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을에 사는 이, 라에피아(Laefia)와 함께
전설의 무구가 있다는 소문이 전해지고 있는
어느 동굴에 들어갔을 때의 이야기.

나 - 하얀색
라에피아 - 하늘색

겨우 찾아왔는데, 여기가 맞긴 맞아?

잘 모르겠어. 마을 사람들이 여기라고 하는데,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곳이라서 확신할 수가 없네.

그래도 무언가 무섭거나 흉측하게 생긴 것들은 나타나지 않아서 다행이네.

박쥐는 몇 마리 나오기는 했지만. 무구가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평범한 동굴일 뿐이잖아.

그렇기는 하다.

이런 곳에 가는 것보다는 해안으로 놀러가서 평소에는 먹지 못하는 물고기나 게를 먹는 편이 낫지 않아?

그 쪽이 이득은 더 되기는 하겠지만, 그런 일만 할 수는 없잖아. 가끔은 보물도 찾아야지.

솔직히, 전설의 무구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어.

그렇기는 해.

전설의 무구는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야, 어떤 사람이 뛰어난 공적을 세우게 되면,

그가 전설이 되면서 그 전설에 따라 의미가 부여되는 물품이기 때문이거든.

어떤 위대한 사람이 탄생하면, 그 사람의 저택은 위대한 곳이 되잖아, 같은 이치야.

........

그래도 진귀한 보물을 가졌다는 것에 대한 의의는 있겠지. 음식이야 내일 먹으러 가도 되니까, 힘내서 앞으로 가자고.

그래, 내일은 해안 쪽으로 꼭 가는 거야?

알았어, 약속할게. ....... 아, 저기 뭔가 있다!

뭐가? 뭐가 있는데? 아, 저거! 하얗게 빛나는 것?

응! 동굴 안에 숨겨진 보물 같아. 전설의 무구였으면 좋겠는데.......

바위에 꽂힌 하얗게 빛나는 검이라, 전설의 무구가 맞네. 라에피아가 가질 수 있는 물건 같아.

그렇다면, 내가 한 번 뽑아 볼게. 잘 안 될 것 같기도 하지만, 해 보겠어!

드디어 뽑혔다, 전설의 무구!

이제 집으로 가져가기만 하면 되겠네, 그런데 어디에 갖다 놓지?

응...... 안전하면서 잘 볼 수 있는 곳에 놓아두면 좋을 텐데.

드디어 주인을 찾게 되었군요. 1 만년 동안 참 주인 될 이를 이 곳에서 줄곧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디에서 나는 소리야?

모르겠는데, 어디야? 라에피아, 한 번 찾아봐.

주변에는 소리가 날 만한 곳이 없는데, 어떻게 된 거지?

이제 당신은 저의 주인으로서, 저와 운명을 함께 할.......

주인? 네가 나를 그렇게 불렀었니?

그럴리가. 그러고 보니, 여기서 목소리를 낼 이는 너와 나뿐이잖아.

그러게. 그렇다면 설마.......

버려, 당장!

그 운명을 거부하신다 하여도 소용 없습니다. 저의 주인이 되신 이상, 당신은......

너의 말 같은 것, 들을 필요 있겠어? 저리가, 마귀야!

이제 쫓아오지 않겠지?

위험했어, 갑자기 날을 우리에게 들이댈 줄이야.

다행이다. 그건 그렇고, 그 물건 대체 뭐지? 전설의 검이라 했더니, 마귀였잖아!

소문만 들었기 때문에 몰랐잖아, 이해해 줘. 이렇게 보물을 얻으려 한 노력이 실패하고 나니, 보람이 안 나네.

나도 그래, 진작에 해안에 가면 좋았잖아?

미안해, 라에피아. 내일은 오늘 즐겁지 못한 것까지 다 보상을 할 수 있도록 할 테니까, 너무 상심만 하지마.

그래, 내일은 날씨도 그리 덥지 않으니까, 좋은 날이 될 거야.

그런데, 내일은 비도 올 수 있고, 물도 차가워 질 수 있다는데, 괜찮을까?

우리에게는 상관 없는 일이잖아?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