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 다섯 명이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려나요."
  그 무렵, 이야기를 듣고 있던 루시아가 샤리에나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자신도 그랬다면 좋겠다는 화답을 한 이후에 무언가 걱정이 되는 듯한 목소리를 내어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하기에는 너무 잔혹한 이야기 아니에요? 그로 인해 악몽에 시달릴 아이들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
  "전쟁의 위험에 대한 경각을 불러오기 위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자 루시아는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그렇게 화답을 한 다음에 그래도 다음에는 보다 밝은 이야기들이 나타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드러내려 하였다.
  한편, 나는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형체가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의 가슴을 격렬히 자극하면서 그로 인해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이야기 전개가 심할 정도로 비극적이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차분하게 들을 수 있을 수 없는 수준의 이야기는 분명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기분이 나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 그것이 나의 가슴에까지 이상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이를 빼앗는 노파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나의 옛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더욱이 '요베아' 라는 이름이 왠지 낯설지 않게 여기어진 탓인지, 그 느낌은 마음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나오려 하지 않고 있었다.
  그 아픔은 다른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을만한 것이었고, 그래서 나는 그 아픔을 어떻게든 의식하지 않으려 하였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 아픔이 계속 이어진 탓에 결국 왼손으로 가슴을 움켜쥐는 동작을 보이게 되었다.
  "유네아 님, 갑자기 왜 그러세요, 가슴에 뭔가 이상이라도 생긴 거예요?"
  그 때, 그런 나의 이상 징후를 느꼈는지 크세비아가 나의 모습을 보며 놀라면서 그렇게 물음을 건네었고, 나의 모습을 보고 크세비아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음을 알아차린 나는 곧바로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화답을 한 다음에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오기 시작해서 그렇다고 애써 내가 겪는 현상에 대한 대략의 설명을 늘어놓으려 하였다. 이에 크세비아는 이런 나의 말에 대한 납득을 하면서도 걱정의 감정을 계속 드러내며,
  "조심하세요, 혹시 그러다가 돌아가실지도 모르니까."
  라고 나에 대한 걱정의 발언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내가 겪는 현상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나는 그에 대해서만큼은 겨우 안심할 수 있었지만 가슴의 통증이 사라지지 않은 탓에 그로 인한 어려움은 한 동안 계속 느껴야만 했다.

  그 이후에도 여러 별들에 관한 이야기를 벨치아와 도로시아가 번갈아가며 풀어놓으려 하고 있었으며, 그러는 동안 아이들과 노인들이 앉은 곳 일대에는 희극과 비극이 교차되는 상황이 계속 나타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다수의 아이들은 이야기에 집중을 하고 있었지만 뒤쪽의 아이들 중 일부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지 지루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며, 일부 아이들은 계속 앉아있는 일이 버거웠는지 잠에 빠진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저렇게 졸고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에요?"
  그런 광경에 대해 크세비아가 샤리에나에게 그렇게 묻자, 샤리에나가 환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화답을 한 다음에 그 근거를 바로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아이들 중에는 나무판자 위에 앉아있기가 버거운 이들도 있겠지요, 그리고 모든 이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아이들은 또 얼마나 심심하겠어요."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자, 별들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이어서 학생들이 가게 될 것인 제 4 행성에 관한 이야기를 벨치아가 하는 것을 끝으로 배 위에서 진행된 수업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어라? 가슴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이 이제는 느껴지지 않네?'
  그 무렵, 나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 가슴까지 괴롭혔던 이상한 기분은 어느새 나의 몸을 떠나 있었다. 그에 대해 나는 그 이상한 기분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도 계속 느껴질 경우, 샤리에나 그리고 루시아까지 알아차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일단 그에 대한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편, 수업이 끝나면서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고, 이어서 벨치아가 크게 목소리를 내어 아이들을 부르면서 앞으로 있을 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선실 내에서 중요한 사항을 알릴 테니, 선실 내의 한 곳에 모여 있도록 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벨치아가 선실 내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할 예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드디어 마리아의 진료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학생들은 한 두 명씩 선실 안으로 들어가고 벨치아 역시 그런 아이들을 한 명씩 인솔하여 선실 안으로 들여보내기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으로 선실로 들어섰다. 그렇게 아이들은 선실로 들어섰지만 노인들은 갑판 왼편의 가장자리에 머무르며 앉아 있었으며, 나를 비롯한 수업을 지켜보고 있던 이들 역시 갑판 오른편의 가장자리에 계속 앉아 있었다.

  한편, 마리아는 이야기를 듣다가 잠이 오게 된 탓인지 갑판의 내벽에 기댄 채 누워 있으면서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조용히 미소를 띠며 말하였다.
  '이야기가 지금껏 지루했던 탓일까, 그래, 이런 어린 아이가 듣기에는 지루할 수도 있었겠지.'
  그리고 나의 오른쪽 어깨 위에 크세비아가 올라앉을 무렵, 도로시아가 나의 곁으로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나는 곧바로 그런 도로시아의 모습을 올려다보면서 해맑게 목소리를 내어 그에게 인사말을 건네려 하였다.
  "다시 만나게 되었네요, 도로시아 양. 이전에 헤어진 이래로 당분간은 만나지 못하게 되리라 생각했는데."
  "반가워요, 유네아 님, 이런 곳에서 다시 만날 줄은 저도 생각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자 도로시아 역시 그런 나의 인사말에 바로 답례를 한 이후에 잠든 마리아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다가, 마리아의 오른편 곁에 앉더니, 잠든 마리아의 이마를 왼손으로 짚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 시간이 지나고, 그는 다시 고개를 든 다음에 나의 모습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정말 벨치아 선생님께서 그 아이를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믿어야 하겠지요, 적어도 벨치 선생님이라면 믿음이 가니까, 잘 해 주시겠지요."
  이에 나는 조용히 미소를 띠며 그 물음에 대해 그렇게 화답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샤리에나는 어린 정령들이 배의 갑판 위를 뛰어놀기 시작하자, 그들과 함께 머무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과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갑판 위에서 서로 술래잡기 놀이를 하는 등의 장난을 치기 시작하였고, 그러는 동안 놀이에 어울리게 된 샤리에나는 술래 역할을 하며, 아이들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가끔 아이들의 행동을 말리지 못할 때도 있지요? 저렇게."
  그 때, 파렐리아의 곁에 머무르고 있던 루시아가 나와 도로시아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내가 우선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결코 나쁘게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한 때, 나 자신도 어렸을 적에는 에르시아 등과 함께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놀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로시아 역시 그런 과거가 있었는지 샤리에나에게 잡힐 지경이 되어 배 곳곳을 뛰어다니며 쫓겨 다니는 한 어린 소녀의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로시아 양께도 그런 과거가 있었나 봐요?"
  "예, 저도 한 때는 말괄량이라 칭해졌던 때가 있었어요."
  그 물음에 그렇다고 바로 답을 하는 도로시아. 그러다가 샤리에나가 소녀를 덮치는 듯이 붙잡아 두 손으로 강하게 끌어안으며 두 손으로 갑판의 바닥을 두드리는 동안 이전에 아니스 그리고 시아란과 함께 시가지 곳곳에서 장난을 치며 놀았던 적이 있었고, 그러다가 장난이 심해 마을에 사는 어른들에게 혼이 난 적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루시아가 그런 도로시아에게 밝게 목소리를 내어 말을 걸었다.
  "예전의 파렐리아와 꽤 비슷했네요, 그 아이도 장난이 심해 언니들에게 꽤 많이 혼났었는데."
  물론 자매였으니, 루시아도 파렐리아와 함께 어울리며 장난스럽게 돌아다녔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임이 분명했지만 파렐리아는 운전에 집중을 하고 있었는지 그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고, 부동자세를 유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때, 크세비아가 도로시아와 루시아의 모습을 보며 그들에게 물었다.
  "그런 말씀을 하셔도, 파렐리아 님께서는 반응을 잘 하시지 않으시네요."
  "그러하겠지요." 이에 루시아는 크세비아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답을 하더니, 자신이라도 배를 운전할 때에는 그런 상태에 놓일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두 번째 아이를 잡으러 샤리에나가 선실 앞에 이르렀다가 주변 일대를 두리번거릴 무렵,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고서 혼자 머무를 곳을 찾기 위해 선미 부분의 갑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그 때, 크세비아가 나를 따라 나서려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에 대해서는 어떤 상관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배는 이미 도시에서 상당히 멀어지면서 하늘의 높은 곳에 이르러 행성처럼 보이는 개체만큼 크지는 않지만, 공중에 부유하고 있는 몇몇 섬들을 지나쳐 가고 있었다. 그 섬들은 단순히 바위들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고, 수많은 초목들이 자라나 그 표면이 초록빛을 띠는 면모를 드러내고 있었으며 일부 큰 섬은 파란색을 띠는 산을 중심으로 수많은 나무들이 자라난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행성이라 칭해지는 곳 이외에는 사람들의 거주가 허락되지 않는지 몰라도, 사람들이 거주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배가 지나치는 동안 조용히 배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 섬들의 모습, 청회색을 띠는 바위와 그 위로 무성히 자라난 초록빛 초목들의 모습은 청록빛을 띠는 하늘과 그 모습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서 세니티아에 있을 때에는 느끼지 못할 것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왼팔을 내리고, 그 왼팔을 뒤로 옮긴 오른손으로 잡은 채, 선미의 갑판, 그 왼편 가장자리에 서 있으면서 하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 나의 오른편에서부터 크세비아가 가까이 다가와 자그마하게 말을 거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세요?"
  "아니, 달리 생각하고 있는 바는 없어."
  그 물음에 나는 달리 생각하는 것이 없다고 화답한 이후에 그저 혼자 있으면서 경치 구경을 하고 싶었다는 말을 건네려 하였다. 그리고 다음 관문은 어디에 있을는지에 대한 언급을 하다가, 크세비아로부터 왠지 제 4 행성이라 칭해지는 곳에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레이스 블루에서 저희들이 겪은 사건에 대해, 그 사건은 유네아 님이나 도로시아 님 등을 인도하기 위한 운명의 각본에 따르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에요."
  물론, 나는 그 현상들이 누군가의 계획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믿음을 갖지는 않고 있었고, 그러면서 "그러할 리 있겠니." 라고 바로 요정의 발언에 대한 반박을 하였다. 그 이후, 크세비아는 혼자 있기를 원한다면 자신은 일단 도로시아의 곁에 있을 테니, 일이 생기면 부르겠음을 알리며 다시 선수 쪽으로 날아갔다.
  그러는 동안 나는 다시 하늘로 시선을 향하고, 하늘의 모습을 조용히 감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하늘이 세니티아의 한창 맑았을 적의 새파란 하늘로 변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니, 문득 두고 왔던 이들의 모습이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멀리 여행을 떠나다가,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니, 아직 세니티아에 있을 이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고, 그러면서 그 생각을 혼잣말을 이었다.
  '그래,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

  그 때, 크세비아가 나의 오른편에서 다가오기 시작하더니 마리아가 깨어났음을 알렸고, 이에 나는 단순히 마리아가 깨어났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선수가 위치한 곳으로 나아가려 하였다.
  그리고 내가 다시 선수 부분으로 돌아오고, 선실 인근에 세 명의 어린 소녀와 샤리에나가 모여 또 다른 놀이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무렵, 갑자기 푸른 제복 차림을 한 소녀 한 명이 갑판의 앞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하였고, 이에 루시아가 지팡이를 오른손에 쥐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그런 그에게 물었다.
  "이사벨(Isabel), 밖으로 나왔구나."
  "예." 양 갈래로 묶여져 있으며, 각 갈래마다 목 부근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는 황갈색 머리카락과 흑갈색 눈동자를 가지는 이로서 얼굴색이 밝은 어린 소녀. 그 소녀는 루시아의 물음에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에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자는 마음에 조용히 선실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심심해져서 밖으로 나가게 되었음을 알리고 마리아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마리아에 대해 알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 아니면 친해지고 싶어서?"
  "둘 다요." 이후, 루시아가 건네는 물음에 대해 그렇게 답을 하는 이사벨. 그리고 그 아이에 대해 잘 알아야 도와줄 마음도 생길 수 있다고 말하고서 우선 다가가 대화라도 하고 그의 곁에 앉았다. 그러는 동안 마리아는 멍하니 웅크린 채,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가 이사벨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그런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마리아가 이사벨을 계속 두려워하면서 접근을 거부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 번 그가 온화한 모습을 보이며 접근을 시도하자, 마리아는 그런 그의 모습에 대해 경계심이 풀어졌는지 바로 "안녕하세요." 라고 자그마하게 목소리를 내어 인사를 하였고, 그 이후부터 마리아는 자신의 곁에 머무르는 이사벨의 다가가려는 시도를 받아들이려 하는 모습 정도는 보이게 되었다.
  '이러하다 보면 서로 가까워지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경우도 있지.'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일이 잘 된 것 같다고 생각하고,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 현상에 대해 그렇게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들이 위치한 곳 근처의 가장자리에 이르러 그 내벽에 기대어 서 있는 동안 선실 근처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던 샤리에나가 그들의 모습에 관해 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저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다면 서로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그렇지요?" 그 후, 나는 그렇게 화답을 한 다음에 계속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음이 서로 맞는 데다가, 귀여운 면이 강한 마리아와 상당히 예쁘장한 모습을 보이는 이사벨이 함께 있는 모습 자체 역시 서로 어울리는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한 동안 그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번에는 하늘로 시선을 향해, 그 모습을 잠시나마 보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배는 여러 공중의 섬들을 지나치며 제 4 행성이라 칭해지는 곳으로 다가가고 있었으며, 그에 의해 세니티아와 닮은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제 4 행성이라 칭해지는 구조물의 모습이 나의 눈앞으로 자세히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저 행성이 제 4 행성인가.'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혼잣말을 하는데,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였다. 누군가가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후, 나는 수상한 징조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주변 일대를 둘러보기 시작하였고, 잠시 후에 놀랍게도 나의 뒤쪽에서 치마 안쪽을 들여다보려 하고 있는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는 두 명의 소년을 발견하고서, 곧바로 그들을 향해 돌아섰다.
  "자, 잘못했어요!!!" 그 때, 왼편에 서 있던 다소 장난기 있어 보이던 소년이 당황한 채, 그렇게 말하고, 이어서 두 소년이 일제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였다. 감정이 격렬해진 터라, 발차기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후회할 일이 생길 것 같아 결국에는 참았다.
  "남자아이들 중 짖궂은 애들은 그런 일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 때, 루시아가 감정을 주체 못하던 나에게 소년들의 행동에 대해 그렇게 말을 한 다음에 호기심에 의한 행동인 만큼 이해를 해 주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할 필요는 있으리라고 차분히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파렐리아는 안정적인 비행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는지, 키에 기대어 서 있으면서 그의 바로 앞에 서 있는 루시아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평온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듯 했으나, 실제로는 상당히 심각해 보이는 발언이 파렐리아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체들이 나타나 제 4 행성 인근의 섬들을 점거하고 있다는 것이지?"
  '불길해.'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무언가 큰 일이 제 4 행성 인근에서 일어나, 자칫하면 벨치아와 학생들 전체가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그런 생각을 할 즈음에 갑자기 선실에서부터 벨치아가 다시 나오더니, 잠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음을 알리고서 노인들과 나 그리고 도로시아로 하여금 선실로 들어가도록 하고, 그에 이어 노인들이 먼저 선실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때, 도로시아가 크세비아와 함께 선실 안으로 들어서려 하다가, 선실 입구에서 나를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
  "유네아 님, 들어가시지 않으세요, 벨치아 선생님께서 부르셨는데."
  "들어가야 하지요, 불렀다면 그에 대한 응답은 당연히 해야 하지 않나요."
  그 물음에 그렇게 화답을 한 이후, 나는 도로시아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어, 다시 선실 내부로 들어서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크세비아가 도로시아에게서 나를 향해 날아오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은지, 짐작은 하시고 계세요?"
  "할 수 있겠니." 이에 학생들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던 내가 그렇게 화답을 하고서 크세비아에게 무슨 일인지 대략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는 동안 나를 비롯한 두 명의 사람과 한 명의 요정은 배의 중앙부에 위치한 곳으로서 본래는 식당으로 활용되는 큰 공간에 이르렀다.
  그리고 도로시아를 따라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나는 가운데가 비어있는 커다란 네모의 형상을 이루는 탁자를 따라 네모난 대열을 이루며 앉은 푸른 제복의 소년, 소녀들과 노인들이 뒤늦게 들어온 나와 도로시아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광경과 함께 그 왼편 근방에 위치한 벨치아가 자주색 표지에 감싸인 책자 하나를 들고 있으면서 탁자에 앉은 모습이 두 눈에 들어오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이후, 온화하게 목소리를 내어 나와 도로시아를 맞이하려 하는 목소리를 내는 벨치아.
  "어서 오세요, 도로시아 님, 유네아 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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