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며칠 사이로, 하늘에서 구름의 무리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하늘이 노란색을 띠기 시작한 때에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였다.
  "또 비가 내리고 있구나."
  그 광경을 창가를 통해 바라보면서 혼자서 말하였다. 그리고서 곧 시선을 나의 바로 앞으로 두고, 거리의 모습을 보려 하였다. 비가 오기 때문인지, 밖에는 누구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다들, 계속 이어지는 흐린 날씨와 비로 인해 마음이 우울해진 탓일까. 꼭 그렇지는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집 안에서만 보내는 평범한 하루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방을 나선 다음에 주방으로 나아가서는 어제 얻은 계란 다섯 개 모두를 식탁에 올려놓은 상자에서 꺼냈다. 그리고 이들을 들고 있는 채, 주방의 철로 만들어진 냄비를 꺼내어 이를 화로에 올려놓고서 계란 다섯 개를 화로 안에 넣은 다음에 냄비 안에 물을 넣고 화로에 불을 지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서 가만히 앉아있으면서 냄비에서 솟아오르는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이 나타날 때까지 잠시 기다리려 하였다.
  하얀 연기가 냄비에서부터 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냄비를 향해 다가가서 화로의 불을 껐다. 그리고 식탁에 놓여진 나무통 안에 들어있는 나무 숟가락을 오른손으로 잡고, 주방에서 작은 접시를 꺼내어 왼손으로 잡은 다음에, 나무 숟가락으로 계란을 하나씩 작은 접시로 옮기는 일을 다섯 번 반복하였다. 그리고 다시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따끈따끈한 계란을 하나씩 껍질을 깨며 먹었다.
  이전까지는 잘 먹지 않았던 음식인데다가 전날에 해안으로 가서 날 생선 음식의 밋밋한 맛을 느꼈던지라, 삶은 계란들의 맛이 더욱 좋게 느껴졌다. 그렇게 다섯 개의 계란을 먹고, 그릇을 비운 다음에, 숟가락을 접시에 올려놓은 채로 식탁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현관의 문을 열고 잠시 밖으로 나아가서 하얀 선이 그려지는 하늘 아래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하늘의 모습에 대한 특별한 감흥이 없던 나 자신에게 침울함이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지난 해들과 다르게 유난히 비가 많았던 탓일까. 이번 여름은 조금은 암울하였다. 날이 덥다 하여도, 눈부신 태양이 하늘 아래에 드리워지는 나날이 계속되어야 여름다운 날씨가 이어질 수 있을 텐데, 그러하지 못하였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며칠 전에는 친구와 함께 바닷가로 놀러갔었는데, 구름이 끼고 바람이 심해져 바다로 들어가지 못했고, 근처의 산으로 갔을 때에는 비를 피하느라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야만 했었다.
  이 모든 순간이 지나간다 하여도, 남은 여름의 나날은 2 주 정도. 너무도 안타까웠던 한 해의 계절이었다. 다음 해에는 올해보다 더욱 나은 계절이 다가올 수 있기를.......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