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지난 주 이래로 추위도 많이 누그러진 듯한 느낌이 든다. 지난 주의 아침 때만 하더라도, 인근의 호수가 거의 얼어붙다시피 했는데, 이번 주에는 아침에 나가 보니, 호수의 가장자리를 제외하면 얼음이 많이 녹아, 마치 호수에 얼음으로 이루어진 하얀 고리가 붙은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다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금세 봄이 올지도 모르겠네."
  얼음이 녹은 모습과 그 당시의 상당히 따뜻해진 날씨만으로 추측해 보자면, 그런 식으로 날씨가 계속 따뜻해질 경우에는 2 월 안에 봄이 찾아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대개 봄은 3 월, 거기에 산악 지대이기에 봄이 더욱 늦게 찾아와 3 월 중반 즈음에 찾아오는 만큼, 정말 2 월 중에 봄이 찾아온다면 보통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침에는 호수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딱히 할 일이 없기도 했고, 또 그 날 따라, 유난히 물고기가 먹고 싶기도 했다. 호수에서라면 어지간해서는 조그마한 물고기만 낚이는 경우가 전부이겠으나, 조그마한 물고기라도 본 바탕이 그럴 듯하다면 튀겨서라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살이 붉은 생선은 여기서는 낚이지 않겠지."
  혹시나 싶은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되도록이면 자그마한 것들을 낚으려 하였으니, 그 당시에는 조그마한 물고기를 통째로 튀겨서 먹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혼자 먹을 것을 상정하였기에 낚는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목표량은 작은 물고기 10 여 마리 정도.
  얼음이 녹은 이후라 그 이전보다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으나, 그래도 작은 물고기 위주로 이것저것 많이 낚이고 있어서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그래도 혹시나 친구가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필요량의 2 배 정도는 낚기로 하고, 낚시를 이어갔다.
  "시아, 거기서 뭐하는 거야, 낚시하는 거야?"
  그렇게 13 번째 물고기를 낚기 위해 낚시를 하고 있을 그 때, 뒤쪽에서 여자아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같은 마을에 사는 셀레아(Selea) 의 목소리. 그는 내가 낚시를 하는 모습을 발견하더니, 바구니 안에 들어있는 자그마한 물고기들을 가만히 보더니, 다소 의아해 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이렇게 작은 물고기들 위주로 낚는 거야?"
  "응, 20 마리나 30 마리 정도 낚으려고. 본래는 10 마리 정도면 충분히 식사가 되니까, 그 정도만 낚으려고 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까, 셀레아가 집에 찾아올 수 있는데, 그냥 보낼 수는 없잖아."
  "그래서, 작은 물고기 위주로 더 낚고 있는가 보네."
  "응, 통째로 튀겨서 먹으려고 해."
  이에 셀레아는 조금 더 큰 물고기를 잡은 후에 살을 발라서 튀겨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말을 건네고서는 자신이 낚시대를 잡을 테니, 나에게 잠시 쉬고 있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네가 하려고? 너는 이런 거 한 번도 해 보지 않았잖아."
  나는 이에 대해 의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셀레아는 분명 낚시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경험이 없었기에 잘 할 수 있는지 여부부터 의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말릴 수는 없어서 일단 그에게 낚시대를 쥐어주고, 그 모습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으나, 그는 생각 외로 물고기를 잘 낚아 주었다. 하지만 그가 낚는 것은 나와 마찬가지로 작은 물고기가 전부였다. 그래도 내 일을 도와주는 결과를 불러오는지라 그만큼 도움이 되어주기는 했다. 그가 낚은 물고기의 수는 대략 13 마리 정도로, 내가 나설 때와 거의 같았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들인 시간은 대략 1 시간 정도로 그 동안 잡은 고기의 수는 26 마리. 꽤 많이 잡아서 두 사람이 식사를 위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셀레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니, 그 모습을 보며 왜 그러한지에 대해 묻고 있었다.
  "큰 물고기를 잡고 싶었거든."
  그러면서 그는 큰 물고기를 잡아 살을 발라내려 하였음을 밝히고서, 그렇게 발라낸 살을 잘게 갈아서 그것을 이용해 튀김을 만들려 하였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였음이 그 이유였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자, 나는 그래도 튀겨먹을 거리는 마련해 왔으니까, 그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달라는 말을 하였다.
  "어쩔 수 없지 않겠어, 하지 못했는데."
  이에 셀레아는 그렇게 말하더니, 낚시한 자리를 정리한 이후, 돌아가는 나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나는 셀레아와 함께 그 동안 잡은 26 마리의 작은 물고기들을 손질한 이후에 튀겨서는 이전에 마련했던 레몬즙을 가공해 만든 소스와 함께 먹었다. 꽤 좋은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