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상한 상상을 한다.
  특별한 것이 아니기는 하다.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이 무언가의 형상으로 변하여 하늘 위에 떠 있는 모습을 떠올리는 상상으로서 구름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가끔씩 구름이 물건으로 변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그러한 상상을 하게 된다.
  오늘도 초원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서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 위로 상당히 큰 구름 하나가 하늘 위에 덩그러니 떠 있었다. 그 커다란 하얀 덩어리는 마치 하늘이라는 거대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솜으로 만들어진 배처럼 말 없이 천천히 하늘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 구름이 실제 배의 모습으로 변하면서 하늘 위를 천천히 움직일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정말 커다란 배가 하늘 위에 떠 있다면 재미있을텐데......."
  상상을 한 일 자체가 이상한 상상도 있지만, 흥미로운 상상도 있다. 하늘 위를 천천히 움직이는 배의 모습처럼. 그러한 생각을 하다보면 실제로 하늘 위에 물체를 올려놓는 일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다른 친구들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까지 대부분의 아이들은 믿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실망스럽지만 그렇게 여길 수밖에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배와 같은 물체는 실제로 하늘에 떠 있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배에 힘을 가할 수 있다면 하늘에 띄울 수 있다고 하는데, 하늘에 그 무거운 배를 띄울 수 있을만한 힘을 이 세상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비록 불가능이 사실이라고 해도 아쉬움이 느껴짐은 어쩔 수 없다. 상상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데.
  어쩌면 상상이란, 우리가 누리고 있는 가장 큰 혜택일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찾을 수 없는 수많은 무언가의 모습을 생각으로나마 구현할 수 있으니까. 우리는 많은 것들을 상상해낼 수 있다. 공룡처럼 큰 거대한 생물을, 도형으로 만들어진 인간을, 무지개색 피부를 가진 동물들을 그리고 물 위에 떠 있는 여러 네모난 물체의 모습을. 비록 그 존재의 모습을 실제로 찾거나 구현하기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할지라도 그 형상을 떠올리는 일 자체는 무척 즐겁다. 실제로 존재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