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침대 주변을 살펴 보았다. 침대 곁에 올려놓은 무지개 색으로 빛나는 수정이 환하게 빛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동안 걱정했었는데 잘 있었구나, 다행이야."
  웃으면서 말하였다. 다행히도 내 곁에 계속 머물러 있어준 그 무지개 빛의 수정, 숲으로 갔다가 얻은 보물이었다. 며칠 전에 숲에 있는 동물들이 먹을 음식을 전해주기 위해 밤중에 숲으로 가는 일이 있었다. 숲 어딘가에 음식을 놓아두고서 잠시 그 곳에 머무르고 있다가 가고자 하는 곳이 있어서 그 곳으로 가려 하였다. 그 곳은 음식을 들고 날아가고 있는 동안에 우연히 지나친 밝은 빛이 있는 곳이었다. 나무들 사이로 자그마하게 빛나고 있는 무언가가 있는 곳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 곳을 찾기 위해 계속 돌아다녔다. 찾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숲 한 곳이 빛나고 있는 모습을 본 이후부터 그 곳을 향해 계속 나아가면서 찾아가고자 하는 곳을 향해 바로 나아갈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여러 나무 사이의 자그마한 공간이 그 곳에 있었고, 그 공간 한 가운데에 빛을 발하는 작은 물체가 있었다. 무지개 색의 빛을 발하는 물체, 나는 손으로 그 물체를 건드려 보았다. 따뜻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들어도 괜찮으리라는 판단을 내리고 손으로 그 물건을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자그마한 수정이 손바닥 한 가운데에 올려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하는 목소리로 혼자서 말하였다.
  "무척 아름답게 빛나는 수정이야. 이 수정은 좀처럼 찾을 수 없는데."
  나는 그 수정의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하였고, 그러한 마음 때문에 수정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본래 그 수정을 가지고 있던 이가 있지는 않았을까에 대한 의문은 품고 있었다. 그 의문을 품고 있는 채로 수정을 들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가 스스로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가져도 괜찮은 물건일까?"
  하지만 그 누구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수정을 가지고 있는 이가 본래 없었던 듯 싶었다. 그래서 내가 가져도 괜찮은 물건이라고 여기고 수정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그 때,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수정이 손을 떠나 숲길을 혼자 공중에 떠 있는 채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란 나는 곧바로 그 수정을 향해 뛰어간 다음에 두 손으로 그 수정을 잡았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수정이 다시 다시 한 번 나의 손을 떠나 내가 서 있던 방향과 반대 방향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으로 도망치려 하였다. 그 모습을 보다가 놀라면서 그 수정을 향해 나아갔고 결국 오른손을 뻗어서 그 수정을 잡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공중으로 떠올라서 내 머리 위를 지나가려 하였다. 그러한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뛰어 오르면서 손을 위로 올렸다. 다행히도 수정은 천천히 나아갔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었다.
  수정이 손을 떠나서 어디론가를 향해 나아가고, 그 모습을 보며 다시 수정을 잡는 일은 이후, 두 번 정도 계속 반복되었다. 그 이후에 무지개 빛을 발하는 수정은 다시 나의 손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이에 안심하고 다시 수정을 조심스럽게 두 손바닥 위에 올렸다. 그 동안 수정은 무지개 빛을 발하는 일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그 느낌을 가지고 있는 채, 놀라는 표정을 짓고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며 수정을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내가 어디론가로 데려가 버릴 것 같아서 무서워?"
  그러자 수정은 잠시 동안 더욱 밝게 무지개 빛을 발하였다. 그 모습은 마치 나의 묻는 말에 대한 답을 하는 이의 모습 같았다. 그 수정은 나를 자신을 어디론가로 데려갈 무서운 이로 여기는 듯해 보였다.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그를 위로해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면서 미소를 띠며 밝아진 목소리로 다시 한 번 말하였다.
  "괜찮아. 나는 너를 해치지 않으니까.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거야. 나쁜 마음은 가지지 않을 테니까 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으면 해."
  그 때 수정은 다시 한 번 잠시 동안 밝게 빛을 발하였다. 그 모습은 싫다는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듯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서 놓아두고 가면 두 번 다시 그 모습을 볼 수 없으리라고 여기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그 수정에게 괜찮다는 말을 하려 하였다.
  "걱정하지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나쁘게 대하는 일은 없도록 할게. 그리고 소중히 대해줄게. 괜찮지? 그러니까 나와 함께 있도록 해 줘."
  그러자 이번에는 이전에 비해서는 강하지 않은 빛을 발하였다. 나의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기 위함인 것일까? 그 모습을 좋게 받아들이고서 밝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서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수정을 들고서 날개를 편 다음에 천천히 집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본래는 수정에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수정이 불안하다고 여길 수 있어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수정에 시선을 두지 않고 계속 하늘을 바라보며 가야할 곳을 향해 나아갔다.
  이후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수정을 침대 곁에 두었다. 나는 그 모습을 잠을 청할 때, 그리고 책을 읽을 때마다 계속 바라보고는 하였다. 그 이후에 갑자기 생겨난 감정이 마음을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불안감이었다. 수정이 언제 갑자기 떠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한 불안이었다. 오늘도 그 불안감으로 인하여 겨우 잠을 청하였다가 일어난 다음에 수정이 무사히 잘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수정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하늘을 바라보며 어두워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잘 해 주고 있어. 하지만 언제 떠나갈지 몰라서 계속 불안해."
  그리고 다시 수정을 바라보면서 계속 어두운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역시 이 수정은 본래 있던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 본래 주인이 있는데 내가 그렇지 않다고 여기었을 수도 있어. 그래, 어쩌면 그 때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하였을지도 몰라."
  그 후 나는 반드시 그 수정을 본래 있던 자리에 올려놓기로 마음을 먹었다. 무지개 빛을 발하는 수정, 그 수정은 가지기를 원하였던 물건이지만 결국 가져서는 안 되는 물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려고 애를 쓰다니, 욕심이 지나쳤던 모양이다. 반성하면서 오늘 아니면 내일 반드시 수정을 본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도록 하겠다. 반드시........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