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이레아(Irea) 의 도움을 받아 꽃 구경은 잘 할 수 있었다. 5 월이 시작될 무렵이면 아잘렌 바나사(Azalen Vanasa)
(1) 라는 이름이 꽃들이 만개할 때로서, 그 꽃들이 만개한 광경을 보게 되면, 그야말로 '장관' 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아잘렌 에세라(Azalen Esera)
(2) 와 달리, 아잘렌 바나사는 수많은 꽃들이 모이는 대규모 군집을 이루는 경향을 이루고 있으며, 어떤 곳에서는 수백 송이의 꽃들이 한데 모여 피어나는 모습을 보이니, 그래서 꽃이 작기도 하고, 많이 피지 않는 편이기도 한 아잘렌 에세라의 경우에는 그 모습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까이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지만, 아잘렌 바나사의 경우에는 멀리서 바라보아도 그 분홍빛 꽃 무늬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어서 멀리서부터 감상할 수 있다.
그 아잘렌 바나사가 가득히 피어난 풍경 속을 걸으며, 이레아와 잠시 대화를 이어 나갔었다. 아래는 그 때 있었던 대화의 내용이다.
이레아 - 간만에 이렇게 분홍빛 꽃들이 피어난 풍경을 보니까, 좋지?
나 - 좋기는 한데, 하얀 꽃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레아 - 하얀 꽃을 좋아하는 편인가봐?
나 - 유난히 그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러 색의 꽃들이 같이 피어난 모습을 보면 더욱 좋지 않아?
나는 기왕이면 여러 꽃들이 피어나서 색과 색이 어우러져 무늬를 이루는 풍경을 그 꽃밭이 보여주었으면 싶은 생각을 했었다. 그와 더불어 본래는 여러 색의 꽃들이 피어나야 하는데, 실제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꽃밭이라 한 색의 꽃들만 보이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인위적으로 꽃밭을 만드는 경우에는 꽃밭을 만들기 위한 수고를 덜기 위해 특정한 종류의 꽃을 심을 때, 한 색깔의 꽃만을 심어놓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레아 - 이 꽃밭은 원래 자연적으로 생성된 거야, 몰랐어?
나 - 몰랐다, 라고 말하기보다는.......
이레아 - 그러면 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 - 꽃밭을 만들 때에 그러하잖아,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려고 한 색깔의 꽃만을 심는 경우가 있지 않아?
이레아 - 나도 그에 대해서는 알고 있기는 한데....... 그런데, 원래 아잘렌 바나사는 한 종류의 꽃이 자리잡으면, 그 이후로 같은 종류의 꽃들이 널리 퍼지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인위적으로 작은 꽃밭 하나를 만든 이후로 그 꽃밭에서 번식된 씨앗들에 의해 넓은 지역 일대까지 같은 종의 화초들이 자라나게 되는 경우도 본 적이 있어.
그러면서 오히려 종의 다양성을 마련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다른 종의 화초를 심어놓는 경우가 더 많다는 말을 이어서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데에 비교적 소극적이어서 자신을 위한 영역을 작게 자리잡아, 다른 화초들도 피어나게 되는 아잘렌 에세라와 달리, 아잘렌 바나사의 경우에는 자신을 위한 영역을 잡는 것에 매우 적극적이어서 다른 화초들의 간섭을 배제하는 일면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고서, 그래서 아잘렌 바나사가 자리잡은 영역에서는 다른 화초를 찾기 힘들다는 말을 이어 건네었다.
나 - 어떤 의미에서, 상당히 욕심 많은 꽃이로구나, 그렇지 않아?
이레아 -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지.
나 - 생김새는 로사
(3) 에 비해, 순해 보이는데....... 은근히 독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네.
이레아 - 그렇지? 오히려 로사는 그러하지는 않아, 줄기에 가시가 많기는 하지만.
로사가 가지지 못한 일면을 그보다 덜 요염한 인상의 아잘렌이 갖고 있음에 대해서는 많이 놀랐고, 또 당혹스럽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 중에서도 혹시 그러한 일면을 가진 이가 있을 수 있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도 문득 들었고, 이는 이레아 역시 갖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레아 - 사람들 사이에도 그러한 경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나 - 있을지도 몰라, 세상은 크고, 그래서 사는 사람들도 많고, 그러하기에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찾을 수 있겠지. 그 중에는 분명 그러한 이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1) 철쭉 /
(2) 진달래 /
(3)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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