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바람이 드높은 나무들 사이에서 불고,
차가운 물결이 길다란 계곡의 사이에서 지난다.
하이얀 구름이 새파란 하늘의 사이에서 돌고,
황금빛 태양이 새하얀 구름의 사이에서 빛나니,
파아란 꽃들이 초록빛 풀밭의 사이에서 핀다.

새빨간 비구름 파아란 하늘을 드리우고,
새하얀 빗방울 붉은빛 하늘에 내려오니,
새카만 방에서 보랏빛 촛불을 켜며 빛을 기다린다.
새빨간 비구름 보랏빛 하늘로 변화하고,
새하얀 번개가 붉은빛 분노와 함께 하니,
새카만 방에서 파아란 공포가 끝날 날을 기다린다.

잿빛 구름이 보랏빛 분노와 함께 걷히고,
붉은 태양이 초록빛 산악의 위에 떠오르니,
하늘빛 나날이 초록빛 풀밭의 집에 펼치어져,
하이얀 새들이 하늘빛 세상의 위로 날아간다.

그리고,
하늘빛 평온의 시간과
보랏빛 불안의 시간은
반복된다.

  "무슨 글을 쓴 거니?"
  내가 종이에 썼던 글들을 몰래 엿보기라도 했는지, 에란다(Eranda)가 나의 바로 뒤에 있으면서 물었다. 이에 내가 다급히 종이를 뒤집고, 환하게 웃으며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간단히 답하자, 에란다는 문제될 것 없지 않겠느냐면서 잠깐 보여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어쩔 수 없이 내가 종이에 내가 쓴 글을 보여주자, 그는 환하게 웃으면서 혼잣말을 글로 적은 듯해 보인다고 말한 후에 다소 말의 유희 같아 보여도, 무언가 내용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 후, 에란다는 나에게 평소에 혼자서 말하고 있던 바를 옮긴 것이냐고 나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그렇지는 않았지만, 혼잣말로 비슷한 말을 했던 적은 있다고 답하였다.
  그 후, 에란다는 나에게,
  "이 글은 행복한 날과 불행한 날의 반복을 주제로 삼고 있다고 보아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해, 왠지 그러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라는 말을 한 이후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는 동안 나는 몰래 종이를 뒤집고서 창가를 바라보며, 그러한 에란다를 의식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 이후, 에란다는 나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고 말하였고, 이에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를 향해 돌아 앉았다. 그 이후, 에란다는 다시 미소를 짓더니, 놀랄 일은 아니라고 말한 다음에 무엇을 염두하고 쓴 것이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러자 나는 곧바로 에란다에게 답하였다.
  "응....... 여름 하늘을 떠올리면서 썼어."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