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어디로 여행을 갈까?"
  침대에 앉아 있던 아리젤(Arisel) 이 책자를 이리저리 펼쳐보고 있으면서, 책상에 앉아있던 나에게 물었다. 그가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다가, 여행을 가기에 적합한 곳에 관한 정보에 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던 나는 다소 당황하면서 그에게 나는 뭐라 말하기 힘드니, 그가 원하는대로 여행을 갈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아리젤은 나에게 나도 함께 갈 여행인만큼 아리젤의 조언이 필요했는데,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아쉽다고 말하고서, 책자를 넘겨 보면서 자신이 가기로 예정하고 있는 곳에 대한 언급을 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으로 정한 곳은 아르나이의 교외에 위치한 꽃밭이고, 그 다음으로 정한 곳은 루데스 지역의 섬들 중 가장 큰 섬이야. 세 번째로는 좀 먼 곳이기는 한데, 카르니엔 부근의 해안으로 정했어.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역시 조금은 먼 곳으로서, 라르니온 북부 해안에 가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때? 어디로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아리젤이 나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 비로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아리젤이 언급한 네 장소. 그 중에서는 역시 나름 가까우면서도 바다를 원 없이 구경할 수 있는 루데스의 가장 큰 섬이 제일 낫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면서 그 곳으로 가자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리고서 아리젤에게 좋은 결정이냐고 물음을 건네었다. 그러자 아리젤은 환하게 미소를 짓더니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나에게,
  "좋아, 우리들은 모두 바다에는 가 본 적이 없으니까, 바다 여행은 굉장히 좋은 일이 될 수 있을 거야."
  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바다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아직 봄인만큼, 바다에 들어가지는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그에게 화답을 하고서 곧바로 혹시 모르는 일인만큼 바다에 들어가기 위해 마련한 옷은 미리 준비해 놓으라고 말하였다. 이에 아리젤은 알았다고 답을 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옷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본 나는 곧바로 책상에서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 나아가고서 방을 나섰다. 그러다가 그가 침대에 펼치어 놓은 채, 올려놓은 책자를 본 이후에 그 책자를 손에 들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방을 나선 이후, 나는 식탁 근처에 서 있으면서 책자를 통해 그가 보고 있던 것을 보려 하였다. 그러면서 왼쪽 책장의 위쪽, 그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네모난 그림을 볼 수 있었다. 푸른 하늘 아래로 드넓게 펼쳐져 있는 바다. 그 바다의 왼편에는 길게 하얀 해안이 펼쳐져 있었다. 그 해안과 바다의 모습을 한 동안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나는 다시 하늘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한 채, 그 모습을 잠시 보고서 그 모습에 대해 혼잣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저 곳이 루데스의 해안인가. 그렇다면 꽤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리고서 나는 그 책장의 전후에 위치하고 있는 책장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 해안과 바다의 다른 모습을 보려 하였다. 여름을 위한 것처럼 보이는 시원해 보이는 광경들을 그림을 통해 몇 번 접한 이후, 나는 의외로 정말 좋은 곳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가 펼친 대로 책장을 펼친 다음에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 나는 침대 위에 그 책자를 올려놓고서 아리젤이 위치한 곳으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아리젤은 책상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나에게 내일 여행을 위한 준비는 미리 다 해 놓았음을 알렸다. 그리고서 나에게 다소 깜찍하게 미소를 지으며,
  "후회하지 않는 여행이 되도록 많이 도와줄게!"
  "그래." 이에 나는 멋쩍게 웃으면서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러면서 아리젤을 계속 믿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좋은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누구보다도 아리젤이 많은 도움을 나에게 주었음을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몇 시간만 지나면 최초로 바다를 향해 떠나는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그 여행이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면 그 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