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여기어질만한 물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대에 존재하고 있었던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구의 일종으로 새의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알려진 물건. 그 물건은 비행기라 칭해지는 물건과 비슷한 것으로써 이를 축소하고 바람의 힘으로 날아다니게 한 것이었다.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품은 구하기 쉬운 지의 여부와 상관 없이, 일단 적게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실패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뒤따른다. :

• 동체가 되어줄 나무 막대 하나.
• 날개의 뼈대가 되어줄 수 있는 가느다란 대나무 줄기 몇 개.
• 날개의 몸체가 되어줄 종이 몇 장.
• 신축성이 있는 줄과 프로펠러 모양 조각.

  이 물품들을 가지고 일단 만들어 본 물건. 이는 앞 부분에 비행기 몸체에 비해 매우 커다란 프로펠러를 가지고 있는 자그마한 비행기로서, 그 크기는 일단 내 키의 1/5 정도는 되는 물건이었다. 본래 이런 물건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면 오래 날지 못하고, 또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에 따라 비행 속도가 좌지우지된다는 불확실성이 있어서 줄과 프로펠러 조각을 이용해 안정적인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보완을 하였다.
  만드는 방법은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지만 이런 물품을 마을에서 만들어 보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이 물품은 고대 문명의 상징적 존재 중 하나이기도 해서, 이 물품을 만드는 일에 대해 다소나마 부정적인 시선이 따라오는 것을 어찌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물품을 만드는 것으로써 나는 알고 싶었다, 그 비행기라는 물건이 어떻게 비행을 하며, 하늘을 따라 날아가고 있었는지에 대해.
  만드는 일은 일단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커다란 교회 옥상으로 올라가 바닥 위를 뛰면서 비행기를 집어 던지듯이 날려보냈고, 줄을 충분히 감은 프로펠러가 줄이 풀리면서 회전하기 시작, 그러면서 날아간 비행기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가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커다란 프로펠러에 의지한 채, 비행기는 한 동안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만 하다가 힘이 다해 서서히 추락하는 일은 나의 눈앞에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머무르는 곳은 산의 높은 곳으로서, 언제 어떻게 바람이 변덕을 부리게 될 지 알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역풍이 세차게 불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그 비행기는 몸체를 뒤집은 채, 나를 향해 다시 날아왔고, 그러면서 나의 눈앞에 추락하듯이 착지하였다. 이를 두고 어떻게 비행했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겠지만, 아무튼 내 곁으로 돌아오기는 해서 다행이었다.

  사람은 본래 날개가 없다. 본래 길짐승이 바탕인 사람이 날개를 가지고 날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하늘 위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그러면서 비행을 위한 여러 수단을 만들어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비행기가 만들어지고, 비행선이 만들어졌으며, 기계를 이용한 각종 비행기와 비행선들에 이어 마침내 공중을 비행하는 시설과 도시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역으로 사람들은 문명의 역효과를 지상에서 뿐만이 아니라 공중에까지 이르도록 하였으며, 이는 지상과 하늘이 그로 인해 더럽혀지고, 본래의 모습을 잃게 하는 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문명이 사라진 후, 더 이상 사람들이 이런 물품들을 찾지 않게 된 것은 이러한 이유가 있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비행 장치들이 만들어지는 동안 숱한 시행착오가 있었으며, 추락은 곧 죽음이었기에 희생자들 역시 결코 적지 않았다. 그 중에 흥미를 끄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새 인간' 이라 타칭되었던 어떤 남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정말 전신에 새 모양의 분장을 하고, 각종 비행 장치를 장착한 채, 하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던 어떤 의미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새처럼 비행하는 그 시도는 공중에 한 동안 떠 있던 그 모습을 통해 성공적이었다고 사람들이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갑자기 그는 모종의 원인에 의해 추락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추락하기 시작한 원인에 의해 장치의 상태도 나빠져, 안전 장치 역시 마련할 수 없었다고.
  "....... 어쩌면 나와 같은 이가 탄생한 것도 그런 염원에 의한 일은 아니었을까, 이전 세상의 사람들의 영혼이 염원이 되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바람의 정령들이 날개를 가지게 된 것은 바람의 특성 때문만이 아니라, 하늘을 날기를 소망하다가 추락해 간 영혼들의 염원이 바람의 정기에 영향을 주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