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청소 담당이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 거리의 청소를 하기 시작하였다. 거리는 항상 깨끗하였고, 그 덕분에 나는 거리에 싾인 먼지만 몇 번 정리하는 것으로써, 일을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서 나는 잠시 마을 한 가운데의 광장 한 가운데에 위치한 나무 곁의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휴식을 취하기 시작하였다. 집으로 돌아가면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일부터 행해야 하기에, 그 일을
하기 전에 잠깐 여유의 시간을 가지기 위한 일이었다.
그러다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서 그 바람 소리에 놀랬는지, 나무에 앉아있던 참새들이 하늘의 저편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마을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집의 붉은 지붕에 홀로
앉아있던 비둘기 한 마리가 날개짓을 하면서 마을의 광장 주변을 맴돌다가 북쪽 방향으로 날아가면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렇게 비둘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태양의 빛이 환하게 내리는 하늘과 함께 보고
있다가 다시 의자 앞으로 시선을 향하였다.
이제 추위도 서서히 물러가고, 마을의 풀밭에도 꽃이 조금씩 피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는 차가워서 태양의 빛이 사라지기라도 하면 아직도 겨울이 계속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이들이 생겨날 정도에 이르고 있다.
그래도 새들이 활발히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정말로 봄이 시작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봄답게 나날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광장의 서쪽에 위치한 나의 집으로 돌아갔다. 집의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선 이후, 나는 거실의 탁자에 앉아 탁자 위에 내가 올려놓았던 종이를 왼손으로 누르고 종이 곁에 올려놓았던 펜을 잡았다. 그
이후, 나는 종이에 내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적어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여러가지 일들이 기록되었다. 그 중에서는 하고 싶은 일도 있었다. 지난 1 월에 봄이 되면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일 중에 그것이 있기도 하였다. 풀밭에 피어난 작은 꽃들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일,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지난 달에는 그 일을 위해 종이를 몇 장 사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잠시 집 밖으로 나아가 마을 근처의 풀밭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아직 날씨가 추운 탓인지 꽃들은 이전 해의
같은 날에 비해 많이 피어있지 않았다.
"이번 해의 겨울이 유난히 길기 때문이려나."
하지만 이번 해에는 지난 해보다 더욱 선명한 색을 띠는 꽃들이 피어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아름다운 혼이 풀밭으로 내려와 다시 태어난 것과 같은 모습. 분명 이전 해에는 볼 수 없었던 색을
띠고 있었기에 어쩌면 정말 그 추측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2, 3 년 전에도 그렇게 선명한 꽃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아직은 날씨가 추워서 꽃이 많이 피어있지는 않지만, 조만간 바람이
그치고 날씨도 따뜻해지면, 풀밭이 다시 자라나면서 많은 꽃이 피어나고, 그와 함께 선명한 색을 띠는 꽃들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대된다.
이 맘 때 즈음이면 꽃이 만발하기 시작하여 그림을 그리고는 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쉽게도 여전히 찬 바람이 강해 그림을 그리지 못해서, 다음 주로 미루어야만 한다. 하지만 분명, 이전에는 보지
못한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생각을 하다 보니, 기다려야 할 시간이 그리 짧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즐겁게 기다릴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