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하늘을 날다 보면, 여러가지 목소리를 듣게 되는 때를 맞이하기도 한다.
  목소리의 유형은 다양하다.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다가 죽어갔을 사람의 평화로운 목소리에서부터, 사랑하는 사람의 곁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다가 하늘의 전쟁터에서 죽어갔을 남자의 슬픔 어린 목소리까지. 그 목소리는 하늘을 떠도는 나의 귓가에 분명히 들리며 하늘에 남겨진 사람들이 남긴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리고 있다. 그 목소리는 때로는 곳곳에서 동시에 울려퍼지며, 각자가 남겨둔 것들이나 자신이 살던 시대의 이야기까지 여러 이야기를 말한다.
  잃은 것들에 대한 미련과 그리움을 드러내며,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목소리. 그 목소리는 시간이 지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똑같은 목소리를 1 년 후에 다시 듣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 주인이 사라진지 이미 수 천 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남는 것이다.
  이전에는 이런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소중한 추억을 마음에 품은 채, 지금도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기를 지금도 바라고 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이제는 헤아릴 수도 없다.
사랑하던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이제는 알 길이 없다.
그저, 세상 어딘가에서 주어진 나날을 나름 값지게 채워가며 보내고 있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며, 세상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수밖에.
지금 그녀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여전히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세상을 떠난지 수 천 년이 지나고, 사랑하던 사람도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을 시점에서 들려온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마음 속에서 피어나는 안타까움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마음에 울적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러면서 친구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에 대한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꽤 진지한 대화였다, 평소에는 있을 수 없는. 그러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삶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결심했다.

사람이 죽으면, 그 형체는 사라진다.

하지만, 남겨지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중에는 오래가지 않는 것도 있으며, 수 천 년의 시간이 지나도 남는 것도 있다.

역사적 산물, 물적인 흔적 등은 오래가지 않는 것들 중 하나이다.

수십 세기를 버티는 산물들도 존재하기는 하나, 외형만 남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그나마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영혼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 세기 동안 세상을 떠돌기도 하나, 결국에는 어디론가로 떠나고,

마침내 형상이 달라져 다른 존재로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영혼이 남긴 상념만큼은 수많은 세월이 지나도 선명히 살아남는다.

그리고 인간이 닿지 않는 세상의 영역에 남아, 자신의 흔적을 하늘과 대지에 선명히 새긴다.

그러하기에, 시간이 지나더라도 선과 악, 그리고 기쁨과 슬픔의 상념은 결코 지워지지 않으며,

그것을 알아낼 수 있는 자들에게, 그 사람의 삶이 어떠하였는지를 알린다.

그러하기에,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올바른 삶을 살고, 결코 미련이 남지 않도록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다.

내가 남긴 삶의 흔적을 두고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거나, 비웃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