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오기 전, 나는 이상한 세상 속에 있었다.
마치 지옥의 하늘과도 같은 연보라색을 띠고 있는 하늘 아래로 평탄한 큰 길과 그 좌우에 위치한 분홍색과 밝은 회색의 벽돌을 서로 맞붙여서 만든 길이 있었다. 벽돌을 붙여서 만든 각
길의 곁에는 어두운 색을 띠고 있는 네모난 탑 비슷한 건물을 비롯한 여러 건물들이 곳곳에 서 있었다. 그리고 벽돌을 서로 맞붙여 만든 길은 회색을 띠고 있는 길에 비해 높이 자체가 높았으며
두 길 사이에는 전체적으로 회색을 띠고 있는 네모난 기둥 형상의 돌들이 나란히 붙어 있어서 그를 통해 어두운 색을 띠고 있는 길과 벽돌로 이루어진 길을 오갈 수 있었고, 그 바로 곁에는
쇠로 만들어져 있으며 그 끝에 구형의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구 한 가운데에 빛나는 무언가가 있는 높은 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워져 있었다. 길의 한 곳에는 여느 집 크기만한 공 모양의
구조물과 하얀 물질로 만들어진 대 위에 서 있는 붉은 상의와 하얀 반바지 차림을 한 남자들이 공을 차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데, 무슨 행동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평탄한 길의 한 가운데에는 돌로 둘러싸인 작은 꽃밭들이 곳곳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었으며 그 사이 한 곳에는 전체적으로 하얀 돌을 네모나게 잘라서 싾아 올린 높은 대 위에 갑옷을
입고 대검을 쥐고 땅에 세운 채, 서 있는 어느 용사의 모습이 서 있었다. 용사의 모습은 근엄해 보였으며 서 있는 모습 자체가 무척 당당하였기에 그 모습을 보면서 과거에 있었던 매우 위대한
군인이었음이 분명하다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길 주변의 멀리 보이는 한 곳에는 오랜 옛날에 세워졌을 법한 신전과도 같이 생긴 어느 건물이 서 있었으며 그 바로 앞에는 쇠로 만들어진 대와 흰 색을 띠고 있으며 뒤에 큰
네모난 상자를 달고 있는 듯한 모습을 갖춘 태고 시대의 수레가 서 있었고 수레의 바로 오른편에는 어딘가의 광경을 비추고 있는 커다랗고 네모난 판이 세워져 있었다. 멀리 보이는 곳곳에는
여느 작은 산의 높이와 비슷할 듯해 보이는 탑과 비슷하게 생긴 네모나고 높은 건물들이 길을 내려다보고 있었으며 그 색은 대체로 어두웠고 대체로 무채색에 가까웠다.
평탄한 길은 본래 암회색을 띠고 있었지만 그 위에 붉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곳곳에 모여 있었기 때문에 길은 얼핏 보기에 붉은색과 거의 가까운 색으로 보였다. 붉은 옷차림을 한
이들이 모인 곳은 평탄한 길만이 아니었다. 그 주변의 조금 높은 길에도 모여 있었다. 그 사이에는 오렌지 색을 띠고 있는 곧은 울타리 비슷한 무언가가 세워져 있었고 그 곁에는 엷은 청색을 띤
상의와 감청색을 띤 바지 차림을 하고 감청색의 둥근 접시 모양을 갖춘 모자를 쓴 이들이 곳곳에 나란히 서 있었다. 아무래도 평탄한 길과 그 좌우에 위치한 높은 길을 함부로 오가는 이들을 막기
위해 있는 존재들인 듯 싶었다. 함부로 길을 오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존재가 있다는 것은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를 전해주고 있기에 그 모습을 보면서 무척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추측할 수 없었다.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한결 같이 어딘가를 바라보며 두 손을 어깨 높이 바로 위로 올리며 무언가 알 수 없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서 무어라 말하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흥미롭고 진기한 광경이었다. 그래서 날개짓을 하며 공중에 떠 있던 나 역시 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으려
하였다.
무슨 광경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질서 있는 모습이었다. 때로는 탄식을 하기도 하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즐거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긴장되기도 하는 듯해 보였다. 울타리 비슷한 무언가와 그 곁에 서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신경이 조금 쓰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추측을 하는
일은 가능하였다. 그 광경을 내려다보면서 혼자서 말하였다.
"무척 흥미로운 광경이야. 나름대로 즐거워 보이기도 해. 어떠한 광경일까? 외치는 구호를 알아들을 수 있기만 했어도 좋았을 텐데."
그러면서 나는 날개짓을 하며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잠시 후에 다시 한 번 하늘 위에까지 들릴 정도로 커다란 환호성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나는 이전
때보다 더욱 커진 환호성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미소를 띠고 있는 채 혼자서 말하였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기뻐할만한 일이 일이겠구나."
그 광경을 보고 있으면서 나 역시 즐거워지는 감정을 간직한 채, 다른 곳으로 가려 하였다. 그 동안 나는 붉은 옷을 입은 이상한 이들이 단지 무언가를 즐기고 그에 대한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은 일을 두고 다행으로 여기려 하고 있었다. 이후에 나타난 광경을 보기 전까지는.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환호성을 지른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가 되자 곳곳으로 흩어져 간 이들이 갑자기 병이나 종이와 같은 물건들을
하늘을 향해 집어던지기 시작하였고 일부는 수레에 탄 채, 빠른 속도로 길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했으며 다른 이들은 뒤쪽이 커서 수많은 이들을 실을 수 있는 수레의 뒤쪽 심지어는
앞에까지 올라타서 광기어린 괴성을 질렀다. 평탄한 길 위로 수레가 지나갈 때가 있었다. 본래 그 길은 수레가 지나가는 길인 듯해 보였다. 하지만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무리를 지어 평탄한 길을
건너가고 수레가 지나갔을 때가 되어도 아무렇지 않게 가로막으려 하였다. 또한 길 곳곳에 세워진 수레들 위로 뛰어 올라가 괴성을 지르는 일도 일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무척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심상치 않아보이는 광경이었다. 이를 두고 나는 불안하다는 느낌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혼자서 말하였다.
"무언가 이상해,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그리고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알아내기 위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보았다. 사람들이 모여있던 곳 근처의 다른 곳에서도 광기어린 이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길 가는 여자들을 마구잡이로 붙잡아 헹가래를 하는 남자들, 폭죽을 분별없이 쏘아올리는 이들, 달리는 큰 수레를 쫓아가서 올라타는 행동을 하거나 이를 시도하다가 떨어지는 이들의
모습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었다.
또 어떤 곳에서는 모여앉은 이들 사이로 어느 여자가 넘어지고 이를 보고 다른 이들이 즐거워하고 있을 때, 여자가 다시 일어나더니 괴이해진 이처럼 손을 높이 올리고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이를 두고 모여앉은 이들은 광기 어린 기쁨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또한 다른 어떤 곳에서는 쏘아올린 폭죽으로 인하여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네모난 건물이 불에
타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고 누군가가 버렸는지 폐기된 물체들이 길 곳곳에 싾여 있었다. 그리고 길 주변의 여러 사물들이 심하게 파괴되어 있었고, 그렇지 않은 어떤 사물들 중 일부는 다른
이들에 의해 파괴되거나 불타오르고 있었으며 곳곳에서 화염이 피어올랐다. 그러는 동안 하늘 위로 이런저런 소리가 들려와 평온해야 할 밤하늘의 대기를 이리저리 찢어내었다. 그 소리 때문에
그 광경은 더욱 혼란스러워 보였다.
"이 곳에 있는 모두가 이러한 이들이었어? 광기 이외에는 그 무엇도 가지지 않는.......?"
당혹스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혼자서 말하였다. 그러면서 계속 그들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그들에게는 기쁨도, 분노도, 슬픔도, 즐거움도 없었다. 오직 광기 뿐이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광기 어린 괴이한 행동을 하게 하였을까?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누군가에게라도 그에 관해 물어보고 싶었다. 그 때 갑자기 하늘 위로 떨어진 무언가에 의해 머리를 맞고 나는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나 자신이 집의 침대 위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 왼편을 바라보았다. 나무로 만들어진 구가 놓여져 있었다. 얼마 전에
침대 바로 위에 나무로 만들어진 구를 장식으로 매달아 놓았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천장에 매달려있던 구가 떨어진 듯해 보였다.
창가를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밝은 태양이 산 위로 떠오르고 있었고 평온한 푸른색 하늘 위로 몇 마리의 새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머리가 아팠다. 그러할 수밖에, 나무로 만들어진 구가
떨어지면서 머리를 때렸으니. 그래도 다시 평온한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역시, 그 세상은 꿈 속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그 세상의 모습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알고자 하는 생각은 나의 마음 속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나로 하여금 나 자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건네게 하였다.
"그 세상은 과연 어떠한 곳이었을까?"
무언가 구호를 외치다가 환호한 이후 갑자기 광란에 빠지게 된 이들이 모인 세상, 그 세상은 과연 어떠한 곳이었을까?
The End
Iaresta : Ia (원자) + Resta (휴식) -> 원자의 휴식
Bashar : Bash (부수다) + -ar (행하는 사람) -> 부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