색은 달라도 모습 자체는 주니아 그 자체이며 자신이 보았던 그의 모습과 너무도 똑같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로저가 자신에게 엘리제 그리고 주니아는 사정이 생겨 자신과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고 알린 바가 있음을 밝힌 다음에 어떻게 로저의 곁으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묻기도 하였다.
  이에 나는 환하게 웃기만 할 뿐, 다른 말을 하지 못하다가, 결국 엘리제가 사고로 죽은 탓에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둘러댔다. 물론 나는 그가 언급하는 주니아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답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면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에게 물었다.
  "얘, 혹시 종이와 펜 하나 가지고 있니?"
  "갖고 있는데, 왜 그것들을 찾으세요?"
  그 물음에 나는 그가 종이에 로저의 딸 이름을 혹시 알고 있다면 적어주기를 바라고 있어서 그렇다는 답을 한 다음에 적어 달라고 나에게 부탁하였고, 이에 에딘은 알았다고 답을 한 다음에 주머니에 하나씩 종이와 필기도구를 꺼내 그 필기도구를 통해 무언가를 적어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나에게 그 종이를 건네는 에딘. 이에 나는 에딘이 적은 이름이 적힌 작은 종이를 받아들고는 종이에 쓰여진 것을 조용히 보다가, 종이에 적힌 것을 보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놀라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 종이 위에는 그야말로 '내 이름' 이 '로저의 딸, 그 이름' 으로서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Junea Linn Hawkins' -> 그것이 에딘이 적어 보낸 로저와 엘리제의 유일한 딸, 그 이름이었다고 한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