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알미차 지역을 여행하던 에리아 (Eria) 가 마을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그의 두 손은 금색을 띤 종이에 감싸여진 작고 네모난 상자를 들고 있었는데 그는 그 상자를 매우 소중한 보물인 듯 조심스럽게 들고 있으면서 자신의 집을 향해 돌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 언젠가 그가 들고 있던 물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오늘 드디어 그 기회를 마련하였다. 에리아의 집을 찾아간 것이다.
  이전에도 그러하였듯이 문을 두드리고 에리아가 그에 대한 반응을 드러내자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그 이후에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오라는 말을 하자마자 바로 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올 무렵에 에리아가 나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
  "파리아는 무슨 일로 이 집을 찾아온 거야?"
  "아, 한 가지 알고 싶은 바가 있어서 그래."
  그 물음에 곧바로 답을 하고서 알미차에서 돌아올 무렵에 들고 있던 금색 상자가 어디에 있는지에 관한 물음을 건네었다. 이에 에리아는 자신이 들고 왔던 상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냐며 그에 대해 알고 싶다면 바로 가져와서 보여주겠다는 말을 전한 다음에 곧바로 거실의 왼편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잠시 보고 있다가 곧바로 발걸음을 옮겨 그러한 그를 따라 나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주방 위에 있는 찬장의 문을 열고 무언가를 꺼내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잠시 후 그는 작은 무언가를 꺼내면서 찬장의 오른편 문을 닫으려 하다가 그 문에 머리 오른편이 부딪치게 하였다. 상당히 아팠는지 물건을 오른손으로 쥐고 있는 채 잠시 머리를 왼손으로 누르고 있다가 머리에 부딪치면서 닫히지 못한 문을 다시 닫고 다른 문도 닫은 다음에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러한 그의 손에는 이전에 내가 보았던 그 네모난 상자가 쥐어져 있었다. 그 물건을 들고 있는 채 에리아가 나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
  "이 물건을 보고 싶었구나, 그렇지 않아?"
  "응, 맞아.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기에 조심스럽게 들고 가는지를 알고 싶어서......."
  그 물음에 그렇게 대답을 하자마자 에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보여주겠다는 말을 전하였다. 그리고 윗 부분의 뚜껑을 열고 이를 왼손의 몇 손가락으로 들고 있는 채 그 상자를 나에게 가까이 옮겼다. 그러자 나는 뚜껑이 열린 곳을 통해 상자 내부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서 흑갈색을 띤 가루가 작은 상자 안에 모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본 이후, 에리아가 뚜껑이 열린 상자를 자신의 곁으로 옮긴 다음에 다시 뚜껑을 닫았다. 그 때 내가 그러한 그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그 가루, 혹시 코코아 가루 아니야?"
  "맞아. 본래는 기념품으로서 사기에는 조금 비싼 감이 없지 않은 물건인데, 알미차에 있는 동안 도서관 정리를 도와주는 일을 해 주어서 고맙다고 나에게 선물로 보내주어서 가지고 오게 된 거야. 차로 끓여 마시기에 좋게 만들어져 있어서 가끔씩이라도 이를 따뜻한 우유에 섞어서 먹으려고 해. 바로 먹거나 따뜻한 물에 섞어서 마시면 약간은 쓴 맛이 나기도 하니까."
  그 물음에 에리아는 그렇다는 답을 하고서 그 가루에 대해 대략적인 말을 전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그 가루를 조금이라도 먹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 애당초 무언가를 먹기 위해 이 집을 찾아오지 않은 나는 그 물음에 괜찮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좋은 물건을 마련해서 다행이라는 말을 전한 다음에 다시 그 집을 나서서 마을 한 곳에 위치한 긴 의자에 잠시 동안 앉아있었다.
  막상 떠나고 나니 내가 한 가지 무언가를 행하는 것을 잊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가끔씩 코코아 가루로 만든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찾아와도 괜찮은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다시 에리아의 집으로 찾아가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해 볼까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결국 단념하였다, 나중에 요청을 해도 괜찮으리라고 여기면서. 나도 코코아 가루를 얻은 에리아처럼 행운을 얻을 수 있기는 할까? 에리아는 일거리를 스스로 찾으면서 행운을 얻었다고 하니, 행운을 얻고자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주변에 있는 일거리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보도록 노력하는 편이 좋을 듯 싶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