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일이면 성야의 날이 오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성야를 기념하기 위한 예배가 아르나이의 대성당에서 이루어진다. 그와 더불어 성야 기간인 0 시에서부터 6 시까지의 어느 한 시간에 검은
옷을 입은 성자가 선한 영혼들에게 선물을 준다 하였는데, 그것에 관하여 성야에 관한 그 모든 행사가 이루어지기 몇 시간 전, 건너편에 살고 있던 이인 '나미에(Namie)' 와 잠시 대화를 주고받았다.
- 다른 색을 띠지 않는 것이 나의 발언.
오늘 밤이 되면 그 성자 분께서 나타나시겠지?
그러하겠지? 그 전설이 사실이라면. 물론, 선한 이들에게만 성자가 오니, 그러하지 못한 이들은 그 소문의 진위 여부도 파악하지 못할 거야.
그 날에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도 선물을 받지 못하지?
응, 전설대로라면.
그런데, 울기만 해도 나쁜 아이 취급은 부당하지 않아? 어린 아이가 우는 일은 단순히 투정부리기 위함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납득할 수도 있기는 한데.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그렇다니 어쩔 수 없지. 그것에 대해서는 성자 분들께서 알아서 판단하실 수 있다고 세상에 살고 있는, 전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겠지, 성자들은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다니까.
하지만 그 판단에도 한계가 있잖아.
그러할 수도 있지, 그러니까 가급적이면 울지 말라는 거야, 선물 받을 수 있게. 하지만 그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그 이외에 분명 다른 이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이들이 그 좋은
날에도 울먹이며 투정부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 외에.
아이들이 울지 못하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
그렇지. 하나의 일화가 있어, 성자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야.
어느 먼 옛날, 한 젊은 부부가 추운 지역의 마을에 살고 있었다. 부부 중 남편은 일로 인해 성야 기간에도 밖에 나가 있어야 했고, 그로 인해 아내만이 두 딸을 데리고 성야를 맞이해야만 했다.
하지만 성야가 오는 도중에도 아직 어린 딸들은 아버지가 오지 않음에 항시 슬퍼하며 울음을 터뜨렸으며, 온갖 괴로운 나날 속에서도 성야 기간만큼은 딸들이 울지 않는 나날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랬던
여인은 그 일에 대해 어찌하지 못하다가, 결국 인근의 집에 살고 있던 노파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때, 노파가 선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성인에 대한 전설을 알렸고, 그 전설을 토대로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급한 방안이 하나 있음을 밝혔고, 이어서 그 방안을 알리겠음을
여인에게 밝혔다. 그 이후, 그는 여인에게 방안으로써 하나의 전언을 알린 다음에 그 전언을 통해 아이들이 성야 기간만큼은 울음을 그치고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그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음을 밝히고서, 그 조건으로써 세 가지 명령을 따르라 말하고, 그 명령에 대해, 단 한 번만 그 수단으로 다그칠 것이 첫째요, 언젠가 아이들이 크게 되면 진실을 밝히라는 명령이 둘째요, 울지 않고
성야를 보내면 반드시 선물을 주라는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 여인은 성야의 밤이 될 무렵, 그는 노파가 알려준 대로, '성자들은 성야 기간에 울며 투정하는 아이들을 부모들을 괴롭힌다 하여 선물을 주지 않는다' 라는 말을 하며 울지 못하게 다그쳤고,
그 이후에 성야 기간에 울면 성자들이 오지 않는다는 공포감보다는 울지 않으면 성자들로부터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감에 성야 기간 중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울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성야의 날이 되었을 때, 울지 않고 날을 보낸 소녀들은 하나씩 각자 좋아하는 선물을 받았고, 그러면서 성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며 그 성야 이후에도 항시 울지 않으며 살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도 성야 기간만큼은 울지 않으며 보냈으며, 서로 아끼고 더 나아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삶을 살게 되었다.
그 일화가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 퍼져서 아이들이 울면 성자들이 선물을 주지 않는다는 일화가 생겨나게 되었다는 것이 그 가설이야.
그런데, 그 이야기, 사실이니?
....... 그렇다는 이야기가 있긴 한데, 사실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어.
아무튼 내일은 성야의 날이다. 오늘밤뿐만 아니라 내일 밤에도 한 해의 마지막을 경건하게 보내기 위한 예배를 비롯한 여러 심야 행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 나날 속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한 가지이다.
화려하게 보내지 않아도 된다.
즐겁게 보내지 않아도 된다.
눈이 오지 않기에 열 받을 일도 없다.
24, 25 일은 세상에 빛을 전한 성인들을 태어나게 한 위대한 존재의 탄생과 관련되어 있으며, 위대한 해의 끝과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기도 한 만큼, 성인들의 공로를 기리고,
새롭게 세상이 창조된 의미를 생각하며 경건히 보내지 않아도 좋으니, 그 기회에 한 해를 잘 둘러보고, 새로운 해의 시작을 잘 준비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