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왜 그러세요?" 그 때, 종이를 정리하다 말고 에딘이 적은 사람의 이름을 보면서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던 나에 대한 걱정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물었다. 이에 나는 그런 에딘이 걱정하지 않도록 놀람이라는 감정을 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곧바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이전의 일에 대한 변명을 하였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내 이름이 그 이름과 비슷해서 그만......"
  그러자 에딘은 종이의 정리를 거의 마친 다음에 바닥에 종이들을 가지런히 쌓으려 하면서 나에게 혹시 내 이름이 '주니아' 가 아니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름이 적혔던 종이를 바닥에 내려놓은 이후에 내가 정리했던 종이들을 에딘이 하는 것처럼 가지런히 쌓는 행동을 보이는 채로 그 물음에 그렇다는 답을 하였다.
  "응, 로저 아저씨의 따님 되시는 분께서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지고 계셨네, 그 딸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모음 철자 중 하나 혹은 두 개 정도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로저의 딸이 우연히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되었으리라 간주하면서 이전에 품은 놀라움의 감정을 수습하려 하였다. 내 이름이 그렇게 귀한 이름인 것도 아닌 데다가, 다른 세계에서라면 이름을 이루는 두 단어가 완전히 일치하는 사례가 나올 확률은 더 높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물론, 로저가 나를 향하는 시선이 왠지 모르게 그의 딸을 바라보는 것 같았음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애써 이상하게 여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려 하였다.
  그러면서 종이 정리를 마치면서 두 손으로 종이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에딘 역시 종이를 들고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는 동안 나는 에딘이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든 그를 도와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서 그를 따라 종이들을 집마다 나누어주려 하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에딘, 우선 나에게 이 종이들을 올려놓으렴."
  "누나, 괜찮아요?" 그 말을 듣고서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물음을 건네는 에딘. 물론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괜찮으니까 어서 올려놓으라고 그를 닥달했다. 이에 에딘은 정말 괜찮은지에 대해 한 번 물은 다음에 조심스럽게 남은 종이들을 나에게 넘겼다. 그가 가지런히 정리했던 종이들 역시 내가 든 종이에 얹혀질 무렵, 부가된 무게가 종이를 받치는 나의 두 손에 압박을 가해 두 손이 이전보다 내려앉도록 하였다. 하지만 무거운 느낌이 커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이후, 나는 종이를 들고 앞서 갈 테니, 에딘이 뒤를 따르면서 종이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 다음에 어떻게 종이를 집에 전달하면 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에딘은 밝게 목소리를 내어 문가에 붙이거나 문틈에 끼워놓기만 하면 된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다층 주택 오르내리는 일을 몇 차례 해야 하기에 그 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죄책감이 들기라도 했는지, 나에게,
  "그래도 이렇게 제가 빈손으로 있으면 미안하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라고 말하려 하자, 내가 그런 그의 말을 자르고서는 "일단 가기나 해." 라고 말한 다음에 곧바로 내가 앞장서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도시의 곳곳으로 나아가고, 내가 종이들을 운반하는 동안 에딘이 종이를 집집마다 종이를 전달하는 일을 맡아 해 나아갔다. 그러다가 내가 5 층에 이르는 복합 주택, 그 입구에 들어설 무렵, 먼저 안으로 들어가는 에딘에게 내가 물었다.
  "로저 아저씨의 따님께서도 나처럼 너의 일을 자주 도와주시고는 했니?"
  "예, 특별한 사정이 생겼을 때를 제외하면 저에게 특별한 일이 생길 경우, 함께 하고는 했어요. 그러다가 사정에 의해 주니아 누나께서 도시의 먼 곳으로 나아간 때 이후로는 주니아 누나의 도움을 받을 일은 없게 되었지만."
  "그 누나께서 어떤 사연에 의해 마을을 떠나셨니? 그 아버지 되시는 분께서 자신의 곁을 그가 함부로 떠나지 않도록 하셨을 텐데."
  이에 에딘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그 답으로써 멀리 유학을 떠나게 되어서 그렇다고 답을 하면서도 그 행선지가 어떠한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고, 어른들 역시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 하였기에, 자신은 그 사정을 잘 모른다고 말하였다.
  '역시 더 풀턴의 계략에 의해 그 분께서도......'
  이에 나는 이전의 그 젊은 남자를 만날 무렵에 내가 몰래 지켜보았던 세 남자가 언급한 '로저의 딸' 을 떠올리며 로저에게 '더 풀턴' 의 마수가 정말로 뻗어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가는 그런 나의 모습을 에딘이 이상하게 여길 수 있어서 그런 생각을 감추려 하였다. 다행히도 에딘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역시 짐작하고 있는 바가 있었는지 이렇게 물음을 건네었다.
  "로저 아저씨께서 주니아 누나를 눈여겨보시고는 하시던데."
  그리고 나에게 이전에 떠나간 주니아를 대신해 내가 그의 딸 역할을 맡아주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로저의 심성이 대한 한 마디 언급을 하였다.
  "아저씨께서는 직장 동료 되시는 분들과의 교류로 인해 분명히 드러내시지 않으시기는 하지만, 주니아 누나를 잃었다고 생각하시고 계세요, 그래서 어쩌면 주니아 누나께서 그런 아저씨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역할을 해 주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해요."
  당연하게도 나는 그런 그의 제안에 동의할 수 없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면박을 주려 하자, 에딘은 자신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렇게 말해봤을 따름이라고 답을 하면서 크게 신경을 쓰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이후, 나는 조심스럽게 계단을 오르려 하면서 종이들이 쏟아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려 하였다. 다행히도 그 주택의 계단은 높지 않아 안전하게 계단을 오를 수 있었고, 그러하였기에 천천히 계단을 오르면서 종이가 쏟아지는 일 없이 종이들을 옮길 수 있었다. 그러다가 계단을 내려갈 무렵, 긴장이 풀린 탓인지 종이를 쏟을 뻔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였으나 다급히 에딘이 잡아주었기에 종이들이 무사할 수는 있었다. 그 후, 나는 종이들을 에딘이 다시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
  "한 사람은 빈 손으로 가도록 하는 편이 이래서 좋은 것 같지 않아?"
  "그렇기는 하네요." 이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화답하는 에딘. 그 이후, 나는 에딘과 함께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종이들을 계속 배달해 나아갔다. 그러다가 날이 완전히 어두워질 무렵, 모든 배달을 마치고 두 사람 모두 빈손이 되자, 내가 로저의 거처로 돌아가려 하면서 주어진 일이 끝났다.
  그렇게 일이 끝날 무렵, 나는 십자로의 한 곳에서 도로시아가 그가 입은 옷과 대비되는 연노랑빛 드레스 차림을 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연둣빛 머리카락의 위쪽을 묶고 나머지를 내렸으며 묶은 부분을 리본으로 꾸미고 있는 소녀와 마주보고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도로시아와 마주보고 있는 이가 이전에도 만난 바 있는 '아니스' 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 역시 시가지의 환경에 어울릴 수 있도록 옷차림을 마련해 온 것 같아 보였다.
  "이런 곳에 가 있었을 줄은 몰랐어, 도로시아. 이 곳은 위험해서 유네아라는 분께서 너를 이 곳에서 멀리 떨어진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기셨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에 온화하면서도 심기 굳은 목소리를 내며 화답하는 도로시아.
  "그렇다고 해도, 내가 그 분을 이런 곳으로 이끌고 갔을 거야."
  그리고 내가 '더 풀턴' 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사악한 집단을 도시에 이르자마자 발견한 것 같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그 사악한 집단이 공장 지대 인근의 제철소와 그 인근의 광산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전부터 알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 다음에 이들이 없어지지 않는 한, 위험 지대를 벗어날 생각이 없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자 더 풀턴에 대해 그 역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걱정스러워 하는 목소리를 내며 묻는 아니스.
  "들어 보니, 더 풀턴이라는 그 사악한 집단은 그 수장과 간부들의 여흥 거리 제공을 위해 마을의 안정을 협박거리로 삼으며 아름답다고 알려진 여인을 취하려 하였다고 해. 자칫하면, 도로시아도 마을에 사는 사람으로 간주되어 희생자로 선택될 수 있을지도 몰라. 물론 네가 끌려가면서 너와 함께 가는 수행원들이 더 풀턴의 근거지로 잠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기기는 하겠지만......."
  "각오는 되어 있어. 그런 내가 그 집단을 쓰러뜨릴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면."
  "도로시아, 너에게는 야스모르로 가야 한다는 사명이 있잖아, 그 사명마저 팽개치고 이 곳에서 희생되어도 정말 괜찮은 거야, 정말!?"
  그 대화를 들으며 도로시아가 사건에 관여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로저의 딸, 주니아의 뒤를 그가 잇지 않도록 어떻게든 방도를 마련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그 때, 내가 감추려 하면서도 무언가 짐작되는 바가 있었는지 에딘이 나의 왼편으로 나아가면서 물었다.
  "주니아 누나, 갑자기 왜 그래요, 이전부터 자주?"
  "저 앞에 보이는 두 분의 대화가 왠지 모르게 심각해서........"
  그러자 나는 그렇게 웃으면서 화답한 이후에 크게 신경을 쓰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며 그들의 곁을 지나쳤다. 그리고서 더 풀턴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으면서 에딘과 함께 로저의 거주 공간이 있는 건물로 돌아가면서 도중에 한 빵집을 지나치게 되었다. 그 빵집을 보자마자 바로 깜짝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는 에딘. 이에 내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에딘, 왜 그래? 저 곳을 왜 보려 하지 않는 거니?"
  "어렸을 때의 기억이 있어서요."
  그 물음에 그렇게 화답을 하는 에딘. 그리고 나에게 한 때, 그 빵집에서 빵을 훔치다가 쫓겼던 적이 있었음을 밝혔고, 제철소 인근의 탄광에서 일을 하던 아버지가 다쳐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봉급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그로 인해 빵 하나 마련할 수 있는 돈조차 마련하지 못하게 되자 가족을 위해 빵을 훔쳐간 적이 있었음을 밝혔다. 그리고 도중에 빵집 주인에게 쫓기다가 주니아의 도움을 받아 겨우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해 주고서, 당시의 일화에 대한 말을 건네려 하였다.
  "주니아 누나께서 빵집 아저씨를 겨우 설득하셔, 마음을 돌린 다음에 저의 집으로 찾아오셔서 저에게 맞을만한 일을 찾아주겠다고 나서셨고, 그러면서 자신이 일가를 위해 일을 해 주겠다고 말씀하셨지요, 적어도 저는 학교에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면서....... 하지만 저는 그 제안을 거절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고, 결국 로저 아저씨의 도움으로 제가 할 수 있을만한 일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신문사의 잡일을 도맡고 있음을 밝히는 에딘. 그리고 이전에 빵을 훔쳤던 곳이 바로 그 빵집이었기에 빵집 주인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시선을 돌렸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그 주인이 지금도 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어서 눈이 마주쳐도 곤란하다는 말을 이어서 건네었다.
  "그러니까, 그 때의 일을 그 분께서 아직도 기억하시고 계신다는 거지?"
  이에 내가 활짝 웃으며 물음을 건네었고, 그 물음에 에딘이 그렇다고 답을 하자, 나는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빵집 주인이 어린 아이가 한 일을 두고 치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그 생각을 그에게 건네는 말로써 드러내었다. 그 이후, 에딘은 빵집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다음에 누군가를 발견했는지 왼편으로 계속 시선을 향하였고, 이에 나는 그가 무엇을 보기에 그 방향으로 에딘이 계속 시선을 향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가 바라보고 있는 광경을 보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회색 정장 차림을 한 사람과 그 바로 왼편 앞에 다소곳이 하얀 옷차림을 한 이들로서 이전에 의자에 앉은 모습을 보이고 있던 그들이 옷가게 근처의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약간 어려 보이는 느낌을 주는 그들 중 회색 정장을 입은 사람은 자신의 오른손에 종이에 감싸여진 자신의 키 만한 높이를 가지는 지팡이-처럼 생긴 것-의 가운데 부분을 잡고 있으면서 그것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그 때, 하얀 옷차림을 한 여성이 그런 그에게 물었다.
  "남쪽 길로 가면 항구의 모습을 볼 수 있으려나."
  "제철소 인근이 항구이니까 가능하겠지."
  그 물음에 그렇게 물음을 건네는 회색 정장을 입은 청년. 그 때, 에딘이 내가 두 사람을 지나치려 할 무렵에 그런 그들에 대해 물었다.
  "해안 지역에서 오신 분들이신가 봐요."
  "그저 도시의 항구를 보고 싶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아닐까."
  그러자 내가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그렇게 말한 다음에 공장이 발달한 도시의 항구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 그 항구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이전에 비해 밝아진 목소리로 말을 건네었다. 이에 에딘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도 어서 기회를 갖고 싶다는 말을 하고서 항구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 항구의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말을 건네면서 항구의 모습을 보아야 할 이유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내가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어 그 언급에 대한 나의 생각을 드러내었다.
  "그래, 항구 도시에 산다면, 도시의 규모가 어찌하였든 간에, 항구의 모습을 한 번 정도는 보아야 할 필요가 있겠지, 그래야 항구 도시에 살았다는 자랑 정도는 할 수 있을 테니까."

20 시 42 분 - 도시 동부 공장 지대
  그러면서 계속 발걸음을 옮긴 끝에 로저의 집이 위치한 건물 근처에 이를 무렵, 그에 대해 문득 궁금해진 것이 생겨서 그에게 물음을 건네 보았다. 우선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고 에딘에게 말을 건 다음에 에딘이 나에게 그것에 대해 묻자, 그 답을 하면서 본격적인 물음을 건네었다.
  "주니아라는 분을 혹시, 좋아하고 있었니?"
  "누나를요? 그, 그게......." 이에 에딘은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개를 숙이면서 자신의 얼굴이 달아오르도록 하고 있었다. 좋아한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부끄러워 말을 못할 것임이 틀림없었으며, 그 모습을 보며 나는 환하게 웃으며 "좋아했었구나." 라고 밝게 목소리를 내어 말한 다음에 그의 뒤에 서 있으면서 두 어깨를 주무르며 말하였다.
  "아직 어려서 말을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용기를 가지렴, 그 용기라도 갖고 있어야 나도 한 때 '사랑' 이라는 감정을 품은 적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니?"
  "그래요." 그러자 다시 차분해지면서 화답을 하는 에딘. 그 이후, 내가 그와 나란히 건물 안으로 들어갈 무렵, 그런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었다.
  "그 누나께서 떠나가신 이후에는 잊고 싶었는데, 누나와 닮으신 분을 만나니까 그 감정이 왠지 살아나는 것 같아요. 주니아라는 이름을 가지셨던 그 누나를 만났을 때와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씀드릴 수 있으려나요."
  이에 나는 마음 속으로는 당황하면서도 그것을 드러내려 하지 않으며 "그래?" 라고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말을 조금이라도 잇기 위해 나이라도 물어보자고 생각하면서 그의 나이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물었다. 이에 현재는 12 세이며 11 세 즈음에 주니아를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을 건네는 에딘. 그 말을 듣고서 내가 그에게 주니아의 당시 나이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물었다.
  "그렇다면 혹시 주니아라는 분의 나이는 14 ~ 15 세 즈음 되지 않았을까?"
  "맞아요, 어떻게 짐작을......."
  "나와 닮은 분이시라잖아, 그 말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지."
  그 물음에 나는 로저가 사는 집이 위치한 3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며 그 물음에 그렇게 답을 하였다. 그 때, 에딘이 나에게 내 나이를 14 ~ 15 세 정도로 보아도 되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그 정도는 될 거야." 라고 바로 답을 해 주었다.

  그 이후, 한 동안 계단 위를 계속 걸어 올라간 끝에 3 층의 문 앞에 이르렀다. 그리고서 내가 앞장서서 입구에 이른 다음에 두 팔을 높이 들어 기지개를 펼쳤다, 이제 거처에서 잠시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행한 일이었다.
  "이제 집으로 다 왔다~." 그러면서 그렇게 말을 하는 나. 그 이후, 나는 뒤따르는 에딘을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리면서 혹시 로저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답을 듣지는 못했다.
  그러면서 3 층의 바깥 통로로 들어서려 하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로저의 집으로 추정되는 곳에 모여 있는 광경이 눈앞에 나타나면서 어떻게 보아도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다고 짐작할 수 있는 그 상황을 두 눈으로 지켜보면서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이라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질문에 대해 신경을 쓸 일이 없어진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일단 모인 사람들 틈에 끼어 들기로 마음을 먹고 그들을 향해 나아가려 하였다.
  '무슨 일이지, 로저 아저씨께 좋지 않은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그 이후, 나는 사람들이 모인 곳 바로 근처에 이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고 물었다. 그 때, 그런 나의 우측에 보이는 검은 바지와 하얀 셔츠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옆머리를 제외하고는 머리카락이 없는 중년 남성이 로저에게 벌어진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로저를 통해 더 풀턴이 이 도시에 전언을 보냈어! '왕국의 공주가 될 만한' 여자를 지금부터, 10 시간 내로 보내지 않으면 그 시간이 지나간 이후로 공장 지대와 그 주변 구역 전체에 재앙이 다가올 수 있다는 거야!"
  그리고 그 통지를 받은 로저가 망연자실한 채 집에 앉아있다는 소식을 보낸 다음에 이제는 '더 풀턴' 을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아름다운 여인도 없어서 이대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 때, 사람들의 뒤로 물러나고서 내가 하나의 답을 내야만 한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하고 있음에 대해 답답해하는 감정을 드러내면서 바로 전에 나의 물음에 답을 했던 남성에게 대안은 없느냐고 곧바로 물었다.
  "대안이 있지 않아요? 다른 수단이라든가."
  "그런 것은 없었어, 무조건 왕국의 공주가 될 만한 아가씨가 없으면 더 풀턴은 마을로 침략해 지금껏 자신들이 겪은 재앙에 대한 보복을 하겠다고 말했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올 것이 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깊이 한숨을 내쉬면서 그와 함께 '더 풀턴' 이 작정하고 로저가 일하는 공장이 포함된 지역에 모종의 파괴 행각을 벌이기로 작정을 하였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분명 더 풀턴은 공장 지대에 '불가능한 조건' 을 내세웠고, 그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공장 지대가 무사하지 못할 것임을 분명히 알렸다. 이는 곧 즉, 불가능한 조건을 앞세우며 반드시 공장 지대로 침략을 감행하겠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이전에 몇 명의 무리들이 당한 것에 대한 보복을 위한 일이려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이전에 내가 '더 풀턴' 의 무리와 두 차례 마주쳤고, 마주칠 때마다 이들을 격퇴하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더 풀턴은 10 명도 안 되는 대원들의 부상 및 체포를 두고 공장 지대의 사람들이 건방지게 나섰다고 간주하고 '자신들을 공격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 위해' 마을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임을 바로 전망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사실을 미리 알아차리신 도로시아 님께서......!'
  그러면서 나는 도로시아가 더 풀턴에 바쳐질 여성으로서 나서겠다는 말을 왜 했는지에 대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고, 그러면서 일단 집 안으로 들어가 로저와 그 일에 대해 상의를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설득해, 그들을 돌려보내는 일부터 하기 시작하였다.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대책은 제가 로저 아저씨와 함께 논의를 해 볼 테니까, 이제는 물러나 주시고, 논의는 다른 곳에서 해 주세요, 부탁이에요."
  그리고 겨우 사람들이 설득되어 로저의 집을 떠나가기 시작하자 '됐다' 라고 혼잣말을 하고서 로저가 사는 곳, 그 현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그 때, 그런 나의 뒤를 따르며 에딘이 말을 걸었다, 이전에 일어난 사건이 그의 마음에 충격과 함께 크나큰 부담까지 주고 있는지 심기 불편함을 완연히 드러내고 있는 그런 목소리였다.
  "누나,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될 줄은......."
  "아직 10 시간 정도 남았잖아, 그 동안 어떻게든 해결책을 내놓으면 모든 일이 잘 풀리겠지."
  그 이후, 나는 먼저 그 거주 구역의 거실로 들어간 다음에 식탁에 멍하니 앉은 채 건너편의 창가로 시선을 향하는 로저를 향해 다가가 그의 바로 건너편에 앉으려 하였다.
  한편, 내가 가까이에 이를 무렵에도 왼편의 벽을 향해 앉은 채, 멍하니 창가를 바라보고 있던 로저는 내가 그가 앉은자리의 건너편에 자리잡은 의자에 앉으려 할 때에도 마치 내가 앉았음을 의식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내가 그를 조금 큰 목소리로 부르자, 그제서야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왔구나, 아가씨. 방금 전에 있었던 일로 놀란 탓에 네가 오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는 나를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집 앞에 있으면서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에딘이 나와 그의 우측 곁에 이를 무렵에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서 접혀진 종이 한 장을 꺼내 그것을 두 손으로 펼쳐 내가 그 종이를 보도록 하였다. 그 종이에는 붉은색을 띠며 번진 자국이 있는 글자로 몇 개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동물 등의 피를 내, 그 피를 먹 삼아 펜으로 글씨를 쓴 듯해 보였으나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그 문구들을 보자마자 종이를 내가 볼 수 있도록 돌린 다음에 두 손으로 종이를 들어 그 종이에 쓰여진 문구를 위쪽의 문장들부터 차례로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