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9 월도 마지막 10 일에 접어들었다. 본격적인 가을의 기점이라 알려진 루나렐 력 8 월 15 일에 해당되는 날이었던 12 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태양이 떠오르기만 하면 대기가 유난히 뜨거웠던 휴일로서 명절 기간에 이어 온 그 날에 세 마리의 말벌 아니 세 명의 날개를 가진 여자아이들이 숲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호수가에 나란히 모여 앉아 있었다.
  이 중 한 사람은 호수가로 다리를 뻗고, 다른 한 사람은 웅크리고 있었다. 나는, 이들의 우측에서 신발을 벗어 내 오른편에 놓아두고 물 위로 발을 담그고 있었다. 다리를 뻗은 이는 아미아(Amia), 웅크리고 있던 이는 파리샤(Farisha) 라는 이름을 가진 이로서 마을 이웃이다.


  16 일 즈음에 보리 파종을 위해 그루터기를 둘러본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파종까지 빠르면 16 일 정도만 남았기에 미리 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이 때에는 날씨가 유난히 더웠기에 당장에 보리를 심을 때가 오려면 멀었다고 생각했기에, 그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온이 점차 떨어지려 하니, 그 기간도 여느 해처럼 의외로 금방 찾아올 것만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바로 아미아를 향해 시선을 향하고,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으려 하였다, 여행 등에 관해 아미아가 여러가지 의미로 재미난 이야기를 은근히 자주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해 주기 때문이었다.


  내가 장난삼아 건네는 물음에 당황하며, 답을 하던 아미아. 그리고 잠시 후, 그로부터 그 탑의 높은 곳에 이른 이후, 있었던 일에 관한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이후, 나는 그로부터 그가 자신이 만났던 그 마녀와 무슨 일을 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었다, 구 시대 인류가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구 시대 인류가 돌아올 것인지에 대해 여러 논의를 가졌으며, 그와 더불어 세니티아의 사람들이 어떻게 행성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음을 밝혔다.


  사실, 아미아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추구하는 사람이지, 심각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지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라면 항시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장 시간 동안의 토론이 가능했을 것으로 나는 생각하고 있다.
  이후, 아미아는 이외에 토론을 마치면서 그 마녀와 함께 자신이 겪었던 신비로운 현상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음을 알렸고, 그 이야기를 하면서 문득 한 가지의 사항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가 이전에 꽃의 요정을 만난 일에 관한 사항이었다.


  이 때만큼은 나도 그렇고, 파리샤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역시 기대답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아미아답게 차분히 목소리를 내며 '신기한 일이었을 법하다' 라고 그가 말했음을 알려주었을 따름이었다. 다만, 그는 그에 이어 그 마녀가 이야기에 흥미를 가질 수는 있었는지, 이후, 그 요정을 다시 만난 적이 있었느냐고 묻는 일이 있긴 했음을 알리고 있을 따름이었다. 물론 그런 일은 지금까지 없었기에 아미아는 달리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이런 식으로 각자 겪은 일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시간은 흐르고, 19 시가 되어 날이 온전히 저물 때가 되자, 아미아가 집에 가야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서 일행은 아미아를 앞세워 우선 마을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자주 만나는 편인 파리샤에게는 별 다른 부탁을 하지는 않았으나, 휴일이 되어서야 만날 수 있던 아미아에게는 한 가지 부탁을 한 바 있었다.


  이에 아미아는 당혹스러웠는지 그저 환하게 웃는 모습만 보일 뿐, 나에게 달리 대답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던지라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