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마당에 꽃씨를 뿌릴 때도 다가왔기에, 이전에 마련해 두었던 꽃씨들을 꺼내 두었다. 다행스럽게도 꽃씨들은 전부 말랐고, 상한 것이 하나도 없어서 전부 흙 속에 뿌릴 수 있었다. 그 씨앗들을 하나씩 어루 만지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하나라도 상하면 어찌하나 했는데, 잘 됐다."
  이렇게 꽃씨가 마른 채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젖어 있으면 그로 인해 병균이 침입할 수 있으니까. 물은 생명의 근원으로서 화초 등을 자라게 하는 근원이 되나, 때로는 병균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한 일이 없도록, 꽃씨를 말리는 것이다.
  그렇게 마른 꽃씨를 찾아낸 후, 나는 찾기 쉬운 책상 안에 넣어두고, 삽을 들어 집 근처의 꽃밭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삽으로 흙을 갈아 엎어 깊은 쪽의 흙이 표출되도록 하였다. 그 무렵, 한 아이가 삽으로 흙을 갈아엎는 나를 향해 다가가더니 물었다.
  "언니, 뭐하고 있어?"
  그 물음에 나는 꽃씨를 뿌릴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흙을 갈아엎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나중에 할 수 있지만, 미리 해 두면 꽃씨를 뿌릴 때에 수고를 덜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고서 가급적이면 빠른 시기 내에 흙을 갈아엎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권하였다. 그 아이도 일단 집 앞에 화단을 두고 있으며, 나름 꽃밭을 관리할 수 있는 아이이기 때문이었다. 이에 아이는 알았다고 답을 한 이후에 자신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말고, 꽃씨를 뿌릴 때 조금 도와달라고 부탁한 다음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 광경을 보며 나는 미소를 띠며 말하였다.
  "저 아이는 화단을 크게 마련하고 있어서 혼자서는 무리이지."
  그렇게 준비를 해 두고서,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날 이들을 위한 여러가지 것들을 비롯한 봄을 위한 것들을 마련하는 준비를 급하게 행하였다.

  금방 봄이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그래서인지 그런 나에게 봄은 성큼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