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우유를 얼린 것을 이웃집에 사는 아이로부터 받아왔다. 그리고 그것을 얼음 상자 안에 넣어두고서 적당한 시간이 될 때 먹으려 하였는데, 집 안으로 한 사람이 찾아왔다. 미트레아(Mitrea) 라는 이름을 가진 이로서, 내가 사는 집 건너편에 위치한 집에 살고 있는 이였다. 그는 나의 모습을 보더니 오늘 무언가 좋은 것을 얻어오지 않았느냐고 물었으나, 상자 안에 넣어둔 음식을 혼자서 먹고 싶었던 나는 -그 양이 한 주먹 크기보다 약간 크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작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은 없다고 답하였다. 이에 미트레아는 "그래?" 라고 말하더니 그러면 자신은 가 본다고 답을 하고서 다시 집을 나섰다.
  그렇게 미트레아가 집을 나선 이후, 나는 방에 있는 책상으로 들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배가 고파졌고, 얼음 상자 안에 넣어두었던 음식을 꺼내어 그것을 먹었다. 양이 적었기 때문에 다 먹을 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이후, 나는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일상적인 시간을 보내었다.

  그러다가 날이 저물 무렵이 되자, 나는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이전에 미트레아가 내 집을 찾아와서 좋은 것을 얻어왔냐고 물었을 때,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일이 과연 옳은 일이고, 해야할 일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무언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잠시 고민하다가 냉기를 품은 상자를 향해 다가가서 그 안에 약간의 우유가 있음을 알아차린 후에 그 우유가 들어있는 병을 상자에서 꺼낸 다음에 찬장에서 육면체 모양의 작은 그릇을 하나 꺼내 그 그릇을 우유로 채우고서 그릇을 얼음 상자 안에 넣어 두었다. 얼리기 위한 일이었다. 그 일을 마치고서 나는 우유가 들어있는 병을 다시 냉기를 품은 상자 안에 넣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나는 찬장에서 자그마한 하얀 접시를 꺼낸 다음에 얼음 상자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그릇을 꺼내어 그 그릇에서 얼려진 우유를 분리한 후, 얼려진 우유를 접시에 담았다. 그러한 일을 행하고서 곧바로 미트레아의 집을 찾았다.
  미트레아의 집에 이르고서 접시를 오른손에 든 채, 왼손으로 노크를 하고서 미트레아가 문을 열고 나를 반갑게 맞이하자마자 나는 선물이라고 미트레아에게 우유 얼린 것이 담겨진 접시를 그에게 건네었다. 그리고 잘 받아달라는 부탁의 말을 건네었는데, 그 때 미트레아가 밝은 목소리로 고맙다는 말을 건넨 다음에 나에게,
  "이전에 에나파가 이런 것을 가지고 집으로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서 역시 그가 그 일을 알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미트레아는 환하게 미소를 띠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는 알고 있어. 그래서 숨겨놓고 몰래 먹으려 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나에게 건네준 것이로구나."
  라는 말을 한 다음에 그런 음식은 본래 잘 구하기 힘든 것이라서 나 같아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그는 자신의 집으로 나를 끌어들인 다음에 같이 먹자고 말하였다. 덕분에 나는 미트레아와 함께 우유를 얼린 것을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

  일은 무사히 끝났지만, 그래도 미트레아에 대한 미안한 감정은 남아 있다. 그리고 후회도 마구 들고 있는데, 이전에 솔직하게 가져온 것을 같이 먹자고 말하였다면, 하루 종일 그 일로 인해 괴로워 할 일은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