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이상한 일이 일어날 때가 있다. 평소에는 보지 않았던 이상한 존재를 보게 되는 일이 그 중 하나이다.
  이전에 한밤중에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을 때, 이상한 이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가 입고 있는 치마 부분과 소매 부분이 찢겨져 있는 하얀 옷의 모습부터가 마을에 살고 있는 이는 아닐 것으로 여기어지게 하는 그의 머리카락 색깔은 갈색이어서 푸른 색 혹은 그 색에 가까운 색을 가진 바람의 정령이 가지고 있는 머리카락의 색깔과 분명히 달랐다. 머리카락 모양 역시 바람의 정령이 가지는 머리카락인 길고 곧은 머리카락과 다르게 자그마하게 물결을 이루고 있었고 길이도 어깨 바로 아래까지 내려갈 정도의 길이였다.
  산에 살고 있다가 길을 잃어버려 우연히 이 곳을 찾아온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그에게 다가가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바로 앞에 이르렀을 때에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서 그를 부르려 하였다.
  "저기, 저어....... 듣고 계신가요?"
  그를 부르자마자 그가 나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로써 나는 그의 앞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얀 얼굴 위로 갈색의 눈동자를 품고 있는 눈과 붉은 입술의 모습이 보였다. 나보다 나이는 조금 많아 보이는 듯한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한 아름다운 모습의 소녀였다. 그는 나의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기만 하다가 다시 고개를 앞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에 마을 바깥을 향해 걸어 나아가려 하였다. 나는 그러한 그를 다시 한 번 불렀지만 대답 없이 그는 마을을 떠났다.
  세릴(Ceryl) 에게 그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그 아이는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말하였다.
  "내가 보기에 그는 죽은 이후에 무슨 사연이 있어서 이 곳을 떠돌게 된 이일 듯 하기도 한데?"
  나는 그에 대해서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가 어떠한 이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어서 세릴이 나에게 그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말은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는 분명히 무언가를 안고 있을 거야. 혹시라도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를 향해 다가가 봐. 그리고 그가 도망가려 할 때에는 계속 그를 쫓아가도록 해. 그러다가 보면 결국 그가 너에게 자신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한 마디라도 해 줄 수 있을 거야."
  세릴의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한 번 그대로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세릴과 헤어진 후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 후 나는 다시 한 번 그의 모습을 찾아보기 위해 날이 어두워지고 별이 하늘 위에 떠 있을 때가 되자 조용히 집을 나서서 그가 나타난 마을의 한 가운데로 나아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 기다려 보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을에 잠시 이르렀다가 떠나갔기에 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마음 속에 품으며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이불을 덮고 잠들려 하였다. 그 때 창가에서 자그마하게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틀림없는 그의 모습이었다. 놀란 나는 다시 일어나고서 급히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마침내 그의 바로 앞에 이르렀다. 그 때 그가 나를 향해 돌아서서 나의 모습을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이전의 멍한 표정과 다르게 상당히 슬퍼 보이는 표정이었다. 세릴이 말한 대로 무언가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그를 향해 다가가서 물음을 건네었다.
  "저기,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그리고 잠시 후, 그가 나의 물음에 대한 답을 하기 시작하였다.
  "목걸이를 찾고 있었어요. 엄마가 선물로 주신 이후로 계속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없어졌어요. 계속 찾아 헤매고 있었지만 그 모습조차 볼 수 없었어요."
  그러다가 나에게 무언가를 건네었다. 소녀의 모습과 닮은 여자아이의 모습이 사실대로 그려진 그림이었다. 그림 속의 여자아이는 목에 목걸이 하나를 걸고 있었다. 그는 그림을 바라보는 나에게 그림 속의 목걸이와 같은 모습의 물건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 목걸이의 모습을 전혀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그를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함께 찾아보자는 말을 하였다.
  "그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일단 함께 찾아보기로 하지요. 잠시만 기다려요, 집으로 들어가서 필요한 물건을 들고 다시 이 곳으로 올게요."
  나는 집으로 들어가서 검을 찾으려 하였다. 검을 들고 나서려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혹시라도 짐승들의 습격을 받을 때에 이들을 쫓아내기라도 하기 위해서였다. 급히 집으로 들어가서 상자에 넣어놓고 있는 검을 허리띠에 매고서 다시 집으로 나와 그의 곁으로 왔다. 그리고 웃는 표정을 지으며 가자는 말을 하고서 함께 길을 나서기 시작하였다.
  소녀와 함께 마을 밖으로 나와서 숲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면서 그가 찾으려 하는 목걸이의 모습이라도 보려 하였다. 그러다가 바로 앞으로 사나운 곰이 습격을 해 와 검을 들고 위협을 하면서 다른 길로 나아가기도 하는 일을 겪기도 하였지만 결국 목걸이를 찾지는 못하였다. 그러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나무에 기대어 앉았다. 그 때 앉으려 하는 나의 눈에 금색으로 반짝이는 무언가의 모습이 눈앞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 무언가를 손으로 들었다. 금색의 테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 가운데에는 투명한 보석이 박힌 작은 목걸이였다. 나는 그 목걸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 목걸이가 소녀가 찾고자 하는 목걸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목걸이를 들고 일어나서 소녀를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그러면서,
  "목걸이를 하나 찾았어요! 한 번 보아요, 이 목걸이일지도 모르잖아요!"
  라고 외쳤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놀라면서 허공을 향해 외쳤다.
  "어디 있어요? 어디에 있어요? 목걸이 하나를 찾았어요! 들려요? 목걸이를 찾았어요!! 제 곁으로 와서 한 번 보세요!!!"
  하지만 그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그의 모습을 찾으려 하였지만 그는 멀리 떠나가 버렸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내가 휴식을 취하려 할 때까지는 곁에 있었는데........ 허무함과 안타까움의 감정이 나의 마음 속에 함께 머물었다. 그 감정을 품고 있는 채 그녀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일을 멈추고 멍하니 서 있기만 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돌아서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자신이 찾으려 하는 목걸이를 찾을 수 없다고 여기고 오래 전에 떠나갔으리라.
  목걸이를 가진 채 날개를 펴고 날아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간 후에 마을의 동쪽에 있는 집의 모습을 보자마자 그 앞으로 착지를 한 다음에 문을 열고 집으로 돌아갔다.
  방으로 들어간 후에 손에 들고 있는 목걸이를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혼자서 말하였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목걸이를 찾았을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찾는 일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갔을까? 이 목걸이가 정말로 그가 찾기를 원하는 목걸이일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지금도 그 목걸이가 소녀가 찾고자 하는 목걸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기억 속에서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소녀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목걸이를 찾기 위해 다시 이 곳을 찾아오는 일은 없을 듯한 느낌이 든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