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먼 곳으로 연락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출 필요가 생겼다.
  물론, 이전에도 편지를 전해준다는 수단이 존재하였으나 확실하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는 것이 무척 많다고 하는 건너편 아이의 집으로 가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두꺼운 종이로 두 개의 잔과 비슷한 모양새를 가진 물체를 만들고 그 밑면의 한 가운데에 작은 구멍을 뚫은 후에 그 구멍을 통해 두 물체를 가늘고 매우 긴 실로 연결하였다. 그리고 그 물체를 가지고 밖으로 나아가면서 같이 나오도록 해 달라는 말을 전하였다.
  그 후, 그는 종이로 만들어진 물체 중 하나를 들고 나에게 하나의 물체를 들라는 말을 전한 다음에 물체 하나만 들고 마을 한 가운데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와 함께 아래를 향하고 있는 채, 느슨한 곡선의 모습으로 두 물체를 잇고 있던 실이 위로 올라가면서 직선과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실이 하나의 길다란 직선의 모습을 보이게 되자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왼손으로 물체를 들고 있는 채, 오른손을 하늘로 향하면서 큰 목소리로 말하였다.
  "무엇이라도 좋으니 물체 안쪽으로 고개를 가까이 향하고서 그 곳을 향해 큰 목소리로 말해 봐~."
  그러자 나는 곧바로 물체의 밑면으로 입을 향한 채, "리레아(Lirea) 는 바보~." 라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오른쪽 귀가 물체 내부를 향하도록 하고 있는 채, 서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물체를 손으로 들고 있는 채,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면서 내가 한 말이 무엇인지를 재현해 보았다.
  "리레아는 바보, 라고 말했지?"
  "응." 이에 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는 답을 하였다. 그리고 그에 이어서 어떻게 그에 대해 알 수 있었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대답으로써 물체를 통해 들려왔었음을 밝히고서, 이번에는 자신이 물체 내부를 향해 말해볼테니 물체 내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잘 들어보아줄 것을 청하였다.
  그 청에 따라 물건의 옆면을 오른손으로 들고 그 안쪽으로 귀를 기울여보았다. 그러면서 그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태양은 밝다.' 라고 말하는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안쪽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 채로 목소리가 잘 들리고 있는 상황을 인지시키려 하였다. 그 후, 그는 나의 곁으로 다가오면서 자신이 만든 도구를 두 손으로 든 후에 그 도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실을 통해 목소리가 전해지는 도구이며, 실만 있으면 먼 곳에 있는 이와도 대화를 하는 일이 가능함을 밝혔다. 그러면서 실이 꺾여도 상관 없으나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확실히 좋은 도구임에는 틀림 없었다. 실의 길이만 허용된다면 먼 곳에 있는 집에 사는 이와의 대화도 가능할테니. 그와 함께 잠시 대화가 이어졌다.

Risara : 참 편리하네.
Areia : (미소지으며) 그럼.
Risara : 실의 조건만 갖추면 멀리 있는 이와 이야기하는 일도 가능하지?
Areia : 그래.
Risara : ........ 하지만 바다 건너에 있는 이와의 대화는 무리이겠지?
Areia : 그래.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