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의 사이라 칭해지는 시기에 이르면서, 어느덧 산 속의 이파리들도 보다 크게 자라나고, 그 색도 이전에 비해 확실히 선명해지고 있었다. 아직 짙은 연두빛이라 칭할만한 색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점차 태양의 빛이 강해지고, 그와 함께 받아들이는 양분이 많아지면서 그 이파리의 색들은 여름의 초록빛으로 변해갈 것임이 틀림없다.
  하루 종일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일은 때로는 지루함을 유발하게 되지만, 여름을 맞이하며 무성해진 이파리들을 감상하며 길을 걷는 일은 이런 지루함을 덜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 여행 도중에도 나는 비행을 하다 말고, 그 이파리들의 모습을 잠시나마 감상하기 위해 잠시 산길 위로 내려와 길 위를 따라 걸으면서 길의 우측에 자리잡은 나무들로 간간히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대기의 기운은 점차 더워지고 있기는 하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태양의 빛이 한창 강할 때의 이야기로 태양이 점차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이 시점에서 그 기운이 그렇게 강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 위로 바람이 불어오면서 밤을 맞이하는 나에게 시원함을 전해주기도 하였다.
  밤을 맞이할 무렵, 나는 산길을 따라 그 너머로 이어진 어느 숲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처음에는 오솔길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길의 폭이 좁았으나, 어느새 그 길은 점차 커졌으며, 굽이진 길 사이로 갈림길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하지만 숲의 산길과 바로 이어진 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굳이 갈림길을 이용할 필요는 없었으니, 갈림길이 나타나도 나는 그저 앞으로만 계속 나아갈 뿐, 달리 행동을 취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그 때, 그런 나의 눈앞으로 길 사이에 위치하고 있을 법한 하나의 큰 공간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공간 위로 자그마한 빛들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각각의 빛들은 새하얀 색을 띠고 있으면서 어둠을 비추고 있었으며, 그와 더불어 공간의 중심에는 무지개색을 띠는 꽃들이 한 송이 자리잡고 있으면서 공간의 중심을 꾸며주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이 꽃, 확실히 요정의 나라에서 본 것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공간의 중심에 자리잡은 그루터기에 자리잡은 꽃의 모습을 본 이후, 나는 그 꽃을 들고, 그 모습을 자세히 바라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한 이후에 그것을 그루터기 근처에 올려놓은 후에 조용히 그 위에 앉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바로 그루터기 근처의 바닥에 미끄러지는 듯이 앉아서는 왼편 근처에 올려놓은 꽃을 다시 그루터기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혹시 꽃을 바닥에 올려놓은 일이 문제가 되지 않나 싶어서 한 일이었다. 주변에 자그마한 빛들이 계속 그루터기 주변을 맴돌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 신경을 쓰거나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앉아 있었을까, 어린 소녀들의 웃음소리와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잠 기운에서 바로 깨어나, 주변 일대를 둘러보았고, 그러면서 나는 노란색을 띠며 주름진 치마와 가슴을 두르고 있는 하얀 천으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어린 소녀들이 연두빛 작은 날개를 파닥이며 내가 위치한 곳 그 주변을 맴돌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들의 키는 어린 바람의 정령들, 그 키와 대략 비슷해 보였다. 그 수는 대략 10 명. 이들은 대개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몇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아가씨, 혹시 저희들의 모습이 보이나요?"
  "내가 너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아니?"
  이들 중 초록빛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는 소녀가 뒷짐을 진 채, 나에게 다가와 건네는 물음에 내가 어떻게 자신을 알아볼 수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소녀는 그 눈빛이 자신을 향하고 있었음을 통해 바로 알 수 있었다는 화답을 하였다.
  "아가씨, 혹시 저희들과 함께 하실 수 있으세요? 저희들과 같이 일을 해 주시면 되는 거예요?"
  "....... 무슨 일이지?" 그러자 나는 바로 그에게 물었고, 이어서 근처에 있던 머리카락을 우측으로 묶은 소녀가 다가와 이전에 말을 걸었던 소녀를 대신에 답을 하였다.
  "저희들의 동생을 만들어주는 일이에요, 이를 위해 저희들이 이렇게 동생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터전을 이 숲에 심어주는 일이 저희들이 지금 하는 거예요."
  확실히 그 소녀는 그 때, 꽃다발을 한가득 안고 있었다. 그 한가득 안은 꽃들이 앞으로 내가 할 일이 어떠할지를 알리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 이후, 나는 요정들과 함께 그 넓은 풀밭에서 꽃을 심고 있었다. 힘든 일이었지만 요정들의 소망을 들어주는 일인만큼, 하나씩 착실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화초들을 심어 주었다, 그 당시 깊은 밤이어서 무척 피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나는 요정 한 명이 꽃을 가슴에 안고 그 꽃이 발하는 무지개 기운을 꽃에 비추었으며, 그 일이 끝날 즈음, 그루터기 주변 일대가 무지개색을 띠는 빛으로 반짝이는 광경을 보이게 되었다. 그 동안 나는 그 그루터기에 앉아있으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꽃에서부터 노란 기운이 피어오르더니, 각각의 기운이 자그마한 여자아이들이 빛을 발하는 채, 나와 요정들 앞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새롭게 태어난 요정들의 수는 꽃을 심은 수만큼 많아 한 공간 일대를 가득 채울 지경에 이르렀으며, 각각의 요정들은 언니 격인 요정들을 보자마자 바로 기쁘다는 듯이 안기려 하였고, 그 때마다 10 명 즈음 되었던 요정들은 한 명씩 어린 요정들을 안아주며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요정들은 한 100 명 즈음 되었던 요정들을 이끌면서 나에게 고마움을 표한 후에 내가 지나쳤던 곳을 향해 나아가며 나를 지나치며 떠나갔다. 그러는 동안 이들은 간단한 행렬을 이루며 마치 나를 휘감는 연두빛 바람의 형태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날아가고 있었다.

  어느덧 때는 달이 남쪽 하늘 높은 곳을 지나치고 있었으니, 이를 통해 때가 어느덧 밤 0 시를 넘어 새벽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그 달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잠들어야 하는 때에 갑자기 찾아온 요정들, 이들의 일을 도와주면서 잠을 덜 잔 감도 있지만 그래도 확실히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누구에게라도 동생이라든지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는 기분은 설렘으로 가득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일을 도와주면서 나도 요정들처럼 새로운 식구를 맞이할 때의 기분을 맞이하며 어린 요정들을 맞이하며 안아줄 수 있었다.
  '처음 동생을 맞이할 때가 생각나기도 했어.'
  그러다 문득 내가 처음 동생을 맞이하였을 때가 떠올랐다. 그 때에도 직접 아이가 온다는 곳으로 새벽부터 뛰어가서는 어떤 아이가 나의 곁에 모습을 드러낼 지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 때에는 피곤함이고 뭐고 없었는데.......
  '다음에는 아기가 태어나기 위해 들른다는 나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새로운 영혼이 세상이 태어나기 위해 거친다는 나라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나라에 있으면서 그 설렘의 근원을 스스로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 아나야(Anaja) 와 함께 그 곳으로 가기 위한 행동에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다.
  ....... 문제는 아나야가 그런 나의 생각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것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