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월 26 일, 아르나이의 어느 찻집에서 에네시아(Enesia : 이하 E) 와 마주하면서 주고받은 대화.

E : 이번에 갔다온 곳은 어디야?
나 : 아페아(Afea) 라는 곳이었어, 얀베르크(Janberg) 를 거쳐, 아페아에 이르는 남쪽 강줄기를 따라 나 있는 길목을 따라 걸었지.
E : 얀베르크와 아페아 일대에 있었다는 거네?
나 : 그렇지, 처음에는 얀베르크의 카페 박물관이라는 곳에 있었다가......
E : 카페 박물관까지 갔다면 꽤 보람찬 여행이었네?
나 : 그렇긴 했어.
E : 카페 박물관은 어땠는데?
나 : 그 음료의 역사를 대략 알 수 있기에는 좋은 곳 같았어. 그리고 그 역사 속에서 나온 여러 유품들이 모여 있어서, 어떤 물품이 있었구나~ 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기에도 무척 좋았다는 느낌이고.
E : 설명만 들어보면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나는 그런 곳을 가 본 적이 없어서. 전시관은 대체로 어떤 분위기야? 사람들 많이 오니?
나 : 많이 오거나, 하지는 않아. 나도 유명한 곳이라서 그러하기를 기대했었는데.
E : (다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많이 오지 않는구나.
나 : 응, 의외로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곳이라서......
E : 그랬구나, (차를 조금 마시면서) 근래부터 좋은 곳에 관한 소문은 여기저기 소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그래서 사람들이 알아내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들 하는데.
나 : 주중에 가서 그랬을 수도 있어.
E : 하기사, 주중이라면 분주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 아르나이 중심가의 박물관도 주말이 아니면 그렇게 분주하거나 하지는 않잖아, 그런데 얀베르크와 같은 비교적 한산한 구역이라면 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나 :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한다)
E : 카페 이외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어?
나 : 카페의 액을 추출하기 위한 도구의 발전사를 주제로 도구들이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었어, 발전사에 관한 것인만큼, 옛날 도구들이 많았겠지. 그와 함께 옛날 카페 찻집들의 모습도 보여주고, 그러면서 이런 곳들이 있으니, 한 번 방문해 보라, 라고 알리는 그런 느낌을 주기도 했었던 것 같아.
E : (흥미를 느끼며) 그래?
나 : 그리고, 카페를 직접 원료에서부터 추출하는 과정을 그 박물관 내에서 보여주고 있었어. 그리고 방문한 이들에게 직접 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주고.
E : (다소 놀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미소로) 에네시아는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나 : (조용히 웃는다) 그렇지, 카페는 잘 마실 수 있는데......
E : (놀리는 어투로) 그것도 인간이 술을 마시는 것처럼......
나 : (살짝 발끈) 타샤, 너는 정말......!
E : (웃으면서) 아, 미안미안. 조금 심했나?
나 : (미소를 띠며) 아니, 뭐...... (침착해지면서) 아무튼, 근방의 아주머니 4 분께서 찾아오셔서 그 과정을 직접 체험하시고 그러셨어. 그러는 동안 향도 여기저기 퍼지는데, 그 향이 의외로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랬던 기억이 나.
E : 그래?
나 : 이외에는 2 층에 카페 매장이 작게나마 자리잡고 있고, 그 바깥에는 카페 원료를 재배하는 작은 밭이 탁자들과 함께 자리잡고 있었어, 카페를 전문적으로 재배하기보다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사람들이 차를 마시는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 같아.
E : 그 곳에 앉은 사람들이 있었어?
나 : (고개를 저으며) 아니, 별로 없었어.
E : 그랬구나. 이외에는 다른 거 없었던가 보네?
나 : 응, 카페를 우려내거나 마실 때에 관한 설명문이 한쪽 벽에 가득히 적혀 있었고, 또 카페의 역사에 관한 다양한 문구들을 다른 벽에도 찾을 수 있었어.
E : (즐거워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페아에 이르기 전에 들르면서 그 곳에서 꽤 오랫동안 시간을 보낸 것 같네~ 꽤 많은 것들을 전시하고, 또 둘러볼 수 있었으니까. 거기서 얼마나 시간을 보냈는데?
나 : 대략 한 시간 정도?
E : 한 시간이면......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그렇게 오래 보낸 건 아니었네.
나 : 카페 추출 체험만 아니면 대략 그 정도야.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기도 하고, 그랬었어. 체험이나 그런 일을 하지 않았으니까.
E : 그랬구나...... 그러면 그 이후로 아페아로 가는 산길을 걸었다는 거지?
나 : 응, 원래는 츠바이바서(Zweiwasser) 라는 곳에서 멈추려고 했는데, 더 욕심이 생겨서 쿠르츠(Kurz) 라는 기차역까지 걸어갔었어.
E : 츠바이바서를 거쳐, 쿠르츠라...... 얀베르크의 카페 박물관이 위치한 그 일대에서부터 아페아의 쿠르츠 역까지 거리는 어느 정도 돼?
나 : 10000 메타르 즈음.
E : 쿠르츠 역에는 어떤 볼 만한 것들이 있었어?
나 : 요즘 생긴 역이니까, 유물이나 그런 것은 없었는데......
E : 응?
나 : 근처에 학교가 있어서 그러한지는 몰라도, 잘생긴 남자애, 예쁜 여자애들이 많이 있더라. 그래서 한 동안 그 부근에서 발걸음을 멈추지.....
E : (놀라며) 그 이외에는 없었어?
나 : (눈을 크게 뜨며) 그 이외에 없으면 안 되니?
E : (다소 황당) 너는 이전에 바다에 갔을 때도 그러더니, 꼭 그런 얘기를...... (탁자를 건너 때리려고 한다)
나 : (다소 장난스럽게) 왜 그래, 너도 부러우면 갔다 오면 되잖아!
E : 그게 아니라...... (장난스럽게 치려 하면서) 그 얘기는 이제 안 하면 안 돼?