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이 끝나 가는 시점에 이르면서 날씨가 다시 추워지기 시작했다. 녹아가던 호수의 물도 다시 얼어서, 어지간히 깊은 곳으로 가지 않으면 얼음이 깨질 일도 없게 되었다. 어제 즈음에는 어린 아이가 호수에서 사고가 났다는 말을 듣고, 다급히 옷가지를 들고 현장을 찾았으나, 그저 얼음에 미끄러져 넘어졌을 뿐이라 당황했던 적도 있었다.
  "2 월이면 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라....... 그러할 리가 없잖아!"
  2 주 즈음 전에 시아란(Siaran) 이 밝힌 바에 의하면, 날씨가 지속적으로 따뜻해지고 있어서 2 월 중에 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하였다. 그러나, 그런 그가 보라는 듯이 이번 주는 내내 추웠다. 사실 기온 자체가 낮아진 감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갑자기 강해지기 시작한 북서쪽의 찬 바람이 그 주요한 원인이 되어서, 바람이 그친다면 2 주 즈음 전에 비해, 그리 많이 추워지지는 않았을 법 하기도 하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진 감이 있어서 그러한지, 지난 26 일에는 시아란도, 나도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으며, 식사는 그 동안 저장해 두었던 과일을 갈아서 만든 잼을 1 ~ 2 숟갈씩 떠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동안 저장해 두었던 호수 물고기라든가, 각종 식량이 슬슬 떨어져 가기 시작해, 최대한 아껴 먹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음이 그 이유였다.
  시아란이 집을 찾아온 때는 아침으로, 집에 마련해 둔 땔감이 슬슬 떨어지기 시작하여, 불을 피우지 않고 있는 탓에 집이 추워서, 그나마 사정이 나을 법한 내 집으로 찾아오려 하였음이 그 이유였다고 한다. 여기도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시아란처럼 집에 불을 피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던 데다가, 그래도 친구가 집에 찾아온 만큼, 그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모처럼 시아란이 집을 찾아왔는데, 정작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놀 거리도, 이야기 거리도 부족한 상태. 하지만 시아란을 가만히 놓아둘 수는 없어서, 바로 그에게 물었다.
  "시아, 혹시 둘이서 같이 할 수 있는 일로 무엇이 있을까, 혹시 그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지 않겠어?"
  주어진 소재가 없음에도 놀 거리를 스스로 마련할 줄 알았던 시아란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시아란은 바로 그 답으로써 자신이 아는 것이 있으니, 마련해 오겠음을 밝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이후, 시아란은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이더니, 잠시 후에 다시 집으로 들어와서는 제법 큰 항아리처럼 생긴 등을 하나 가져와 나에게 보였다.
  그 등은 항상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항아리 안에 밝은 노란색을 띠는 빛이 지속적으로 깜박이는 모습을 보였으니, 그 모습이 마치 별과 같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었다. 본래 등의 본체는 시아란의 집에 있던 것으로, 등이 촛불을 사용할 때에도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었다만, 빛은 처음 보는 것으로서, 촛불을 못 쓰게 되면서 빛을 발하는 소재를 찾아 나서다가, 발견한 모양이었다.
  "이 빛은 자기 분열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어. 이 빛을 이용해 빛을 여럿 만들어 그것으로 자그마한 밤하늘을 만들기도 했었지."
  그리고 시아란은 활용은 자주 하지는 않기는 했으나,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만큼, 나 역시 별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하고서, 등의 몸체인 항아리 부분을 분리한 이후에 등을 바라보며 빛을 만들라는 내용의 주문을 외면, 된다는 말을 이어서 하고 있었다.
  외면 외는 대로 작은 빛이 그 큰 빛에서부터 발생하여 공간 주변을 맴돌았고, 그 때마다 내가 이를 붙잡아서는 벽면의 어딘가에 붙여 놓았다. 그러자 빛은 바로 하늘 위에 머무르는 별처럼 반짝이면서 주변 일대를 작게나마 비추려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나, 둘 그렇게 별들이 방 안에 모이면서 나름 밤하늘스러운 광경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벽면 위에 머무르기 시작하는 빛의 수는 대략 100 여 개 정도. 그러나 이렇게 빛들을 방 안의 곳곳에 놓아두면서 신경 쓰이는 바 역시 생겨나고 있었으니, 등 안에 자리잡은 빛이 매우 작아졌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얼른 빛들이 돌아가게 하지 않으면 빛이 계속 작아진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고, 그러면서 시아란에게 물어, 빛들이 돌아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주문은 모두 돌아가라는 의미의 내용을 전하는 것. 그 주문 이후에 빛들은 모두 자석에 금속이 이끌리는 듯이 병 한 곳으로 이끌리며 병 안에 머무르는 작아진 빛과 결합하였고, 그리하여 등 안의 빛은 다시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이후, 시아란은 차분히 목소리를 내어, 그 등에 자리잡은 빛에 대해, 혹시라도 빛이 바깥 일대에 머무르고 있다가 흩어지기라도 하면 그 이후로는 등 안에 작은 빛 하나만 남겨두어야 할 수도 있기에 등 안의 빛으로 빛을 만들 때에는 그 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렸다.
  "그러면, 시아란은 저 등의 빛을 그렇게 활용하는 일을 몇 번 정도 한 적이 있어?"
  이후, 나는 궁금하다는 생각 하에 시아란에게 그렇게 물었고, 이후, 시아란은 그 답으로써 두 번 있었음을 밝히고, 모두 빛을 마련한지 일주일 내의 일이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