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시 48 분 -
  이후, 하얀 로브를 입은 자들이 8 명씩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고, 이어서 이들이 나를 비롯한 전방에 모인 일행을 향해 한 손에서부터 하나씩 파랗게 빛을 발하는 불덩어리 10 개를 한 번에 던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던져진 불덩어리들은 일직선상의 대열을 중심으로 좁게 퍼지면서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일단 중앙에 위치한 이들로서 나와 루마의 바로 앞에 위치한 이 4 명을 공격 목표로 정한 이후에 이들을 향해 곡선을 그리며 상대를 추적하는 특성을 가지는 하늘빛 초승달들을 그려내는 것으로써 반격을 가함과 동시에 나에게 집중되는 화염을 이들의 우측으로 움직여 피해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루마는 나의 좌측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4 명 중 좌우측 가장자리에 위치한 이들을 향해 보라색 빛을 발하는 원형 고리들을 소정령 마테아스를 통해 그려내, 그 고리들이 로브를 입은 자들의 허리를 베도록 하면서 자신이 위치한 곳으로 날아오는 화염들을 위 혹은 아래로 계속 움직이면서 피해내려 하였다. 루마는 위로 움직일 때마다 공중제비를 돌거나 나선을 그리며 올라갔으며 아래로 내려갈 때에는 수직 낙하를 행하였으며, 그러는 동안 그는 화염에 스칠 지경에도 놓이지 않고 있을 정도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화염을 피해내면서 반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중앙의 2 명부터 하나씩 처단해가며, 일행은 8 명의 로브를 입은 자들을 격추시켰고, 그렇게 격추된 자들은 몸에서부터 화염이 발산되더니, 마치 몸이 화염으로 변화하는 것과 같은 기세를 드러내며 공중에서 폭발, 그 이후 화염과 함께 로브도 불에 타 사라지면서 형상 자체가 소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는 리레아에게 말을 건네는 레야라.
  "열의 특성이 응용된 개조 인간의 일종이었을지도 모르겠어."
  "그렇다면 여기 있는 이들 모두가 실제로는 인간과 비슷한 존재란 말이야?"
  이에 놀라면서 화답을 하는 리레아. 그 때, 8 명의 로브를 입은 자들이 이어서 다가오기 시작,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 이들은 중앙에 위치한 자들부터 하나씩 격추되어 불꽃으로 화하면서 소멸해 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풀턴을 따라 의식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의 숫자 역시 계속 줄어가기 시작하였다.
  대열이 점차 줄어들고 있었지만 루마가 지시를 내려 앞으로 나아가지 말라고 하였기에 계속 같은 곳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이들이 궤멸되어 풀턴을 향해 바로 접근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화염탄들의 대열이 계속 잇달아 나를 향해 접근해 오면서 이들의 열기가 몸에 닿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 계속 다가왔다. 때로는 나의 바로 앞으로 화염탄의 대열이 직접 다가오기도 하였다. 그 때, 우측 가장자리의 공격을 맡고 있던 레야라가 소정령 세민다를 앞세워, 그것이 하늘색 빛을 발하는 투명한 방호막이 되도록 하여, 그 방호막에 부딪친 화염이 물에 닿은 듯이 꺼져 연기를 일으키도록 하였다.
  이후, 나는 레야라가 맡고 있던 우측 가장자리 대열의 2 명을 맡게 되었고, 곧바로 이들을 곡선 궤적을 그리며 상대를 추적하는 특성을 가지는 것들로서 하늘색 빛을 발하는 바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초승달들을 계속 그려내어 그 초승달들이 로브를 입은 자들에 닿도록 하여, 그 공격이 계속 이어진 끝에 결국 그 자들이 격추되어 화염으로 화해 사라지도록 하였다.
  그 이후, 그 다음 대열에 한정하여 루마가 좌측, 그리고 내가 우측 가장자리의 적을 상대하고 레야라와 리레아가 중앙의 적 4 명을 한 번에 상대하게 되었으며, 중앙의 적 제압은 우선 리레아가 이들을 물로 가두고, 레야라가 물과 함께 이들을 베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그런 식으로 격추된 적들은 물의 기운으로 인해 불도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는지 회색 연기를 잇달아 일으키며 몸체 자체가 소멸해 사라져 갔다.
  로브를 입은 자의 숫자는 40 명이었으니, 그에 따라 상대해야 할 로브를 입은 자의 대열은 총 5 개. 그 중 3 개 대열을 궤멸시킨 이후에는 나와 리레아가 중앙의 4 인을, 그리고 루마와 레야라가 좌우측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2 명을 상대해 이들을 제압하고, 이어서 마지막 대열에 이르렀을 때에는 나는 레야라와 함께 행동하고, 좌우측 대열에는 각각 루마와 리레아가 자리잡고 있으면서 로브를 입은 무리의 제압을 맡아, 그 마지막으로 남은 8 명까지 사라진 이후, 루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외쳤다.
  "자아, 이제 기회예요, 어서 의식이 행해지는 곳으로!!!"
  그리고서 루마 자신이 앞장서서 곧바로 풀턴이 의식을 행하는 그 근거지로의 진입을 행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그렇게 풀턴을 향해 접근해 가는 루마의 뒤를 따르며, 풀턴을 향해 다가갈 그 때, 그런 나와 루마의 움직임을 마치 기다리기라도 하고 있었는지, 등뒤에서부터 비행기가 움직일 때 특유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그 소리가 커져 갔다. 그러면서 등뒤에서부터 무언가가 날아올 것이리라는 예측을 할 무렵, 루마가 다급히 목소리를 내어 뒤에서 날아올 물체에 대한 대비를 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뒤에서 물체가 다가오고 있어요, 공격이 있을지도 모르니 우선은 이 곳에서 이탈을!"
  그러자 나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리레아가 일행의 좌측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우측으로 나아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오른쪽으로 나아가려 하였고, 이어서 레야라가 곡선을 그리면서 잠시 아래로 하강했다가 이전의 것보다 훨씬 굴곡이 큰 곡선을 그리면서 리레아의 근처에 이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일행이 좌우 둘로 분리될 무렵, 내가 위치하고 있던 곳을 향해 한 무리의 미사일들이 날아오다가 풀턴의 바로 앞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잠시 후에 그 방향으로 전체 길이가 내 키의 10 배 즈음은 되어 보이는 거대한 비행체가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철로 만들어져 있으며 암록색을 띠는 비행체, 그 중심을 이루는 둥근 동체의 좌우에는 박쥐의 날개처럼 생긴 거대한 날개가 하나씩 장착되고, 앞에는 부리를 형상화한 듯해 보이는 거대한 물체가 장착되어 있으며, 뒤쪽에는 삼각형을 이루며 대각선 위를 향하는 한 쌍의 꼬리날개가 장착된 모습을 보이는 비행체, 조종사 하나가 다루고 있는 그 비행체는 일행이 풀턴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할 무렵, 뒤에서부터 불꽃을 일으키며 날아오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행을 앞질러 풀턴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그 비행기의 모습은 결코 낯설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처음 도시의 상공에 이르렀을 때 보았던 풀턴의 비행기였던 것. 그 모습을 기억하며 나는 곧 풀턴의 일당이 그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결전이 이루어질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 이후, 비행기는 완만히 곡선을 그리며 고도와 속도 모두를 낮추는 모습을 보이다가 잠시 후에 지면에 닿으면서 풀턴의 바로 앞에 이르렀다.
  이후, 비행기가 한 바퀴 회전하며 일행을 향하기 시작하자, 우선 여인이 조종석 뒤쪽에 앉고, 그에 이어 풀턴이 뛰어오르는 듯이 비행기가 조종석 바로 왼편에 보이는 부조종석에 탑승, 오른발을 동체 위에 올려놓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더니, 이어 비행기에서부터 불꽃이 일어나며 다시 그것의 고도가 높이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비행기의 고도가 높아질 무렵, 풀턴이 비행기 내부에서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들어 그것을 짚으면서 일행을 향해 크게 목소리를 내며 선언을 하였다.
  "지금까지의 용기는 가상했다만, 이제는 끝이다!"
  그 이후 그렇게 비행기가 일행의 앞에 이를 무렵, 나는 풀턴의 일당이 세워놓은 십자가에 매달린 아니스가 여전히 하늘색 빛을 발하며 몸부림을 치는 모습을 보면서 그 현상의 근원이라 여기어지는 꽃의 제거 역시 행해야 하며, 그 일만큼은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러면서 레야라를 불러 그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레야라 양, 레야라 양께서는 리레아 양과 함께 꽃의 제거와 함께 잡혀 계신 분을 도와 주세요, 앞으로 저 여인께서 어떻게 되실지 장담할 수 없게 된 이상, 서두르셔야 할 필요가 있어요. 두 분으로 무리라 판단되실 경우에는 루마 언니를 데려가셔도 좋아요."
  "하지만 그렇다면 저 비행체를 유네아 양 혼자서 맡게 되실 텐데......."
  "상관없어요, 제 앞에 있는 비행체 정도라면 저 혼자서도 충분할 거예요."
  내가 제안하는 바에 대해 레야라가 걱정이 된다는 투의 목소리로 묻자, 나는 곧바로 괜찮다고 답을 한 이후에 그에 이어, 어서 여인의 구출을 위해 나서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이후, 레야라는 비행체의 포문이 열리는 모습을 보며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곧바로 "알았어요." 라는 화답을 하고서 곧바로 아래로 내려가겠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레야라는 나에게 "조심해 주세요." 라고 말을 건네면서 리레아와 함께 의식을 위한 공간에 홀로 남겨진 십자가를 향해 하강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레야라는 둘만으로는 서두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는지 루마를 설득해 그 역시 자신과 함께 하도록 하였다.
  "결국에는 자네 혼자서 나와 대치하게 된 건가."
  이후, 내가 비행기와 정면 대치를 개시할 동안 부조종석에 완전히 앉은 풀턴이 그렇게 나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를 내었고, 그러는 동안 그가 탑승한 비행기, 그 동체의 앞 부분에서부터 포탄들이 발사되어 나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이에 그 포탄들을 피해 동체의 포탄을 발사하는 두 부분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서 그 두 부분을 향해 레반테아가 하늘색 빛을 발하는 대기의 기운이 곡선을 그리도록 하면서 그의 공격에 대한 대응을 행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이전에도 그가 보인 바 있던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간에 상관하지 않는 그만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생각해 보면 불 수록, 기묘하다고 여기어질 정도의 인연이 아닌가, 처음 하늘에서 만난 이후로 나의 사업을 방해하는 자로서 그대가 내 앞에 이른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
  그 이후, 그는 처음에는 자신 역시 나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치세 하에 건방지게 하늘로 오르려 한 철없는 어린아이 정도로 간주하려 하였다는 말을 건네고서 그런 인연 따위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음을 이어서 밝혔다. 그 이후, 그는 사악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를 내며 그 말에 이어지는 말을 건네었다.
  "나와 맞서겠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 않았더라면 서로 다시 만날 일은 없었겠지, 본래 나와 그대는 추구하는 바가 다르니 서로 관련된 목적을 위해 만날 일은 없지 않았겠는가. 그러한 이상, 나의 일에 상관하지 않는다면 그대의 삶은 항시 평화로웠을 터인데, 어찌하여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이렇게 나서 너 자신의 평화를 깨뜨리는 일을 감히 기도하는가."
  그리고 그에 이어 나에게 다시 물음을 건네는 목소리를 내었다.
  "이런 일로 인해 그대는 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는 신의 가호를 받는 나를 감히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이 일에 뛰어들었단 말인가."
  "하지만 관여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곧바로 도시의 사람들이 풀턴으로 인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알게 된 이상 그 일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고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는 동안 풀턴의 비행기는 의식장 바로 위의 상공 높은 곳에 떠 있는 채로 좌우로 움직이기를 반복하면서 각 날개의 중앙에 장착된 기관포에서부터 전방의 3 방향 중 한 방향씩 교대로 포탄들을 일렬로 나란히 발사되도록 하면서 나에게 위협을 가하려 하였고, 그 때마다 포격에 의해 생성된 포탄들의 대열을 하나씩 피해가며 포탄들이 발사되는 곳마다 공격 목표로 정해, 이들에게 계속 피해를 가하려 하였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대를 철저히 말살해 주마, 신의 이름으로!"
  그리고 내가 입은 드레스에 대해 로저가 그의 딸에게 건네었던 그 드레스 아니냐고 물은 다음에 그 드레스를 내가 입은 모습을 보면서 그 딸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는 말을 하고서 로저가 나의 모습을 보며 그 딸의 모습을 자주 떠올렸을 것 같다는 말을 건네며, 로저를 비웃으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로저에게 다시 한 번 비참한 순간을 전해주겠다는 말을 우선 건넨 이후에 그에 이어,
  "이전에는 신께 제물로 바치는 것으로 그를 비참하게 했다. 이번에는 나의 손에 의해 처절하게 파멸당하는 것으로서 다시 한 번 비참하게 해 주지, 하지만 로저가 저 여인을 넘긴 이후에는 바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네가 정말 오리라는 예상을 하지는 않았기에 로저에게는 그 일에 대해 비장하게 각오를 하고 있으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게 되었다."
  라는 말을 하고서 로저의 딸이 제물로 바쳐졌을 때에는 로저에게 의식장으로의 진입을 특별히 허락하여 의식이 행해지는 광경을 직접 보도록 하였음을 밝히고서 십자가에 매달린 로저의 딸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두 눈을 바로 뜨고 바라보고 있는 동안 로저 역시 마치 자신이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비통해 하고 있었음을 알렸으며, 로저가 눈을 감으려 하자, 수하들이 그런 로저가 눈을 억지로 뜨도록 만들기도 했음을 밝혔다.
  그러는 동안 계속 의식장 바로 위의 상공에서 계속 움직이기를 반복하며 대치가 이어지고 있었으며 비행기가 날려보내는 포탄들을 계속 피해내며 반격을 가한 끝에 동체의 앞 부분에 장착된 것 중 왼편의 것과 날개의 위쪽 표면에 장착된 공격 장치가 계속 충격을 받은 끝에 그것을 견디지 못해 폭파되어 그 폭파된 자리에서 불꽃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는지, 풀턴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로저에 대한 비아냥의 감정을 드러내는 듯한 말을 하며 나를 도발해 왔다.
  "그 딸은 로저 녀석에게는 가장 소중한 소녀 중 하나였다지, 그래서 누구보다도 특별히 아끼며 자신의 주제도 생각지 않으면서 화사한 옷을 계속 선물해 주었다더군. 그런 딸이 아름답기까지 한 모습을 보며 나는 그가 신을 위할 수 있는 가장 값진 보물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지."
  "그 의도는 설마.......!?"
  "짐작하고 있었나 보군. 무슨 추측이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저 가족을 무너뜨리고 비참해진 구성원의 모습을 보고 즐기려 하였을 것이라 추측했다면 그런 추측은 그만두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군."
  "그렇다면 그 목적은 무엇인가?"
  그가 이후, 나에 대한 비웃음의 감정을 드러내며 건넨 말을 들으면서 풀턴에게 단순히 가족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내가 언성을 높이면서 묻자, 그가 바로 답으로써 갑자기 격해진 목소리를 내어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의도를 밝히기 시작하였다.
  "일개 노동자 주제에 건방지게 나보다도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광경을 내 눈앞에서, 더 이상, 보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녀석은 몰랐겠지만 이 도시는 나를 중심으로 거대한 위계가 세워져 있으며 그 누구도 나보다도 위대하고, 행복할 수는 없다! 그런데 로저 녀석은 건방지게도, 아내와 딸을 데리고 살고 있으면서 그런 나를 감히 능가하려고 했어! 그 하찮은 인간을 신의 가호를 받은 사람으로서, 용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잠시 쉬고서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그의 말을 끊지 않고, 그가 어떤 말을 이어가려 하는지를 끝까지 지켜 들으려 하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신의 위세를 능가하려 하는 자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지. 그리고 그 본보기로서 로저를 징벌하기 위해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자를 빼앗기로 결심하였고, 그러면서 그 딸을 내 것으로 만들게 된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이전에는 느낄 수 없던 광기를 드러내며 말을 잇는 풀턴. 그 이후, 그는 악마와 같은 느낌을 주는 목소리를 내며 외쳤다.
  "소중한 것을 빼앗긴 자는 목숨을 내놓은 자보다도 비참할 수밖에 없어! 목숨을 내놓으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목숨만큼 소중한 것을 빼앗기면 목숨은 남겨졌어도, 죽임을 당하고 있는 것만큼 괴롭게 살아야 하거든!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이런 결과야말로 신을 능멸하려 한 로저에게는 얼마나 멋진 징벌이 아니겠는가, 그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그 말은 곧 즉, 자기보다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여기는 가족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어떻게든 불행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었다. 이렇다면 그가 가하는 불행에서 벗어날 자로 세상에 누가 있겠는가, 제멋대로 도시의 지배권을 만들어 행사하면서, 그로 인해 생겨났을 주변을 둘러싸는 적들과의 대치로 인해 결코 행복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그런 자의 기준으로 보면 도시에서 평범하게 일하며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일 자체를 두고 자신보다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멋대로'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런 기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에 의해 불행을 맞이한 이로 로저 외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모자라 어쩌면 처녀들을 제물로 바칠 때마다 그런 명분을 내세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러면서 언성을 높인 채로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혹시 사람의 딸들을 제물이라는 이름으로 잡아올 때마다 그런 의도를 통해 자기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야!? 애당초 제멋대로 적을 만들어 낸 너는 어떤 경우에도 행복할 수 없다고 여길 때를 만들 수 있잖아! 그런 사람이 특정한 가정을 자기보다 행복하다고 여길 수 있다면 얼마든지 여길 수 있지 않아!?"
  그 무렵, 비행기의 머리 부분을 향해 집중되는 하늘색 곡선이 한데 모여 폭발, 그 이후에 바람의 기운을 주변 일대로 발산하면서 그와 함께 가해지는 바람의 기운에 의한 충격을 견디지 못한 채, 머리 부분에서부터 하늘색을 띠는 빛을 삼키며 불꽃이 폭발하며 주변 일대로 발산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머리 부분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그 구멍으로부터 붉은 불꽃이 하나의 커다란 불기둥을 이루며 검은 연기와 함께 위로 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풀턴의 기세는 전혀 꺾이지 않고 있어서, 조종석에 바로 서 있는 채로 그는 비행기의 머리 부분이 파괴되었음에 대해 별 일도 아니라는 듯이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분노한 주제에 한 일은 겨우 이거란 말인가! 참으로 어리석군!!!"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러한 그의 모습을 보고 안 되겠다 싶었는지 금발의 여성이 조종석 뒤쪽에 앉아 있으면서 이전에 비해 무거워진 표정을 짓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무렵, 지면에서부터 격렬한 폭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자, 나는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레반테아를 통해 통신을 시도, 그 통신을 루마의 소정령 마테아스가 받도록 하였다. 그 이후,
  "일단 꽃의 기세는 꺾어 놓았고, 그로 인해 더 이상 잡힌 사람에게 꽃은 아무 힘도 가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저와 레야라 양께서 팔을 십자가에 묶어놓는 역할을 하는 줄을 끊고 있으니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바로 묶여있는 분을 구출할 수 있을 거예요."
  그 폭발음은 개화된 꽃의 중심 부분에서부터 폭발이 일어나면서 그로 인해 생겨난 폭음이었던 것. 그 소식을 들으며 나는 통신을 받은 루마에게 일이 잘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한 다음에 곧바로 그에 이어지는 부탁으로써 여인을 구출해서 광산의 다른 통로를 통해 이탈해 달라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알았다고 바로 화답하는 루마. 이어서 그는 광선의 통로 자체가 폐쇄된 것은 아니라는 정보를 입수했음을 밝히고서 광산의 입구를 통해 나갈 수 있도록 해 보겠음을 알리면서 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유네아 양께서는 혼자서도 풀턴의 그 병기를 제압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사령관의 비행체라면 함대의 '기함' 에 해당되는 존재이고, 따라서 그에 걸맞는 무장을 갖추고 있을 텐데."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이제 머리 부분은 거의 파괴해 놓았으니, 꼬리 부분의 부수고 나면 완전히 무력화 시킬 수 있어요, 특별한 무장 같은 것은 일단 없다고 보셔도 될 거예요."
  이에 루마는 사실이냐고 물은 다음에 사실이라면 안심해도 될 것 같다는 전망을 드러내면서 광산의 입구를 통해 리레아 그리고 레야라와 함께 밖으로 나가겠음을 알렸다. 그리고 광산 밖에서 다시 만나자는 인사말을 건네면서 일단 리레아, 레야라와 더불어 잠시 동안 나와는 헤어지게 되었다.
  그 때, 제물 공양 의식이 완전히 실패하였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했는지 비행기 위에서 풀턴이 경악과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비행기의 앞부분이 파손되기까지 하였기에 그의 분노는 상당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은 지지 않았음을 알리는 듯이 크게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패배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다, 저 아래에 계신 신께 대한 제물 공양은 누구를 언제 하더라도 상관없으니까!"
  그리고 반드시 나를 패배시켜 로저의 딸이 당했던 것처럼 나 역시 신에 대한 제물로 바치겠다는 의지를 분기를 드러내며 밝혔다. 그러는 동안 뒤쪽에 앉은 금발의 여성은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 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런 여성의 행동이 왠지 모르게 수상해 보였지만 당장에 그것을 두고 어찌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비행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려 하였다.
  그 때 갑자기, 주변 일대가 격렬히 흔들리기 시작, 그와 함께 의식장을 둘러싸며 흐르고 있던 용암이 갑자기 격렬히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던 꽃이 붉게 빛을 발하기 시작하더니 중심의 꼭대기에 자리 잡은 구슬이 마치 불꽃이 불안정하게 타오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려 하였고, 잠시 후, 그 꽃이 자리 잡고 있던 거대한 바위가 무너지며 꽃이 용암으로 떨어지기 시작하고, 이어서 꽂 받침 부분부터 용암에 닿더니, 이어서 꽃 전체가 용암에 떠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금속으로 이루어졌을 꽃이 용암에 떠 있으면서도 꽃은 그 열기에 의해 녹아내리지 않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풀턴은 지면에 닿은 꽃을 보라고 말하고서 곧바로 외쳤다.
  "용암 위에서도 당당한 신의 위대하신 모습을 보라! 그 모습이야말로 진실로 위대한 신의 모습 아니겠는가! 그런 신의 가호를 받는 한, 나에게 패배란 있을 수 없다!"
  그러는 동안 진동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그 진동으로 인해 의식장의 뒤편에 보이던 건축물의 표면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그 파편이 지면과 그 인근의 용암으로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그 건축물은 풀턴의 근거지의 그 일부였을 것. 즉, 진동으로 인한 건축물의 붕괴는 풀턴의 근거지가 원인 불명에 의한 재앙으로 인해 무너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렇게 건축물이 주저앉는 듯이 붕괴하기 시작할 무렵, 십자가만 덩그러니 남겨진 의식장 역시 기반이 되는 돌기둥이 진동으로 인해 가장자리 부분부터 무너지더니 마침내 지면 전체가 갈라지고 무너지면서 무너진 바위 조각들이 십자가와 함께 용암으로 가라앉으면서 의식장 전체가 용암의 일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 모든 일은 진동이 일어난 이후부터 순식간에 잇달아 발발하기 시작했다. 풀턴의 근거지 인근의 구역 일대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이변에 의해 불안정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불안정 속에서 풀턴은 신의 뜻을 거역하는 자가 있다면 신은 분노하여 모든 것을 파멸시킬 것이라고 외치면서 자신은 신의 가호를 받은 자이기에 자신을 해하려 함은 곧 신의 뜻을 거역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신의 뜻을 거역하는 자가 생기면 신은 진노하여, 자신의 뜻을 거역한 하찮은 인간들에게 파멸로써 벌을 내린다는 언급을 하고서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격진 역시 진노한 신에 의한 벌로써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 외쳤다.
  물론 그로 인해 당장에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은 풀턴의 근거지였지만, 이미 이성적 판단이라는 것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풀턴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는 채로 자신의 비행기를 이끌고 그 지역의 높은 곳으로 오르면서 나와 멀어지며 광기에 가까운 희열의 외침을 드러내며 나에게 한 마디 말을 남겼다.
  "자아, 이 대결에서의 승리를 원한다면 저 높은 꼭대기까지 나를 쫓아오거라! 죽음의 물결 위에서 살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은 이만 안녕이다!"

  이후, 용암의 면이 갑자기 솟아오르기 시작, 붕괴해 가는 건물과 돌기둥의 남은 흔적이 잠기도록 하기 시작하더니 그 면이 점차 높아지면서 언젠가는 위로 올라가야 할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올라갈 준비를 하다가, 문득 이전에 다른 길을 통해 광산을 나서려 하였던 루마 일행이 떠올랐고, 그에 이어 건물이 붕괴되어가고 있고, 용암의 표면까지 상승하고 있는데, 행여 탈출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그에 대한 걱정을 하면서 한 번 정도는 연락을 해 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탈출하면서 연락을 취해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고개를 들고, 그에 이어 나는 내벽의 높은 부분이 점차 좁아지면서 원추상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후, 나는 원추상의 꼭대기는 뚫려 있으며, 그 뚫린 꼭대기를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데, 용암의 표면이 어느덧 내가 위치한 곳까지 높아지기 시작하자, 어서 올라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로 날개 짓을 하며 바로 위로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서 레반테아를 통해 루마와의 연락을 시도,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루마가 연락에 응하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무사한지 건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루마.
  "무슨 일이에요, 유네아 양?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라도?"
  마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이 말을 건네는 루마. 그런 루마에게 나는 걱정하고 있었다고 화답한 다음에 현재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우선 물었다. 그 이후, 나는 루마로부터 현재 광산의 지상 통로에 나와 있음을 알리고서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 언제 광산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어 가급적이면 빨리 탈출하기 위해 광산에 남은 인부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밖으로 나오고 있음을 알렸다.
  "그런데, 유네아 양,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다니."
  이에 나는 갑자기 풀턴의 근거지 인근의 지형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하더니 산 전체가 뒤흔들리고 용암이 격렬히 분출하기 시작했음을 밝혔다. 그러자 놀람과 함께 걱정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탈출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대답을 하려는 순간, 바로 다음 상황이 다가오게 되면서 그 물음에 진지하게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루마에게,
  "다음에 연락할게요, 지금은 급해서......."
  라고 대충 답을 해 준 다음에 정령 간의 통신을 끊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