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장미의 아름다움을 아는 자가 있는가. -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동쪽의 산 속 나라에 있다는 한 왕국에서 보낸 사자가 건넨 물음이다. 물론 나는 그런 장미를 본 적도 없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하지만 그 왕국의 사자는 그 장미의 소재지를 알아내기를 원하고 있었다. 뭔가 간절한 사연이 있는 듯해 보였지만, 결국 나는 그 요청에 대해 모르겠으며, 뭔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하는 말만 건네고, 그 사자를 집에서 다시 내 보냈다.

그런 장미가 세상에 있을 리가 없잖아. -
  다분히 뻔하면서도 당연한 사실. 하얀 장미의 모습은 본 적이 있어도, 그런 장미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없는 것이 없는 세상이라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러면서 그 사자가 찾아온 일에 대해서는 잊으려 하였다. 이상한 사람이 찾아왔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려 한 것이었다. 그러다가 햇볕에 데우고 있던 큰 대야에 채워진 물을 두 손으로 들고, 집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기둥을 휘감은 덩굴에 자라난 나팔 모양 파란 꽃을 보며 초록 덩굴이 자라고 있는 흙에 물을 주었다.

언니, 내가 신기한 것을 보여줄게. -
  그러다가 갑자기 집 근처의 숲에 있던 작은 요정이 날개를 파닥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숲에 신기한 것을 가져왔다고 말하면서 나에게 따라와 달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나는 여섯 개의 나이테 근방에 위치한 나무에서 붉은 장미꽃이 피어난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 곳에 이른 후, 나는 붉은 장미꽃들의 모습을 보며 설마, 그 장미꽃들이 신기한 것이라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요정이 장미꽃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오래 전에 얻어온 신기한 것이 그 장미꽃임을 밝혔다.

붉은 장미꽃이 신기한 물건이라고? -
  너무도 당황해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요정은 자신이 살고 있는 숲에서만 피어나는 이상한 장미꽃이라고 그 꽃에 관한 소개를 한 이후에 그 꽃을 장미꽃을 찾는다는 왕국의 사자에게 보내주리라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나는 그는 푸른 장미를 원했다고 말하고서, 그런 장미꽃이 소용이 있을 것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요정은 이전에 나를 찾아온 그 사람이라면 그 꽃을 잘 받아줄 것이라고 말하고서 장미꽃 한 송이를 꺾었다. 그리고 그 꽃을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채, 잠시 갔다 오겠으니, 숲에서 기다리라고 말한 다음에 마을을 벗어나는 날개짓을 하기 시작하였따. 그리고 그 사자를 금방 만났는지, 오래 지나지 않았을 때에 나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나는 그에게 사자가 꽃을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답을 하였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푸른 장미라고 말했어. -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어서 정말 그렇게 말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요정은 그렇다고 답하고서, 사자의 눈에는 푸른 장미로 보였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나는 그 사자가 왠지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산 속 왕국으로 돌아갔을 사자의 운명에 관한 걱정을 하며, 몇 일을 보냈다. 그리고 3 일 정도 시간이 지났을 무렵, 나는 집에 머무르고 있다가, 집으로 찾아온 요정으로부터 왕국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 사자가 푸른 장미를 받은 대가로 소정의 상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나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요정에게 물었고, 이에 나는 다시 요정을 따라 붉은 장미꽃이 피어난 나무의 곁에 이르렀다. 그 이후, 나는 그로부터 장미꽃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였다.

그 꽃은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어. -
  우선 요정은 장미꽃에 관해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서, 사자가 본 모습은 푸른 장미꽃으로서의 모습이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푸른 장미꽃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였던 왕국의 모든 사람들이 그 꽃을 푸른 장미꽃으로 보았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요정은 나에게 그 꽃은 보는 사람에 따라, 그 꽃의 모양새도 변화한다고 말하고서, 나의 눈에는 붉은 장미꽃의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한 후에 장미는 붉은색인 경우가 많다는 나의 생각을 반영하였으리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렇다면, 그 꽃의 진실된 모습은 무엇이지? -
  그 물음에 요정은 정해진 모습은 없다고 말하고서, 자신의 두 눈에는 하얀 장미꽃으로 보인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에 그는 나에게 그 장미꽃을 바라보는 각자의 눈에 비추어지는 모습이 그 장미꽃의 진실된 모습이라고 말하고서, 왕국의 사람들이 본 모습도, 자신이 본 모습도, 내가 본 모습도, 모두 그 장미꽃의 진실된 모습 중 하나임을 알렸다. 그리고 내가 그 꽃의 진실된 모습을 알아내려 해도, 그 일은 무의미할 것이라는 말을 한 이후에 그 꽃은 나에게 엄연히 '진실된 모습' 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알렸다. 이에 나는 그런 꽃이 세상에 있음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이 창조한 세계에는 없는 것이 없으니까.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