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문제이겠지요. 그 약사는 유네아 양을 외지에서 온 사람처럼 보인다고 드러내놓고 멸시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있어 보이지만, 그래도 그것이 겉 모습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으니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그리고 학생들과 선생의 이야기를 통해 도시의 사람들이 차별 받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상품의 가격을 제시할 때, 통상 가격이 최대 20 배까지 많은 돈을 언급하거나, 물건을 구매하려 할 때에 소금을 뿌리고 욕설을 가해 쫓아내는 방법을 사용하면서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구매하는 일을 막는 경향이 있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 지역에 산다는 학생들의 부모들이 실제로 그런 일을 당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이어서 하였다.
  "물건 구매를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어요. 다만, 차별 받는 가난한 지역의 사람들이 원래 가격보다 훨씬 많은 양의 돈을 지불할 수 있을 리는 없으니, 정가로 구매하도록 하는 대신에 하나의 조건을 제시하지요."
  이후, 내가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음을 건네자, 그 답으로써 그들이 제시한다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목소리를 내는 샤리에나. 예상 대로 보통 이상의 가혹한 조건들이 나열되고 있었으나, 상점 외의 일로 전개되어 간다는 사실까지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상점의 직원으로 팔려 가는 일이나, 교도소로 넘겨지는 경우는 예상했지만, 다른 경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상점의 직원으로 팔려가, 하루 종일 일에만 매달리는 경우는 얌전한 편에 속해요. 하수도나 고층 건물의 청소와 같은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작업장에서 일하게 되거나, 거대한 공장 시설에 들어가 육체노동을 한 달 간 쉬지도 못하고 계속 하는 경우도 있어요. 도시 사람들이 기피하는 제철소나 광산의 노동자로 팔려가, 고로의 운용이나 막장의 채굴에 투입되는 삶을 반복하며 가족과 이별하는 경우도 적지 않대요."
  그리고 더욱 심한 경우도 있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병원 진료비를 내지 못할 시에는 그 진료비를 내지 못한 대가로 가족 중 한 명이 병원 측에 의해 '돌아올 수 없는 수술실' 로 끌려가는 경우도 있고, 여성이 가난해 물건 값을 지불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 미모를 아낀다는 미명 하에 비밀 주점으로 팔려 가거나, '밤의 전당' 이라 칭해지는 밤에만 개방한다는 곳으로 보내진다는 말도 있대요. 간혹, 훈련장으로 끌려가 총알받이, 포탄받이로서 희생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대요."
  경악을 금치 못할 이야기였다. 마리아가 병원 진료비를 내지 못할 시에는 돈을 내지 못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최악의 경우에는 마리아가 '돌아올 수 없는 수술실' 로 끌려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돌아올 수 없는 수술실로 끌려간 이가 어떠한 운명을 맞이하는지는 이미 몇 번 들어봐 알고 있었다, 수술 요원들이 고대 시대에 미이라를 만드는 것처럼 강제 뇌사를 시킨 후, 뇌부터 제거하고, 각종 장기들을 빼내어 보존 처리하고, 보존 처리된 장기들은 장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고가의 가격에 거래된다고 한다.
  남의 이야기처럼 들어도 섬뜩하게 들릴 법한 이야기였는데, 이것이 마리아가 당할 수도 있는 일임을 생각해 보니,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 속에서 다가오는 충격을 어찌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샤리에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그 말, 정말이에요?" 라고 물었고, 그 물음에 샤리에나는 "유감스럽지만, 사실이에요." 라고 화답을 한 다음에 항시 그러하지는 않지만, 마리아와 헤어진 이후에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샤리에나에게 물었다.
  "돈을 지불해야 하는 기한이 있던가요?"
  "한 달 정도 있지만, 약사나 의사의 사정에 따라 다르지요."
  그 물음에 그는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그런 이유로 인해 차별 받는 지역의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헤어지는 비극을 겪었으며,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를 다시 만난 일은 항시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 말이 들려올 무렵,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리아를 향해 고개를 돌려 보았다. 그러는 동안 마리아 역시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졌는지 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몸을 떨고 있었다.
  "마리아, 괜찮아!?" 이에 내가 발걸음을 멈추고 그의 바로 앞에 앉아 그의 가녀린 어깨를 두 손으로 안으려 하면서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나의 오른편에 서 있었던 샤리에나에게 원망 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어린 아이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하시면 어떻게 해요!?"
  "죄송해요, 다른 생각 없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해서......."
  이에 당황하며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샤리에나. 그리고 두 손을 가슴 언저리에 올린 채, 울먹이는 마리아와 그런 그를 달래는 나를 가만히 바라볼 뿐, 다른 행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리아를 항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 다음에 그에 이어 마을 사람들이나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힘을 합칠 수 있다면 마리아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겨우 마리아가 마음을 놓자 그런 그가 나의 등에 업히도록 하면서 그를 향해 고개를 잠시 돌렸다.
  "잠깐만 자고 있어, 자고 있다 보면 그 기억은 잊혀 질 거야."
  이후, 마리아가 나의 등에 업힌 채, 잠드는 모습을 본 이후, 겨우 마음을 놓은 다음에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겨우 마리아를 진정시키고, 조금 시간이 지났을 즈음, 고개를 돌려 그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을 때, 정말 마음이 진정하기라도 했는지, 깊이 잠이 들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행여 악몽에 시달려 괴로워하고 있으면 어찌하나 싶었는데.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났을 무렵, 샤리에나를 만나고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껏 잊고 있었던 것에 관해 물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통로를 따라 선실들 사이를 지나치면서 나의 곁에서 길을 걷고 있던 샤리에나에게 그에 관해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혹시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예, 무엇이라도 좋아요." 이후, 그렇게 무엇이라도 좋다고 말을 하는 샤리에나에게 도로시아를 어떻게 발견했으며, 현재 배의 어디에 있느냐는 물음을 건네었다. 이에 우연히 발견했다고 화답하는 샤리에나. 그리고 그런 도로시아를 발견해 배 위에 오르도록 하는 동안, 도로시아의 주변에 모여 있던 파란 제복 차림을 한 학생들과 벨치아가 그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되어, 아이들 역시 배 위에 오르게 되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나자마자, 밝게 목소리를 내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샤리에나.
  "

처음에는 도로시아 양께서 선생님 그리고 학생 분들과 가야할 곳을 정하지 못한 채, 단순히 동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 도로시아 양을 불러 자신의 곁에 오도록 하는 정도로 일을 끝내려 하였어요. 하지만 도로시아 양이 저를 따라 나가는데, 선생님께서 저를 불러 무슨 일로 도로시아 양을 데리고 가느냐고 물었고, 그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에 선생님께서 그 분을 여행을 위해 떠난 학생들을 인솔하는 이로 정하고, 그 분께서 선생님과 동행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서 어떻게든 그를 데리고 가고 싶었던 자신은 교사가 제시하였던 학생들의 여행을 도와달라는 전제 조건을 바로 받아들였고, 차별받는 지역 출신의 학생들이 배에 타지 못하도록 할 수도 없어서 그들이 배에 오르면서 보다 먼 곳으로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그들 역시 배 안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밝혔다.
  "그렇다지만,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이기도 했고, 그 분위기가 루시아 양을 따라 온 어린 아이들이 없으면 왠지 쓸쓸했던 배의 내부를 환하게 바꾸는 모습을 보기도 하면서 동행한 이들이 떠난 빈 자리를 채우고 남는 역할을 잠시나마 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거예요."
  그 이후, 루시아와 파렐리아도 조용히만 있다 보니 심심해져서 파렐리아가 괜히 장난치다가 루시아에게 혼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그러할 일이 없어 루시아 자매 역시 그런 분위기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음을 알린 이후에 도로시아와 크세비아를 만나는 일에 관해서는 그들이 아이들과 배 안에서 놀아주고 있느라 바빠서 당장에는 어려울 것 같으니 양해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건네었다.
  그러할 무렵, 나는 이미 뒤쪽 끝의 선실의 근처에 이르고 있었다. 그 때, 샤리에나 역시 뒤쪽 끝에 위치한 선실들의 문을 바라보고 있다가, 마치 인제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이 나를 향해 돌아서면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차, 이제 방으로 왔네요. 제가 문을 열어 드려, 유네아 양께서 바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할게요."
  그에 이어 샤리에나가 먼저 문으로 향해 다가간 이후에 문을 열어 자신이 말한 그대로, 내가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담임교사의 선실 -
  그 선실로 들어선 이후, 나는 침대에 조용히 앉아있는 젊은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보았을 때와 달리 하얀 드레스를 대신해 셔츠 한 장만을 몸에 걸친 채, 침대의 면 위에 웅크려 앉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머리카락의 윗 부분을 묶어 남은 부분을 꼬리와 같은 형상을 보이며 아래로 내려가도록 하고 있었고, 눈에는 은색 테를 가지는 안경까지 쓰고 있었다. 그러하다 보니, 드레스를 입었을 때보다 나이가 어려 보였고, 선생으로서의 모습을 보일 때에는 느낄 수 없었던 밝은 면모까지 나타나고 있었다.
  '이것이 그 분의 실제 모습인가......?'
  그 때, 샤리에나가 손님이 왔으니 인사를 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그는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알았어요! 잠시만요!" 라고 화답한 이후에 내가 그의 곁에 이르자, 갑자기 마음을 놓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 나에게 편한 곳에 앉아달라고 부탁하면서 샤리에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세민다 양께서는 이제 나가셔도 돼요."
  그리고 잠시 후, 내가 등에 업고 있던 마리아를 두 손으로 안은 다음에 침대 근처의 둥근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을 무렵, 아이들을 인도하는 역할을 맡는 교사가 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서 활짝 웃음을 짓고서 우선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이 옷차림으로 손님을 맞이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오신 분의 옷차림을 보니 이 정도도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후, 그는 농담이라고 말한 다음에 "안녕하세요." 라고 밝게 목소리를 내어 인사를 하였고, 이어서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목소리부터 내기 시작하였다.
  "산타 클로아(Santa Cloa) 초등학교 소속의 교사로서, '벨치아 가브리엘라 아셀라에(Bellcia Gabriela Aselae)' 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요. 현재 해당 학교 제 4 학년의 담임교사를 맡고 있고, 지금은 여행을 가고 싶어 한다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과 함께 여행에 나서고 있어요."
  평상시와는 다른 밝은 모습과 그에 어울릴 법한 밝은 목소리를 내며 인사를 하였던 벨치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그 여성은 본격적으로 자신을 소개할 때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선생 일을 하고 있음을 알리는 듯이 차분하고 바르게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하다 보니, 나도 분위기 상으로 정중하게 말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평상시보다 낮은 목소리로 바르게 음을 내면서 화답을 하려 하였다.
  "저는 유네아 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에요. 외지 출신으로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지는 여자아이를 돕기 위해 도시까지 나오게 되었어요."
  "마리아라면, 지금 유네아 양께서 안고 계신 그 여자 아이를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예, 어머니께서 많이 아프신데, 약을 구하지 못하게 되어, 약재를 찾기 위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대요. 그러다가 그 어머니께서 치료를 받으실 수는 있게 되셨는데, 그 대신으로 막대한 약값을 지불해야 할 상황에 놓이고 말았어요. 그래도 마리아는 괜찮다고 말하기는 하는데......."
  "저도 그 이야기는 들었어요, 세민다 양으로부터. 그러면서 저도 이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게 되면 제가 맡은 반 아이들, 더 나아가 학교 전체의 아이들에게 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이후, 벨치아는 병원 진료비로 110000 페즈(Fez) 가 나왔을 경우에는 학교의 학생 600 명과 교원 120 명이 도움을 줄 시에 각자 160 페즈만 내도 된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내가 병원 진료비로 정말 80000 페즈 정도만 나올 것인가에 대해 묻자, 그러할 것이라고 바로 답을 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독감을 진료하기 위한 비용이 최대 5000 페즈 정도이니, 20 배 정도 가격을 인상하면 100000 페즈 정도가 되겠지요. 그래서 그렇게 추측을 한 거예요."
  그리고 학교 학생 수는 1800 명이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모든 이들이 돈을 보태줄 수 있을 리가 없으니, 그렇게 계산을 했다고 말하고서 가급적이면 모든 학생들이 모금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 있음을 밝힌 다음에 마리아 못지 않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까지 모금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하나의 의문을 품고 있었다. 어쩌다가 벨치아는 이 배를 발견하여, 배에 오르게 되었고, 또 여행의 목적지는 어디인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그 의문을 가만히 품고 있기만 하다가, 학생들에 관한 이야기를 마칠 무렵에 그에게 그 의문에 관해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벨치아 양, 한 가지 제가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무엇이지요?" 그러자 눈을 크게 뜨는 모습을 보이는 채, 나의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하려 하는 벨치아. 아무래도 내가 처음으로 물음을 건넨 일에 대해 긴장을 한 모양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그가 긴장했음을 바로 알아차리고 그렇게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온화하게 목소리를 낸 이후에,
  "사람을 쉽게 해치는 그런 이는 아니니까요, 저는. 앞으로 건넬 물음도 벨치아 양께 위협이 될 것이 전혀 아니니까, 그에 대한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어요."
  라고 나 자신에 대한 언급을 한 이후에 곧바로 그에게 배에 오르게 된 경위에 대한 물음, 그리고 그에 이어 여행의 목적지에 관한 물음을 잇달아 건네었다. 그러자 벨치아는 다시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것들에 대해 알고 싶으셨던 것이로군요." 라는 말을 한 이후에 여행의 목적지에 관해 우선 언급을 하기 시작해, 그에 대해서는 알게 될 기회가 반드시 생기기에 바로 언급하지는 않겠음을 알렸고, 그에 이어 벨치아는 곧바로 배에 오르게 된 경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지금으로부터 이틀 전에 우연히 학교 근방에 커다란 배 한 척이 하늘에서부터 날아 내려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배를 이용한 여행은 평상시, 아니 이후의 일생에서는 전혀 가질 수 없을 경험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리라고 판단을 내리고서 그 다음 날에 특별한 여행을 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제가 맡은 반을 비롯한 학교 전체에서 받아들이고, 현재 홀로 된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 중 특별한 여행을 원하는 분들의 동참을 부탁해, 그 중 5 분께서 학생들 그리고 저와 함께 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샤리에나와 루시아 자매 등의 배에 탄 이들이 생각 외로 잘 협력을 해 주어서 너무 고맙고, 그들에게는 항상 신세를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이어서 하는 벨치아. 그러자 나는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그런 연유로 인해 배에 오르게 되었구나, 라는 식의 말을 한 이후에 그에게 물었다.
  "배가 하늘로 오르는 현상에 대해 아이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께서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았어요?"
  이에 당연히 그런 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고 화답한 이후, 배가 하늘로 날아올라 먼 곳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여행에 참여한 이들이 그에 대해 감탄하고, 또 그 여행 도중에 루시아가 직접 배를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선실 밖에 있어도 모두 무사할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여행에 대한 불안과 걱정의 시선이 없어질 수 있었음을 밝히면서 그에 대한 언급을 이어서 하였다.
  "루시아 양께서 직접 배를 움직이시는 모습을 볼 때에는 정말 조마조마했어요. 그로 인해 모처럼 마련하였던 여행이 중단이 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그렇게 한참 동안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던 벨치아, 그러다가 문득 천장 일대를 둘러보더니 잠시 후에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날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물었다.
  "화창한 날에 선실 안에만 있으면 갑갑하실 텐데, 밖에 나가서 남은 이야기는 밖에 나가서 하지 않으실래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늘의 모습이 참 아름다운데, 대화를 하면서도 그 하늘을 계속 보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어요?"
  이에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마리아를 다시 등에 업었다. 그 이후, 내가 마리아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려 하면서 벨치아에게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밖에 나와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고서, 그 말에 알았다고 벨치아가 화답하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마리아와 함께 문을 열고 선실의 통로로 돌아가려 하였다.
  문가에서 조용히 벨치아가 드레스를 다시 갖추어 입고 나오기를 기다리려 하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마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등에 업혀 있다가 안겨 있으면서 잠들고 있었을 마리아가 잠에서 깨어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그러자 그를 향해 고개를 왼편으로 돌려, 그의 모습을 보면서 밝게 목소리를 내는 나.
  "잘 잤니? 무서운 꿈 속에 있지는 않았지?"
  "예, 그런 일은 없었어요." 그 물음에 그렇게 답을 하는 마리아. 하지만 대답을 하는 목소리가 그리 밝지는 않았다. 물론 그러할 만도 했다, 갑작스럽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으니 한숨 잔다고 해서 기분이 갑자기 좋아질 리는 없겠지. 그렇게 기분이 불편했던 이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나 역시 그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불안한 감정을 어찌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일 같은 경우에는 내가 어찌하지 못하는 성격이 있기도 해서 더욱 그러하였다.
  이후, 내가 다시 한 번 그를 달래는 말을 건네려 할 때, 옷을 다 갈아입었다는 벨치아의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문이 열리고, 그 소리를 듣자마자 문을 향해 돌아서서 벨치아의 모습을 다시 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긴 머리카락을 다시 풀고, 하얀 드레스를 입고, 온화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나타나고서 벨치아는 나의 바로 앞에 두 손을 모으는 자세를 취하려 하였다.
  "오래 기다리고 계셨지요?"
  '별로 오래 기다린 것 같지는 않은데.......'
  나의 앞에 이르면서 벨치아가 건네는 말에 대해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벨치아의 뒤를 따라 다시 선실이 위치한 통로를 통해 배의 갑판 밖으로 나가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그의 뒤를 따라 배의 갑판 위에 오르면서 다시금 별들 사이로 산의 형상이 빛으로 그려진 감빛 하늘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었다.

  갑판 위에 다시 오르는 동안 샤리에나와 함께 놀고 있던 세 명의 아이들이 서로에게 몸짓을 보이며 장난을 치고 있었으며, 그 모습을 뒤쪽에서 샤리에나가 갑판에 앉은 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선실 밖으로 나온 루시아가 세 명의 어린 소녀들을 향해 다가가더니 무언가 제안을 하자, 밝게 목소리를 내며 답하고서 루시아를 따라 신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선실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 이후,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 샤리에나의 곁으로 갑판을 돌아다니고 있던 노인들 중 악기를 손에 쥔 이가 다가오고, 이어서 샤리에나가 그런 그 노인의 말 상대가 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 무렵, 벨치아가 갑판의 우측 가장자리 부근에 이르면서 발걸음을 멈추고, 이어서 내가 그의 좌측 곁에 이르더니 나를 향해 돌아서서는 물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놀라셨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놀라시지는 않으셨네요."
  "이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어서......." 그 이후,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자, "그러셨나요?" 라는 말을 건네면서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언제 자신을 보았느냐고 말하고서 자신은 전혀 몰랐다는 언급을 그에 이어 하였다. 그러자 나는 이전에 내가 보았던 기억을 그대로 말하였고, 당시에는 마리아의 어머니에 관한 일에 참여하고 있었던 관계로 그와 샤리에나가 행하고자 하는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아 그들을 그저 지나쳤다고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놀라는 표정을 유지하면서 그런 나의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벨치아.
  "몰랐어요, 당시에는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어서, 주변 일대는 전혀 보지 못했었지요. 세민다 양께서 누군가 저의 곁을 지나쳤다고 말씀드리기는 했는데, 그 때의 저는 그저 행인 하나가 사람들이 모인 광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이후, 그는 몇 걸음 앞서 나아가고, 그에 이어 배의 가장자리 부근에서 가장자리를 등지며 서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잠시 끊어졌던 이야기를 다시 잇도록 하자는 말을 건네었다.
  "이전에 마리아 양의 일가가 진료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지요?"
  "예." 대화가 다시 시작되면서 벨치아가 건넨 물음에 내가 그렇다고 화답을 하자, 벨치아는 이전 때도 그러하였듯이 전혀 놀라지 않는 표정을 지으면서 마치 비일비재하게 자신에게 다가온 일인 듯이 진료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가정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특수 행정 구역 출신의 아이들에게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 중 하나예요, 의사 분들께서 암만 환자라 하더라도 특수 행정 구역 출신의 사람들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도록 미리 막대한 양의 진료비를 요구하여 병원으로의 접근을 차단하는 사례까지 제가 맡은 학생들 중에 나타나기도 했었어요."
  "학생들이 당했다는 것이겠지요?" 이에 내가 그렇게 묻자, 당연하다고 답을 하는 벨치아. 그 이후, 그는 계속 나에게 시선을 향한 채, 한편으로는 미소를 드러내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울함의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래서 고아가 된 아이도 있었어요. 아이가 가벼운 병으로 앓아 누웠을 때에도 약값을 마련하지 못하다가, 겨우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은 이후, 터무니없을 정도로 막대한 진료비를 감당하지 못한 부모가 어디론 가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 것이 그 이유가 되겠지요."
  왜 돌아오지 못했을 지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그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벨치아는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뜻 있는 사람들이 기금을 조성하는 등의 도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교육비 관련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보다 밝은 화제에 관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지금껏 암울한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분위기를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학생들의 분위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 무렵, 마리아가 내려오려 하자, 그가 쉽게 내려갈 수 있도록 자리에 앉았고, 이어서 마리아가 바닥에 앉을 때가 되자 갑판의 내벽에 기대어 있으면서 마리아가 나의 좌측 곁에 이르도록 하였다. 그러는 동안 마리아는 나의 근처에 앉아 있으면서 새파란 하늘과 그 위에 그려진 풍경을 올려다보려 하고 있었다.
  "학교의 아이들은 어때요, 서로 잘 지내요?"
  그러자 모두 화목하게 잘 지내는 편이라고 화답을 하는 벨치아. 그리고 특수 행정 구역에서 온 이들도 있고, 지역 문제로 인해 다투는 경우가 생겨나기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대하면서 상대가 가지는 좋은 면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배움과 차별 없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의 필요성에 관한 배움을 가지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지기도 하고, 아이들이 그 영향을 받아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도록 노력하기도 하면서, 적어도 산타 클로아 초등학교에 다니는 이들 중에는 지역에 대한 차별의 시선을 함부로 가지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학교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이어서 내가 장담할 수 있느냐고 물음을 건네자, 벨치아는 자신도 확신을 함부로 할 수 없기에 항시 학생들을 주시하고 있다는 언급을 하고서 아직까지는 차별이나 멸시 등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은 없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팔짱을 끼고, 왼발을 앞으로 조금 내미는 자세를 취하며 내가 물었다.
  "하지만, 세상의 학생들을 계속 받아들이다 보면 그런 갈등의 여지는 생겨날 수 있지 않나요? 비뚤어진 성품을 가지는 아이의 경우에는 지역이나 부모 재산의 문제를 트집잡아 사람을 못 살게 굴 가능성이 있을 텐데. 그리고 지체 높은 일가의 자손이나, 부잣집의 자손의 경우에는 일가를 통해 습득한 우월감으로 인해 갈등의 여지를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잖아요."
  "그래도 노력해야 하지요, 모든 학생들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지체 높은 일가의 자손이라고, 부잣집의 자손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차별 받는 지역의 사람들이라고 일반 교육 기관에서 일부 사람들을 특수 행정 구역의 가난한 일가 출신의 자손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겠지요."
  내가 건네는 물음에 벨치아가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그렇게 화답을 하였다. 바람직한 일을 만들어낼 리 없는 일이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생각해 보니 옳은 말이었다. 가난한 집 자손이라고 해서 시설에서 받아주지 않는 일도 나쁘지만 부잣집 자손이라고 해서 시설에서 받아주지 않는 일 역시 나쁜 일이다, 결국에는 집안이나 지역의 이름으로 차별을 가하는 행위는 똑같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대개는 형편이 어려운 일가의 자손들이 대부분이고, 형편이 넉넉한 이들이라도 아이들의 마음이 아직 순수한 탓인지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며 잘 어울리려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학교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 때, 선실이 위치한 방향에서부터 한 소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벨치아를 부르고 있었다.
  "벨치 선생님!!! 여기로 와 보세요-----!!!!"
  무척 활기차고 강한 목소리. 그 목소리는 -당연히-나에게도 크게 들려왔고,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시선을 향해, 그 방향에서 다가오는 이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선실에서부터 나온 한 명의 소년이 도화지 한 장을 두 손으로 들며 다가오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검은 곱슬머리와 검은 눈동자를 가진 검은 얼굴이 특징인 소년, 그 소년은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벨치아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